정말 다들 스토리도 많고 사연도 많다. 항상 그렇듯, 이번에도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스토리를 다 담아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줄기차게 시도해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찾아내는 것. 창업가들에겐 그런 게 있었다. 특히 남에게 구속을 받거나 무엇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자신의 뜻대로 행동할 수 있는 상태를 ‘자유혼’이라고 부른다고 한다는데, 이번에 소개할 퍼플즈의 송훈 대표에게선 그런 자유혼 같은 게 느껴졌다. 

◆타고난 사업가 기질

중학생 시절을 캐나다에서 보내고 대학때 미국으로 건너간 학생 송훈. 캘리포니아주립대 산타바바라 캠퍼스에 02학번으로 입학하게 된다. 학창 시절을 미국과 캐나다 등 외국에서 보낸 영향이 있었을까. 대학에서 그는 그냥 교과 과정만 따라가는 학생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에게 어떤 끼가 있었더 것은 분명해보인다. 그때부터 그는 사업을 해보겠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시도해봤다고 한다.

 그 중 그가 공개한 한 가지는 김밥 장사. 미국의 파티문화를 활용해 김밥을 팔 생각을 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집에서 파티를 해서 사람들을 초대하는 경우가 많쟎아요. 그런데 파티를 해 보면 먹을 게 떨어질 때가 종종 있어요. 김밥을 캘리포니아 롤과 비슷하면서도 칼로리가 훨씬 낮은 건강식으로 알려서 집집마다 다니면서 팔았죠.”

 일식 집에서도 김초밥을 팔 텐데, 그가 내세운 경쟁력은 배달을 해 준다는 것, 그리고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는 점이었다. 김밥은 제법 잘 팔렸다. 그런데 얼마 안 가서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에서 음식을 만들어 팔기 위해선 FDA의 승인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전혀 그런 준비가 돼 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러려고 하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그는 김밥 장사를 계속할 생각은 아니었다. 다만 자신이 생각한 가설이 시장에서 통하는지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었던 것 뿐이었다고 한다. 대학 재학 중 CES에서 아르바이트 일을 하기도 했던 그는 그곳에서 IT에 관심을 갖게 됐고 군 복무를 리텍(LEETEK)이라는 진동벨 제조업체에서 병역특례로 대신하게 된다. 똑똑한 그는 IT업계의 움직임을 보면서 IT산업은 영업이 다가 아니다라는 걸 알게 됐다. “진정성이 있어야 하더라구요, 무엇보다 기반이 되는 기술이 중요하구요.”

 사실 그가 일찌감치 창업에 관심을 갖고 사업가가 되는 것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것은 사업가인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이미 어릴적부터 자신의 미래를 그리고 있었지만 실제로 실행에 옮기기 위해선 연습이 필요했다. 한국에서 병특을 마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졸업후 2011년까지 물류업체인 UPS에서 일을 했다. “UPS는 실제 물건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알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재화의 이동을 알아야 사업을 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어요.” UPS에서 경험을 쌓고 그는 2012년 한국에 들어왔다. 이번엔 진짜 사업을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 전에 그가 해결해야 할 일이 있었다. 

<퍼플즈 송훈 대표가 대표상품 레코(RECO)를 보여주고 있다.> 

◆친구 설득해 창업

한국-미국-캐나다를 오가며 학창 시절을 보냈지만 친한 친구는 한국에 있었다. 2012년 당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과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에 막 입학했던 양해륜을 찾아갔다. 양해륜 역시 창업과 진학을 놓고 갈등하고 있었다. 이왕이면 자신과 함께 창업을 하자고, 송훈은 친구 양해륜을 설득했다.

 친구의 설득에 마음이 동했을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고픈 열망이 더 강했을까. 양해륜은 송훈과 함께 2012년 4월 퍼플즈를 설립했다.  

 그런데 당시 이들은 창업을 어떻게 할지, 아무 아이템이 없었다고 한다. 막연하게 사람이 살아가는데 기여할 수 있는 기술 회사를 만들겠다는 마음에 person과 people을 조합, 퍼플즈라는 회사를 만들었지만 사업 영역을 정하진 못한 상태였다. “예전부터 한국의 기술과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그런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처음 창업할 때는 이런 막연한 생각 속에 기술력만 있으면 뭐든 만들 수 있을 줄 알았죠.”

 경영대를 나온 송훈 대표가 친구인 양해륜을 설득한 것도 경영과 기술의 조합이 사업에 최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 처음 시작할 때부터 자신이 책임지고 자금을 끌어올테니 원하는 대로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다. 원하는 대로 뭐든 만들 수 있다는 게 참 대단한 경지인데, 그는 당연히 그렇게 되는 줄 알았단다. 

 이들의 첫 작품은 시럽(Syrup)이라는 쿠폰적립 서비스였다. 매장별, 브랜드별로 쿠폰에 포인트 등을 적립해주는 서비스였는데 소상공인 등 자영업자 중심의 로컬마켓을 노린 것 같은데, 잘 안됐다. 우선 생각했던 것보다 시장이 작았고 사람들에게 이것을 쓰게 하는게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의미가 없지는 않았다. 이들이 시럽이라는 서비스를 진행한 기술은 이른바 고주파인식기술이라는 것인데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영역의 소리를 인식하는 기술을 활용해 쿠폰적립을 가능하게 한 것이었다. “스피커에서 우리는 들을 수 없지만 다양한 영역대의 소리가 나오거든요. 이 중 사람이 못 듣는 영역대의 소리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고 이를 스마트폰앱에서 인식하면 자동으로 도장이 찍히는 그런 방식입니다.”

 이런 생각을 한 게 신기할 따름. 그는 아이디어 수준으로 얘기를 했는데 CTO와 개발팀장이 이를 3개월만에 가능하도록 구현했다고 한다. 다만 이 방식의 문제점은 앱도 깔아야 하고 매장에 영업도 해야된다는 점이었다. 양쪽을 모두 신경써야 하는 셈. 항상 그렇지만, 소비자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면 원하는 것을 얻기 힘들다. 아무리 좋은 서비스라고 하더라도 너무 귀챦게 하면 환영받지 못한다. 

◆레코, O2O 시장 공략

그래도 송 대표는 그냥 포기하진 않았다. 이를 일종의 플랫폼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 이름하여 사운드태그(Sound Tag).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소리를 인식하는 플랫폼. 고주파(18~20MHz)를 내보내 사용자의 스마트폰이 인식하도록 하는 기술이 기반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범용스피커와 스마트폰 사운드태그 앱만 있으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매장에 방문시 자동으로 할인쿠폰이 발급되는 식이다. 쿠폰이 고주파를 통해 발급되기 때문에 매장 방문 인증이나 쿠폰발급, 할인카드 제시 등 귀챦은 절차가 필요없다.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와중에도 오프라인 매장과 고객의 스마트폰을 연결해보겠다는 기조는 계속 지켜온 것 같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퍼플즈는 최근 저전력 블루투스(Bluetooth LE) 기반의 아이비콘 송신기 ‘레코(RECO)’를 개발해 출시했다. 레코는 인식한다는 의미의 ‘Recognize’와 추천한다는 의미의 ‘Recommend’ 두 가지 단어의 합성어로 애플로부터 인증을 받은 아이비콘 제품. 물론 안드로이드와 iOS 모두 지원된다.

 레코의 가장 큰 장점은 실내에서 위치인식이 가능하다는 것. 특히 50m 범위 내에 들어오면 오차 범위가 불과 몇 cm정도로 정교한 위치 측정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현대백화점과 계약을 체결하고 백화점이 레콘을 매장에 설치하면 이 기기가 고객이 매장에 왔을 때 위치를 인식하게 된다. 고객에게 다양한 쇼핑정보를 알려줄 수도 있고, 쿠폰을 보내주는 것도 가능하다. 업체 입장에서는 고객의 움직임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결제 서비스 등까지 제공할 수 있다. 또 GPS 인식이 안돼 불가능했던 건물 실내 내비게이션도 가능하다. 건물에 들어가서 지도를 실행하면 내 스마트폰의 위치를 인식하고 길을 알려주는게 가능하다는 뜻이다. 

 2014년 7월말 현재 퍼플즈는 편의점, 마트, 백화점 등 8000여개 매장과 계약을 체결하고 비콘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일단 매장과 계약을 체결하면 이 매장을 통해 여러가지 서비스를 하고 싶은 다른 앱들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매출 기반을 확장할 수 있다. 즉 비콘은 매장과 앱들을 대상으로 하는 B2B서비스인 셈이다.

 경쟁제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1만원 안팎으로 제조원가가 가장 싸면서도 디자인이 우수하다는게 장점. 그동안 사운드태그 기술 등을 개발하면서 인식의 정확성과 보안성 등을 높여 성능도 탁월하다는 게 송 대표의 설명이다. “연말까지 일단 2만개 매장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게 목표입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하는 O2O 분야에서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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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도 빌릴 수 있다. 집이나 사무실에 그림 하나만 바꿔 걸어도 기분이 달라지고 분위기가 싹 바뀌는데 그림 값이 비싸서, 사러 가기 귀챦아서, 들고 오기가 힘들어서, 가져왔다가 맘에 안 든 경험이 있어서 등등 다양한 이유로 그렇게 하지 못한다. 그런데 싼 값에 빌릴 수 있다면 어떨까. 그리고 적정한 시기에 바꿔서 걸 수도 있다면?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

 그림을 빌릴 수도 있다는 것을, 눈앞에 현실이 되기 전까지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림 빌려주는 사업을 하는 회사, 오픈갤러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문득 세상의 어떤 것이든 빌릴 수 있게 되는 그런 세상이 오지 않을까 이런 상상의 나래도 펼쳐봤다. 

 ‘그림을 빌려준다’는 그런 독특한 발상을 하기까지는 물론 창업자 본인의 독특한 경험이 작용했다. 하지만 경험 그 자체보다는 그것에서 기회를 발견하고 대범하게 실천에 옮긴 실행력이 더 돋보인다. 아마 이런 것을 우리는 기업가 정신이라고 부르지 않을까.

◆이 좋은 곳에 왜 사람이 없을까

박의규 대표는 컨설턴트 출신이다. 부즈앨런과 딜로이트에서 5년을 일했다. 컨설팅 업계는 일이 많은 곳이다. 거의 휴일도 없이 일하고 많은 보수를 받지만 그만큼 빨리 지치는 이들도 많고 그래서 조기 이직 비율이 높다고 한다. 

 그래도 어쨌거나 그는 컨설팅 일도 재밌게 했다. 다만 앞으로 무엇을 할 지 계속 고민했을 뿐. 의도하지 않았던 환경이지만 그는 미술 전시회를 갈 일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갤러리에 갈 때마다 느꼈던 낯설고 기이한 느낌. 왜? “이렇게 좋은 자리에 멋진 미술관이 들어서 있는데, 사람이 너무 없어요.”

  박 대표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었다. 그가 갤러리, 전시회를 자주 갔던 것은 친구가 작가였기 때문. 친구 작품을 감상할 겸, 친구도 만나러 자주 갔던 것이다. 그런데 이 친구를 통해서나 주변 지인 중 작가인 사람들 통해서나 듣는 이야기는 한결같았다. “지인들만 찾아와. 갤러리는 대부분 텅 비어있어.”

 굳이 박 대표의 경험을 빌리지 않더라도 주위를 둘러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갤러리를 찾아가 미술 작품 감상을 하고 여유롭게 사색에 잠기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그럴 시간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런 것을 별로 생각해본 적도 없고, 그럴만한 환경에 노출되지도 않았다.

 현실이 이러니, 미술 작품을 그린 작가들의 작품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도 힘든 게 당연하다. 시장이 없고, 현재로선 뭔가가 만들어질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다. “아마 0.1%? 그 정도 비율도 안 될 겁니다. 우리나라 국민 중에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갤러리를 다니는 사람의 비율이 말입니다. 이 비율을 10% 정도로 끌어올릴 수 있다면 굉장한 시장이 만들어질텐데 하고 생각했죠. 사람들을 위해서도 좋고, 작가들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죠.”

 그래서 창업이라곤 생각해보지 않았던 박의규 대표는 새로운 미술 작품 시장에 대한 창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예술 쪽으로는 전혀 문외한인 그가 이 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창업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박 대표의 표현에 따르면 '전형적인 사진 양식을 극도로 싫어하는(?)' 홍 디렉터의 제안에 따라 이런 포즈의 사진이 완성됐다. 이들 12명이 현재 오픈갤러리의 멤버들이다. 아마 오른쪽에서 두번째쯤?에 박 대표가 있을 것이다.>

◆힉회에서 만나 팀을 만들다

박 대표를 만난 자리에 함께 자리했던 미모의 여성 홍지혜 이사. 창업멤버인 그녀는 큐레이터였다!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한때 미술계의 현실을 타개할 방법을 찾던 그녀는 미술경영을 전공으로 대학원에 진학했다고 한다. “외부 전시회를 열어도 지인들만 찾아와요. 왜 이럴까. 저도 박 대표와 마찬가지의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던 거죠. 이걸 어떻게 풀어볼까 고민했어요. 저한테는 인생이 걸린 문제였으니까요.” 

 홍 이사가 생각한 것은 ‘미술작품도 소통을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미술작품의 소통을 인생의 사명으로 삼기로 했다고 한다. 미술경영 전공은 서울대 미대 안에 있는 일종의 협동과정이었다. 홍 이사는 미술쪽 경력만 있는 게 아니다. 서울대 미술관에서 연구원으로 2년 있었지만, 워드스케치, 슈거딜, 매직테이블 등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도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같은 고민을 안고 있던 두 사람이 만난 곳은 경영전략학회(SND)라는 대학 연합 동아리. 미술을 전공으로 한 홍 이사가 여기에 참여한 것이 흥미롭다. 새로운 시각의 문제의식을 기대한 게 아니었을까.

 박 대표는 홍 이사를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미술 시장의 현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된다. 서울대 미대를 졸업해도 작가가 되는 비율은 10%도 채 되질 않는다는 것, 유통 채널이 매우 제한돼 있을 뿐 아니라 유통 플랫폼이라고 할 만한 것은 전혀 없다는 것 등등. 결국 젊은 작가들은 작품을 유통할 수 있는 채널이 없어서 대중을 만나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적나라한 현실은 전국 곳곳의 갤러리에서 매일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채널을 만들어주자!” 이게 출발점이 됐다. 컨설턴트와 큐레이터의 절묘한 조합으로 미술 작품 유통 분야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그래도 준비하는 데만 꼬박 1년이 걸렸다.

<오픈갤러리 홈페이지 http://www.opengallery.co.kr>

◆미술작품 유통 시장의 개척자

 미술품 유통 시장에 렌탈(대여)이 없다는 것을 박 대표는 간파했다. 해외에 이와 유사한 비즈니스가 있는 것도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누가 생각해냈던, 상당히 독창적인 아이디어다. 미술품의 수요가 많지 않지만, 잠재적 수요마저 없지는 않다고 판단한 것. 그리고 약간의 자극, 즉 가격적인 부담을 낮춰주면서 미술을 사다가 거실에 거는 불편함을 해소해준다고 하면 잠재적 수요가 움직일 것이라고 본 것이다.

 미술작품 판매와 렌탈을 모두 다 하지만, 결국 렌탈이 주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10호 크기의 그림, 즉 가로 50㎝, 세로 45㎝㎝인 그림을 거실에 걸어놓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림을 찾으러 시장에 나가야 하고, 골라서 결제를 하고 배달을 부탁하던 직접 가져오던 가져와서 걸어놓게 된다. 그렇게 수십-수백만원, 때론 수천만원 이상의 돈을 들여서 그림을 사서 만족하면 다행이지만 집에 걸어놓고 보니 별로라고 하면, 달리 방법이 없다. 참아야 한다. 아니면 누군가에게 주거나.

 오픈갤러리는 이런 사람들에게 미술작품을 렌탈해준다. 10호 그림은 한달 대여료가 3만5000원. 10만원이면 석달 동안 그림을 집에서 감상할 수 있다. 싫증이 날 만하면 그림을 바꾸면 된다. 계절에 따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그림 한 두개를 바꿔 달아서 집안이나 사무실 분위기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다.

 그림을 결정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도 많다. 걱정 없다. 오픈갤러리는 전문 큐레이터(예를 들어 홍 이사)가 방문해 집안 또는 사무실 분위기에 맞는 그림을 추천해 준다. 설치도 해 주고 기간이 지나면 알아서 철거도 한다. 손 하나 까딱할 필요가 없다.

 이 그림들은 오픈갤러리가 작가들과 직접 계약을 체결하고 확보한 그림들이다. 렌탈용의 경우 작가들이 전시하는 기간을 피해서 활용되곤 한다. 작가와 오픈갤러리, 소비자 모두가 윈윈하는 구조다. 

 오픈갤러리 이전에 미술 작품의 유통에 관련된 사업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에서 그런 시도들이 많지는 않지만, 있었다. 

 박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 기존의 사례들을 참고했다. 왜 이런 시도들이 있었는데도 잘 안 됐는가를 따져본 것. “사람들이 아직 미술작품에 대해 친숙하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너무 많은 작품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게 아직 시기상조가 아닐까 생각했죠. 그래서 저희들이 어느 정도 작품을 좀 간추려서 대중들에게 제시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봤어요.”

 그래서 작품을 무작정 많이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진 않았다고 한다. 100여명의 작가들로부터 1000여점의 작품을 확보한 상태. 이 작품들은 모두 작가의 작업실 등 개인 공간에 있기 때문에 오픈갤러리가 공간을 많이 가져갈 필요도 없다. 물론 작품을 옮겨야 하는 일이 많아 위험도 따른다. “이런 비즈니스가 별로 전례가 없어서요. 어떤 위험이 있을지도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신경써야 할 것도 많고, 안개 속을 헤쳐가는 것 같아요.”

 그래도 그는 즐겁고, 활기차 보였다. 오픈갤러리의 당면한 첫째 목표는 일단 시장 진입에 안착하는 것. 매출은 이미 작년 연말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홍지혜, 김도연 두 큐레이터가 활동하고 있으며 시장이 확대되면 이들의 역할이 더욱 많아질 것 같다. 해외에서도 충분히 통할 모델 같다. 제휴 등을 잘 한다면 해외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않을까. 미술 시장을 한번 바꿔보고 싶다는 박 대표의 출사표. 관련 분야에 있는 많은 사람을 자극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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