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아이템을 갖고 창업을 했느냐는 대부분 창업자 본인의 취향이나 주요 관심사에서 파생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신이 좋아하지 않거나 관심이 없는 분야인데 사업이 뜰 것 같아서, 또는 돈이 될 것 같아서 시작된 사업은 좋지 않은 결말을 내거나, 중도에 대대적인 변화를 겪게 된다. 반면 분명한 지향점이 있거나 ‘살아 생전 반드시 해보고 말리라!’는 확실한 분야가 있으면 중간에 여러가지 이유로 아이템, 일정 등에 변화가 생기거나 어려움을 겪어도 일관된 흐름을 갖고 사업이 이어지게 마련이다. 

 위플래닛은 여행을 좋아한 창업자의 꿈이 어떻게 구체화됐고, 어떤 변화를 겪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보여주는 회사다. 먼 훗날 돌이켜보면 찰나에 지나지 않겠지만, 마음속에 품은 창업에 대한 열망이 실현되기엔 제법 긴 시간이 필요했다. 

◆2011년 봄, 캄보디아 여행중 창업을 결심하다

위플래닛 창업자 조덕기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하던 시점부터 창업을 꿈꿨다고 한다. 다만 자신의 생각이 좀 막연하다고 판단했던 ‘학생’ 조덕기는 이것을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가를 계속 골똘히 생각했다. 

 그가 생각한 창업 아이템은 ‘여행’. 여행을 무척 좋아해 여행을 즐겨 다녔지만 여행에 대한 정보, 경험의 공유 등이 불충분하다고 생각한 그는 여행이라는 키워드를 어떻게 창업으로 풀어낼까를 고민했다. 물론 그가 여행사류의 처음에 그가 생각했던 것은 일종의 여행자 카페. 여행자들이 정보 공유를 할 수 있도록 카페 서비스를 만들면 어떨까 싶었지만 고민에 그쳤다. 

 이노티브라는 회사에서 병특으로 군복무를 대신하고 학교 졸업후 모니터그룹(Monitor Group)이라는 유명 컨설팅업체에 들어가서도 창업에 대한 그의 관심은 꺾이지 않았다. “어떤 타이밍에 나가서 내가 원하는 창업을 하는게 좋을까를 틈날 때마다 생각했어요. 그러던 중 아주 우연히 계기가 생겼죠.”

 2011년 3월 그는 약 2주간의 긴 휴가를 내고 캄보디아 여행을 떠나게 된다. 캄보디아에서 그를 놀라게 한 것은 어디서나 와이파이가 잡혔다는 점. “막연하게 캄보디아는 그리 잘 사는 나라가 아니고 모바일 인터넷을 자유롭게 쓰는데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구요. 카페에 앉아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을 하고 있었죠. 이동하는 곳마다 와이파이를 잡아서 쓰는데 별 불편함이 없었어요.”

 생각지도 못하게 캄보디아에서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인터넷을 자유롭게 쓰는 나름 충격적인(?) 경험을 하면서 그는 ‘때가 무르익었구나’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제 창업을 해야 될 타이밍이라고 결론을 짓는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모바일이 훨씬 더 빨리, 많이 퍼졌구나. 이제 여행 관련 서비스에서도 진화가 필요하겠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바로 퇴사를 준비했어요.” 2011년 7월. 그는 모니터그룹을 나왔다.

◆‘남길 수 없었던’ 삶에 대한 기록

어찌보면 아이디어만 갖고 무턱대고 회사를 나왔다고나 할까. 한동안 그는 백수로 지냈다. 카페베네에 앉아 생각을 정리하기도 했고,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면서 사업을 구상하기도 했다. 그래도 그 시간들이 의미가 없지는 않은 것 같다. “모니터그룹 시절부터 같은 회사에 다니던 목진건 이사와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회사를 나와서 본격적으로 준비를 하면서 좀 더 논의를 구체화했죠. 그러면서 제 아이디어가 수정되고 다듬어졌어요. 여행에 관련된 서비스를 만들려던 생각이 목 이사와 이야기를 하면서 좀 더 포괄적인 일상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됐죠.”

 여행관련 앱 론리플래닛에서 힌트를 얻어 위플래닛으로 회사 이름을 정하고 2011년 12월 정식으로 법인을 설립했다. 처음엔 그가 학창시절 또는 컨설턴트 시절에 알게 된 지인들, 친구들이 와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회사 셋팅을 도와줬다. 목진건 이사가 공동창업자로 나섰지만 둘 다 개발자 출신은 아니었기에 운명을 같이 할 만한, 믿을 만한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필요했다. 한동안 친구들을 통해 공백을 메꿔보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것의 한계도 있었다. 

 결국 두 사람은 2012년 3월부터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본격적으로 구하기 시작, 작년 7월 애플 iOS 개발자 홍순혁씨를 영입할 수 있었다. 홍순혁씨를 시작으로 개발자들이 속속 합류하면서 팀이 만들어졌고, 팀웍을 다지는 차원에서 이들은 첫 작품 ‘포켓쉐어’를 연말에 출시했다. 포켓쉐어는 포켓 모양의 앨범을 만들어서 다른 이용자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 사진을 촬영하면 지정한 친구들과 바로 공유가 가능하고 페이스북 등과 연동도 할 수 있다.  

 포켓쉐어를 만들며 팀웍을 다질 때 조덕기 대표는 병특시절 만났던 이노티브 김호민 대표를 다시 만나게 된다. 김호민 대표는 스파크랩스(Sparklabs)라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회사를 만든 설립자로 참여하고 있었다. “김호민 대표에게 위플래닛이 구상하고 있는 사업을 말씀드렸죠. 그런데 스파크랩스의 지원 프로그램을 얘기하시더라구요. 얘기가 잘 되서 투자도 받고 초기 사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침도 얻을 수 있었어요.”

 당초 조 대표가 생각했던 것은 여행 기록을 남기는 서비스. 기존 여행 서비스에 사진과 글은 있지만 진짜 유용한 정보, 즉 여행을 가면서 꼭 필요한 정보(요금이라든가 경로, 소요시간 등)는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정보가 담긴 공간이 필요하다는게 조 대표의 아이디어였다. 그런데 목 이사와 논의하다가 여행을 빼고 데이텀나 남기면 어떨까하는 데 생각이 미쳤다. “데이터에 대한 환상 같은 게 좀 있었던 것 같아요. 데이터를 모아놓고 그 이후에 하고 싶은 걸 하려는.”

 스파크랩스에 투자를 받을 때쯤 이들은 차기작 ‘STEP’의 기본 골격을 완성한 상태였다. Personal Smart Journal. 굳이 여행에 국한할 필요없이 일상의 정보를 담자는 거였다. 소소한 일상에 대한 기록. 남길 수 없었던 기록의 영역을 남길 수 있게 하자. 이것이 STEP의 지향점이었다. 

◆해외 시장 타겟

STEP의 또 다른 중요한 지향점은 처음부터 해외 시장에 포커스를 맞췄다는 것. 스파크랩스가 도움을 준 것은 이런 지향점을 갖고 가는 STEP에 꼭 필요한 것들이었다. 디자인의 방향성, 메뉴의 구성 등 서비스 자체에 대한 조언 뿐 아니라 해외 시장을 겨냥할 때 꼭 만나야 할 사람들(시장 및 정부 관계자 등)도 소개시켜줬다. “스파크랩스가 아니었으면 그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 스파크랩스 덕분에 해외 시장을 공략할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어떤 식으로 준비해야하는지 등을 배울 수 있었죠.”

 STEP은 왜 해외 시장을 우선적으로 겨냥하고 있을까. 일단 STEP의 서비스 형식 때문이다. STEP은 소소한 일상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것. 커피 한잔, 독서, 낮잠, 수다 등 매 순간 벌어졌던 소소한 일상의 기록을 정해진 아이콘만 눌러서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 우리는 살면서 어디 멀리 여행을 가거나, 큰 프로젝트를 끝내거나, 시험에 합격하거나, 입사하거나, 졸업을 하거나 등등 큰 사건 위주로 기록을 한다. 하지만 STEP은 일상에서 거의 매일 벌어지다시피하는 소소한 일들에 관심을 갖고 있다. 누구와 만나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기록같은 거 말이다. 매일 아침 산책을 한다든가, 식사 후에 담배를 핀다든가, 자기 전에 책을 본다든가, 퇴근하자마자 TV를 본다든가 하는 사소한 일들이 포함된다. 

 이런 소소한 기록에 대해 국내 유저들보다는 해외에서 더 관심을 가질 것 같아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이것이 데이터로서 가치를 갖기 때문이다. 보다 큰 시장에서 서비스를 하고 싶고 데이터를 많이 모으는 게 중요한 일이 된다. 즉 일상의 기록을 남기면 그 다음에 할 일이 있다. 그게 STEP과 위플래닛의 진짜 목표다. “개인의 생활 패턴이 나오는 거죠. 분석이 쉽고 대단한 알고리즘이 필요 없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하루를 보면 사람들이 뭘 재밌어 하는지, 무엇에 관심을 갖는지 등을 쉽게 파악할 수 있죠. 전체 사용자 패턴을 나와 비교하는 서비스도 만들 수 있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죠. 그런 것을 해보려고 합니다.”

 현재 모습은 매우 심플하지만 큰 꿈을 꾸고 있는 STEP은 외부에서 서서히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5월초 열린 beLaunch 2013 ‘스타트업 배틀’에서 K-APP Award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미 3월에 아이폰용 앱을 우선 출시한 데 이어 안드로이드앱도 곧 내놓고 서비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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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반 만에 다시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이태호 위스캔 대표의 표정은 밝았다. 그를 다시 보게 된 것은 위스캔이 최근 새롭게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보낸 자료때문이었다. 아주 흥미로운 서비스를 그는 선보였고 그 자료를 보면서 이 대표를 처음 만났던 때가 생각났다. 2011년 9월 회사 앞으로 찾아온 그를 만났을 때 그는 강한 신념을 갖고 있었지만, 약간은 힘겨워 보인다는 느낌도 받았다. 대기업을 다니다 첫 창업을 한 불안감이 아직 남아서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심지가 굳어보였고, 묵묵히 자신이 믿는 바를 실현해나갈 것이라 생각했었다. 한국의 스타트업 쉰다섯번째로 남겼던 그에 대한 예전 기록을 보니 당시 나의 그런 생각과 느낌들이 글에도 남아 있는 것 같다. 

다시 만난 그에게는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이 있었다. 변한 것은 힘겨워하던 모습이 사라졌고 좀 더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바뀌었다는 것. 변하지 않은 것은 강인한 신념과 굳은 심지가 여전하다는 것. 눈부시게 아름다운 봄의 어느날, 간만에 만난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이 이처럼 빨리 흘러가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3가지 착오

“위스캔은 잘 안됐어요. 결과적으로는.”

처음 봤을 때 그는 ‘인식이 검색의 미래다’는 화두를 갖고 명함 인식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었다. 이듬해인 2012년초 그가 구상했던 서비스는 출시됐다. 당시 그 서비스가 출시됐다는 소식은 들었고, 페이스북 타임라인 등을 통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서비스는 결과적으로 잘 안됐다고 한다.

“20만 다운로드 정도 기록했죠. 지금도 물론 서비스를 계속 하고 있어요. 그런데 서비스가 나오고 두세달 정도 지나면서 ‘아, 이것만으로는 힘들겠구나’는 걸 깨닫게 됐죠. 그리고 제가 생각했던 가정들 중 최소한 세가지가 잘못됐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그 세가지가 뭔지 궁금했다. 그가 가장 먼저 절감한 것은 벤처기업, 아니 스타트업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었다. “명함을 스캔해서 간편하게 바로바로 저장할 수 있는 게 위스캔의 장점인데, 사람들이 개인정보가 많이 담긴 명함을 벤처기업이 하는 그런 서비스에 올려놓기가 좀 그렇다는 반응을 보이더라구요. 물론 극히 일부 사람들이 그런 얘기를 했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죠.”

 이런 반응은 그로서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제가 그 전에 KT를 다니다 왔쟎아요. 그런 대기업에 다닐 때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죠. 어떤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회사가 미덥지가 않아서 불안하다는 반응이 나왔던 적은 없었으니까요.”

 두번째는 무료라는 것도 시장에서 받아들이는 것은 사뭇 달랐다. 그가 당초 생각했던 것은 무료로 출시를 하면서 유료로 제공되는 왠만한 다른 명함인식 서비스 수준의 퀄러티를 보장하면 시장에서 반응이 있을 거라는 점이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오히려 무료라고 하니까 뭔가 하자가 있는 서비스가 아닐까, 개인 정보가 보호가 안되는 것 아닌가, 등 이런 생각을 하면서 신뢰를 하지 않더군요. 그런 인식을 극복하는 게 어려운 문제였죠.”

 마지막 문제는 인식률. 그는 인식률에 자신이 있었지만 막상 서비스를 해 보니 그리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왠만한 유료앱에 비해서도 확실히 인식률이 나쁘진 않았어요. 하지만 최고는 아니었죠.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려면 역시 서비스의 핵심 기능인 인식률에 있어서 좀 더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사업이란, 처음 생각했던 가정들이 하나씩 무너지는 과정이라고 누가 말하지 않았던가. 그 역시 그랬다. 하지만 처음의 가정들이 하나씩 무너진다고 해서 모두가 똑같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다. 아니, 어려움을 겪어도 그 이후의 과정은 각자 다르기 마련이다. 첫 시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그래서 그는 실망했지만 기회는 다시 찾아왔다.

◆‘잘하는 분야’에서 찾아온 기회

2001년부터 2011년 5월까지 KTH와 KT에서 근무한 그가 경력을 쌓은 분야는 UC(Unified Communication) Works. 통합커뮤니케이션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분야는 서로 다른 통신 설비와 교환기로 인해 이종 설비간 커뮤니케이션 연결이 안되는 상황을 해결하는 솔루션이다. 간단하게 예를 들면, 부재중 전화가 왔을 때 이 사실을 PC 모니터를 통해 알려준다던가, 전화를 당겨받는다든가, 전화 내역을 찾아볼 수 있다던가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그런데 어느날 지멘스에서 연락이 왔다. 그의 창업 전 주특기인 UC 분야에서 솔루션을 개발해달라는 거였다. 2012년 봄의 어느날이었다. 어차피 당시 위스캔만 갖고는 당장 돈이 되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던 그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해서 지멘스와의 일이 시작됐는데, 생각보다 이게 돈이 꽤 됐다. 거기에 자신이 장점이 있는 분야의 일을 했기 때문에 자신감도 있었다. 무엇보다, 하다보니 이게 그가 생각하고 있었던 인식 분야의 기술 개발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는 사업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 그가 시작한 것이 위노트(wenote)다. 위노트는 컨퍼런스나 기자간담회, 세미나, 회의장 등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일종의 문서 공유 서비스다. 그런데 문서 공유의 차원이 구글닥스 같은 곳에 올려놓고 누구나 들어가서 볼 수 있는 그런 차원이 아니다. 

 예를 들어 대강당 같은 곳에서 강연을 한다고 하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어 발표자가 보여주는 프레젠테이션 자료가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때 대체로 관련 자료를 프린트아웃해서 나눠주는 방식을 쓰지만 종이를 많이 낭비하는데다 수요 예측도 어렵다. 위스캔이 개발한 위노트는 앱 하나만 다운로드 받으면 발표자가 위노트 앱에 관련 자료를 올려놓고 이 발표를 듣는 사람은 각자 자신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서 해당 자료를 같이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구글닥스 같은 것과 뭐가 다른가 하면 발표자가 이를 실시간으로 컨트롤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발표하면서 ppt 자료를 넘기면 다른 사람들의 스마트폰에 있는 자료도 같이 넘어간다. 문서를 인식해 이를 메시지화해 한꺼번에 여러대의 단말기에서 동일하게 작동하는 방식이다. 최소 수천대의 단말기에서 동일한 작동이 가능하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 B2B 서비스로는 인기를 끌 것 같고, 이미 기업들의 반응이 좋은 상품이다.

 위노트의 장점은 다른 문서 공유 서비스들과 달리 문서 인식 속도가 대단히 빠르다는 것. 그는 이를 직접 시연을 해서 증명했다. 대여섯명 수준이 아니라 수천명이 동시에 접속해 볼 수 있다는 것도 차별화된 장점. 이 두 가지 차별점이 가능한 것은 위스캔이 계속해서 문서 인식에 대한 기술을 개발해온 데다 대표이사와 창업진이 UC 솔루션에 특화돼 있기 때문. 즉 두 가지가 결합된 결과물이다.

“위스캔은 제가 하고 싶었고, 좋아하는 것의 시도였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냈죠. 제가 잘 할 수 있는 UC 솔루션을 만들다가 좋아하는 것과의 접점을 찾아냈습니다. 그게 위노트였죠. 뭔가 한 단계 진화하지 않았나요?(웃음) 다음엔 제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요?”

◆새로운 위스캔 6월중 출시

뜻하지 않은 기회로 인해 작년에 위스캔은 상당한 매출과 이익을 냈다. 사실상 회사가 본격적으로 사업을 하는 첫 해에 이미 수익을 낸 셈이다. 물론 그가 원래 하려고 했던 인식 서비스 그 자체에서 수익이 발생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 이태호 대표는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매출과 이익이 났고, 그로 인해 성장하고 있으니 계속 새로 시작된 업무에 주력을 해야 할까.

 그가 내린 결론은 ‘아니오’다. 그는 결코 위스캔을 이대로 끝낼 생각이 없었다. 지금 하고 있는 위노트 사업과 UC 분야의 솔루션 개발도 그에겐 궁극적으로 위스캔으로 가는 하나의 중요한 관문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더 진화되고 제대로된 위스캔을 만들기 위한 훈련의 과정일 수도 있다.

 어쨌든 그는 새로운 버전의 위스캔을 다음달 중 출시할 계획이다. 이번에 새롭게 출시될 위스캔은 물론 버전만 바뀐 것이 아니다. 지난해 그가 겪었던 시행착오에 대한 답이 고스란히 담길 가능성이 크다. 그럼 이번엔 유료로 출시될까. 이에 대해서도 그는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

 “서비스를 무료로 출시한다는 것은 우리의 철학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서비스를 하나하나 팔아 소비자에게 돈을 조금씩 받아 매출을 낼 마음은 추호도 없습니다. 새로 나오는 위스캔 역시 무료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그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 언젠가 인식 분야에서 큰 시장이 나올 것이라는 게 그의 신념. 세상이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거다. 그런 그에겐 지금 약간의 돈을 버는 것보다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 

 5000만원 자본금으로 시작한 위스캔은 창업 후 2년이 지났지만 한번도 투자를 받지 않았다. 이태호 대표 본인이 중간에 증자를 더 했을 뿐이고, 작년부터는 이미 이익이 나는 체제로 바뀌었다. “현재로선 투자를 받을 계획은 없습니다.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미래를 향해, 더 열심히 제품을 만들어야죠. 인식은 분명 검색의 미래가 될 것이고, 검색을 대체할 겁니다. 그 시대가 왔을때 위스캔이 가장 준비가 된 회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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