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킨들을 써보면서 처음에 그런 생각을 했다.
"아,정말 좋구나.편하구나.이러다 종이책이 사라질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은 디지털 시대에 어떤 아날로그 미디어에든 적용할 수 있는 질문이다.책이 가장 포괄적이긴 하지만 신문이나 잡지 등은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다.

킨들은 무척 가볍다.300g이 채 안되지만 책은 200권이나 저장할 수 있다.디스플레이를 오래 보고 있어도 피곤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잘 만들어졌다.나는 보통 가방에 책을 두권 정도 넣고 다니는데(읽건 안읽건)...아침에 출근할 때 항상 고민을 하곤 한다.노트북에 책 2권까지 가방에 넣으면 상당히 무거워지기 때문에 최소한 책 1권은 아주 얇고 가벼워야 하기 때문이다.

킨들은 이런 고민을 없애준다.페이지를 넘기기도 쉽고 여러 종류의 책 중에서 메뉴에 들어가 내가 원하는 것을 골라 볼 수 있다.들고다니는 도서관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킨들은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다.소니가 이미 단말기를 공개했으니 이 분야의 발전은 더 가속화될 것 같다.전자책 시장은 분명히 성장할 것이고 5년쯤 뒤에는 빠른 속도로 책 시장의 일정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이책이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아니 사라지기는 커녕,좀처럼 종이책 시장이 빠르게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마저 든다.물론 현실적으로는 전자책에 마뜩챦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출판업계나 일부 저작권자들떄문이기도 하지만 전자책의 보편화는 점점 피할 없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내가 아날로그적인 사람이라서 그런가?

아무리 편해도 킨들에는 감성이 없기 때문이다.무엇보다 종이책 한권이 주는 '완결성'이 전자책에는 없다.첫페이지부터 마지막페이지까지,종이책의 완결 느낌을 전자책은 제공하지 못한다.빠른 속도로 책장을 넘기며 책의 분위기를 느끼는 것도 전자책에선 불가능하다.파라락 책장을 빠르게 한꺼번에 넘길 때 나는 종이 냄새와 손에서 느끼는 촉감,이런 것도 책이 줄 수 있는 장점이다.

종이책은 단순히 내용 뿐 아니라 소유 및 전시 효과도 상당히 있다.하나의 책을 손에 쥐었을 때,또는 책장에 전시했을 때 느끼는 만족감이 그런 것이다.전자책에서 이런 것을 구현하기란 힘들것 같다.책장에 가지런히 책이 꽂혀 있는 모습을 도서관에서만 보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쉽사리 하기 힘든 이유다.

디지털제품이 아날로그 제품을 완전히 대체하게 되는 것에 대해 여러가지 조건들을 생각해봤다.편리성,비용(가격),성능(질) 이 정도가 기본일 것이다.사용하기 훨씬 편리한데 가격이 싸지고 성능마저 훌륭하다면 디지털이 아날로그 시장을 대체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 하나를 더 추가한다면? 만족감,행복 이런 감성적인 부분이 추가된다면 얘기가 좀 달라질 것 같다.제공하는 만족감이나 행복이 서로 다른 차원이라면 종이책은 전자책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오래 살아남을 것 같다.

  1. 김상훈 2008/10/24 11:33 답글수정삭제

    심지어 LP도 아직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죠. 종이책이 오래 살아남는다는 건 그런 생존과는 달리, 좀 더 보편적인 미디어로 살아남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요. 말씀하신 정서적인 만족감... 왠지 자꾸 LP가 생각납니다. '재킷디자인'이라는 고유의 영역을 탄생시켰고, 공연장에서 연주자가 입장하는 발소리마저 재생해낼 수 있었으며, 벽을 가득 메운 LP판의 포스는 집주인의 음악에 대한 취향을 상징했죠. ^^

    • wonkis 2008/10/24 11:45 수정삭제

      그렇지 LP는 그런 차원에서 보면 살아남았다고 볼 수 없지.여기선 상징적인 의미 차원에서 생산을 하고 있는 수준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니..상징적인 의미로만 따지면 세상에 사라지는 것은 아마 거의 없을 테니

  2. elixir 2008/10/24 11:41 답글수정삭제

    인간은 원래 아날로그이기 때문에, 그 감성을 절대로 못 버리는게 아닐까요? 다른건 몰라도 책이라는 매체는 정말 버릴 수 없는 것 같아요. 지금도 컴퓨터상의 글일 진득히 읽으려면 출력해서 보니까요...

  3. 도이모이 2008/10/24 20:16 답글수정삭제

    소유와 전시 효과라는 말 동의합니다. 새로운 사람이 찾아와 책장 보고 감탄 할 일이 1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데 꼭 책을 사서 비치 해 놓게 되더군요. ^^

    내가 저 정도의 책을 읽었다는 개인적인 만족감인거 같습니다. 디지탈 문서는 아무리 읽어도 그런 것이 없자나요 :)

  4. 2008/10/27 19:04 답글수정삭제

    비밀댓글 입니다

  5. 마음으로 찍는 사진 2008/10/28 16:30 답글수정삭제

    일전에 킨들 관련해서 적어 놓은 글이 생각나서 트랙백 걸었습니다.

    제 생각에 킨들은 과도기적인 제품이 아닐까 합니다. 아마도 좀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절묘하게 혼합된 무엇인가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

    • wonkis 2008/10/28 21:18 수정삭제

      과도기적이긴 하지만 충분히 매력적입니다.더 좋은 제품이 나온다면 시장을 얼마나 흔들지 기대됩니다

  6. 동네청년 2008/10/29 03:26 답글수정삭제

    교과서는 형형색색으로 혹은 굵직한 연필로 밑줄을 그으면서 읽어야 제맛인데요-
    킨들이 교과서 시장부터 공략한다면 공부는 눈으로 하나요...

  7. kiipos의 생각

    Tracked from kiipos' me2DAY 2008/10/24 14:28

    내가 이북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나의 성향이 묻어나온 것도 있지만, LCD를 보고 있자면 눈이 아파서...

  8. 차세대 교과서, 아마존의 E-book 리더 킨들(Kindle)

    Tracked from 마음으로 찍는 사진 2008/10/28 16:31

    아마존에서 만드는 e-book 리더인 kindle의 다음 모델이 공개 되었습니다. http://www.engadget.com/2008/10/03/amazons-kindle-2-in-the-wild/ http://gizmodo.com/5058968/amazons-kindle-2-suddenly-appears 기존의 모델(왼쪽)과는 다르게 약간 세로로 길어 졌고, 화면사이즈는 동일 합니다. 기존 모델에서는 스크롤 휠이 있었는데, 새로운 모델에서는 조이스..

트랙백 주소 :: http://limwonki.com/188/trackback/
옵션
댓글 달기
블로그 이미지
Blog Image
임원기의 인터넷 인사이드

인터넷과 그 세상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블로그

by wonkis
프로필 버튼
프로필 상세보기
블로그롤 정보

카테고리

  • 685381
  • 106378
textcubeget rss
2009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 언론부문우수 엠블럼

Calender

«   2010/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임원기의 인터넷 인사이드

wonkis'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atter & Media
Copyright by wonkis [ http://www.hohkim.com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Tatter & Media DesignMyse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