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미디어의 역사에 작은 변화가 있어서 인쇄술이 발명되기 전에 컴퓨터 게임이 먼저 개발됐다면 어찌 됐을까? 만일 그랬다면 갑자기 낯선 책들이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하게 됐을 때 사람들은 책이라는 미디어에 저항적으로 반응했을지도 모른다.

이런 상상을 한 사람이 있다.재밌지 않은가? 미국 작가 스티븐 존슨이 그의 저서 'Everything bad is good for you'에서 책이 갑자기 등장했을 때 사람들 또는 여론의 반응을 상상해봤다.

"책은 만성적으로 감각을 저하시킨다.오랜 전통을 가진 컴퓨터 게임은 아이들을 각종 동영상과 인상 깊은 음악들로 가득 찬 생동감 넘치는 3차원의 세계로 이끌어가고 복잡한 근육 운동을 하면서 일련의 과정을 통과하게끔 한다.책은 단순히 종이 한쪽 면에 낱말들이 가지런히 나열돼 있는 것에 불과하다.컴퓨터게임은 뇌의 감지 능력과 역동적인 기능 전체를 요구하는 반면에 책만 읽는 뇌는 아주 일부만 활동하게될 것이다.게다가 책은 서글프게도 사람을 외롭게 만든다.
 컴퓨터 게임은 아주 오래 전부터 젊은이들로 하여금 그들의 친구들과 더불어 자신들의 세계를 구축하고 탐색하도록 유도해 왔다.그러나 책은 그들을 주위의 다른 세계로부터 고립시켜 조용한 장소에 가두도록 강요한다.최근 새로 생겨나 독서를 촉진시킨다는 이른바 '도서관'을 보면 불안한 마음이 든다.여느때 같으면 활발하고 생기있게 서로 어울려야 될 어린아이들이 말없이 무감각하게 독서 속에 파묻히고 말테니 말이다."

나는 그의 이런 상상을 보면서 손뼉을 치며 웃었다.상당한 과장이 섞이긴 했지만 얼마나 기발한가..그의 의견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긴 힘들다고 하더라도,그의 상상력은 분명한 한 가지 통찰력을 제공해준다.

지금의 온라인게임이 보여주고 있는 현상은 아주 일부분에 불과할 것이라는 점이다.온라인게임에 대해 보통 사람들이 바라보면서 걱정하고 있는 현상은 앞으로 그것이 주류 미디어로서 성장하면서 생길 수많은 파생 산업과 막대한 파급력의 아주 초창기 시행착오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온라인게임은 단순히 콘솔류나 한국에서 주류처럼 인식되는 MMORPG의 괴물때려잡기식 놀음에서 언젠가 완전히 벗어나게 될 것이다.온라인에서 사람이 만나고 가상 공간에서 사회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온라인게임이라는 틀은 다양한 방식으로 응용되고 결국엔 오프라인의 삶과 구별이 희미해지는 순간에 이를 것이라고 본다.

터무니없다고 치부하기 전에 인쇄술보다 PC게임이 먼저 발명됐다면 책에 대해 또는 독서라는 행위에 대해 사람들이 어떤 충격으로 받아들였을까 나름대로 상상해보는 것이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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