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들어온 뒤 주요 인터넷기업을 경영하시는 분들과 몇차례 만남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대화를 나눌 당시에는 잘 몰랐는데,그 분들과의 대화를 복기하다 보니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모두 대화 중에 나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다는 거였다.

"한국의 포털,아니 인터넷 기업이 꼭 해외에 나가야 할까요? "

 이런 질문릉 대부분 해외 사업 성과에 대한 설명과 향후 계획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다 불현듯 이뤄졌다.

회사는 다 달랐지만 놀랍게도 발언 내용은 다 비슷했다.발언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1.지금껏 10년 동안 한국 인터넷 기업의 해외 진출 사례는 모두 실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별 시도를 다 해봤다고 자부했지만 아무것도 안 됐다.
3.인터넷 비즈니스는 문화적인 영역이 너무나 큰 데, 한국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인터넷 서비스는 너무나 한국적이어서 외국에서 통하기 힘들었다.
4.해외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제대로 경쟁하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국내 경쟁도 치열해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데,꼭 해외 진출을 해야 할까?

어떤 분은 1년만 시간을 달라고 했다.그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의견을 좀 더 정리해서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지금으로선 딱 떨어지는 대답을 하기 힘들겠다고..한편으론 아주 솔직한 대답이기도 하다.

대화를 나누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많다.답이 보이지 않는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그 많은 시간과 인력과 비용을 투자하고 그러면서 국내의 치열한 경쟁에 필요한 인재와 투자 비용을 소모해 왔다는 것이다.한국 인터넷산업사를 주름잡았던 인물들이 대부분 해외에 나가서 쓴 맛을 본 마당에 또 다시 그 모험을 감행할 필요가 있을까?

대화를 나누다보면 국내 인터넷 서비스를 들고 해외에 나가는 것은 정말 바보같은 짓 같다.정말 그런가? 한국의 인터넷 기업들은 국내 서비스에 주력하고 충분히 경쟁력이 쌓일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 우리가 충분히 경쟁력을 쌓을 동안 외국 기업들도 자기네 시장에 안주하면서 놀기를 기대하면서?

대화를 나누면서 결론을 내리긴 쉽지 않았다.하지만 최근 1년간 한국 주요 인터넷 기업들-콕 집어 얘기하지 않아도 짐작하실 것이다- 수장들이 바뀐 것을 보면서 어쩌면 해외 진출은 앞으로 당분간-또는 아주 오랜 기간동안-힘들어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자기가 모든 책임을 지고 '돌진 앞으로!' 할 수 있는 창업자 또는 창업 공신 CEO의 시대가 가고 전문 경영인의 시대가 오면서 더욱 그렇다.당장의 실적이 중요하다면 해외 시장 진출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비용만 날리고 경영 지표만 나쁘게 할 뿐이다.주가만 떨어뜨린다.

현실적으로 이들이 지적한 것도 정확하기 그지없다. 현실적으로 그들의 발언은 모순이 없어 보인다.비록 기업가의 야수적 본능과는 거리가 멀어보이긴 하지만 말이다.그렇기에 더욱 한국 인터넷기업의 해외 진출의 미래가 우울해보인다.해외 진출에 대한 기대감은 이제 보다 더 젊은-돈은 더 적지만 시장을 가리지 않고,덜 이성적으로 판단하지만 더 열정이 넘치는-벤처인들에게 기대를 걸어야 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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