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기업이 왜 어느 순간 몰락하나.승승장구하던 인물이 왜 갑자기 어느 순간 수렁에 빠지나.영원할 것 같던 제국은 왜 몰락해가는가.

 짐 콜린스가 지난해 출간한 'How The Mighty Fall'은 경영학 뿐 아니라 정치학,경제학 등 다른 학문에서도,또 매일 매일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일상에서도 끊임없이 고민하는 주제를 정면으로 다룬 책이다.이 책이 최근 한국에서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란 제목으로 번역이 되서 나왔다.

 잘 나가던 인물(또는 기업,국가,관계 등등)이 왜 몰락하는가는 항상 매우 흥미로운 주제이지만 왜 성공하는가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적게 다뤄진다. 왜? 우울하기 때문이다.짐 콜린스도 이 책의 서두에서 밝히고 있지만 왜 몰락했는가를 파헤치는 것은 왜 성공했는가를 짚어보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우울하기 짝이 없는 주제다. 자칫 결론에 도달하면서 자기 자신이나 자신이 몸담은 조직,국가 등의 몰락 증후를 보여주는 단서들만 발견하게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짐 콜린스는 여기에 의미심장한 의미부여를 했다.이런 암울한 주제를 다루는 것이 사실은 '희망을 발견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그의 책은 (항상 그렇지만) 일관성이 있다는 점에서 깔끔하다.그는 이 책에서 몰락에 이르는 5단계를 제시했다.1단계는 '성공으로부터 자만심이 생겨나는 단계'다.2단계는 '원칙 없이 더 많은 욕심을 내는 단계'이고 3단계는 '위험과 위기 가능성을 부정하는 단계'다.4단계에 이르르면 '구원을 찾아 헤매게' 된다.마지막 5단계는 '유명무실해지거나 생명이 끝나는 단계'다.

 그의 책이 일관성이 있다는 것이 이 단계를 제시하면서도 그가 처음에 내세웠던,즉 이런 주제를 다루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희망을 발견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끊임없이 일깨우기 때문이다.각각의 단계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어떤 단계에 접어들면 필연적으로 그 다음 단계로 나가는 것도 아니다.다만 몰락의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것일 뿐이다.4단계까지 갔다가 가까스로 벗어난 제록스,5단계 초입부에서 탈출한 HP 등 다양한 사례를 제시한다.

 그가 제시한 5단계는 퀴블러 로스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5단계를 연상케 하지만(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 기실 몰락 자체보다 거기서 벗어나는 것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짐 콜린스는 이 책을 큰 충격 때문에 썼다고 했다.왜? 자신이 10년전에 썼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언급했던 상당수의 기업들이 몰락하거나 어려움에 처하는 것을 목격하게 됐기 때문이다.그가 제시한 에임스,서킷시티,모토로라,제니스,러버메이드,스콧페이퍼 등의 사례를 보다보면 국내의 기업들이나 개인들,또는 각 국가의 흥망성쇄와 자연스럽게 비교를 하게 된다.

 이 책의 결론은 어찌보면 좀 허무하다.하지만 진정성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세계가 통제 불가능하게 돌아가고 외부의 혼란이 계획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을 듯 위협하는 때도 우리의 운명은 여전히 우리 손에 달려 있을까? 아니면 창조적 파괴가 우리를 휩쓰는 것 그냥 받아들여야 하고 아무리 대단해 보이는 성공도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잠시 지나가는 것일 뿐일까?"(-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 p.160에서)

 모든 수집 가능한 데이타와 가설을 통해 나름대로 검증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는 짦은 인간의 생애에 성공과 실패를 운운하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라는 다소 철학적인 질문으로 끝맺음을 한다.

 이 책은 짐 콜린스의 전작들(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성공한 기업들의 8가지 습관 등)에 비해 책의 분량으로 따지면 절반이 되지 않는다.그래서인지 주제는 무겁지만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2시간 정도만 집중하면 독파할 수 있는 분량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책의 주제를 관통하는 딱 한문장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짐 콜린스가 인용한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이다.

"행복한 가정은 다 똑같다.반면 그렇지 못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원인으로 불행하다."

기업의 성공과 실패도,국가의 성공과 실패도 그러한 것 같다.집에 가서 안나 카레니나를 다시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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