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KT경제경영연구소가 운영하는 디지에코에 지난달 제가 기고했던 글입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올 1 IT분야(정보처리 및 제조업)에서 신규 법인으로 등록된 건수는 888건에 달했다.지난 한 해 이 분야에서 1년간 992개 업체가 등록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숫자다. 1월 신선 법인 수는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신설 벤처 기업으로 방향을 조금 달리해서 봐도 마찬가지다.국내 벤처기업 수는 올 3월말 25000개를 돌파했다.2010년 한 해 동안 5752개가 늘어 역대 최다 창업을 기록했다.올해 1~2월에도 680여개 벤처가 생겼다.올들어 휴일을 뺀 근무일 기준으로 하루 평균 17개 벤처기업이 창업한 셈이다.1990년대 후반 벤처 붐에 이은2의 벤처 붐이라 할 만하다.


 작년초부터 한국에서 벤처 열풍을 느끼고 이들 중에서도 인터넷과 모바일 분야에서 이제 막 시작했거나 아주 초기 단계에 있는 벤처들,이른바 스타트업을 집중적으로 취재하기 시작했다.한국의 스타트업 대표주자는 누구인가,한국에서 스타트업이라 하면 어딜 꼽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첫번째 물음이었다.이들의 특징은 무엇이고 어떤 성과를 냈고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도 관심사였다.아울러 이런 회사를 창업한 이들은 누구며 이들은 왜 창업을 했는가도 나에겐 중요한 질문이었다.


 
한국의 스타트업 현황을 면밀하게 바닥부터 볼 수 있다면 한국의 IT 산업이 나갈 방향에 대해서도 알 수 있지 않을까,기업가 정신과 경영 원칙의 핵심에 대해서도 필드에서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이거였다.한번 뿐인 인생에서 기득권을 박차고 나와 새로운 도전을 하는 그 동기는 과연 무엇인가였다.그것은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와도 밀접하게 연관된다고 하겠다.


 
작년 3월에 시작했으니 이런 일을 한 지도 벌써 만 1년이 지났다.이 글은 지난 1년간 한국의 스타트업을 취재하면서 느낀 점들을 간략하게나마 정리한 글이라고 하겠다.

 

◆제2의 벤처 전성 시대

 앞서 언급한 숫자만 봐도 가히 2의 벤처 전성시대라고 할 만하다.이 중에는 혼자 소규모 자본으로 시작하는 ‘1인 창업기업도 많다.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언급할 정도로 지난해 초부터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중소기업청이 2009 5월 개설한 1인 창업 지원 사이트 아이디어비즈뱅크에 가입한 회원 수는 올 3월말까지 14000여명에 달한다.대기업·중소기업을 다녔던 직장인 출신은 물론 대학교수와 대학생·대학원생도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국내 벤처캐피탈(VC) 회사들도 투자를 재개했다.벤처캐피탈의 2009년 투자금은 8300억원에 불과했지만 작년 약 11100억원에 이어 올해는 12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중소기업청도 올해 32075억원의 중소기업정책자금을 풀 계획이다.


 
지난해 벤처 투자 규모를 늘렸던 벤처캐피탈 중에는 올해도 투자 계획을 늘릴 예정인 곳이 많다.지난 해 2200억원 정도를 투자했던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올해 5000억원 이상을 벤처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한국투자파트너스는 지난해 700억원 정도를 집행했지만 올해는 1000억원 이상을 생각하고 있다.LB인베스트먼트는 작년 570억원에서 올해는 900억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고 한화기술금융 역시 지난해 기술벤처에 500억원 정도 투자했는데 올해는 1000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벤처가 뜬다는 느낌은 벤처와 별 상관없어 보이는 주체들이 나설 때 확연히 느낄 수 있다.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벤처캐피탈을 직접 설립하려고 나서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대전시는 최근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와 지역 벤처기업인 애니솔루션 등과 함께 벤처캐피탈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목표 설립 시한은 오는 5월이다.대전시는 총 25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해 대전 지역의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대전시의 이런 움직임은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확산되고 있다.모태(
母胎)펀드를 운영하는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주로 공업단지와 연구시설을 보유한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벤처캐피탈 설립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그동안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했거나 출범을 도운 벤처캐피탈은 AK강원인베스트먼트(강원도대경창업투자(대구시그린부산창업투자(부산시) 등 일부에 불과했다.


 
물론 이런 지자체들은 지역 벤처기업에 투자할 재원을 마련해 지방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하지만 지자체가 나섰다고 하더라도 직접 VC를 설립하기보다는 창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거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최근 일부 지자체의 이런 움직임은 이례적이라 할 만하다.

 

◆소셜과 모바일이 화두

 그렇다면 이런 창업 열기가 최근 확산되는 이유는 뭘까.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최근 IT 분야의 키워드는 3D와 소셜,그리고 모바일이라고 말했다.굳이 그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업계에 있는 종사자들 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까지도 3D 영상과 관련된 각종 장치산업 및 소프트웨어 기술,그리고 소셜,모바일이 화두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창업 열기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창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들은 소셜과 모바일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특히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과 관련 부품 사업은 창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의 주요 사업 아이템이다.여기에 소셜커머스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소셜게임 등 관련 창업도 늘고 있다.


 
이런 서비스들이 가능하게 된 것은 모바일 인터넷이 획기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과거 막대한 요금 부담 때문에 거의 아무도 쓰지 않았던 모바일 인터넷을 이제는 누구나 자유롭게 쓰는 시대가 됐다.그리고 모바일 인터넷을 이렇게 변화시킨 것은 뭐니뭐니해도 2009 10월 국내에서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이라는 것을 누구도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장병규 본앤젤스투자파트너스 대표는 2010년이 역사에 남는다면 아마 모바일인터넷을 거의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사실 브로드밴드로 인터넷 산업의 토양이 마련되지 않았다면 NHN,엔씨소프트도,네오위즈도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지금 모바일 분야의 사용 기반 마련이 마련됐기 때문에 또 다른 벤처 신화를 기대할 시기가 왔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아이폰이 이런 환경의 촉매제가 됐다는 것이 우리가 아이폰에 의미 부여를 하는 이유이고요.”

 

◆왜 창업을 하는가

 소셜과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창업 열기를 지핀 것은 분명해 보인다.하지만 새로운 트렌드가 보인다고 해서 무작정 사람들이 창업 전선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무엇이 젊은 창업자들의 기업가 정신을 자극했을까.무엇이 이들을 이 불확실한 세계에 뛰어들게 했을까.


 
한국형 창업 성공 모델의 특징 중 하나는 대학생 창업보다 직장을 다니다 나와서 창업을 해 크게 성공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이 그렇고 NHN을 창업한 이해진,김범수 의장이 그렇다.이들 말고도 대부분 크게 성공을 거둔 경우는 직장을 다니다 나와서 창업을 한 사례다.


 
블로그에서 한국의 스타트업 시리즈를 연재하면서 한국에서 창업을 하는 사람들의 창업 동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이들 역시 대부분 좋은 회사를 다니다 창업을 한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에서 자랑스런 삼성인상까지 받았던 전제완 사장은 왜 뛰쳐나와 프리챌을 만들었을까.옥살이까지 하고 그렇게 고생을 거듭했으면서도 왜 또다시 창업을 했을까.이노무브 장효곤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잘 나가던 컨설턴트 일을 하다가 갑자기 회사를 차렸다.그는 왜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KT라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직장에 잘 다니던 한명제 사장은 왜 나와서 벤처 회사를 창업했을까.이런 의문이 드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장효곤 사장은새로운 변화시키는 것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것이 즐거웠고 그것만 하면 인생이 행복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한다.이게 그의 직장 생활에 대한 결론이었다.그래서 그는 과감하게 자신의 사업을 시작했다.


 
자신이 있는 직장에서 아무런 도전을 느끼지 못할 때,재밌던 일이 재미없다고 느껴질 때 창업을 결심하는 것 같다.물론 여기에는 개인의 성격이 크게 작용한다.

 분명한 것은 한국의 스타트업 창업자들 대부분은이렇게 살아서는 안된다고 느꼈을 때 창업을 결심했다.그것은 벤처를 창업해 큰 성공을 거뒀던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그랬고 고등학교 시절부터 창업을 경험한 온오프믹스 양준철 대표도 마찬가지였다.재미로 창업을 결심하는 사람은 없었다.하지만 창업을 한 뒤에 이들 중 상당수는 성공 여부를 떠나 새로운 자신을 발견해나가는 것 같았다.조직의 구성원이 아닌,진짜 자기 자신 말이다.


 
직장 생활을 하던,학교를 다니던,우리는 누구나 할 것 없이 불확실한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한다.그리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이 어느 정도 그 문제에 해답을 주길 원한다.하지만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이런 혜택을 받는 이는 거의 없다.일부는 그런 혜택을 받았지만 자신이 당초 생각했던 것과 크게 다른 것에 실망하고 나오기도 한다.결국 조직과 자신의 비전을 일치시킨다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이들이 찾는 것은 꿈이었다.그리고 조직 생활의 어려움을 생각해본다면 결국 벤처를 하나 직장 생활을 하나 성공 가능성이 낮기는 마찬가지라는 점이다.그렇다면 이왕이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결론을 내릴 만도 하다.


 
또 한가지 재밌는 부분은돈을 벌겠다는 목적 하나만 있다면 창업을 하지 않는게 좋다는 것을 한국의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한다는 점이다.돈을 벌 수 없다는 뜻이 아니라 돈 이외의 보다 큰 지향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공을 향해 가는 이들은 분명하게 이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마음에 부담이 있는 만큼 성장하고,절박한 만큼 성공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창업자들의 유형

 여기서 좀 정리를 해 보자.자의적인 기준인지 모르겠으나 나는 최근 창업가들의 면면을 보면서 한가지 큰 특징적인 사례로 성공 경험을 가진 이들의 생애 두번째,세번째 창업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대표적인 사례가 김범수 NHN 창업자다.1998년 한게임을 설립하고 2000년 네이버와 합병해 NHN이라는 국내 벤처 사상 최고의 성공 신화를 만들었던 김범수 사장은 2007년 아이위랩을 만들었다.2010 3월 출시한 카카오톡이 뜨면서 회사 이름도 카카오라고 바꿨다.지금 카카오는 국내에서 10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하고 또 다른 성공 신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네오위즈와 첫눈을 창업해 대박을 터뜨렸던 장병규 사장도 대표적인 인물이다.그는 지난 2007년 블루홀스튜디오를 창업해 온라인 게임 테라를 올초 선보였다.온라인게임 테라는 게임 시장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2010년에는 본앤젤스라는 앤젤투자회사를 설립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자신의 성공 노하우와 창업 경험을 살려 후배 기업가들을 도와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1990
년대말 보안업체 인젠을 창업했다 SK텔레콤 등을 거쳐 2000년대 중반 태터앤컴퍼니를 창업해 벤처 창업 성공 모델을 보여준 노정석 사장도 이에 해당된다.노 사장은 태터앤컴퍼니를 구글에 매각한 뒤 구글에 2년 정도 몸을 담았다가 지난해 나와 다시 아블라컴퍼니라는 회사를 창업했다.


 
2000
년대 초반 이투스라는 교육 업체를 차려 성공한 바 있는 이비호 사장도 성공 경험을 가진 인물의 두번째 창업 사례다.그는 이투스를 SK커뮤니케이션즈에 매각한 뒤 지난해 스픽케어라는 온라인 영어 말하기 교육 회사를 차렸다.교육이라는 한 우물을 파고 있는 것이 그의 특징이기도 하다.


 
김범수,장병규,노정석 세 사람의 공통점은 또 있다.이들이 창업을 다시 한 것 뿐 아니라 창업하는 후배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지원을 해주고 있다는 점이다.그런 점에서 보면 이들은 창업가 출신 투자자 시대의 제 1막을 여는 인물들이라고 할 것이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현상으로는 재기를 노리는 인물들의 창업 역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대표적인 인물은 프리챌 창업자인 전제완 사장이다.전 사장은 1999년 프리챌을 창업해 국내 최초 최대의 커뮤니티로 키운 인물이다.2002년 긴급 체포되고 2년간 옥살이를 하면서 프리챌 경영권을 빼앗겼고 지난 2009년 유아짱을 설립해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아크릴의 박외진 사장도 전제완 사장과는 조금 사례가 다르지만 역시 재기를 노리는 인물이다.2000년대초 WRG라는 모바일 솔루션 회사를 만들었던 그는 재작년 감성검색 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들고 나왔다.WRG는 그에게 생소했던 온라인게임이라는 분야에 도전했다가 회사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번에는 본업에 검색과 솔루션에 충실하겠다는 각오다.


 
노상범 홍익세상 대표,김규동 JDF 대표도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노 대표는 1990년대말 홍익인터넷을 창업해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최근 홍익세상이라는 인터넷 회사를 설립했다.김 대표는 과거 핸디소프트 대표이사를 지냈다.


 
또 다른 사례는 아마 대기업에 몸담고 있다 창업에 도전하는 인물들일 것이다.한명제 아이트로스 대표는 KT에 다니면서 투자할 회사를 물색하는 일을 했었다.그러다가 자기가 투자할 만한 회사가 없자 그럴 만한 회사를 만들어보겠다고 KT를 뛰쳐나온 인물이다.미국의 명문대 유펜을 나와서 맥킨지앤컴퍼니를 다니다 한국에 들어와 티켓몬스터를 차린 신현성 대표도 이 유형에 해당된다.NHN을 다니다 소셜게임 업체를 차린 이정웅 선데이토즈 사장,역시 NHN 출신인 이진수 포도트리 사장도 유사한 사례다.NHN과 엔씨소프트를 거쳐 지난해 소셜게임 회사를 만든 김미영 소셜인어스 사장도 여기에 해당된다.

 

◆과연 버블인가

 국내 소셜게임 업체는 200개가 넘는다고 한다.소셜커머스 업체는 이보다 훨씬 많은 300여개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두 업종의 공통점은 해외에서는 엄청나게 큰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그만한 시장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수익 모델은 분명히 있지만 시장이 아직 크지 않은 단계에서 너무 많은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법 하다.


 
하지만 숫자가 많다고 그대로 버블이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사실 국내 벤처 투자 분위기는 아직까지는 1990년대말의 버블 트라우마가 많이 남아 있다.그때의 강렬한 경험으로 인해 묻지마 투자를 하기란 쉽지 않다는 뜻이다.버블의 조짐은 업체 난립 뿐 아니라 무분별한 투자가 이뤄지고 정부의 터무니없는 지원책이 남발할 때 분명해지는데 아직까지는 그런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창업 열기와 비교해볼 때 한국의 창업 현황은 아직 버블이라고 부르기에는 지나친 감이 있다.일단 기업가들이 대규모 자본을 끌어들이려고 하기보다는 소규모 자본의 창업을 위주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과 모바일 혁명으로 인해 리스크가 적은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 수많은 회사들이 한꺼번에 도산할 가능성이 적은 것도 과거와 다른 점이다.지난 19990년대말에 비해 고액 투자를 처음부터 무리하게 받기보다 엔젤투자를 받는 사례들이 늘면서 벤처 회사 자체가 휘청거린다거나 펀드 등을 통해 돈을 집어 넣은 수많은 소액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줄었다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벤처기업인들의 고민은?

 벤처를 하는 분들은 어떤 고민을 갖고 있을까.이 부분은 이 짧은 글에서 한 두가지 사례로 정리할 수 있는 그런 주제는 아니다.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들이 정부의 지원만 쳐다보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대부분은 정부에 바라는 것을 물었을 때별로 바라는 것이 없다는 응답을 했다.


 
오히려 이들의 바람은 소박했다.큰 자금을 지원해주길 바라지도 않았고,어느날 갑자기 모든 규제가 사라지는 것을 꿈꾸지도 않았다.그저 병역특례 제도가 이공계를 위해 좀 확대됐으면 하거나,정말 말도 안되는 길고 지루한 서류 작업이 줄었으면 하는 정도였다.


 
물론 기본적인 고민은 누구에게나 공통됐다.잘 이해가 안되는 행정 절차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인지,긴급한 상담이 필요할 때 누구와 상의를 해야 하는지,아직도 벤처투자자들이 비즈니스의 가능성보다는 수익 모델을 우선 보려고 하기 때문에 투자 유치가 어려운 데 이럴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것인지,회사를 알릴 방법이 없는 것에 대한 고민 등등.


 
한국에서 스타트업이 조성될 만한 생태계가 없다는 것은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문제는 생태계가 정부 주도로는 형성될 수 없다는 것이다.우리는 그것을 이미 1990년대 말에 했다.정부가 그렇게 나섰지만 한국에서 스타트업,벤처를 위한 생태계는 만들어지지 않았다.결국 이들의 고민은 자신들이


 
이 생태계를 직접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점이다.자신의 사업을 제대로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말이다.


 
벤처캐피탈(VC)이 돈 잘 버는 것을 보여줘야 연기금 등 장기 투자자금이 이 분야로 들어오게 마련이다.VC가 돈을 잘 벌려면 당연히 창업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투자할 만한 절대적인 대상이 없으면 이게 힘들어진다.얼마전까지만 해도 창업하는 사람들이 없고,젊은이들의 도전 정신이 사라졌다는 것이 문제의 귀결이었다.하지만 이제는 그런 비관적인 결론으로 꼭 귀결될 필요는 없는 것 같다.서두에서 밝혔듯,벤처에 도전하는 이들은 지금 그 어느때보다 많고 이들의 움직임은 활발하기 때문이다.그리고 이들은 10년 전 선배들보다 훨씬 더 냉정한 현실에 자신들이 발을 딛고 서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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