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사무실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 혹시 소꿉장난 같다고 생각할 지 모른다.왠 학생들이 자리를 하나씩 차지하고 앉아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그리고,실제로도 이들은 학생이다!!

 앳된 이들이지만 사업에 대한 비전과 열정,그리고 도전 정신은 꽤나 당차고 믿음직(?)스럽기까지했다.회사 소개서도 잘 만들고 보도자료도 능숙하게 작성했다.애드투페이퍼를 방문했을 때의 느낌은 굉장히 신선하다는 거였다.이들이 젊고 순수해 보였기 때문만은 아니었다.우리는 꿈에 대해선 차라리 쉽게,자주 얘기할 지 모른다.하지만 왜 사는가,지금 이렇게 사는 이유는 뭔가,나중에 (커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는 별로 얘기해 보지 못한 것 같다.

애드투페이퍼 전해나 대표와는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이들은 왜 창업을 했을까.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어하나.한국의 대표적인 스타트업이라고 소개하기에도 손색이 없는 애드투페이퍼를 방문,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대화는 3시간이 넘게 진행됐다.

<애드투페이퍼의 창업멤버들.왼쪽 아래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전해나 사장,오창훈 이사,장선향 이사 >

◆창업으로 의기투합한 두 명의 여대생
 고려대학교 산업정보디자인학과 07학번인 전해나 대표는 2009년 1학기에 ‘캠퍼스CEO’란 교양 과목을 하나 들었다.산학협력단이 선정해 정부 지원금으로 운영되는 이 수업은 그때까지 창업은 생각도 안 해봤던 전해나 대표의 인생을 바꿔놓는 계기가 된다.

 이 수업의 주제는 ‘기업가 정신’이었다.기업가 정신을 이론적으로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발제하고 시장 조사를 한 뒤 사업계획서를 완성하는 것으로 간접적이나마 체험해보는 것이 주된 주제였던 것 같다.이 수업은 심지어 마지막 시간에는 벤처캐피털(VC)을 모아놓고 IR 대회를 열기까지 했다.

 팀을 만들어서 하는 이 수업에서 전 대표는 자신의 팀에서 택한 아이템보다 다른 팀의 아이템이 더 마음에 들었다.그들의 발표를 본 그녀는 수업이 끝난 후 이 팀에 합류했다.이 팀이 선택한 아이템이 바로 지금 애드투페이퍼가 하고 있는 사업이었다.한동안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2009년 8월에는 서울시 청년창업프로젝트 2030 1기에 선정되기도 했다.그런데 갑자기 팀이 뿔뿔이 흩어졌다.“다들 미래가 불확실해서 그렇죠.그때까지만 해도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사업을 하기 위해 계속 버티기 힘들기도 했구요”

 전 대표만 남고 모두들 팀을 나갔다.그녀는 혼자가 됐다.그때 나타난 사람이 장선향 이사다.두 사람은 원래 2009년말 제일기획에서 하는 광고 공모전을 같이 준비한 적이 있었다.보기 좋게 떨어졌지만 사람은 남았다.2010년초 장 이사가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창업의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장 이사는 고려대 언론학부 06학번으로 오프라인 인쇄물 광고 사업을 준비하고 있던 전 대표에게 꼭 필요한 인물이었다.동갑내기 두 여대생은 그해 중소기업청에서 주관하는 예비기술창업자에 응모,시드 머니 3500만원을 받았다.그리고 이 자금은 진짜 창업의 시드머니가 됐다.

◆인쇄물의 여백에 광고를 삽입하면 어떨까?
 애드투페이퍼는 회사 이름과 이들의 서비스 이름이 동일하다.Add2Paper. 종이에 뭔가를 더한다는 뜻이다.그냥 발음만 듣기엔 종이에 광고를 한다는 뜻으로도 들린다.중의적인 의미를 다 가진 이름이다.

 회사 이름 그대로 애드투페이퍼는 종이에 광고를 하는 사업이다.어떤 종이에? 전국의 100만명이 넘는 대학생들이 각자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서 매번 문서를 출력한다.그때마다 장당 50원씩 돈을 내야 하는데 인쇄물에 광고를 실으면 출력을 무료로 할 수있게 해주는 것이다.

 사업 아이템은 아주 심플하다.어디 가서 설명하기가 그리 어려운 사업도 아니다.다만 아이디어가 썩 괜챦을 뿐이다.이것을 이용하기 위해선 애드투페이퍼가 제공하는 광고 프로그램을 플랫폼처럼 PC에 깔면 된다.학교를 찾아가 취지를 설명하면 된다.학교 입장에서는 나쁠게 없다.광고주가 됐던 누가 됐던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학생들은 당연히 땡큐다.돈 안내고 문서를 출력할 수 있는데 누가 그것을 마다하겠는가.어차피 개인적으로 들여다볼 출력 문서에 내용만 볼 수 있으면 광고가 100개쯤 있어도 상관없지 않을까.

 애드투페이퍼의 회사 소개서에는 이것을 이렇게 간단하게 표현하고 있다.‘누구나 웹광고서버(http://am.add2paper.co.kr)에서 광고를 등록하고,Add2paper의 클라이언트프로그램(ClientProgram)이 설치된 환경이라면 어디에서나 사용자들이 광고를접할 수있는 ‘광고플랫폼’ 비즈니스모델’

 이들은 작년 10월 본격적으로 법인을 설립했고 작년말 모교인 고려대학교를 시작으로 서울대,연세대,한양대,동국대 등 5개 학교에서 시범 서비스를 했다.그리고 올해 3월 14일,위의 학교에 숭실대가 추가돼 총 6개 학교에서 정식 서비스를 하기 시작했다.이 학교에서 프린트를 출력하면 인쇄물 하단이나 상단 여백에 광고가 실려 있다.그 대신 출력은 무료다.

◆가을께 23개 대학교로 서비스 확대
 “막상 사업을 하고 보니 어려움이 정말 많더라구요.”
 살아온 과정은 당차기 그지 없는 전해나 대표가 불쑥 이렇게 말했다.어떤 어려움이 있었을까.
 “플랫폼을 만든다고 했는데 막상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쉽지 않았죠.대학 영업을 뛰는 것도 저희가 아직 경험이 많지 않아서 어려운 일이었어요.투자 대비 얼마나 수익이 날지 모르기 때문에 돈을 조달하는 것도 당장 발등의 불이었죠.”

 결국 요약하면,프로그래머가 있어야 하고,영업을 잘 하는 사람도 필요했고,초기 지원받은 자금이 떨어지면서 누군가의 투자도 절실했다.그게 2010년 하반기 애드투페이퍼의 모습이었다.
 놀랍게도 이런 문제들은 하나씩 해결됐다.전 대표와 장 이사가 운이 좋았던 것일까.아니면 사업을 할 체질들이어서 그랬을까.그들의 노력과 진심이 주변 사람들을 움직여서였을까.

 제일 먼저 해결된 것은 프로그래머였다.동국대학교 전산통계학과를 졸업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한 경력을 가진 프리랜서 프로그래머 김국진씨가 합류하면서 프로그램 개발이 본격화될 수 있었다.그 다음에 해결된 것은 돈이었다.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이택경,권도균 대표가 하는 벤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프라미어에 지원,투자 자금을 받을 수 있었다.이택경,권도균 대표는 돈만 투자한 것이 아니었다.사업의 전반적인 모습을 봐주고 꼼꼼하게 챙겨주며 조언을 해 줬다.

 “프라이머의 이택경,권도균 대표님을 만나지 못했으면 아마 진작에 거리로 나 앉았거나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을 거에요” 꼼꼼하고 치밀한 성격의 장선향 이사는 이렇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풀린 것은 사람이었다.한림대학교에서 광고홍보를 전공하고 (04학번) 졸업후 대흥기획,한컴 등 광고대행사에서 일했던 오창훈씨가 올 4월에 합류했다.오창훈씨는 광고 영업을 맡았다.

 어려운 문제들이 하나씩 해결되면서 일도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지금 6개 학교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9월에는 서비스를 성신여대 경희대 한국외대 등 23개 학교로 확대할 예정이다.이미 학교들과는 계약을 마쳤다.이 정도 인쇄물을 감당하기 위해선 광고주가 확보되야 하기에 서비스 개시 일정을 시간을 좀 두고 있는 것이다.지금까지 다음,롯데칠성,엔비디아,카페베네,인크루트,롯데월드 등 12개 회사가 애드투페이퍼를 통해 광고를 집행했다.

 이들의 서비스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해외에서도 바로 통하지 않을까.해외 대학생들도 이런 것을 분명 좋아할텐데. “일단은 국내에서 인정을 받고 자리를 잡아야죠.하지만 해외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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