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가야할 것 같아”
 “다시 공부하려고?”
 “공부에 대한 생각도 아직 있지만,일본에서 게임 사업을 하면 어떨까해서.그때 얘기했던 것도 있고.”
 “잘 됐다.한게임 이름을 달고 하는 거야.한국에서도 지금 한참 크는 중이라 지원을 많이 하긴 힘들겠지만 이쪽에서 노하우도 있고,PC방도 해 봤으니깐 그쪽 생리는 잘 알꺼고.”

 ‘일본으로 가야겠다’ 는 마음을 먹고 있던 천양현 NHN재팬 대표(당시 미션엔터테인먼트 자양동 지점 PC방 사장)는 2000년 여름,김범수 한게임 사장과 만나 일본 시장 개척을 논의했다.김범수 사장과 자양초등학교 동기동창인 천양현 대표는 일본 유학 시절에도 계속 연락을 주고 받을 정도로 김범수 사장과 친한 친구 사이다.그가 1999년 한국에 들어올 때만 해도 한국 일을 마무리한 뒤 다시 게이오 대학 박사과정에 들어가 학업을 계속할 생각이었지만 PC방 사업을 하면서 마음을 고쳐먹었다.일본에서 게임 사업을 하기로 한 것이다.그의 이런 생각에 김범수 사장도 찬성했다.김범수 사장과 천양현 대표는 아직 아무도 들어가지 않은 미지의 땅 일본에서 온라인게임 사업을 일찌감치 개척해야 한다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

 아직도 따가운 여름 햇살이 채 가시지 않은 2000년 9월초,천양현 대표는 김범수 사장과 단 둘이서 도쿄로 넘어갔다.두 사람이 일본 게임업체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린 결론은 ‘일본에는 아직 전혀 온라인게임에 대한 기반이 없다’는 거였다.

 이미 한국에서 도입되기 시작한 초고속인터넷은 물론이고 미국에서 먼저 시작한 인터넷이라는 공간에 대한 일본인들의 반응은 아주 느릴 때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일본에서 게임 사업을 시작하기로 한다.온라인은 대세이고,일본 시장이 그 대세에서 비켜가리라고는 생각지 않았기 때문이다.특히 체질적으로 게임이라는 장르에 강한 일본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보다 먼저 움직여야 했다.김범수 사장 스스로 “당시 막연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무도 안할 그 때에 시작하기를 얼마나 잘했는지 모른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시장 개척 임무를 받은 천양현 사장은 막연하기 짝이 없었다.우선 시부야에 10평도 안되는 방을 하나 얻고 직원 5명을 채용했다.모두가 일본인이었다.당시 한국 한게임도 눈코뜰 새 없이 바쁜 시기여서 자금이나 인력 차원에서 따로 지원을 기대하기가 힘들 때였다.

 가장 큰 문제는 돈이었다.초기 자본금은 비싼 일본의 물가 등으로 인해 금세 동이 났다.설립 초기 ‘한번 해 보자!’는 분위기 속에 젊은 소수의 직원을 이끌고 시작할 때만 해도 패기에 넘쳐 있었지만 돈이 떨어지자 사정이 달라졌다.돈이 떨어지기 시작한 시점은 설립후 1년이 지났을 때부터.즉 2001년 여름부터 NHN재팬(당시 한게임재팬)의 진정한 위기가 찾아왔다.

 "가끔 정말 힘들 때는 한국의 재무 담당자와 통화를 해 보기도 했지만 서로 돈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힘없이 전화를 끊곤 했다”

 모두가 일본인인 직원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언어적인 문제가 아니라 문화와 온라인에 대한 인식의 차이였다.돈이 많으면 많은 댓가를 지불하며 직원들을 붙잡을 수 있지만 그마저도 어려워진 것이다.여기에 회사 직원들마저 온라인으로 게임 사업을 하는 것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고 그러면서 사기가 점점 떨어져간다는 것이 문제였다.

 천양현 대표가 홀로 밤잠을 자지 못하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지만 물리적으로 돈이 없는 것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아직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데다 분야마저 생소한 온라인게임에서 현지의 투자를 받기도 어려웠고,사실은 관심을 가져주는 곳도 거의 없었다.그저 하루 빨리 인정을 받는 수 밖에 없었다.

 "당시엔 사실 일본 IT업계를 다니면서 좀 만나자고 해도 아무도 쉽게 만나주지 않던 시기였습니다.더군다나 보수적인 일본시장이니 더욱 그랬죠"

 이후 유료화를 시작하는 2002년 가을에 이르기까지 1년이 넘는 기간동안 한게임재팬 역사상 가장 어려웠던 시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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