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었다.그래서 더 감동이 있었다.지난달 말 미국 출장을 가서 클라이너퍼킨스를 방문해 맷 머피 클라이너퍼킨스 파트너를 만났을 때 나는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스타트업을 만나 투자 여부를 결정할 때 무엇을 가장 먼저 묻습니까" 라고

 이 질문에 대해 그는 "창업가의 스토리를 듣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답했다.항상 창업가의 스토리,왜 창업을 했는지에 대한 배경,창업 멤버들의 가치관 등이 수익 모델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취재를 해 온 나에게는 참으로 용기와 위로를 주는 발언이었다.맷 머피와의 만남은 1시간 가량 진행됐다.실리콘밸리 멘로파크 샌드힐로드에 있는 클라이너퍼킨스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던 이야기를 정리했다.


“지난 40여년간의 투자 역사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회사의 수익모델보다 창업자의 스토리를 더 중시했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 클라이너퍼킨스 코필드앤바이어스(Kleiner Perkins Caufield & Byers)의 모바일 분야 투자펀드 아이펀드(iFund) 대표를 맡고 있는 맷 머피 (Matt Murphy) 파트너는 “벤처 투자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라 사람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멘로파크시에 1972년 설립된 클라이너퍼킨스는 지난 39년 동안 475개 회사에 투자한 미국의 대표적인 벤처캐피털이다.특히 1990년대 벤처 열풍 시기에 스타트업 기업이었던 세계 최대 전자책회사 아마존닷컴,하드웨어업체 선마이크로시스템,세계 최대 게임업체 EA,인터넷업체 아메리카온라인(AOL),세계 최대 인터넷기업 구글 등에 투자해 대박을 터뜨린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역대 대통령이 실리콘밸리를 방문할 때마다 반드시 찾는다는 벤처투자자 존 도어(John Doerr)를 비롯해,선마이크로시스템의 공동창업자 빌 조이(Bill Joy),앨 고어(Al Gore) 전부통령,콜린 파월(Colin Powell) 전 미 국무부 장관 등이 이 회사의 벤처캐피털리스트 또는 벤처 투자 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클라이너퍼킨스는 2005년 이후 페이스북,트위터,그루폰 등에 대한 투자를 통해 또 다시 큰 수익을 올려 뉴욕타임즈,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으로부터 “역시 돈 되는 사업을 가장 먼저 알아보는 벤처캐피털”이라는 찬사를 듣기도 했다.

 맷 머피 파트너는 “창업자의 스토리를 들으면 그 회사의 미래를 알 수 있게 된다”며 “경기 불황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실리콘밸리에서는 혁신 아이디어로 무장한 젊은 스타트업의 창업이 줄을 잇고 있어 투자하기엔 최적의 시기”라고 말했다.그를 만나 클라이너퍼킨스의 투자 철학과 실리콘밸리의 창업 동향 등에 대해 들었다.


▶사람에 투자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창업자를 만나면 우선 그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인생의 가치관은 무엇인지를 듣는다.질문을 많이 하는 것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그리고 창업 멤버들이 창업자의 가치관과 경험을 공유하는지,어떤 비전을 품고 있는지도 확인한다.이런 것이 바로 우리가 확인하고 싶은 창업자의 스토리이고 사람에 투자한다는 말의 뜻이다.”

▶왜 그런 것을 먼저 보나
“사업은 생명체와 같다.긴 과정을 거친다.우리가 어릴 때 가졌던 꿈 그대로 살기 어려운 것처럼 처음 시작할 때의 사업 아이템 그대로 끝까지 유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예측 못한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는데 그때 중요한 것은 그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다.창업자와 창업멤버들의 가치관,성장 환경과 교육,비전 이런 것들이 그들의 미래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두번 실패한 사람이 와도 투자하는가
“물론이다.실패한 경험은 결코 감점 요인이 되지 않는다.그것을 통해 많이 배웠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스티브 잡스도 여러번 실패했다.실패를 겪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이 중요하다.실패한 스토리도 물론 들어봐야 한다.하지만 그 이후 창업자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알아야 한다.”

▶스타트업의 가치 평가는 어떻게 하는가
“가치를 판단하는 것보다 어떤 회사에 투자할 지를 결정하는 것이 더 어렵다.가치 평가는 그 뒤의 일이다.물론 아직 상장하지 않은 회사의 적정 가치를 판단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우선 창업 팀과 아이디어,그들이 기반한 시장,지속 가능성 등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기존에 비슷한 사업을 하는 회사가 있는 경우 좋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이럴땐 기존 회사를 뛰어넘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시장성이 입증되지 않은 최첨단 기술인 경우 어떻게 하나.
“사람들의 기존 생각을 바꿀 만큼 혁신적인 부분이 있는지,아울러 이것을 시장화할 수 있는 기업가 정신이 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증강현실(AR)이 대표적인 사례다.분명히 새로운 기술이고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사업적으로는 아직 검증이 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증강현실은 투자 타이밍의 문제다.어떤 경우엔 타이밍 문제가 아니라 사업성 자체가 성립이 안될 수도 있다.그것을 판단하는 것이 벤처캐피털의 역량이다.”

▶특별히 관심을 갖는 사업이 있나
“크게 결제 분야와 커머스,커뮤니케이션,그리고 엔터테인먼트에 관심을 갖고 있다.정보를 소비하는 패턴의 변화와 이것을 주도하는 서비스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다.하지만 시장은 계속 변화하고 특히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요즘 투자한 기업들의 투자 수익 회수 기간이 점점 짧아지는 게 실리콘밸리의 주요 화두다.그만큼 시장이 예측하기 어렵게 변한다는 뜻이다.내 관심사를 앞세우는 것보다는 이런 변화와 이것을 관통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읽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트렌드는 무엇인가
“향후 5년간 IT(정보기술) 분야의 스타트업은 소셜(Social)과 지역(Location),모바일(Mobile)을 뜻하는 ‘솔로모(SOLOMO)’가 지배할 것이다.기존 기업들 중에도 이런 변화에 적응해가는 기업이 더 빨리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장담컨대 페이스북은 2년 뒤에 가장 큰 모바일 회사가 될 것이다.이미 구글과 페이스북 접속자의 절반 이상이 모바일에 접속하고 있다.모바일이 기업의 미래를 바꿔놓을 것이다.”

▶산업발전에서 벤처캐피털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스포츠에서 마이클 조던 같은 선수가 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창업을 해서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같은 인물이 되는 것도 마찬가지다.하지만 스티브 잡스까지는 아니더라도 창업을 해서 IT분야에서 성공한 CEO가 되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젊은이들이 GM(제너럴모터스)에 입사해 자신을 계속 채찍질해 높은 자리에 가느 것보다 스타트업을 해서 자아실현을 하는 것이 미국에서는 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벤처캐피털은 이것을 가능하게 했다.즉 젊은이들이 창업을 하도록 이끌고 새로운 산업이 출현하도록 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정부의 역할이 있다면.
“한국의 경우 국가가 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안다.벤처 활성화를 위한 국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혁신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교육 시스템이다.사람들에게 더 많은 교육을 받아야 할 필요성과 그런 교육을 받는 목표를 명확하게 알게끔 하는 것이 첫번째다.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부의 창출이라는 측면 뿐 아니라 자아 실현과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불편한 것을 바꿀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사람들이 알도록 해야 한다.젊은이들이 현 단계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알고 도전할 기회가 있다면 상당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젊은이들의 이런 동기부여가 축적될 때 혁신적인 문화가 만들어진다.”

▶한국 벤처에도 투자한 경험이 있나
“한국은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번째로 아이폰 앱 다운로드를 많이 하는 나라다.그만큼 한국 내에서도 아이폰 관련 앱 개발사가 많은 것으로 안다.하지만 아직 실리콘밸리에서 한국 창업가들의 사례를 많이 만나지 못했다.실리콘밸리는 아니지만 뉴욕에서 한국인 정세주 사장이 창업한 워크스마트랩스가 클라이너퍼킨스가 투자한 유일한 한국 스타트업이다.한국의 벤처기업인들이 실리콘밸리 진출을 많이 시도하고 있다고 들었다.많은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by wonkis at Menlo Park in Silicon Va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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