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이 이제 생길 때가 됐다. 한국의 스타트업 코너에서 한번 등장했던 인물이 회사를 바꿔 다시 등장하는. 써니로프트를 창업한 정주환 사장은 2010년10월 한국의 스타트업 스물두번째 회사로 기록을 남겼었던 넥스알(http://limwonki.com/394)에서도 등장했었다. 넥스알을 창업한 한재선 사장을 도와 당시 그 회사에서 사업총괄이사(CSO)를 맡았다. 그해 연말에 회사를 KT에 매각한 뒤 그는 자신이 갖고 있던 지분을 팔고 새롭게 회사를 차렸다. 
 
 그가 새롭게 도전하는 써니로프트(Sunnyloft)는 이름 그대로, 햇빛이 잘 드는 다락방에서 이름을 따 왔다. 볕 잘드는 다락방에 올라가면 그동안 알지 못했던 뭔가 재밌는 일들이 생기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서 이름을 짓고 출발한 이 회사는 사람들의 삶에 도움을 주면서도 즐겁고 재미있는 아이템을 발굴해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친구 6명이 시작한 써니로프트
정주환 대표는 서울대 기계공학과 출신으로 같은 학교 기술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SK커뮤니케이션즈,네오위즈게임즈 등에서 사업전략,기획,신사업 개발 등을 담당했다. 공대를 나와 기술 분야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서도 경영 분야를 따로 공부한 그는 엔지니어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던 넥스알에 들어가 사업 분야를 총괄하고 회사를 KT에 매각하는 데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었다. 

 한재선 넥스알 사장이 넥스알을 매각하고 KT에 들어갔지만 정 대표는 그 길을 택하지 않았다. 지분을 모두 넘기고 회사를 나온 그는 종종 연락하던 친구들과 만나 무엇을 할까 고민을 같이 했다고 한다. 그리고 때마침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서로 비슷한 생각들을 하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이들이 비슷한 고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백그라운드가 비슷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창업멤버인 정하녕 이사와 김재호 CTO(최고기술책임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으로 했다. 정하녕 이사는 NHN에서, 김재호 CTO는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각각 상품개발과 검색기술 개발 분야에서 일했다. 창업멤버인 정윤수 부사장과 나영채 팀장은 서울대에서 과는 다르지만(컴퓨터공학과) 정 대표와 비슷한 시기 동문수학한 사이고 조민구 팀장은 네오위즈게임즈에서 정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좋은 회사에서 커리어를 잘 쌓고 비슷한 백그라운드에서 함께 고민했다는 이들이 생각한 아이템은 바로 현재 떠오르고 있는 인터넷 신서비스들이 갖고 있는 문제점이나 약점을 해결해줄 수 있는 것들이었다.

◆지금의 데이팅서비스엔 소셜이 없다
이들이 우선 주목한 것은 소셜데이팅서비스였다. ‘데이팅은 분명한 데 왜 소셜이 붙은 거지?’가 의문의 출발점이다. 즉 지금 온라인에서 데이팅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들의 대부분은 소셜과 아무 상관이 없다는 점이다. 그냥 회원 가입을 하고, 하루에 한 쌍씩을 랜덤으로 연결해주는 것은 소셜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이 점은 지금 온라인 데이팅 업체들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즉 지금의 소셜데이팅이건, 온라인데이팅이건 데이팅 서비스에는 소셜 항목이 전혀 없다. 여기서 출발해 써니로프트는 소셜 항목을 새로 시도하고 있다.

 데이팅에서 소셜이 추가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써니로프트는 소셜의 핵심을 신뢰성(credibility)라고 생각하고 있다. 데이팅 업체가 아무리 나의 프로필과 맞는 좋은 사람을 소개해준다고 해도 그 업체의 선의를 신뢰하기는 힘들다. 즉 서류상 기준은 충족할 지 몰라도 나의 여러가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딱 맞는 사람을 소개해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예를 들어 남자인 나의 친한 남성 친구와 내 여자친구의 친한 동성 친구 중 맞는 사람이 있다면 최상이 아닐까요. 그런데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그런 것을 반복하기는 힘들죠. 그것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이것을 시작하는 데는 자신이 쓴 프로필에 대한 불신이 출발점이 됐다. “보통 소셜데이팅 서비스에는 자신이 프로필을 쓰게 돼 있쟎아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자기가 자기 자랑을 한다는 게 얼마나 정확할까요.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일견 맞는 말이다. 자기 자신을 스스로를 야구 전문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야구에 정통한 친한 친구가 볼 때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 척 하는 친구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자기 자신에 대한 규정도 여러가지 부문에서 균형이 필요하다.

 써니로프트가 출시한 소셜데이팅 서비스 이름은 데이트프레소(Datepresso). 이 서비스의 특징 중 두드러진 부분은 자기 자신에 대한 규정에서부터 소셜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자신이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 특징 이런 것에 대해 나 스스로 나를 평가할 수도 있게 돼 있다. 하지만 이 모든 항목에 대해 다른 사람의 냉정한 평가가 덧입혀진다. 나는 스스로를 ‘나이스한 도시 남자’라고 평할 수도 있고 ‘노래가 특기’라고 평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항목을 아무도 클릭 안하면 아주 썰렁하게 남아 있는다. 남들은 나를 ‘차가운 도시 남자’라고 정 반대의 평가를 할 수도 있고 ‘노래 좀 부르지 마’라고 지적할 수도 있다.

 자신에 대한 평가부터 자신 인간관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은 소셜네트워크에서 이뤄진다. 이것을 써니로프트는 Friends of Friends Network라고 명명한다. 일종의 플랫폼이다. 참으로 적절한 이름인 것 같다. 데이트프레소에는 이것 말고도 재밌는 장치가 많다. 상대방을 찜할 수 있는 기능 Dibs도 있다. 누군가 나를 마음에 두면 Dibs를 클릭한다. 누군지는 모른다. 하지만 굉장히 설레는 시스템이다. ‘Woo’는 일종의 ask out 이다. 고백하는 장치다. 마음에 드는 상대방에게 나의 마음을 고백할 수 있다. 

◆좀 더 신뢰할 수 있는 검색 장치가 필요하다
 데이트프레소의 서비스를 유심히 듣다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아 이것은 사실은 데이팅을 매개로 한 다른 서비스다.’ 정확히 말하면 소셜데이팅이 아니다. 정 대표는 이것을 데이팅을 앞세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고 설명했다. 소셜데이팅이라는 범주에 넣기보다는 그 말이 더 정확할 것 같다. 실제로 정 대표가 지향하고 있는 바도 단순 소셜데이팅의 차원을 넘어서는 거였다. 데이트프레소는 데이팅을 사람들 간의 만남과 소통을 위한 일종의 주제로만 삼았을 뿐이다. 

 써니로프트는 소셜데이팅에 그치지 않는다. 좀 더 심각하고 좀 더 큰 시장에 대한 준비도 하고 있다.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는 Qranga는 지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소셜 검색 서비스다. “이미 SK커뮤니케이션즈가 하고 있지 않나요?”라고 물어볼 만 하다. 나도 그렇게 물었다.

 SK컴즈 출신답게 정주환 대표는 “네이트에서 소셜검색을 시도했지만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1촌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제한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즉 구현 방식 자체는 비슷하지만 일촌들이 미니홈피에서 한 답변 중에서 의미있는 것만 추출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결과에 제약이 많았던 것이다.

 와인에 대해 궁금한 것이 생겼을 때 세상 최고의 와인 전문가가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전문성은 그보다 좀 떨어져도 우리 집 사정도 좀 알고, 내 취향도 잘 알면서 와인을 잘 아는 친구가 전해주는 정보가 훨씬 유익할 수 있다. 프로젝트명으로 진행중인 Qranga는 이런 점에 착안했다.

 자본금 3억원으로 시작했던 이 회사는 시작하자마자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투자도 유치했다. 일단 소셜데이팅 사업은 매출이 바로 발생할 수 있는 분야라는 게 여러 기존 회사들의 시도로 입증됐다. 소셜 검색 분야에서의 매출과 수익 문제는 써니로프트가 새롭게 도전해야 할 과제다.

 “앞으로 사람들의 네트워크와 지식, 정보는 아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훨씬 더 견고해질 것 같습니다. 거기서 생겨나는 엄청난 정보와 관계도 제대로 체크하기 쉽지 않을 뿐 아니라 SNS가 발전할수록 끼리끼리 문화가 더욱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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