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무심코 내뱉는 말이 사실 자신의 속 마음이나 심리 상태를 여과없이 드러낼 때가 있다. 계속해서 일관되게 가면을 쓰고 살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계속 가면을 쓰고 산다고 자신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가면을 쓴 그 모습도 자신의 내면에 숨어 있는 특정 정체성의 반영인 경우가 많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내뱉는 말을 분석하면 어떤 특정 사안이나 현상에 대한 대중의 생각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보다 방대한 데이터, 보다 정확한 분석틀이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왜 많은 사람들이 저런 반응을 보이는지에 대해 보다 수긍할 만한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것이 가능하다면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매우 유의미하게 사용될 수 있다. 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으로는 집단적 행동에 대한 예방, 진단, 치료 등이 가능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과거에는 불가능에 가까웠던 이런 일들이 이제는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스타트업 코너에서 이번에 만나는 회사는 바로 SNS에서 나오는 사람들의 대화, 반응, 상호작용을 통해 인간의 욕구와 여론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트리움이라는 회사다.

<왼쪽부터 트리움 김도훈 대표, 이종대 이사, 손상원 이사>

◆사회 현상에 나타난 사람들의 집단 심리
창업자인 김도훈 대표는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96학번 출신이다. 사회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영국으로 건너가 런던정경대(LSE)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다. 회사의 비즈니스란 것도 결국은 대표이사, 창업자들의 관심과 역량, 의지의 반영이다. 그는 사회 현상에서 나타나는 대중들의 심리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것을 연구하고 있었다. 황우석 사태가 터졌을 때였다.

 “황우석 지지자들은 왜 언론 등에 의해 황우석 교수의 연구 결과가 거짓임이 밝혀진 뒤에도 계속 그를 지지하고 공식적인 기관의 발표를 믿지 않는 것일까”

 그는 이런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전공인 사회심리 분야에서 이것을 연구했다. 애국심? 시기심? 국민성? 무엇 때문일까.

 “군중 심리 중에 황우석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그런 현상이 있었습니다. 일상의 분노를 그렇게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었죠. 자기 삶에 대한 항변도 깔려 있었구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개인이 노력해도 안된다는 그런 생각이 기반을 이루고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음모론도 제기됐구요.”

 그는 이런 분석 결과를 정리해 이것을 한국에 있는 후배 이종대 씨에게 보냈다. 상문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후배인 이종대(연세대 경영학과 04학번)씨는 당시 연세대 경영학과와 삼성전자 영플러스멤버십이 산학협력으로 하고 있던 남아프리카공화국 현지화 전략 과제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는 선배의 논문을 영플러스멤버십에서 알게된 손상원(홍익대 산업디자인 02학번)씨에게 보여줬다. 손상원씨는 이 논문을 굉장히 인상깊게 봤다고 한다. 삼성의 영플러스멤버십은 삼성이 주최하는 공모전에 입상한 사람들로 구성된 멤버십이다. 손상원씨는 2007년 최우수상을 받을 정도의 인물이었으니 여러가지로 사업에 대한 생각을 안했을 리 없다. 논문을 통해 세 사람은 일차적으로 관심사가 비슷하다는 연결고리를 발견했다.

 이것이 인연이 돼 세 사람은 김도훈 대표가 한국에 들어왔을 때 ‘좋은씨앗’이라는 음식점에서 만났다. 김도훈 대표는 공부를 하면서 얻은 영감을 사업화하고 싶은 열망이 있었고 두 사람과 뜻이 통했다. “좋은씨앗에서 만나 좋은 씨앗을 뿌린 셈이 됐죠” 웃으면서 김 대표가 한 말이다.

◆경영 컨설팅 회사로 출발
2010년 9월 회사는 우선 개인사업자 형태로 출발했다. 처음에는 경영컨설팅으로 사업 방향을 잡았다.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이것을 기업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컨설팅의 새로운 분야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즉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분석한 경영컨설팅이 이들이 처음 잡은 사업이었다.  

 그런데 경영 컨설팅을 하다 보니 자동화하는 작업이 점점 많아졌다. 분석 결과를 유기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디자인 작업의 필요성도 늘었다. 디자인 분야와 기술을 총괄할 사람들이 더 필요했다. 개인사업에서 2011년 3월 회사를 법인으로 전환하던 시점에 필요한 사람들이 회사에 왔다. 김태준씨와 정영화씨다. 김태준씨는 모든 제품 디자인을 맡게 됐고 정영화씨는 비주얼 디렉터가 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과 4학년에 재학중이던 김남혁씨는 인턴으로 회사에 입사했지만 탁월한 능력으로 회사의 기술 분야를 총괄하는 최고기술책임자(CTO)의 자리에 올랐다.

 돈은 어떻게 조달했을까. 법인을 설립할 때 자본금 3000만원으로 시작했다. 그 뒤로 한번도 투자를 받지는 않았다. “투자받지 않고 매출 계속 내면서 버틴 거죠. 지금은 투자받는 것을 고민하는 시기입니다.”

 창업멤버 중 이종대 이사는 비즈니스 허브 리드를, 손상원 이사는 크리에이티브 허브 리드를 맡았다. 사장인 김도훈 대표는 리서치 허브 리드를 맡고 이 세가지를 이어보자는 뜻에서 회사 이름을 트리움으로 지었다. 법인 전환 후 이 회사는 경영컨설팅에 머물지 않고 보다 광범위한 사회적인 주제에 대한 폭넓은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경영 컨설팅 뿐 아니라 정부기관, 언론사와의 일도 수행한다.

◆관계 분석에서 언어 분석으로
사회심리학을 전공으로 한 김도훈 대표는 시맨틱분석방법론을 이용해 논문을 썼다. 관계 분석이 핵심이었다. 그런데 SNS 분석을 하면서 점차 언어 분석이 중심이 되고 있다. 언어 분석은 훨씬 깊은 난이도를 요구하기 때문에 앞으로 할 일이 더 많다. 

 “예를 들어 새누리당이 당명을 개정했을 때 소셜분석을 해보니 75%가 찬성했다고 나온 그런 결과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보니 이런 결과는 언어의 맥락, 반어법 등이 전혀 분석이 안됐기 때문에 나온 결과였습니다. 언어 분석에는 이런 어려움이 있습니다.”

 맞는 말이다. 같은 말이라도 어떤 상황에서 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언어 분석을 하려면 그래서 문장이나 단어 자체보다 대화나 글이 오가는 상황을 더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그런 것을 계량화해서 분석 틀을 만들 수 있을까. 현재로선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일을 하는게 트리움의 몫이다. 

 트리움은 굉장히 민감한 분야를 다루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분석하기로 작정한 이상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대부분 정치사회적으로 매우 민감한 이슈인 경우가 많고, 이런 것들을 분석한다는 이유만으로 돌 맞을 수도 있다. 그래서 트리움은 사업을 할 때 명확한 원칙을 세우고 출발했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리 결론을 짜맞추지 않는다는 겁니다. 기존 소셜분석 회사들 중에는 틀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되면 여기에 짜 맞추게 되죠. 우리는 문제를 어떻게 하면 잘 해결할 것인가에 중점을 뒀습니다. 그러면 틀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일을 하자는 그런 원칙도 세웠죠. 마지막으로 정당한 대가를 받겠다는 원칙도 세웠습니다. 그냥 공짜로 해 주고, 싼 게 비지떡이라는 그런 사업은 하지 않겠다고 한 거죠.”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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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20328] 트리움 “데이터만 긁는다고 소셜 분석인가”

    Tracked from TREUM - Social Intelligence Company  삭제

    원문보기: http://www.bloter.net/archives/103242?utm_source=twitterfeed&utm_medium=twitter 트리움 “데이터만 긁는다고 소셜 분석인가” by 이지영 | 2012. 03. 28 엔터프라이즈 “의미 있는 소셜 분석 결과를 내놓는..

    2012/03/2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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