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갈 때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은 역시 ‘어디서 잘 것인가’다. 편히 쉴 수 있어야 경치도 눈에 들어오고, 여행을 다닐 힘도 난다. 무엇보다 어디서 먹고 자느냐가 가장 중요한 여정 중의 하나다.

 미국에서 여행을 하면서 좋았던 것은 하루 전날, 심지어 당일에도 아주 저렴한 가격에 편히 쉴 수 있는 호텔을 구할 수 있었다는 점. 그런데 국내에서는 이게 영 쉽지가 않은 것 같다. 싼 방에 대한 정보도 그렇게 많지 않고, 가족들과 쉴만한 호텔도 많지 않아서 그럴까. 그래서 전국의 콘도가 언제가 꽉꽉 차 있고 예약을 하려면 몇 개월 전에 해야하는 그런 상황이 된 걸까. 

 하여간 이런 이유로 시작된 회사가 이번에 소개할 봉봉랩. 이름도 통통 튀고, 왠지 좀 코믹하고 즐거운 느낌을 준다. 사탕이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어 봉봉(bonbon)에 연구실의 랩(lab)을 붙여 만든 조어다. ‘맛있는 이름을 지으면 대박난다!’는 농담을 하다가 탄생한 이름이란다.

◆부산여행중 창업아이디어를 떠올리다

봉봉랩 창업자인 김가영 대표. 그의 창업 동기는 ‘왜 빈 방이 많은데 호텔 방을 잡기가 이렇게 힘든 걸까?’라는 물음이었다.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그런 물음이다. 하지만 그는 이 물음을 한때의 스쳐 지나가는 넋두리에서 멈추지 않고 창업으로 연결시켰다.

 날씨가 좋아서 무작정 놀러간 부산 해운대. 그런데 방이 없다! 여행의 묘미는 무작정, 계획없이 떠나는 것이니 이런 사람들이 많을 법도 하다. 김가영 대표 역시 그랬다. 그리고 주위에 물어보니 그런 경험을 해본 사람이 여럿 있었다. 그는 이런 아이디어에 착안, 처음에는 당일 빈 방을 찾아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생각했다고 한다.

 “오늘 빈 방이 있다면 할인해서 예약까지 할 수 있게 해주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숙박업소 입장에서는 업소를 알리고 상품을 판매할 기회를 더 높일 수 있고 고객은 할인 받아서 예약할 수 있으니 서로에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죠.”

 서강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진학을 앞두고 있던 김 대표였지만 창업의 생각이 그의  인생 진로를 바꿨다. 물론 그의 인생 진로가 어느날 갑자기, 혁명적으로 바뀐 것은 아니었다. 오랫동안, 그의 삶과 의식 속에 갖고 있던 생각들이 구체화됐고 그는 그것을 어느날 실현한 것 뿐이다.

 “법대에 들어갔지만 애시당초 제가 관심을 가졌던 분야는 미디어였어요. 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고, 미디어 관련 회사를 차리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로스쿨 준비도 했었다. “그냥 남들처럼, 그렇게 살았던거죠. 어느날 문득 내가 아무 관심도 없는 일을 그저 다른 사람들의 눈을 의식해서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 거구요.”  

 실제로 그는 잡지사에서 인턴 생활도 했다. 그런데 잡지사에서의 경험이 그에게 현실을 일깨워줬다. “거의 보는 사람이 없더라구요. 그 잡지를.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미디어에서 일한다는 것의 어려움을 뼈저리게 알게 됐어요. 미디어 관련 회사를 설립하겠다는 생각도 바뀌게 됐구요.”

 결국 창업을 결정한 그의 아이디어를 듣고 대학 동기 두 명이 합류했다. 지난해말부터 사업 준비를 개시, 올초 법인 봉봉랩을 설립했다.

<봉봉랩의 창업자인 김가영 대표(가운데)와 김진수(왼쪽), 김찬곤 이사>

◆人生之事塞翁之馬

동갑내기들이 모여 창업을 했지만 시작부터 이들은 영업이란 벽에 부닥쳤다. 봉봉랩의 첫번째 모바일 앱 서비스 호텔나우는 이름처럼 바로 지금 빈 호텔 방을 예약할 수 있게 해 주는 게 포인트. 당연히 가격도 저렴하다. 아무런 정보나 네트워크없이 사업을 시작한 이들은 우선 호텔을 직접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았다. 무려 300개! 이들이 찾아다닌 호텔 수다. 빈 방이 나올 경우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관련된 계약을 체결하는 게 우선이었다. 좋은 정보를 확보하지 않으면 고객이 찾지 않으니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영업은 쉽지 않았다. 호텔업계가 인맥으로 유지되는 폐쇄적인 구조였기 때문이기도 했고, 아무것도 없이 열정만으로 시작하는 젊은이들에게 선뜻 정보를 주는 곳도 많지 않았다. 무엇보다 호텔업체들은 기존 대기업과 갖고 있던 끈끈한 관계 때문에 새로운 업체의 당일 예약이라는 시스템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측면도 있었다. 그래도 끈질기게 찾아간 끝에 몇몇 호텔 지배인들이 계약을 해줬다. 그때부터 영업이 풀리기 시작했다. 보수적인 호텔업계가 조금씩 문을 연 것이다.

 영업에서 한숨 돌리니 개발에서 일이 터졌다. “처음에 일을 시작하면서 6월초에는 앱을 출시하자고 했어요. 그런데 뜻대로 안된거죠.”

 6월초라. 너무 급하기 일정을 잡은 게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그가 이렇게 생각한 것은 경쟁사들이 시장을 장악할 것을 걱정한 측면도 있고,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릴 필요가 없는 일이라는 판단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여간 앱은 시간에 맞춰 나오질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앱 개발을 외주에 맡겼는데 김 대표가 기대했던 완성도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 ““제가 경험이 없던 탓도 있었어요. 외주 업체에서 조금만 기다리면 된다고 하면서 시간이 계속 흘렀는데 그냥 그 말을 믿고만 있었던 거죠.”

 결국 김 대표는 외주로 진행중이던 개발을 중단했다. 하지만 그 덕에 개발자를 뽑을 수 있었고 이 개발자는 순식간에 완성도 높은 앱을 만들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호텔과 고객들의 기대 시기를 맞추지 못했다는 압박감이 컸다. 그 사이 경쟁사도 등장했다. 소셜커머스와 대기업도 당일 예약에 뛰어든다는 소문이 들렸다. 초조했지만 남은 시간을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자는 생각에 영업지역도 늘리고, 앱 컨텐츠도 강화했다. 그러던 와중에 이 기간을 그냥 버티는 수준이 아니라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법이 떠올랐다.

 “전화로 호텔예약을 받아보면 어떨까.”

 7월중순부터 2주동안 전화예약 서비스를 했다. 호텔나우는 런칭이 늦어지는 만큼 고객들에게 빨리 다가갈 방법을 찾고 싶었기 때문.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홍보도 덜 된 작은 회사치고 전화 문의가 너무 많이 들어왔던 것. 이래저래 악재도 많았지만 그 덕에 한 가지는 분명히 알게 됐다. 서비스가 매우 유용하고, 찾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개봉박두! 호텔나우

사람들이 어떤 호텔을 좋아할까요. 분위기가 좋은 호텔?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운 호텔? 음식이 맛있는 호텔? 뭐 그런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위치와 가격대가 맞으면 갑니다. 특별히 호텔의 브랜드와 분위기, 이런 거는 별로 크게 신경쓰지 않더라구요.” 김 대표의 설명.

 여행객이라면, 당일이나 또는 아주 임박해서 쉴 곳을 찾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위치와 가격. 이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이런 사람들의 수요에 맞는 정보를 제공해주고 연결하고 확인시켜주는 게 필수. 그래서 김 대표는 “복잡하지 않고 아주 심플하게 필요한 정보를 잘 보이게 큐레이션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어요.”

 정보 제공과 연결까지는 현재 단계에서 충분히 가능. 문제는 최종 확인인데, 이를 위해선 결제가 필수다. 그런데 몇만원에서 몇십만원씩 하는 호텔비를 결제하는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휴대폰 소액 결제는 안되고 모바일에서 바로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무통장입금을 하는 방식도 있지만 소비자들이 불편해할 가능성이 높다. 불편하다는 소문이 나면 사람들은 모이지 않는다.

 서비스 분야와 서비스 지역의 확장. 두 가지 과제도 있다. 아직은 국내 위주로 서비스를 하지만 해외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서비스다. 그 전에 모텔과 펜션, 콘도 등으로 영업을 확장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미 모텔 수백곳을 다니며 계약을 타진하고 있고 펜션쪽도 알아보는 중. 

 서비스를 내놓고 라인업에 갖춰지면 투자 유치도 적극적으로 할 계획. 아직까지는 자본금 4000만원으로 시작한 상태에서 버티고 있다.

 현재까지 버전은 8월말에 호텔나우를 오픈할 계획. 다만 결제를 어느 정도까지 매듭짓느냐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모바일 숙박에서 1등이 되야죠! 누구나 편리하고 저렴하게 좋은 방을 예약할 수 있는 그런 서비스. 제가 바라던 서비스였어요. 실현시켜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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