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은 정보가 대단히 비대칭적인 시장이다. 무엇보다 정보에 접근하는 루트가 대단히 제한적이고 이 제한적인 루트로 접근해도 매우 왜곡된, 또는 불만족스런 정보를 얻게 된다. 온라인이건, 오프라인이건 마찬가지다. 온라인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 뒤에도 부동산 매매나 임대와 관련된 불편함은 크게 개선된 것이 없었다. 매물 정보는 허위인 경우가 많고, 가격도 대체로 맞지 않으며, 충분한 상품 정보도 없다. 오프라인으로 가면 그야말로 정글이다. 그저 맘씨 좋은 공인중개사를 운 좋게 만나기만 바랄 뿐이다.

 좀 극단적인 감이 없진 않지만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이런 설명이 전혀 틀린 주장은 아닐 것이다. 이런 시장에서 기업가 정신이 발휘된다면 무엇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 이번에 소개하는 부동산다이렉트가 정답을 제시하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히 이 회사는 열린 듯 닫혀있던 이 시장에 해답을 들고 나왔다.

◆외국유학 접고 사업가로 전환

부동산다이렉트 창업자 이용균 대표는 결국 창업의 길에 들어설 때까지도 사업을 하고 싶다거나 사업가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다고 한다. 서강대 경영학과 02학번인 이 대표는 대학을 졸업하고 부즈앨런앤해밀턴이라는 유명 컨설팅회사에 입사했다. 2006년에 시작된 컨설턴트로서의 생활은 2011년까지 계속됐다. 컨설턴트로서의 삶은 그가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지만 그는 배우는 게 있다는 생각에 몇년간 그 생활을 했다. 그의 삶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2009년 아는 선배가 미국에서 부동산 플랫폼 모델을 들고 한국에 들어와 유사한 사업을 한국에서 해보겠다고 그를 찾아오면서부터였다.

 “그때 미국에서 주택 거래를 중개해주는 그런 사이트들이 많이 생겼구요, 그런 서비스가 한국에서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 거죠. 한국이 부동산 가격 정보를 온라인을 통해 공개하고 검색하는 것은 훨씬 먼저 시작했지만 한국에서는 대부분 정보만 얻을 수 있쟎아요. 그런데 미국에서는 바로 주택이나 사무실을 임대하거나 매매하는 것까지 연결해줬어요. 이 부분은 미국이 빨랐죠.”

 컨설턴트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외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던 이용균 대표. 하지만 선배가 하던 사업을 도와주면서 마음이 달라졌다. 일이 재미있었고, 가능성을 발견했고, 사업을 한다면 굳이 유학이 필요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2011년 그는 선배가 하던 이 사업을 그대로 받아서 하게 된다. 그런데 선배가 하던 일을 받게 된 데는 어떤 이유가 있었을 게 분명하다.

 “사업이 잘 안됐어요. 한국에서 정착하는데 뜻밖에 어려움이 있었죠. 당시 주택 임대차 중개를 하고 있었는데 정보도 부족하고 손님들을 유치하기도 힘들었어요. 제가 다시 한번 해보자는 생각에 맡아서 하게 됐죠. ”

 잘 안되는 일을 하게 됐으니 변화를 줬을 게 분명하다. 이 대표는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다시 했다고 한다. “그전에는 우리의 업을 IT서비스업이라고 봤어요. 그런데 저는 부동산업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사이트 구축에 앞서 우선 서울 시내 부동산중개업소부터 훑고 다니기 시작했어요.”

 그는 매물 대상도 변경했다. 주거용을 계속 해 왔지만 과감하게 사무용 부동산 전문 사이트로 탈바꿈하기로 했다. 정보 수집·제공 뿐 아니라 임대차계약진행까지 한다. 정보제공 및 정보컨설팅제공 수수료가 이 회사의 주된 수입원이다. 그야말로 온라인 부동산업이다.

◆왜곡된 부동산 시장의 솔루션


주거용 아파트, 주택 등을 하다가 사무용 분야로 전환한 이유가 궁금했다. 우선 가장 큰 이유는 이용균 대표를 비롯해 이 회사 창업멤버들 중 공인중개사가 없기 때문. 주택에 대한 매매나 임대 계약을 중개할 때는 반드시 임대차 계약서를 써야 하고 이를 위해선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업무용 사무실 임대 계약을 할 때는 임대차 계약서도 따로 작성하지 않아도 되고 공인중개사 자격증도 필요엇다. 일종의 컨설팅 계약서만 작성하면 계약이 이뤄진다.  

 정보가 대단히 비대칭적인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게 당초 목적이었다는 점도 업무용 부동산에 주력할 필요성을 높여줬다. 부동산 시장에서 정보의 비대칭성을 극복하기 위해선 가장 중요한 게 물건을 내놓는 사람(법인)으로부터 풍부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것. 그런데 수천만명의 개인이 물건을 내놓는 주거용 시장은 당사자가 너무 많아서 정보를 획득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반면에 업무용 부동산은 건물주나 빌딩을 여러 채 갖고 있는 법인 등으로부터 한꺼번에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사무실은 투입 비용 대비 효과가 높다는 점도 장점이다. 즉 중개를 하는 입장에서 한 건 성사시킬때마다 받는 수수료 등 수입이 주택에 비해 많다는 것이다. 물론 사무실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보가 많아도 임차인을 구하는 문제는 여전히 간단치 않았다.

 즉, 이 대표는 지금의 부동산 시장이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상당한 왜곡이 발생한다는 것에 주목했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자신이 우선 할 수 있는 것이 사무용 부동산 시장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사무용 부동산 시장의 중개업소들도 주택 관련 시장과 크게 다를바 없는 영업을 하고 있더라구요. 대부분 사무실이 밀집한 지역에 중개 사무실을 열고 그 지역 정보만 파악하는 식이죠. 그러다보니 서초동에 있던 회사가 잠실로 옮기면 부동산 업소 2곳을 거쳐야 하고, 탐색비용과 수수료가 비싸지게 되죠. 무엇보다 업소들이 제한된 정보만 갖고 있다 보니 어딜 가야 제대로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조차 오랜 시간이 걸려야 알 수 있다는 문제가 계속 반복되는 겁니다.”

 이런 문제 의식하에 그는 정보 파악에 우선 나섰다. 건물 정보를 얻기 위해 그는 6개월 동안 건물주 정보를 수집하고 다녔다. 건물마다 직접 찾아가 건물주와 만나기도 하고,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기도 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잡상인으로 오해를 받아 쫓겨나오거나 욕을 먹는 일은 숱하게 많았다. 그래도 이렇게 해서 정보가 차곡차곡 모였다.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3구의 빌딩과 상가 5만여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다. 사상 처음으로 강남지역 상가의 매물 상황과 가격 정보를 수집한 것이다. 어떤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사이트보다 많은 정보다.

◆알스퀘어 B2B 앱 이달 중 출시

부동산다이렉트는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싼 가격에, 시간 낭비 하지 않고 사무실을 얻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목표다. 일단 정보가 많으니 소비자 입장에선 좋을 수밖에 없다. 부동산다이렉트를 통해 사무실을 구하려는 사람이나 법인에게는 이 방대한 정보가 공개된다. 물론 중개업소 등이 정보만 빼내기 위해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이트는 오픈했지만 자세한 모든 정보가 다 공개되지는 않는다. 

 정보가 많고 실제 가격이니 헤매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해 다 알 수 있으니 발품을 파느라 고생을 할 필요도 없다. 부동산다이렉트 직원들은 사무실을 구할 때 필수적으로 알고 싶어하는 정보들, 예를 들어 화장실의 위치 및 남여공용 여부, 현재 인테리어 상황, 주변 환경 및 교통 등 다양한 정보를 일일이 찍은 사진과 작성한 글로 상세히 제공한다. 임대차 중개 수수료도 법정 수수료의 3분의 1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한다. 

 이런 입소문이 퍼지면서 정식으로 서비스를 오픈하기도 전에 최근 1년 동안 티켓몬스터, 앱디스코, 엔써즈, 캡콤코리아 등 50여개 벤처기업들이 부동산다이렉트를 이용해 사무실을 이전했다. 스타트업 전문 투자업체인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가 최근 3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런 장점을 갖고도 서비스를 알리는 것은 여전히 숙제다. 이 대표는 입소문에 더해 적절한 마케팅 방법을 찾는 한편 특히 임차인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효과적인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일단은 강남 서초 송파에 집중하지만 여의도 분당 판교 등으로도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전국 서비스로 넓혀나가야죠.”

 부동산다이렉트는 위치기반서비스(LBS)를 통해 실거래 가능한 사무용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는 ‘알스퀘어(Rsquare)’ B2B 용 앱과 개편된 공식홈페이지를 이달 중 선보일 예정이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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