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플 제품을 보내주고 이를 광고와 마케팅의 채널로 삼는 서비스들은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까. 혹자는 화장품 샘플 판매 서비스, 즉 무슨무슨 박스류의 서비스의 한계에 대해 말하기도 하지만(대량 생산에 제한이 있다는 등의 지적) 지금 이런 종류의 서비스만큼 빠르게 확장해가는 정기배송 서비스도 없다. 특히 화장품 분야에 있어서는 신상품을 바로바로 써 보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와 업체의 필요성을 잘 연결시킨 절묘한 영역을 잘 파고든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샘플 배송 서비스는 신제품 마케팅이 필요한 업체로부터는 공짜로 샘플(사실상 신상품의 미니어처 수준)을 받아서 이를 써보고 싶은 고객들에게는 돈받고 파는 모델이다. 신상품 마케팅 대행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신상품을 돈받고 파는게 아니라 공짜로 보내준다면? 시장의 판도를 흔들 수 있을까. 그러면 어디에서 돈을 벌 수 있을까. 사람들은 이에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번에 소개하는 회사는 ‘써봐야 알지!’를 내세운, 프리캐치 개발사 스타캐치의 우철규 대표다.

◆영화감독을 꿈꾸던 청년

우 대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영화판으로 갔다. “그땐, 참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어요. 아니 영화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던 거죠. 온갖 일을 다 했어요. 영화 촬영장에서 스탭으로 일한다는 건 촬영 현장을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장소 준비, 사람 섭외, 하다 못해 식사 준비까지. 3년 동안 있었어요.”

 촬영장 스탭 일로 생활비를 감당하긴 역부족이었다. 평소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비를 충당하고, 촬영이 있는 기간이 되면 촬영장에서 일을 했다. 그가 영화판에서 스탭으로 일하고 있을 때 그에게 공부를 더 할 것을 권유한 사람들도 있었다. 영화 감독이 되고 이 분야에서 일을 계속 하려면 더 배워야 한다는 거였다. 맞는 말일 것이다. 그런데 당시 그는 공부를 왜 더 해야 하는지에 대한 뚜렷한 자각이 없었다. 그렇게 3년의 시간이 지나고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생활도 마친 그는 한 전문대학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대학에 입학하고나서도 방황은 끝나지 않았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고민하면서 그는 시나리오를 쓸까 하고 책을 보던 중 ‘다른 나라 사람을 봐야겠다’는 생각에 미친다. ‘경험을 넓혀야 뭐든 할 수 있겠구나’는 게 그의 당시 판단. 그는 훌쩍 인도로 떠나게 된다.

◆인도여행 중 자신을 발견하다.

 “아니 왜 하필이면 인도에?”

 “글쎄요. 그냥 그 쪽에 뭔가 동경 같은게 있었어요. 스티브잡스도 인도 여행 중에 자신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쟎아요. 저에게도 뭔가 도움이 될 것 같았죠.” 

 “경비는 어떻게 마련했어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모아둔 돈을 전부 다 쏟아 넣었어요. 사실 인도 여행이 경비가 싼 이유도 컸어요. 경비의 대부분이 비행기값이었죠. 현지에선 돈이 거의 들지 않았어요.”

 인도를 얼마나 다녔을까. 무려 8개월을 있었다고 한다! 델리 뭄바이 캘커타 등 인도 전역의 도시를 전부 다 다녔다. 대한민국 좁은 땅도 그렇게 다 돌아다니긴 힘들텐데. “한국은 그렇게 다닌 적 없었죠?” 나의 이런 질문에 그가 답했다. “그쵸. 그때까진 그랬죠.”

 8개월을 다니다가 돌아오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어느 날 시골 마을에 들어갔는데 어떤 남루한 소년이 신발을 사 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사 줬어요. 아무 생각없이 한 행동이죠. 그런데 그 다음날 이 녀석이 친구들을 데리고 오더라구요. 그러면서 자기네들도 사달래요. 얘네들 신발 값이 한국 돈으로 치면 정말 터무니없이 싸거든요. 그래서 그 몇명에게도 신발을 사 줬어요. 그게 저한테는 별로 부담이 되는 돈은 아니었으니까요. 그런데 그랬더니 그 다음날엔 정말 동네 애들을 다 데리고 온 거에요. 거기서 제가 여러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제가 가진 돈을 다 주면 처음에 신발 사줬던 그 아이가 대학까지 다닐 수 있는 교육비와 생활비가 다 되겠더라구요. 그러면서 제가 여기서 뭘 하고 있나 이런 생각이 든 거죠. 빈부의 엄청난 격차에도 놀라고, 한편으론 내가 괜히 이 사람들이 그냥 이렇게 사는 곳에 나타나 평지풍파를 일으킨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구요. 남의 인생에 개입하지 말자. 나는 빨리 내가 사는, 치열한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그는 바로 한국에 들어가진 않았다. 이번엔 중국 여행을 떠났다. 하지만 중국 여행은 보다 현실적으로 택했다. 치열한 삶의 현장이 있는, 대도시로 갔다. 베이징과 상하이. 두 대도시에서 두 달을 보냈다. 그리고 그는 마음을 굳혔다. “‘창업을 하자. 이공계로 대학에 들어가서 열심히 공부해서 엔지니어가 되서 내 힘으로 창업을 하자’ 이렇게 결론을 냈어요.”

 2007년 한국에 돌아온 그는 일년간 준비를 해 2008년 가천대 소프트웨어학과에 입학(편입)했다.

◆쓰라린 첫 실패

2010년 2월 졸업을 하자마자 그는 바로 사업을 시작했다. 인도와 중국 여행 중에 한 결심을 지킨 것이다. 당시 그가 시작한 사업은 온라인 교육용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SNS를 통해 친구도 사귀고 영어 공부도 할 수 있게 한다는 컨셉트로 시작했다. 하지만 경험없이, 열정만으로 시작한 사업은 3개월만에 끝나고 말았다. 너무 빨리 찾아온 실패였다. 이게 약이 될 수 있을까. 어쨌든 그는 사업을 접고 바로 여행을 떠났다. 이번엔 국내를 한바퀴 도는 한달짜리 프로젝트였다.

 그 뒤로도 그는 위시쿠폰이라는 소셜커머스 사업에 참여하기도 하고 2012년에는 리워드앱을 개발하는 일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2013년 스타캐치를 설립하고, ‘프리캐치’라는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프리캐치(free catch)는 단어에서 오는 느낌 그대로 공짜로 물건을 잡을 수 있는 서비스. 기본적인 개념은 샘플을 고객들에게 배송해준다는 것이다. 샘플 서브스크립션 커머스와 유사하다. 즉 화장품 등 업체로부터 샘플을 제공받아 이것을 고객들에게 보내주는 것이다. 기존의 미미박스, 글로시박스 등과 다른 점은 어디에서도 비용이 청구되지 않는다는 점. 즉 기존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는 업체로부터는 공짜로 받아서 소비자들에게는 돈을 받고 판매했지만 프리캐치는 말 그대로 소비자들에게도 공짜로 제공된다. 소비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기 때문에 이름이 프리캐치다. 소비자들에게 공짜로 제공하기 때문에 되레 업체들로부터는 일부 비용조로 지원을 받는다. 업체들이 마케팅 차원의 비용을 대는 셈. 

 소비자들은 제품을 써보고 간단한 후기 정도를 올리면 된다. 후기가 활성화돼있다는 게 특징. 소비자들이 써 보고 느낌을 올리기 때문에 업체들로서는 반응을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타캐치 창업멤버 및 임직원들. (앞줄 왼쪽부터)박혜진 MD, 우철규, 김지웅 전략이사.  (뒷줄 왼쪽부터) 최태준 영업총괄, 김한열 매니저>

◆한가지 상품에 집중!

더 큰 차이는 한 가지 상품에 집중한다는 것. 즉 단일 브랜드 상품을 배송한다. 배송 횟수에도 특별한 제한이 없다. 월 1회가 아니라 매주 1회씩 보낼 수도 있다. 신상품이 나왔을 때 보다 적기에 샘플을 체험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될 수 있는 것. 단일 브랜드를 보내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에 묻혀서 원하는 제품의 마케팅을 제대로 했는지에 대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도 없다. 딱 하나씩만 가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그것에 집중하게 된다.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프리캐치는 박스에 포장한 소포 방식이 아닌 비닐 등으로 포장한 일반 우편물로 샘플을 보내고 있다. 물론 이로 인한 제약도 있다. 제품의 용기나 용량의 제약이 생긴다. 너무 샘플 티가 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사실 지금 화장품 서브스크립션이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된 것은 저렴하게나마 비용을 지불하면 ‘샘플이지만 사실 샘플이 아닌’ 상품을 받아 쓸 수 있다. 즉 싸구려 느낌이 비교적 안 난다는 것이다. 그런데 공짜라도 막상 진짜 샘플 같은 샘플이 오면 어떨까. 물론 그것을 원하는 소비자들도 있겠지만(공짜니까) 시장 확장에 제약이 있지 않을까. 더구나 용기 등의 제한마저 있다면 말이다.

 프리캐치의 또 다른 전략은 화장품 말고 다른 다양한 상품군으로 확대한다는 것. 이미 액세서리를 샘플 배송군에 추가했고 식음료 분야로도 전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간단한 스낵이나 쉽게 상하지 않는 음료수 등 음식표품 분야에서도 샘플 상품을 필요로 하는 분야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일단 우 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금방 떠오른 생각은, 마트나 백화점 음식료품 코너에서 하는 시식을 집으로 가져다준다는 개념도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식을 하는게 제품에 대한 접근을 높여서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것인데, 시식을 아예 집에서 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것.

 현재 프리캐치는 모바일 웹 사이트로만 출시된 상태. 앱 서비스는 내년 1월에 출시된다. 모바일 웹 페이지 http://m.freecatch.co.kr 에 들어가 샘플을 신청하면 받을 수 있다. 신청하면 누구나 받는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안됐지만 뜻밖의 호응도 얻고 있다. “저희 샘플이 소포가 아니라 우편함에 꽂히는데요, 여성분들의 반응이 의외로 좋더라구요. 우편함에는 항상 스팸이나 돈 내라는 고지서만 들어오는데 샘플을 써 볼 수 있는 우편물이 오니까 기분이 좋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프리캐치는 해외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소포 방식이 아닌 우편물 배송 방식을 택한 것도 일본 시장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 일본에서는 소포냐 우편물이냐에 따라 10배 이상의 가격 차이가 난다. 우대표는 “내년에 일본 시장 공략도 본격화할 것”이라며 “SNS 기능을 강화해 소비자들이 샘플을 써보고 후기를 올리고 공유하는 부분이 활성화되면 업체들이 보다 마케팅 효과를 체감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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