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가 있는 시장엔 사람이 몰려든다. 중고차 시장이 대표적이다. 중고차 거래는 앞으로 점점 늘어나겠지만 여전히 불편하고, 신뢰가 가지 않으며, 가격이나 거래 과정에 대한 불만이 존재한다. 한국의 스타트업 이백마흔두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중고차 직거래 플랫폼 꿀카를 만든 라이노브파트너즈의 오종수 대표다


 스타트업 창업가들 가운데에는 정말 색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만 오 대표의 경력 역시 만만치 않다. 이제 갓 서른이 넘었건만 20년이 넘게 해외에서 생활을 했고, 국내외를 오가며 직장 생활과 창업 경험을 쌓은 특이한 인물이다. 분명한 건, 이력에서 보듯 거침없이 도전하기를 즐기는 이 젊은 사업가가 이번엔 중고차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점이다.


Just Do It


즉흥적인 성격일까, 아니면 머릿 속에 떠오른 생각을 즉각 실행에 옮겨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일까. 오종수 대표는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음악 활동을 하는가 하면, 훌쩍 유학을 떠났다가 창업을 하는 등 심상치 않은 행보를 보였다.


 “어릴 적부터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실행에 옮기는 성향이 강했어요.”

그는 자기 자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부모님과 함께 중국에서 살던 중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를 한 게 대표적이다. 음악이 하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그래도 고등학교 과정을 포기할 수는 없기에 검정고시를 봐서 합격을 하고 음악을 독학했다고. 프로듀싱을 배운 그는 불과 6개월여만에 파이오니어 중국 전국 대회에서 2등을 하면서 상하이 현지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게 2004년의 일이었다. “그런 경험을 하고 나니 당시 한류를 타고 중국에서 엔터테인먼트쪽 사업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죠.”


 그는 자신이 음악적 재능이 탁월하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다만 추진력이 강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어쨌든 그의 이런 추진력에도 불구하고 음악 쪽 사업을 중국에서 하기는 쉽지 않았다. 아버지가 하던 반도체 사업이 잘 안되면서 위험이 큰 사업을, 그것도 생소한 분야에서 한다는 건 용납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음악에 대한 자신의 끼는 잠시 접어두고 안정적인 코스를 밟았다. “호주 맥쿼리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어요, 그리고 영국으로 가서 공부를 했습니다.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구요.”


 어린 시절 그는 해외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사업을 했던 아버지 덕분에 해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난 뒤에도 그는 외국에서 일했다. 언스트앤영 싱가포르 법인에서도 일했지만 그의 마음은 항상 창업 쪽에 가 있었다고 한다.

한동안은 집안 사정 때문에 위험을 오랫동안 감수하는 일을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시기는 계속 보고 있었어요.”


실패에서 배운 교훈


남들이 하지 않는 일에 대한 도전 의식과 열망이 항상 있었던 그는 직장 생활을 하는 와중에도 창업을 계속 시도했다고 한다. 하라금에듀라는 이러닝업체를 창업하기도 했다. 하지만 뜻이 맞지 않던 멤버가 있어서 제대로 추진도 해보지 못하고 사업을 접어야 했다고 한다. “그때 알았어요. 팀원 간에 정말 잘 맞아야 한다는 걸요.”


 친구와 창업을 결국 같이 하게 된 것도 이때의 경험 때문이었던 것 같다. 번역 회사를 차리기도 했고 몇 차례 소소한 창업이 이어졌지만 큰 성공을 거두기보단 금전적 이득과 훗날을 위한 경험 축적의 측면이 강했다.


 그에겐 중학교때부터 친구인 이신우가 있었다. 이신우는 연세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IBM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가 워낙 해외 생활을 오래 했지만 한국에 들어와서 그는 다시 친구와 만나 자신이 생각하는 창업 아이템에 대한 생각을 나눴다.


 “헤브론스타라는 전략컨설팅 업체에서 일할 때였어요. 고객사 중에 중고차 매매 관련 업체가 있었는데 시장 조사를 하다가 중고차 시장을 알게 됐어요. 그리고 친구와 함께 2015년초부터 중고차 시장에 대해 얘기를 나눴죠.”


 IBM에서 일하고 있던 이신우 역시 그의 생각에 적극 동조했다.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개인간 중고차 직거래를 활성화해주는 플랫폼을 만들면 큰 기회가 있을 거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결국은 차를 온라인으로 사고 파는 시대가 올 거라고 생각했어요. 중고차에서도 그런 시기가 빨리 올 것 같았구요. 그런 서비스를 우리가 먼저 만들어보자고 한거죠.”


<꿀카의 오종수 대표(왼쪽)와 이신우 COO>


 두 사람은 20159월부터 사업 기획을 시작했고 팀 빌딩에 나섰다. 오 대표의 경우 사업 경험은 많았지만 중고차 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지식은 없었다. 이신우 이사의 경우에도 공대를 나와 IT 분야에 대해선 밝았지만 중고차 세계는 새로 배워야 하는 처지. 다행히 이들에게는 자동차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이 있었다. 이도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고등학교때부터 창업을 해 본 인물이고 멕시코에서 차량 매매 사이트 Autoplaza를 개발하고 운영한 경험이 있었다. 오 대표와는 하라금에듀를 같이 창업한 사이이기도 하다. 고태일 CSO(최고전략책임자)는 삼성공조 등 자동차 부품업체에서 일한 경력이 있고 김건무 CMO(최고마케팅책임자)는 삼성전자에서의 마케팅 경험과 출판사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의 어려움과 결실을 모두 맛 본 인물이다. 레이싱팀 경정비 경험을 한 김훈기 팀장 등이 합류하면서 창업팀이 탄탄해졌다. 2016년 오 대표는 라이노브(RINNOV)를 설립했다.


꿀카에서, 좋은 차를 가장 좋은 가격에.


라이노브는 Right + Innovation의 합성어다. ‘올바른 혁신을 추구하자는 의미에서 만들어졌다. 이들의 첫 프로젝트는 꿀카. 중고차 직거래를 위한 최고의 도우미를 자처하는 서비스다.


 시장성도 분명 있었지만 오 대표의 개인적인 경험도 작용했다.

차를 좋아해서 여러 번 직거래로도 구매해 보고, 딜러를 통해서도 구매해 보기도 하고 그랬어요. 20살 때 처음으로 대학 시절 호주에서 혼다 시빅을 구매했는데 산 지 3주 후에 후진이 안되더라구요. 엔진룸에서 불이 날 뻔도 했죠. 결국 폐차를 했어요. 스물아홉살 때 지금 타고 있는 차를 샀는데, 다행히 품질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알고 보니 비싸게 구매를 했더라구요. 정말 열이 받았어요. 하지만 이 경험 덕분에 창업을 하게 됐죠. 이런 경험을 다른 사람들도 많이 할 테니까요. 우리는 이런 경험이 아닌, 좋은 차를 잘 샀다는 그런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꿀카에 대해 국내 최초 관리형 중고차 직거래 중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중고차 거래에 특화된 e-commerce 플랫폼을 운영한다.

“3월에 베타서비스를 런칭한 이후 현재까지 약 900대 판매신청이 있었지만 수도권 지역에서만 운영 중이어서 200대만 취급하고 있습니다. 매물에 대한 욕심도 당연히 있지만 처음에 너무 욕심을 내지 말고 믿을 수 있는 차량들을 엄선해서 초기유저들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고 판단했거든요.”


 기존의 딜러를 끼고 있지 않다는 점에선 분명 직거래라고 할 수 있다. 사이트에는 판매자가 차량을 올려놓고 구매자는 인터넷에서 전자제품 구매하듯 차를 산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직거래는 아니다. 그래서 관리형 직거래라는 말을 쓴다. 차량에 대한 보증이나 검증, 거래의 안정성 등을 꿀카에서 담보하는 형태다. 정말 하루 이틀 안에 빨리 차를 팔아야 하는 상황만 아니라면, 직거래는 가장 높은 가격을 받고 차를 파는 방법이면서, 가장 싼 가격에 차를 살 수 있는 방식이다. 중고차와 같이 플랫폼 업체가 많이 관여하는 상품도 전자상거래가 가능하다는 가설이 이미 미국 등에서 증명된 것도 사실이다. 현재 미국, 중국 등에서는 조단위 벨류에이션을 받고 있는 검증된 사업 모델.


 “그동안 국내에서 딜러를 통해 거래를 했던 이유는 별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쇼핑몰에서 물건 사고 팔듯 가장 안전하게, 가장 만족스런 가격에, 좋은 차를 판매하고 구매할 수 있는 직거래 서비스가 된다면 한국에서도 상당한 성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겁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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