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성공에 비결, 정답 이런 건 없는 것 같다.”

정말 끊임없이 시도하는 것이고 성공은 하늘이 내려준다는 게 맞는 것 같다. 가장 적절한 때에 적절한 사람이 온다. 그 사람을 하늘이 내려주는 거 아닐까.”

“100건을 시도하니 그 중 하나가 가까스로 되더라.”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한 기술창업자들과의 간담회’(데뷰2016의 부대 행사)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랬다. 대화 내용은 전혀 기술적이지 않았고 창업가들의 질문은 그의 경영 철학과 계속되는 도전에 대한 궁금함으로 가득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의 내용을 네이버 홍보실의 도움을 받아 전달받았다. 간단히 내용을 요약해봤다.


 

라인성공으로 시작된 제2의 창업

라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고 상장에까지 이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해진 의장과 네이버에게 제2의 창업이 시작됐다는 거였다. 즉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사업을 했던 네이버가 이제 한국 시장이라는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해외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는 의미다. 상장으로 자금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상장을 하고 라인이 독립을 함으로써 더 이상 네이버가 라인에 자금을 투자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만큼 수천억원 이상의 자금에 여유가 생긴 것이고 그 자금이 제2의 창업 기반이 된 것이다.


 이 의장 역시 창업가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런 점을 언급했다. 이 의장은 라인 성공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상태에서 기적 같은 일이고, 행운이라 생각한다라인이 성공했기에 유럽과 미국 시장에 도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구글, 페이스북 등과 경쟁하는 것 때문에 밤에 잠을 잘 못잔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는 그였지만, 아무리 큰 그런 회사라도 전 세계 시장을 다 갖지는 못할 것이고 거기에 기회가 있다는 게 이 의장의 판단이었다.


구글, 페이스북이 몇 개의 시장을 다 갖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세계적으로 독자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회사가 나와야한다고 생각하구요. 글로벌하게 봐도 (네이버나 라인처럼 로컬에서 시작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는 회사가) 별로 없는데, 이런 사례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유럽을 가는 이유도 로컬 사업자들이 없는데 대안도 못찾고 있어 같이 협력하고 고민하려고 하는 겁니다. 국내만 가지고는 부족하기 때문에 해외에서 시장을 얻어야 하는데 굉장히 어려운 일이며, 여러분들이 해외 진출할 때 실질적으로 도와드릴 수 있다면 돕고 싶습니다.”

 

성공의 비결은 없다


이날 창업가들은 이해진 의장에게 성공의 비결, 창업의 동기 등에 대한 질문을 많이 던졌다. (당연하다. 누구라도 그걸 물어보고 싶을 것이다.) 약간 허무할 수 있지만, 그의 대답은 요약하자면 한결 같았다. ‘비결은 없는 것 같다. 나도 잘 모르겠다.’

겉에서 보면 쉽게 성공하고 계속 뭔가 도전하고 혁신을 이루는 것 같지만 안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것.


 “사내벤처로 시작했고, 밖에 나와서도 플랫폼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셨는데, 어떻게 그 어려움을 견디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검색엔진을 개발하는 게 재밌었고, 큰 조직에서 안되니 나가서라도 해야된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외부에서 볼 때 성공한 사례에 대한 이야기는, 된 다음에 다 그렇게 얘기하는 거지, 바로 직전까지는 안될 거 같고 후회, 불안감이 가득하고 그랬습니다. 저는 사업의 성공에 대해서는 운칠기삼이라고 생각해요. 사업의 성공은 70%는 하늘이 해주는 것 같습니다. 사업은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데, 성공을 한 것들을 보면 반드시 그 성공을 이뤄주는 좋은 사람이 나타났던 것 같아요. 그것이 하늘이 내린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한국에선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고민 더 치열해야


한국 시장이 작다는 것, 그런데 경쟁은 대단히 치열한 그런 시장에서 사업을 시작하면서 겪는 어려움은 스타트업 창업가들이 거쳐가야 하는 과정이다. 이 의장도 이런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해 수익모델을 좀 더 다듬고 사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서비스할 때 어려운 점은 광고시장이 굉장히 작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무료로 사용자들을 모으고 수익을 내는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광고라는 것은 1등이 다 먹는 구조. 미국에서도 페이스북이 있어 트위터가 어려워지는 구조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셔야 합니다. 미국이나 중국과 달리 대한민국은 정말 작죠. 어떻게 돈을 벌지 고민해야 합니다. 미국식 모델만 따라하면 어려울 겁니다.”


 그가 뽑은 수익모델의 근본은 사용자 시각에서 사업을 바라봐야 한다는 점. “저는 가장 중요한 것이 사용자 시각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게임과 합병했을 때 한게임 직원이 네이버를 평가할 때, 네이버 직원이 한게임 서비스를 평가할 때 정말 정확했거든요. 서비스 전력, 비전, 철학이 중요한게 아니라 써보면 정말 보여요. 결국 사용자 시각이 중요한데 서비스를 만들다보면 그 로직안에 갇혀서 그걸 잃어버립니다. 그걸 잃지 않게 일깨워 주는 게 중요합니다.”

 

리더십은 성공사례에서 온다


의장님이 2,3년차의 초창기 창업가로 돌아간다면, 어떤 부분에 진중하는 게 좋을지, 어떤 부분이 중요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저는 검색엔진 개발이 하고 싶어서 나와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정신차려 보니, 나를 따라온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이 엄청나더군요. 그래서 수익만 내면 될 줄 알았는데 막상 수익을 내고 나니 이 시장에서 1등 못하면 경쟁력을 잃을 것 같고, 1등이 되니 글로벌 안 하면 글로벌 플레이어에게 밀릴 것 같고, 또 이후에는 직원들에게 새로운 것을 안주면 더 좋은 사람들이 안올 것 같고.. .매년 새로운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 의장은 동료들과의 신뢰가 이런 문제를 풀어가는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상당히 철학적, 형이상학적 말이지만,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은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신뢰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일본에 가서 검색으로 승부 보겠다고 준비를 했는데, 성공은 결국 메신저인 라인 통해서 이뤄진 것을 보면, 소신껏 끝까지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변신하는 것도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검색으로만 나갔으면 잘 됐을지 모르는 것. 그것을 판단하는 것이 의사결정자의 고독한 싸움입니다.

(라인 출시하기 전) 일본에서 검색을 포기할 때 굉장히 어려웠어요. 지금껏 투자한 것을 버리고, 모바일로 바꾸는 일인데, 그게 힘들었습니다. 의사결정 하는 순간이 CEO로서 가장 어려운 순간입니다. 결정은 다 장단점이 있는데 그에 따른 모든 것을 감수해야 하거든요. 그 때 너무 외롭고 힘들텐데, 정답은 없습니다. 결국 모든 것은 결과론인 것이고, 어려운 문제입니다.”


 리더십에 대한 고민도 빠지지 않았다.

저는 다른 CEO들이 비전도 발표하고 연설도 하는 것을 보며 CEO로서의 리더십, 카리스마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러타입이 있는 것이고, 결국 리더십은 성공사례로부터 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직원들도 CEO를 믿을 수 있습니다. 성공은 하늘이 좌지우지 하는 것인데 결국 성공적인 의사결정이 사람들을 끌어올 수 있고, 신뢰를 잃지 않는 근본적인 것이 되는 거죠.”


그의 마지막 멘트는 성공과 행복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통찰이었다.

네이버에 이어 라인까지, 그렇게 성공을 거둤는데, 유럽까지 가면서 사업을 잘하려고 하는 이유는 뭔가요? 어떨 때 행복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페이지 천만 뷰, 매출 10, 수익만 나면, 1등만 하면, 일본에서 자리만 잡으면 행복할 것 같았어요. 그런데 성공하면 그 다음 숙제가 항상 있었다. 어떻게 재미있게, 행복하게 살아야하는지 고민입니다. 선배들도 다들 해매고 계신 것 같아요. 돈이 있다고 현명해지는 게 아니고, 사업이 성공했다고 인생이 성공하는 것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행복에 대해서는 저나, 신입사원이나 같을 거에요. 성공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해외에 나가는 이유도 동기부여 목적도 있습니다. 일단 살아야겠다는 절박감으로 시작되었었겠지만. 후배들에 대한 책임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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