겅호온라인과 웹젠의 교훈

게임이야기 2008.02.15 13:27 Posted by wonkis

2003년 5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웹젠은 한 게임업체의 코스닥 입성 사례에 그치지 않고 너무도 많은 게임업체의 코스닥 시장 도전에 영향을 미쳤다.그 해 569억원의 매출과 328억원의 영업이익,334억원이라는 사상 최고 실적을 올리면서 웹젠은 숱한 찬사를 받았다.‘뮤’라는 단일 게임만으로 이 정도의 실적을,그것도 영업이익률이 무려 57.64%에 달했으니 웹젠이 한껏 고무될만 했다.

 하지만 바로 그 다음해부터 안좋아지기 시작했다.2004년 531억원의 매출에 204억원의 영업이익,210억원의 순이익을 낼 때만해도 일시적인 부진이려니 하고 생각했을 투자자도 있을 것이다.그런데 2005년 웹젠은 290억원의 매출액에 1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주저앉았다.작년에는 매출보다 손실액이 더 컸다.매출액 219억원에 영업손실 301억원,순손실은 무려 315억원이었다.‘상장하는 시점이 꼭지’라는 주식 시장의 속설이 그대로 들어맞는 셈이었다.

 

 

 웹젠의 효과는 컸다.상장한 뒤로 계속 실적이 악화됐고,게임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확산됐으며,단일 게임만 갖고 상장해 차기작을 내지 못했다는 꼬리표는 2006년까지 떨어지지 않았다.웹젠은 작년에 썬이라는 차기작을 내놓았지만 수익에 전혀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그리고 결국 웹젠으로 인해 생긴 게임업체에 대한 인식은 후발 게임 업체에 그대로 적용됐다.‘게임회사는 안돼’라는 인식을 코스닥위원들에게 심어줄 정도로 파급효과가 컸다.이후 ‘단일 게임을 서비스하는 게임업체는 절대로 주식 시장에 상장하지 못한다’라는 속설이 생겼다.아울러 ‘게임업체는 상장이 어렵다’는 인식마저 나왔다.겟엠프트라는 걸출한 게임으로 매년 수익을 내고도 두번이나 미끄러진 윈디소프트가 전자의 사례고 엠게임 제이씨엔터테인먼트 같은 회사는 후자의 사례다.

 요즘 게임업체들은 그래서 아예 코스닥 시장을 잘 쳐다보지 않는다.하지만 사실 코스닥 시장만 탓할 것도 아니다.웹젠이 잘못한 바가 무척 크지만 지속적인 수익 모델을 발굴하지 못한 업계 전반의 한계이기도 하다.

 일본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다.일본판 웹젠이라고 할 수 있다.바로 겅호온라인이다.그라비티가 개발한 라그나로크를 서비스해 2005년 한때 시가총액이 5조원에 달했지만 지금은 2조원 밑으로 추락했다.다른 게임들을 계속 선보였지만 에밀크로니클온라인 등 선보이는 게임마다 족족 실패했다.지금도 겅호온라인의 매출 90%는 라그나로크에서 나온다.

 겅호온라인때문에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봤다고 생각한 일본 주식 시장에서도 게임업체에 대한 상장 기준을 강화했다고 한다.요즘 일본에서도 단일 게임을 서비스하거나 한 게임의 비중이 50%를 넘을 정도로 큰 회사들은 아예 자체적으로 상장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바로 떨어지기 때문이다.일본처럼 주간사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나라에서는 더욱 그렇다.아예 증권사들이 실사를 하다가 중단해버리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게임과 게임회사에 대한 금융 시장의 평가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아울러 게임업체들도 이런 과정을 통해 검증받을 수 있는 수익 모델을 정립해 나가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 같다.시장이 좀 너무하다 싶은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특히 게임 사업을 하는 분들이나 이해관계자 입장에서는,금융 시장은 냉정하다.일부에서 관계 없는 사람들이나 자기 돈을 투자해보지 못했던 사람들은 그저 게임업체만 왜 차별하냐고 말할 수 있겠지만 시장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경험을 통해서 아니다 싶은 것에는 빨리 등을 돌려버린다.물론 증권사들도 게임산업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잘못이 컸다.그리고 그 댓가를 치르고 있다.

 겅호온라인과 웹젠,동해 바다를 건너편 두 나라의 닮은 꼴 사례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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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한 KTH 사장께서 퇴임하시기 전 만났을 때 나온 얘깁니다.

“참 돈을 헛되이 썼습니다”
송영한 KTH 사장이 장탄식을 했다.2004년 KTH가 파란을 의욕적으로 출범시킨 직후의 일이 생각났기 때문이다.최근 서울 보라매공원 앞에 있는 KTH 본사를 방문했다가 송영한 KTH 사장을 만났다.그 직전에 전화를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던지라 간만에 인사도 할 겸 해서 찾아가게 됐다.
 내가 많은 질문을 하지는 않았음에도 송 사장은 과거와 현재를 버무려 가며 술술 이야기를 풀어나갔다.그는 KTH가 2004년 하반기 파란을 출범시키면서 마케팅비용과 각종 개발비 등으로 수백억원을 썼다는 점을 상기했다.대대적인 TV 광고 등을 벌였음을 일반인들도 기억할 정도다.‘인터넷 세상에 파란을 일으키겠다’는 게 당시 파란닷컴의 모토였다.송 사장은 그 부분에 대해 아쉬워하는 거였다.

 “너무 인터넷 비즈니스를 몰랐습니다.알고 집행했더라면 그렇게 많은 돈을 쓸 필요도 없었고 적절한 곳에 배분해서 사용했을텐데 말입니다”
 그가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인터넷비즈니스를 너무 몰랐다는 것,특히 인터넷산업에서 경험이 있는 인력들을 초기에 빨리 확보하지 못해서 시행착오가 길어졌음을 안타까워하고 있는 것이다.인터넷에서 어떤 사업이 성공하고 어떤 마케팅 방식이 통하는지에 대해 본인도 몰랐고 그의 직원들도 제대로 된 길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의 말처럼 많은 돈이 투입됐지만 사실 파란을 둘러싼 환경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파란은 인터넷에서 ‘파란’을 전혀 일으키지 못했다.네이버 다음 싸이월드의 3강과 1중의 야후는 여전히 파란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며 앞에 있었다.파란은 심지어 올해 들어서 잠깐이지만 엠파스에 5위를 내주는 수모까지 겪었다.

 가장 큰 문제는 선두 4개 회사들이 나름대로 자신들의 색깔에 맞는 인터넷 비즈니스를 선보이는 동안 파란에 걸맞는 서비스를 전혀 선보이지 못했다는 점이다.파란의 그동안의 실패 원인은 여기에 있다.이름만 파란으로 내세웠을 뿐 파란을 일으킬만한 서비스가 없었고,콘텐츠가 뒷받침되지 못했다.실적도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최근 4개년동안 단 한 차례도 영업이익을 낸 적이 없다.2003년 39억원의 영업손실,2004년엔 무려 226억원,2005년과 작년엔 각각 70억원과 4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올 1분기에도 16억원의 적자를 냈으니 여전히 상황은 좋지 않다.KTH가 지금 버티는 것은 오로지 대기업인 KT의 자회사이기 때문인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

 파란이 진정으로 처한 가장 큰 어려움은 벌써 ‘잊혀져가고 있다는 점’이다.어디서나 그렇겠지만 인터넷산업에서 잊혀져간다는 것처럼 무서운 것이 없다.송 사장도 이것을 알고 있다.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그래도 최근 선보인 푸딩이 비교적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하지만 이 역시 아직까지 대박의 조짐까지는 보이지 않는다.송 사장의 고민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3년 가까이 헤메고 나니깐 이제 저도 그렇고 직원들도 그렇고 좀 감을 잡아가는 것 같습니다.그런데 뭘 좀 알게 되니깐 이제 돈이 없네요.돈 없이 인터넷 산업에서 생존하는 법을 터득해가고 있습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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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KTH, 송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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