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재미' 말고 어떤 다른 것을 제공할 수 있을까?

사실 이 논의는 이번에 일본 출장을 갔다가 소니와 닌텐도에 관해 NHN재팬의 모리카와 부사장과 열띤 토론을 벌이다가 나온 내용 중 하나다.개인적으로는 일본 출장에서 가장 재미있었고 많은 숙제를 안게 됐던 대화였다.사실 이런 대화는 모리카와 부사장이 지금은 온라인게임업체인 NHN재팬에 있지만 그 전에 방송사를 거쳐 소니에서 근무를 했었기에 가능했다.나 역시 게임에 대해서는 관심이 지대하기 때문에 한층 재밌었다.그와의 대화를 그대로 옮겼다.

-모리카와:닌텐도의 최근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닌텐도도 처음엔 고스톱 같은 오프라인게임을 제공하는 회사였다.그런데 이 회사는 이제 닌텐도DS나 위 같은 게임기를 넘어선 기기를 만드는 회사가 됐다.닌텐도DS는 학교 교재로서도 활용되고 있다.교과서 자체가 DS용 소프트웨어로 제작되기도 한다.일본에서도 닌텐도 이전에는 이런 일을 상상도 할 수 없었다.학교에서는 이제까지 게임은 금지됐었는데 이제는 학교가 적극적으로 게임 콘텐츠를 사고 있다.

-임원기:휴.사실 너무 부러운 얘기다.한국에서는 아직 힘든 일인 것처럼 느껴진다.교과서가 게임기용 소프트웨어로 만들어지고 학교가 게임콘텐츠를 사는 것이 언제쯤 가능할까? 게임에도 분명히 긍정적인 측면이 있고 그것을 활용할 부분이 많을 것 같은데 한국에서는 그런 것이 원천적으로 배제되고 있다.게임은 기본적으로 나쁜 것,가까이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치부되고 있다.특히 어린이들에게 말이다.
 어린이들은 너무나 게임을 좋아하고 정말 많은 시간이 게임에 노출돼 있다.그런데 어른들이 그것을 계속 따라다니면서 막아야만 한다면 얼마나 많은 낭비인가? 활용할 방법이 사실 아쉽다.

-모리카와:사실 기본적으로는 게임업체들의 문제다.결국 게임으로 돈을 벌고 있는 게임업체들이 나서서 게임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게임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정부나 언론 탓만 하고 있어선 아무 소용이 없다.이건 게임산업이나 어린이들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게임업체들 자신들의 10년후 생존을 생각할 때도 필수적인 것이다.
 왜냐?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은 크게 성장할 수 없다.세상이 원하는 것,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만약 한국에서 게임이 많은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피해야 할 콘텐츠로 인식된다면 정말 문제다.세상이 싫어하는 산업은 결코 양지에서 클 수 없다.닌텐도의 사례는 한국 게임업체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지금까지 게임은 싸우는것,오락성이 중요했었다.이제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찾아야 한다.

-임원기:닌텐도의 사례는 잘 알겠다.하지만 게임이 과연 재미 이외의 것을 얼마나 제공할 수 있을까?게임의 기본 속성은 재미 아닌가.게임을 교육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게임의 재미 요소를 극대화해 교육적인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 아닌가.게임에 재미 말고 다른 것을 제공하라고 한다면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라는 것 아닐까.사실 닌텐도가 성공한 것도 재미라는 본연의 요소에 충실했기 때문 아닌가.그 재미 중 하나로 수업 시간에도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을 닌텐도는 찾은 것 같다.

-모리카와:그렇긴 하다.뇌 단련 게임과 같은 것은 사실 재미와 함께 교육적인 효과가 있지만 닌텐도가 이런 것을 처음 만든 것은 아니다.우리가 곰곰히 생각해보면 과거 어릴 적에 친구들과 오프라인에서 놀던 놀이(게임이 아닌 놀이)들 중에는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관계를 돈독하게 해주고 머리를 단련시키고 판단력 지구력 등을 길러주는 것이 많았다.현대사회로 오면서 자극적인 요소만 강해졌지만 닌텐도는 과거로 잘 회귀한 것이다.

-임원기:한국에서는 오히려 지금 게임이 제대로 재미 요소에만 충실할 수 있다면 산업 자체가 많이 달라질 것이란 말이 많다.즉 아직까지는 게임에서 재미조차 제대로 추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한국에서 게임은 재미라는 것 자체가 너무 다양화돼지 못하고 치우쳐 있다.재미는 사실 사람에 따라 엄청나게 다르고 다양한 요소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모리카와:참 어려운 문제긴 하다.어쨋든 게임업체로서는 성장을 위해선 이런 가치를 찾지 않으면 앞으로 생존 자체가 힘들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일본에서 콘솔 게임 시장이 이런 과정을 밟았다.게임은 그래픽 높이고 자극을 더 높이는 식으로 해서는 결코 시장을 확대할 수 없다.최종적으로 온라인에서 엔터테인먼트를 더 제공하지 않으면 인터넷의 의미 자체가 축소될 것이라고 생각한다.즉 온라인게임 역시 즐거움의 의미를 보다 다양하게 제공하고 기존의 재미를 뛰어넘는 다른 가치를 제공하지 않으면 크게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소리다.

-임원기:얘기를 하다보니 게임의 본질에 대한 논의가 된 것 같다.다음엔 소니와 닌텐도 얘기를 좀 더 파고들어갔으면 좋겠다.

유현오 SK컴즈 사장이 퇴임하기 전에 만났던 내용입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연말에 확 바뀐다.싸이월드에 세컨드라이프 요소를 도입해 3D게임으로 새롭게 출시되는 것이다.싸이월드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아이템을 획득하거나 레벨업을 하는 등 게임화한 서비스로 내부적으로는 ‘소셜네트워크게임’이라고 명명하고 있다.아울러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는 엠파스와의 합병 효과를 높이기 위해 네이트닷컴,엠파스의 사이트 통폐합도 추진한다.

 24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SK컴즈 본사에서 유현오 사장을 만나 향후 계획을 들었다.지난달 26일 엠파스와 합병을 발표한 뒤 처음으로 갖는 언론과의 공식 인터뷰다.까맣던 머리카락의 절반이 하얗게 샜고 살도 쭉 빠진 모습이었다.엠파스와의 합병 전후로 해 안팎에서 나온 숱한 논의들 속에서 그가 얼마나 고민을 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듯 했다.

-싸이월드가 게임화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싸이월드는 원래 게임적 요소가 강하다.그것을 더욱 강화해 3D로 게임처럼 만드는 것이다.자세한 내용을 아직 다 밝힐 수는 없지만 세컨드라이프와 유사한 점이 많다고 볼 수 있다.다만 그보다 훨씬 사용자간의 네트워크성에 기반한 측면이 많고 다양한 재미거리와 뛰어난 그래픽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빠르면 연말,늦어도 내년 초에는 선보일 수 있다.지금 자회사인 SK아이미디어에 80명이 일하고 있는데 이들은 다른 게임사들처럼 총싸움게임(FPS) 같은 것을 만들지 않고 싸이월드를 게임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기존의 것과 전혀 다른 신선한 게임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엠파스와는 좀 서둘러 합병한 인상을 받았다.
 “맞다.시장의 예상보다 좀 빨리 합쳤다.빨리 합쳐야 실적이 나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인수전 엠파스를 오랫동안 관찰하면서 검색 기술 등 뛰어난 능력이 많음에도 추진력과 조직관리 등의 문제로 치고 나가지 못한다고 느꼈다.인수한 뒤에도 과거 습관 때문에 내가 원하는 대로 일이 스피디하게 진행되지 않았다.조직 전체를 일관되게 끌고 가면서 빠른 속도로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해선 합병이 급하다고 생각했다”

-SK,엠파스,코난테크놀로지 3사가 만들어낼 시너지가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
 “각각의 장점이 다 있다.엠파스는 우선 박석봉 사장을 중심으로 검색에서 최고가 되도록 하고 싸이월드는 풍부한 소셜네트워킹 콘텐츠로 상호 보완하며 발전할 것이다.광장,톡톡 등은 콘텐츠가 소통되는 미디어 플랫폼으로 유투브처럼 키워나갈 생각이다.즉 검색과 커뮤니케이션,미디어플랫폼이 동시에 발전한다.앞으로는 검색도 멀티미디어와 개인화의 트렌드에 부합해야 통한다.엠파스와 코난 인수를 통해 우리는 이런 모든 영역에서 고루 발전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됐다.무엇보다 3사가 같이 힘을 합쳐 네이버를 뛰어넘고 1등을 하자는 자신감과 의욕이 가득하다.”

-중복되는 서비스는 어떻게 되나
 “그래서 네이트닷컴과 엠파스는 통폐합해야 할 것 같다.둘 다 동일하게 지금처럼 계속 유지해가기는 힘들다.모바일 서비스 부분과 각각의 특화된 영역을 어떻게 살리고 합칠 것인가의 세세한 문제는 좀 더 고민해봐야 한다.”

-최근 인수한 회사들의 성적은 어떤가.
 “이투스의 성장세가 놀랍다.최근 1년 동안 매출이 크게 늘었다.작년 초만 해도 하루 매출이 4000만원 정도였지만 이달 들어서는 2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했다.이투스는 올해 300억원 매출을 예상하고 있는데 작년의 두배가 넘는 숫자다.싸이월드와의 연동의 힘이다.이글루스도 인수 후에 방문자수가 3배나 증가했다.싸이월드가 가진 소셜네트워킹은 사람들을 확실하게 끌어모으는 재주가 있다.”

-해외 법인 실적이 신통치 않은 것 같은데.
 “중국은 진출한 지 2년만에 500만명 회원을 모았다.내년에 1000만명 돌파하는 것이 목표고 그 정도 수준이 되면 BEP가 맞춰질 것 같다.확실히 흑자로 돌아서는 것은 2009년으로 예상하고 있다.일본은 솔직히 어려운 상황이다.그래서 조직을 다시 추스리는 한편 서비스의 방향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네이버랑 아직 차이가 많이 나는데 따라잡을 수 있겠나.
 “솔직히 우리의 문제는 검색이었다.SK컴즈는 싸이월드,네이트온,이투스 등 풍부한 성공 경험이 있었지만 검색 기술이 부족했다.엠파스,코난은 기술력을 갖췄지만 성공경험과 비전,팀을 만드는 능력이 부족했다.엠파스,코난과 합치면서 내가 비전을 주고 팀을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이질적인 회사들이 만나면서 오히려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조직이 만들어지고 있다.네이버랑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지만 인터넷산업의 지형은 금방 바뀐다.빠른 시일 내 네이버를 넘어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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