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라이프가 한국에서 통할까?

국내 게임개발자 중 단연 최고수로 손꼽히는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의 개발자 송재경 XL게임즈 사장이 이에 대한 예측을 했다.송 사장의 생각은 “세컨드라이프는 한국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
 그는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한 분야의 대가가 이런 평가를 내린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고 그런 이유를 차근차근 듣다보면 어느 정도 이 사업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그런 점에서 지난달 31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가상현실 비즈니스와 차세대 UCC전략’은 인터넷/게임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뜻깊은 시간이었을 것 같다.

 이 자리에 토론자로 참석한 송재경 XL게임즈 사장은 우선 세컨드라이프에 대해 크게 감탄했다고 얘기했다.특히 “구성과 아이디어가 인상적이었다”고 한다.“세컨드라이프가 온라인게임과는 별개의 다른 장르라고 생각되지만 온라인게임에 엄청난 도전을 주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세컨드라이프가 한국에서 자리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했다.가장 큰 이유는 너무 다양한 재미가 많은 대체제들이 풍성하기 때문.예를 들어 같은 3D(입체) 그래픽이지만 훨씬 다양하고 박진감넘치고 스토리라인이 있는 숱한 온라인게임들,특히 MMORPG들의 존재다.싸이월드 미니홈피와 같은 가상 세계의 자기만의 공간 역시 세컨드라이프에는 결코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이라고 역설했다.

 아바타가 조악하고 전체적으로 조작하기가 어려운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어려운 것은 하기 싫어하는 한국 유저들의 특성상 세컨드라이프가 이런 점을 너무 간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이것은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 전반에서 걸림돌이 될 것으로 봤다.

 린든랩 윤진수 부사장은 아바타 문제에 대해선 크게 개의치 않는 자세를 보여줬지만,바로 이런 점 때문에 세컨드라이프의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송 사장은 예견했다.아바타가 별게 아닐 수 있지만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겐 아바타가 바로 첫인상이 된다.내가 직접 해봐도 세컨드라이프의 아바타는 너무 조잡했다.한국 정서에 맞지 않는 미국식-울퉁불퉁한 근육질의 남성- 외모는 분명 서구 취향이다.한국적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이름도 사용자들에게 진입장벽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개발자인 송재경 사장은 “세컨드라이프 아바타가 너무 안 예뻐 보여서 내가 직접 좀 다듬어 보려고 3일간 끙끙거려봤는데 도저히 안되더라”며 “나중에 세컨드라이프 한국 서비스가 본격화되고 내가 세컨드라이프 내에 성형외과를 차리면 장사가 아주 잘 될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이밖에도 통렬하게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지적했다.진입장벽이 좀 높다는 것도 큰 문제중 하나로 꼽았다.시작하기까지 이것저것 해야할 것이 많아 복잡하고 막상 시작하게 되도 안에서 헤메게되는 구조들도 지적했다.결국 목적을 달성하고 나서 기업들이 콘텐츠를 방치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다만 송 사장도 세컨드라이프가 3세대 브라우저로서의 가능성은 있다고 봤다.사람들이 인터넷익스플로러를 쓰듯 세컨드라이프를 통해 가상 공간의 사람들을 만나게 될 수는 있다고 본 것이다.하지만 린든랩 뿐 아니라 다른 회사도 참가할 수 있어야 성공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다.서버와 클라이언트 사이의 프로토콜을 공개하는 것도 있어야 할 듯하다.마치 월드와이드웹이 http라는 프로토콜하에 그것만 맞추면 누구나 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것처럼 세컨드라이프도 그런 조건들을 갖춘다면 3세대 브라우징의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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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라이프 좌담회

뉴미디어 세상 2008.02.15 10:59 Posted by wonkis

지난 2007년 5월말에 있었던 좌담회입니다.

<대담중인 린든랩 윤진수 부사장>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인터넷 가상세계 ‘세컨드라이프’가 한국에 상륙했다.지난달 29일 한국어 사이트를 업그레이드 하고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이제 세컨드라이프 서비스의 90%가 한글화된 셈이다.
 세컨드라이프는 미국 린든랩이 2003년에 시작한 인터넷 기반의 3차원 가상세계 서비스다.전용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 PC에 설치한 뒤 로그인 하면 가상세계 속의 내가 나온다.분신인 아바타다.이 아바타를 통해 가상세계에서 ‘세컨드 라이프(또 다른 삶)’를 살 수 있다.

 윤진수 린든랩 부사장은 세컨드라이프를 ‘웹브라우징’이라고 정의했다.자기네는 가상세계의 장(場)을 제공할 따름이라는 의미다.세컨드라이프를 온라인게임과 비교하는 데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전혀 다르다고 했다.한국어 서비스가 본격화되는 것에 맞춰 방한한 윤 부사장은 1일 한국경제신문사에서 위정현 중앙대 교수(콘텐츠경영연구소장)와 세컨드라이프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임원기 IT부 기자가 사회를 맡고 김율 린든랩 한국지사장이 동석해 토론을 도왔다ㅏ.

▲윤 부사장=한국에서 세컨드라이프 서비스를 하려고 2004년에 방한했다.그때 15개 온라인게임 회사 사람들을 만났다.그들은 세컨드라이프를 보고는 ‘참신하다’‘재미있다’고들 말했다.그리고 나선 똑같은 질문을 했다.‘이 서비스의 정체가 뭐냐.온라인게임이 아니냐.’그러나 세컨드라이프는 온라인게임이 아니다.온라인게임 사용자는 80%가 남자지만 세컨드라이프는 여자가 40%나 된다.타깃 연령층도 다르다.세컨드라이프 사용자의 평균연령은 32세이고 25~34세 연령층이 가장 많다.왜 온라인게임과 같다고 생각하는지 그게 더 궁금하다.3차원 그래픽이라서 그런가(웃음).

▲임 기자=게임의 정의가 문제가 되는 것 같다.게임을 MMORPG에 국한시키면 세컨드라이프는 전혀 온라인게임이라고 할 수 없다.하지만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가상의 세계 정도로 정의를 하면 세컨드라이프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게 된다.

▲위 교수=그 말씀에 동감한다.온라인게임 얘기가 나왔으니 좀더 논의해보자.온라인게임이 비디오게임,아케이드게임과 가장 다른 점은 활발한 상호작용이다.사용자들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진다는 뜻이다.세컨드라이프는 게임,커뮤니티,인터넷몰,인터넷 광고 등이 융합된 새로운 모델의 서비스라고 생각한다.세컨드라이프 열풍을 보면서 한국 온라인게임이 한 단계 더 진화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한국이 온라인게임 강국이긴 하지만 아직도 미흡하고 뒤집어 생각하면 발전 가능성이 있다.

▲윤 부사장=게임,블로그,미니홈피 등 기존 인터넷 서비스는 환경과 방식을 완벽하게 만들어 놓고 사용자들이 즐기도록 한 것에 불과하다.물론 편리할 수 있다.하지만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세컨드라이프는 사용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만들 수 있는 ‘인터넷 플랫폼’이다.차세대 웹브라우징이라고 할 수 있다.세컨드라이프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세컨드라이프를 과거의 잣대로 규정할 수는 없다.
 애써 만든 아바타에는 만든 사람의 정체성이 반영된다.고유의 창작물이자 분신이다.사람들은 여러가지 목적으로 세컨드라이프를 이용한다.세컨드라이프는 ‘차세대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 될 수 있다.세컨드라이프의 중심은 사용자다.사용자가 창조하지 않으면 세컨드라이프도 없다.15년 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터넷을 처음 접했을 때 ‘뭐 이런 게 다 있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지금은 어떤가.세상이 바뀌지 않았나.세컨드라이프도 세상을 바꿔놓을 것이다.우리의 꿈이기도 하다.

▲임 기자=세컨드라이프 내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물어보고 싶다.아주 간단한 질문이지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만약 세컨드라이프 내에서 누군가가 도박장을 만들거나,살인을 저지르면 그것을 누가 책임지고 통제를 해야 하는가? 린든랩은 어디까지 책임질 수 있는가?

▲위 교수=맞다.세컨드라이프라는 가상세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탈,범법행위 등에 대한 우려가 많다.실제로 아동 아바타와 성인 아바타가 성추행하는 모습도 발견됐고 아바타 살인사건도 발생했다.또 린든 달러(세컨드라이프에서 통용되는 화폐)를 실제 달러로 교환할 수 있어서 가상세계 카지노에서 온라인 도박이 성행할 수도 있다.게다가 총기류도 사고 판다.인기 있는 누드비치와 섹스숍도 문제가 될 것 같다.

▲윤 부사장=예를 들어 얘기하겠다.어떤 네티즌이 범죄를 짓자는 이메일을 보냈다고 치자.그 사람이 죄를 저질렀는지는 모른다.그렇다면 범죄를 권유하는 이메일을 보낸 것도 잘못일까.이메일이 인터넷을 통해 전달됐기 때문에 인터넷 서비스 회사도 책임을 져야 할까.것을 보낸 사람을 경찰이 추적해서 붙잡는 것이다.세컨드라이프에서도 이와 마찬가지다.린든랩이 그 사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는 있다.
 물론 정부 당국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인터넷 환경과 온라인게임 등이 변하는 것을 보면서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할 것이다.우리는 정부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규제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보다 많은 사람이 서비스에 참여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 교수=세컨드라이프는 기존 인터넷 서비스와 달리 다양한 성향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정부든 기업이든 사용자든 모두가 가치관의 혼란을 느끼는 것 같다.우선 개념부터 명확히 정의해야 할 것 같다.한국 서비스 계획이 궁금하다.

▲김 지사장=한국에서 베타 서비스를 하고 있다.지난달 29일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 해 한국만을 위한 서비스를 내놓았다.이제 메뉴의 90%가 한글화됐다.그러나 이번 한글 버전이 본격적인 서비스 런칭은 아니다.기존 서비스의 부족한 점을 업데이트 한 수준이다.아직 완벽하지 않다.앞으로 꾸준히 완성도를 높여갈 것이다.

▲윤 부사장=나는 5~10년 안에 가상세계를 인풋하는 놀랄만한 시스템이 생길거라 생각한다.메트릭스는 단순한 영화 얘기가 아니다 나는 메트릭스 같은 세상이 올거라고 믿는다.센서가 부착된 장갑을 끼고 컴퓨터 모니터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물건을 움직일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이런 상태라면 머리에 꽂는 잭도 곧 나올성 싶다 15년전 사회를 생각해보라 지금같이 IT가 발달할거라고 상상했겠는가.
 내가 처음에 인터넷이란 것을 접한 것은 1992년 미국에서였다.당시 나는 실리콘밸리에 있는 친구를 만나러 가게 됐다.그 친구는 나에게 정말 놀라운 것이 있다면 인터넷 세계를 처음으로 보여줬다.하지만 나는 그저 시큰둥할 따름이었다.“어이 배가 고픈데..밥이나 먹고 하지..”

 하지만 불과 5년 뒤에 인터넷으로 인해 세상이 변했다.나는 그때 내가 접했던 그것이 세상을 이처럼 놀라게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2000년에 나는 처음으로 지금 린든랩의 필립 사장을 만나서 그의 아이디어를 들을 수 있었다.흥미롭긴 했지만 사실 어리둥절했다.하지만 그가 2003년 설립하고 불과 몇년 되지 않아서 엄청난 관심을 받고 급속하게 성장하게 됐다.이제 세컨드라이프가 하나의 유행이 아닌 중요한 흐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안다.나는 세컨드라이프가 제 2의 인터넷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이것이 세상을 다시한번 바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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