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기업가의 창업이 살아나야 합니다. 기술창업에서 생기는 어려움을 해결해주고 싶습니다”

아마 1년도 훨씬 전이었을거다.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가 아직 인텔코리아(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그는 올라웍스 창업자로 올라웍스를 인텔에 매각한 뒤 인텔에서도 일을 했다)에서 상무로 재직하고 있을 때 만났다가 이런 얘기를 들었다. 구상중이었던 그의 생각은 더 이상 자세히 들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뒤 기술창업이 화두가 되고,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창조경제 바람이 불면서 나는 더욱 궁금해졌다. 그가 이 구상을 어떻게 만들어가고 있는지.

 아산나눔재단이 서울 강남 역삼동에 세운 ‘마루180’에 자리를 잡은 퓨처플레이 사무실을 찾아가 그의 구상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습을 확인했다. 

<마루180에서 만난 류중희 대표>

◆Company-building company

역시 만나자마자 예전의 그 이야기를 꺼낼 수밖에 없다. 그에게서 받은 명함에는 퓨처플레이란 회사명이 적혀 있었다. 

“기술창업 활성화는 어떻게 되고 있나요?”

“기술창업을 도와주는 정도가 아닙니다.” 그가 말문을 열었다.

“기계가 더 나은 방법으로 쓰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더 이상 편하지 않거든요. 사람이 더 쓰기 편한 기계, 스마트폰을 보다 더 직관적으로 쓸 수 있게 해 주는 그런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퓨처플레이는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만들어가는 회사입니다.”

 그는 기술창업에 4가지 축이 있다고 말했다. 인터페이스, 하드웨어(웨어러블기기 등), 기술기반 서비스, 그리고 빅데이터분석 등이 그것이다. 그는 4가지 분야가 다 중요하다고 봤다. 어느 분야에서건 창업을 해서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면 각각의 분야에서 창업을 하는 회사를 찾아 투자를 하면 될까. 처음 그의 구상을 들었을 때 떠오른 건 ‘액셀러레이터’였다. 그런데 그는 그게 너무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이 각각의 아이템을 다 하나씩 회사로 만드는 것이 너무 어려워요. 그런 회사를 찾아 투자하는 일은 더욱 힘든 일이죠. 이런 분야에서 창업을 하는게 힘들어서 기술분야 창업이 많지 않은 것인데, 투자만 하려고 하면 본질적인 해결책이 아니죠.”

 그럼 그는 어떻게 해결책을 찾았을까. ‘함께 회사를 만들어가는’ 게 그가 찾은 해결책이었다. 함께 회사를 만들어간다는 것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그는 지금의 액셀러레이터나 인큐베이터가 하는 것보다 훨씬 적극적인 모습을 그렸다. Company-building company. 이것이 퓨처플레이의 정체성.

 “퓨처플레이는 그냥 액셀러레이터가 아니라 우리 역시 스타트업입니다. 다만 우리의 product는 스타트업이죠. 즉 회사가 프로덕트인 그런 스타트업입니다. 항공모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항공모함은 수많은 비행기를 띄워 올립니다. 하지만 항공모함 역시 바다로 나가야 하죠. 똑같이 사업을 해야 합니다.”

◆스타트업의 성공은, 고생에 대한 보답이 아니다

그가 이렇게 일을 벌인 것은, 멘토링은 그가 할 분야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단순한 멘토링이 아니라 회사를 함께 만들어가는 일에 무게를 뒀다. “뭔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잘못된 점을 알려주고, 이렇게 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하고, 이런 것은 사실 쉽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함께 회사를 만들어가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이건 진짜 전문가가 달려들어야 하는 겁니다.”

 CFO가 필요하면 좋은 CFO를 추천해주거나, 소개해주는 게 아니라 직접 달려들어서 한다. 마케팅이 필요하다면, 마케팅을 잘하는 외부회사를 소개해주는 게 아니라 안에서 직접 해결해준다. 평가나 비판, 조언이 아니라 직접, 같이 하는 게 퓨처플레이의 스타일. 

 그의 말처럼 이런 것을 하려면 전문가가 필요하다. 그래서 그는 6명의 파트너와 함께 일하고 있다. 그 밖에 5명의 스페셜리스트, 그리고 5명의 인벤터(예비창업자)가 있다. 이 5명의 예비창업자들은 퓨처플레이의 직원들이다. 직원으로 회사에 입사해 일을 배우고 파트너, 스페셜리스트들과 함께 사업을 준비한다. 그는 기술 창업이 가능한, 엔지니어링을 전공으로 한 석박사급 인재들만 간추려서 예비창업자로 뽑았다고 했다.

 “제가 창업을 한 과정을 돌이켜봤어요. 지나고 보니 그 중에는 정말 저에게 피가되고 살이되는 그런 경험들도 있었던 반면, 해봤자 별 도움도 안되는 고민과 경험들도 많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창업자들, 특히 기술창업을 하시는 분들이 핵심 이슈가 아닌 자잘한 고민들을 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려고 퓨처플레이를 만든 거구요. 고생을 해서 보상을 받는게 스타트업이 아닙니다. 자신의 능력을 최대화해서 그것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서 세상에 자신의 뜻과 꿈을 펼치는게 스타트업이지요.” 

◆막강 투자자와 파트너진 구축

 그는 6명의 파트너들 면면을 소개했다. 우선 넥스알 창업자였던 한재선 박사, 그리고 발명가로 유명한 황성재 박사, 윤경민 변리사, 그리고 HCI(휴먼컴퓨터인터페이스) 분야 전문가 1명과 변호사 1명, 여기에 류 대표 본인까지. 스페셜리스트들 5명의 면면도 화려하다. 세계적인 증권사 출신의 금융전문가는 창업경험까지 갖추고 있고, 해외마케팅 전문가, 하버드대학교 박사과정에 있는 operation 담당, 상품기획자, 지적재산권 전문가 등등. 

 일이 되려면 외부의 조언과 자문, 인정 역시 필수. 그래서 쟁쟁한 투자자들도 모셨다고 한다. 이택경 프라이머 대표를 비롯, 호창성·문지원 빙글 대표, 박지영 컴투스 대표, 김길연 엔써즈 대표, 김상범 넥슨 공동창업자 등으로부터 40억원의 펀딩까지 받아냈다. 퓨처플레이의 첫번째 Company-building 회사는 카이스트 박사출신의 채용욱씨가 하는 Brain-Computer Interface 분야. 

 그는 내년까지 100억원을 펀딩할 계획. 기술창업가들이 창업을 하면서 겪는 애로 사항을 해결해줄 뿐 아니라 창업을 해서 훨훨 날아오르게 하겠다는 것. 목표가 크고, 출발은 탄탄하다. 퓨처플레이를 통해 기술 창업의 새로운 장이 열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마루180을 나섰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저는 스타트업 창업가들도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창업도 인생을 살아가는 하나의 진로이고, 과정입니다. 그 과정에서 행복해야죠. 무작정 고생만 한다고 성공이 다가오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by wonkis

<퓨처플레이 사무실 안쪽에서 밖을 바라본 모습. 맨 윗층이라 옥상 정원과도 통한다. 구조가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가 디자인했다고 한다.>

<퓨처플레이 사무실을 밖에서 본 것.>

<사무실에 들어가면 벽에 이렇게 책장이 있는데..>

<책장이 문처럼 열리면서 안쪽에 회의실 공간이 등장한다!!!!>

<수납공간처럼 보이는데, 화이트보드로도 쓸 수 있다. 매우 실용적인 쓰임새들이 곳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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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이유에서나, 직업적인 이유에서나, 사진을 정말 많이 찍는다. 그런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일이 많으면서 사진을 관리하는 일이 엄청나게 번거로운 일이 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찍는 사진은 편리하기 때문에 수시로 찍게 되지만, 그만큼 사진의 양이 너무 많아서 관리가 점점 힘들어지는 것이다. 물론 사진만 그런 것은 아니다. 폰에 있는 각종 문서나 동영상 역시 마찬가지. 

 여기서 핵심은 관리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마트폰에서는 아직까지는 관리보다는 전송의 문제가 더 크다고 봤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 나와도 수천장씩 되는 사진이나 문서를 스마트폰에서 직접 관리하기는 힘든만큼 이를 죄다 PC나 노트북으로 옮겨서 관리해야 한다. 스마트폰 하드를 비워줘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이를 위해 케이블로 연결도 해보고 블루투스도 사용해봤지만 나름대로 다 불편함이 있었다. 이번에 소개하는 이스트몹은 바로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파일을 옮기는 게 왜 이렇게 불편하지?’

<서울 강남 마루180에 있는 이스트몹 사무실에서 창업멤버들이 포즈를 취했다. 앞줄 오른쪽이 오윤식 대표.>

◆이스트소프트에서 싹튼 창업

이스트몹 창업자인 오윤식 대표는 소프트웨어 회사 이스트소프트에서 12년을 일했다. 10년을 넘게 직장생활을, 그것도 한 회사에서 하다가 창업을 한 것은 국내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흔한 케이스는 아니다. 

 그가 처음에 이스트소프트에 입사를 하게 된 것은 군복무때문. 항공대 통신공학과 98학번인 오 대표는 2000년 6월 병역특례로 이스트소프트에 입사했다. 그는 병특 시절부터 창업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스트소프트에 입사할 당시 이 회사 직원은 20명. 2~3명으로 시작하는 요즘의 스타트업에 비한다면 큰 회사였지만 그래도 사장부터 갓 입사한 직원까지 서로를 속속들이 알 수 있는 벤처기업이었다. 창업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초창기부터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데 그가 알게 된 것은 ‘창업을 해서 한 회사를 이끌어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는 점이었다. 결국 12년 동안 소프트웨어 개발 일을 계속했다고 한다. 

 “처음에 들어갈 때는 이 정도로 오래 일할 줄은 몰랐죠. 12년동안 개발을 했어요. 처음에 20명이었던 직원이 나중엔 500명이 넘을 정도로 회사가 커지는 과정을 겪었어요. 이 기간동안 김장중 이스트소프트 대표가 고생하는 것도 봤죠.”

 그래도 회사를 차리고 싶었던 그는 2010년 회사를 나와 독립하려고 했다. 입사한 지 10년이 되는 해였다. 때마침 이스트소프트는 줌이라는 포털 사업을 준비하고 있던 시점. 개발자인 그가 중간에 나가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그는 이 프로젝트를 끝내고 2012년 7월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처음엔 이스트소프트 내에서 사내벤처 형태로 시작했다가 나중에 독립을 했다.

◆세상에 도움을 주는 소프트웨어 만들자

첫 시작 멤버는 오윤식과 이경호. 이경호는 오 대표의 대학교 동기동창이다. 두 사람이 개발하기 시작한 앱이 지금 회사의 주력인 센드애니웨어(Send Anywhere). 이름 그대로 파일을 어디에서 어디로든 편하게, 빠르게, 쉽게 보낼 수 있는 그런 앱이다. 오 대표가 이런 앱 개발에 착수한 것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일을 하면서 파일을 전송할 때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자주 느꼈기 때문. 특히 서로 다른 기기간에 파일을 주고받을 때 불편하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가 많아 이것을 해결해보고픈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처음에 창업을 하면서 세상에 도움을 주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자 이렇게 다짐을 했어요. 그리고 우리가 엔지니어이기 때문에 IT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는 그런 소프트웨어를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자고 했죠.”

 사실 그는 창업을 하기 2년 전부터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생각해봤고, 이를 정리했다고 한다. 모바일을 좀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 주는 소프트웨어를 고안해온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고안을 했기 때문에 금방 만들었다. 3개월여만에 ‘Send Anywhere’를 출시했고 이듬해인 2013년 5월 박해일이 합류했다. 박해일은 이스트소프트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였다. 개발이 핵심인 회사이긴 했지만 엔지니어만의 조직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투자를 받기 위해 여기저기 알아보던 중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의 강석흔 이사가 다리를 놔서 강수혁 이사가 합류하게 되다. 강수혁 이사는 전기전자공학를 전공으로 했지만 비즈니스 관련 업무를 하면서 엔지니어 백그라운드에 마케팅, 전략기획 등의 업무까지 담당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강 이사가 합류하면서 앱을 외부에 알리는 일이 본격화됐다. 작년 연말 10만명이었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올들어 30만을 돌파했다.

◆라쿠텐 손잡고 세계시장으로

Send Anywhere의 장점은 뭘까. 클라우드 방식으로 파일을 옮긴다거나 블루투스로 공유를 하는 것과 뭐가 다를까. “우선 일반적인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와 달리 두 기기간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네트워크 전송경로를 찾아 안전하게 직접전송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입니다.” 오 대표의 설명이다. 쉽게 말하면 P2P 방식을 응용한 것이라고 한다. 클라우드처럼 별도의 공간을 확보할 필요 없고, 회원가입이나 로그인 과정도 필요없다. 앱을 다운로드 받거나 웹 페이지에 들어가 일회용으로 발급되는 6자리 숫자 키를 이용해 간단하게 파일을 전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을 PC에 보내거나, 노트북에 있는 문서를 스마트폰으로 전송하거나, 스마트폰 동영상을 태블릿으로 보낼 수 있다. 물론 모든 전자기기는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어야 한다. 와이파이가 됐던, 3G나 4G LTE가 됐던, 네트워크에 접속해 있어야 한다. 

 편리한 만큼 발생할 수 있는 그런 문제점도 얼마든지 예측 가능하다. 우선 보안 문제가 거론된다. 일회용 비밀번호는 한번만 사용되고 없어지기 때문에 유추될 가능성은 적지만 해킹에는 취약할 수 있다. 항상 사용하는 기기간에 매번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이 나중엔 오히려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상시 활용 기기간에는 로그인을 통해 묶어주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다. 물론 이렇게 되면 보안문제가 더 중요해진다.

 최근 이스트몹은 일본 IT기업인 라쿠텐으로부터 1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라쿠텐은 지난해 한국인 호창성, 문지원 대표가 설립한 미국 벤처기업 비키를 인수한 바 있고 싱가폴에 라쿠텐 벤처스(Rakuten Ventures)를 설립한 뒤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초기 스타트업 벤처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스트몹은 한국 스타트업으로는 최초로 라쿠텐벤처스로부터 투자유치에 성공한 회사가 됐다.

 이스트몹이 라쿠텐의 투자를 유치한 것은 전략적인 목적이 크다. 언어의 장벽없이 전 세계 어디서나 쓰일 수 있는 이 서비스를 해외 시장으로 확대하는데 라쿠텐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많다고 본 것이다.

 “처음부터 유료모델을 냈기 때문에 수익이 계속 발생했지만 사업을 시작하고 1년이 지나니 투자를 받을 필요성이 커지더군요. 하지만 그것 못지 않게 사용자 기반을 넓혀야한다는 생각도 커졌죠. 그런 의미에서 라쿠텐의 투자는 두가지 목적을 다 충족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것이라 생각합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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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임원기 기자님의 "한국의 스타트업" 시리즈에 이스트몹의 이야기가 소개되었습니다.

    Tracked from Send Anywhere, 가장 빠르고 간단한 파일 전송  삭제

    스타트업이라면 누구나 임원기기자님에게 인터뷰 당하길 꿈꾸겠죠? 저희도 늘 꿈꿔왔었던 그 일이 드디어 벌어졌습니다!때 이른 더위가 찾아왔던 어느 봄날 오전, MARU180으로 찾아와서 장시간..

    2014/05/2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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