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10월, VCNC 박재욱 대표를 처음 만났을 때 회사 구성원은 달랑 다섯명이었다. 이 회사의 대표적인 서비스 ‘비트윈(Between)’도 아직 정식으로 출시되기 전이었다. 2년 4개월의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난 VCNC에는 어느새 서른명을 훌쩍 넘긴 직원들이 일하고 있었고 서비스는 탄탄하게 성장해 다운로드수 600만을 돌파했다. 카카오 시리즈물을 제외한다면, 국내에서 벤처기업이 만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가운데 가장 내실있게 성장한 서비스가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윈은 아직 더 성장해야 하는 서비스고, 넘어야 할 산들이 남아 있다. 2년 동안 부쩍 성장한 비트윈 개발사 VCNC의 박재욱 대표를 만났다. 이날은 마침 VCNC가 일본의 DeNA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는 발표를 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다.

◆순조로운 성장

비트윈은 2011년 11월 오픈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커플들을 위한 SNS를 표방했다. ‘연인들을 위한 둘 만의 온라인 비밀 공간’이 비트윈이 내세운 캐치프레이즈였다. 공개SNS가 대세처럼 시장을 장악해가던 시기에 폐쇄형 SNS를 준비했다는 점에서 신선하기도 했고, ‘얼마만큼의 시장이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우려보다는 기대가 맞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트윈은 오픈베타 기간 3개월 동안에 35만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2012년 3월 정식서비스를 개시한 뒤 빠른 시간 내에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순조롭게 성장해나갔다. 폐쇄형 SNS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상당했음을 보여준 것이다. 서비스가 출시되기 전에 이미 벤처캐피털(VC)로부터 상당한 인정과 기대도 받았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2011년 11월 비트윈에 투자했다. 

 둘 만의 안전한 공간에서 자신들만의 비밀한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다는 비트윈의 장점은 젊은 연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런데 순조롭게 늘어가던 비트윈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꺾이기 시작했다. 원인은 빠른 성장에 따른 급격한 사용자 증가에 있었다. 

◆눈에 안보여도 고객은 다 안다

비트윈에게 첫번째 닥쳐온 위기의 시점은 2012년 여름. “이용자수나 메시지 이용 건수가 모두 정체 되더라구요. 기존의 성장 곡선이 어느날부터 멈춰선거죠.”

 왜 그랬을까. 박재욱 대표는 직원들을 소집해 대책회의를 했다. 외부 사용자들의 반응도 체크했다. 서비스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적인 문제라는 결론을 내렸다. 사용자가 늘면서 에러가 자주 발생하게 되고 메시지를 보내는 데 속도가 느려지는 현상이 생겼다. 

 “바로 서비스 안정성 개선에 나섰습니다. 백업단의 기술도 보완하고 서버쪽도 점검을 했죠. 사실 이게 눈에 보이는 부분이 아니어서 서비스를 하다보면 이런 부분의 개선은 자꾸 뒤로 미루는 경향이 생겨요. 새로운 서비스의 업데이트에만 매달리는 거죠. 스타트업은 리소스가 제한돼 있으니까 급하다고 생각되는 것에 우선 자원을 투자하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눈에 안보이는 부분을 고객들이 바로 알아차리더라구요.”

 기술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데는 3개월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다. 그래도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문제점을 해결하자 사용자 수와 메시지 수 등 주요 지표들이-그의 표현에 의하면-J커브로 급상승했다. “당시가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던 시점이었거든요. 아마 이 때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으면 상승세를 타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2012년 하반기 꾸준하게 성장하던 VCNC는 2013년초 다시 한 번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이번에는 조직 내부의 이슈였다. 멤버간의 불화가 아니라 회사가 성장하는데 따른 업무의 비효율성이 문제였다. “사람이 갑자기 늘면서 일하는 프로세스에서 문제가 생기곤 하더라구요. 어떤 일이 있을 때 이것을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고 누구와 논의해야하는지 등등 정해진 게 없었으니까요. 내부의 일하는 원칙을 만들고 책임과 권한에 대해 토론하고 그러면서 프로세스를 다듬는 시간이 필요했죠.”

 그때부터 박 대표는 ‘자유롭게 일하지만 강한 책임을 진다’는 업무 원칙을 설정했다고 한다.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었던 것. 조직 정비에 여념이 없던 시절에 또 다른 난관이 있었다. 당시 일본 등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경험이 없다보니 운영과 커뮤니케이션 등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다보니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되더라구요. 비전 공유를 하는 것도 쉽지 않고. 그 시스템을 구축하느라 애를 좀 먹었죠.”

◆수익모델과 해외 안착

이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그는 2013년초 다시한번 소프트뱅크와 캡스톤, 스톤브릿지 등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2013년말 5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데 이어 최근 600만 다운로드에 도달하는데 성공했다. 비트윈의 현황을 알 수 있는 숫자를 알려달라고 했다. 600만 다운로드에 이어 하루에 실행되는 횟수 2100만번, 지금까지 등록된 사진 1억4000만장(핀터레스트의 4분의 1 수준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메시지 125억건, 메모(장문의 편지 등) 1600만장 등등.

 비트윈이 꾸준히 성장해온 것은 맞지만, 아직 수익모델은 눈에 띄지 않는 것 같다. “현재까지 수익모델 없이 진행해 온 게 맞다”는 답이 왔다. 물론 앞으로는 달라진다. 우선 선물추천, 기프티콘 보내기 등의 기본적인 수익모델을 올 여름부터 실시할 계획이다. 커플을 타깃으로 한 이벤트를 실험적으로 진행하면서 각종 이벤트 상자(광고채널) 등의 가능성을 점검해보기도 했다. 

 그에게 지금 당장 고민하고 있는 것을 물어보자 수익모델과 해외 시장 안착을 꼽았다. 2012년말부터 준비한 일본 시장은 지난해 3월 3명의 직원으로 법인을 설립한 뒤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처음 직원을 채용하고 준비작업에 들어간 싱가포르 법인도 올해 3월경 설립될 예정이다. 현재 비트윈의 600만 유저 중 국내 사용자는 350만명, 해외 사용자가 250만명 수준. 일본 사용자는 전체의 12% 정도를, 중국 사용자가 8%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해외 사용자가 늘면서 국가별로 사용자들의 패턴이 보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그의 설명이 이어졌다. “한국은 20대 중반부터 후반 사용자가 대부분인 반면 10대 유저는 없는데 일본은 10대 유저가 20대 유저 다음으로 많습니다. 미국은 2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까지 가장 많은 사용자가 포진해 있습니다.” 왜 그런 차이가 있을까. 그는 나라별로 미세하지만 진지한 관계로 발전하는 그런 연령대에 차이가 있는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고 있다. 

 비트윈이 좀 더 성장한다면 어떤 것을 하고 싶을까. 아니 어떤 분야로 확장하게 될까. 박 대표는 웨딩 시장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웨딩 분야 시장 규모는 11조원에 달할 정도로 어마어마하지만, 쪼개져 있고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 분야에서 새롭게 시도할 만한 부분들이 분명히 있다고 보지만 일단 이것은 당장 할 것은 아니고 아마 내년 이후에나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일본 DeNA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것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왜 해외에서, 그것도 일본의 투자를 받았을까. “비트윈의 일평균 가입자 중 60%가 해외에서 유입되고 있습니다. 이미 비트윈은 해외 사용자들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서비스죠.” 한국어 뿐 아니라 중국어(간체/번체), 영어, 일어로 서비스되고 있는 가운데 곧 태국어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의 영향으로 일본에서는 해외 서비스에 대한 저항이 적어요. 일본 시장은 잠재력이 크고 비트윈은 결국 해외 시장에서 크게 성장해나가야 할 겁니다. 이번 투자는 그래서 전략적 제휴의 의미도 있습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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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모바일 광고 시장에 혜성처럼 신예가 등장했다. 자체 미디어를 보유하지 못했고, 자금력이 풍부하지도 못했지만 출시 1년여만에 모바일 광고 시장의 강자 카울리를 제치고 다음의 아담과 맞짱을 뜰 정도로 성장했다.

 이번에 소개하는 모코플렉스는 광고를 통해 돈을 벌고 싶어하는, 아니 하다못해 최소한 운영비라도 벌고 싶어하는 많은 앱 개발사들의 가려운데를 긁어주는 역할을 하면서 빠르게 부상했다. 앱 개발사들에게 광고가 막연한 기대치가 아니라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수의 광고 플랫폼과의 연계를 통해 보여준 것이 먹힌 것. 모코플렉스는, 이 도저히 새로울 것 없어보이는 ‘광고’라는 분야에서 어떻게 자신의 길을 찾아냈을까.

◆한게임에서 시작된 인연

모코플렉스 창업자 박나라 대표는 흔히 공대 출신 창업가들이 그렇듯 창업을 염두에 두고 준비를 해 왔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대학 재학 시절이던 지난 2001년 NHN 한게임에서 아르바이트 겸 일을 하러 갔다가 거기서 최병민씨를 만나게 된다. 어쩌면 창업을 생각해오지 않았던 박나라 대표가 창업이라는 길에 들어선 것은 이 사람을 만났기 때문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두 사람은 나이차가 10살이나 됐지만 오히려 그런 차이가 서로를 보완하면서 창업을 함께 하게 된다. “저는 사실 지금까지 계속 개발자로서 살아왔어요. 그런데 최병민 이사는 정말 기획력과 비즈니스 사업화가 탁월한 분이죠. 저는 처음에 이분이 생각한 것을 그냥 만들었어요. 그러다보면 사업이 되더라구요. 그러면서 배워나갔죠.” 최병민은 삼성SDS 유니텔사업부에서 일하다 NHN 한게임, 소리바다 등을 거쳐 훗날 창업을 하면서 박나라 대표와 힘을 합치게 된다.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간 박 대표는 가톨릭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그래텍에서 병역특례로 군 복무를 대신했다. 병특을 마치고 2007년 박나라 대표는 최병민과 힘을 합해 오픈베이라는 중고장터를 열었다. “당시 penny auction이 유행을 탔었어요. 우리식으로 말하면 10원 경매죠. 국내에서는 저희가 그런 방식을 처음으로 했어요. ”

 이게 꽤 인기를 끌었다. 한달 매출이 5억원을 거뜬히 넘기기도 했다. 벤처기업으로서는 굉장한 숫자다. 당시 대표는 최병민,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박나라가 맡고 있었다. 기술 개발을 총괄했던 박나라 대표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정작 돈은 포털업체들이 다 벌고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광고를 집행하는 데 몇천만원씩 돈이 들어가는데 이 돈이 결국 포털로 가더라구요. 매출은 많이 발생했지만 마진율이 낮았어요. ”

◆나에게 가장 필요해서 시작한 일

2009년 애플 아이폰 도입 직후 모바일 열풍이 불자 박나라 대표도 직접 앱 개발에 나섰다. 그런데 앱을 잘 만들어도 앱을 알리는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누구를 만나, 어떤 매체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광고를 하는게 좋을지 알기 쉽지 않더라구요. 제가 광고 시장에 경험이 없어서 그런 측면도 있었겠죠. 이걸 어떻게 풀어나갈까 고민하다가 아예 광고 비즈니스를 하기로 한 거에요.”

 회사의 필요성에 의해 시작한 광고 사업. 2011년 5월 박나라 대표는 모코플렉스를 설립하고 최병민 이사가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았다. 모코플렉스가 주목한 것은 자신들의 ‘필요’를 다른 앱 개발사들도 똑같이 느끼고 있을 거라는 점. 광고를 하고 싶어도 어디에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는게 좋은지 모르고, 효과를 알기도 어렵다는 것을 다른 앱개발사도 절감하고 있을 것이란 점에 주목한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모바일 광고 메디에이션(mediation)이라는 분야를 택했다. 다수의 모바일 광고 플랫폼을 하나로 통합해 앱 개발 및 운영의 편의를 제공하는 게 이들의 주된 사업 영역이었다.

 2012년 2월 첫 선을 보인 이후 불과 5개월여만에 500여개 업체들과 제휴를 맺었다. 그가 스스로 광고 초짜라고 말하는 것에 비하면 빠른 성장세다. 이 즈음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로부터 3억원의 투자도 받았다.

 박 대표는 “상대적으로 경쟁에서 비켜나 있었던 덕분에 견제를 덜 받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죠”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다음 등 직접 매체를 갖고 있는 기업이나 카울리와 같이 광고 플랫폼을 갖고 있는 회사들과 달리 광고를 원하는 기업들에게 다양한 매체를 연결해주고, 컨설팅을 해주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란 것. “쉽게 말해 좀 더 효율적으로 광고를 집행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서비스인 거죠.” 박 대표의 설명.

◆어디로 갈 것인가

모코플렉스의 최대 강점은 뭘까. 앱 개발사 뿐 아니라 광고주의 불편함도 상당히 해결해줬다는 것. 앱 개발사는 여러 광고플랫폼을 직접 앱에 연동할 필요가 없어 간편하고 광고주 입장에서는 더 많은 앱에 광고가 노출되기 때문에 양쪽 모두 이득이다. 

 모코플렉스의 비즈니스는 철저하게 아이디어와 기술력에 기반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들의 한계를 알기에 앱 개발사나 광고주를 일일이 섭외하려고 하지 않고 기존의 광고플랫폼을 끌어다가 이를 분석해 최적의 광고플랫폼과 광고주를 연결해준다는 것. 이를 위해선 기술력도 뒷받침되야 하는데 여기에는 10여년간 엔지니어로 일해 온 박 대표의 역할이 컸다. 

 물론 광고는 기술력만으로 되는게 아니다. 영업을 해야 한다. 아무리 플랫폼을 잘 연결해주는 탁월한 기술력과 아이디어가 있다고 해도. 그래서 모코플렉스는 지난해 4월 애드립과 유사한 모바일 광고 중개업체 ‘시쿠이스’를 인수, 영업 인력을 확충했다.

 엔지니어 베이스의 그에게 광고 영업을 어떻게 해 왔는지 물었다. 그는 CTO가 아니라 CEO이기 때문에 결국 영업과 관련된 일도 최종적으로는 그가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광고쪽 경험이 전혀 없는데다 지식도 부족해서 정말 힘들었죠.”

 “이 분야가 미디어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도 꽤 복잡한 영역인데요.”

 “맞습니다. 그리고 벤처기업이 흔히 하기 쉬운 오류가 기존의 광고 산업 질서를 송두리째 무시하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려고 하는 건데, 그게 잘 통하지 않거든요. 당장은 사업이 되는 듯 해 보이지만 금방 한계가 드러나요. 그래서 현재 광고산업의 분위기를 최대한 익히고 그들의 룰을 존중하면서 기존 틀에서 부족한 것, 필요로 하는 부분을 채워주려고 했습니다.”

 다행히 그의 이런 생각은 시장에서 통한 것 같다. 내가 박 대표를 만났던 1월말경 모코플렉스의 광고 서비스 애드립의 페이지뷰는 한달에 무려 60억. 이제 국내에서는 아담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수준으로 성장했지만 그의 목표는 미디에이션으로서 회사의 영역을 플랫폼으로 더욱 넓히는 것. 아울러 해외 시장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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