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바로 이거야!’

토스(Toss)라는 서비스를 처음 접했을 때 든 느낌은 딱 이랬다. 정말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일상 생활 속에서 수없이 반복되는 행동이지만 할 때마다 불편하고 귀챦기 짝이 없는 일을 편하게 해결해 주는 것이 바로 이런 서비스란 생각이 들었다.

토스는 쉽게 말해 계좌이체를 모바일에서 아주 쉽게 할 수 있게 해 주는 그런 앱 서비스다. 그런데 이게 기존에 나와있던 모 통신사의 주머니(Zoo Money) 이런 것들과는 편리함이라는 측면에서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 더 놀라운 것은 이것을 만든 사람이 치과의사 선생님이라는 것. 이번 주인공은 토스를 만든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다.

◆창업에 뛰어든 치과의사

요즘 의사 선생님들을 이 코너에 소개하는 사례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통계를 뽑아보진 않았지만 창업을 하는 의사선생님들에게 분명히 어떤 흐름이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승건 대표는 서울대학교 치대를 졸업하고 실제 치과의사 생활을 했던 의사선생님이다. 01학번인 이 대표는 2007년 서울대 치대를 졸업하고, 삼성의료원에서 6개월, 민간 장애인 병원에서 6개월의 인턴을 거쳐 이 후 3년 동안 공중보건의로 군 생활을 대신하게 된다. 

 사실 그를 만나면 아마도 누구나 이런 질문을 먼저 할 듯 싶다. “아니, 치과 의사가 왜 그 좋은 직업을 놔두고 아무 상관도 없는 분야에서 창업을 했나요?”

 “물리학이나 철학 이런 것을 공부하고 싶었어요. 고등학교때 그랬죠. 대학도 그런 쪽으로 가고 싶었는데, 집안 형편상 빨리 돈을 벌 수 있는 그런 전공을 택해야 했어요. 집안 사정이 아주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치대를 갔죠.”

 그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여러가지로 재능이 있었던 것 같다. 중학교때는 프로그래밍 대회에 나가기도 했단다. 그런데 꼴등을 하는 바람에 좌절하고 그 뒤로 그 쪽은 쳐다보지도 않았다고 하는데. 그리고 결정적으로 20대가 되서 환경이 달라지면서 그는 또 다시 고민에 빠지게 된다.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갑자기 집안 형편이 폈어요. 제가 돈을 빨리 벌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되는 그런 상황이 된 거죠.”

 그래서 그는 스물셋부터 뭘 하고 살까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막연하게나마 그가 생각한 것은 만날 수 없는 범위의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싶다는 것. 의사는 내가 만나는 소수의 사람들을 위해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지만, 그는 더 폭넓은 활동을 하고 싶다는 거였다. 

 “기술혁신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 그런 걸 처음 생각하게 됐어요. 그 당시에. 공보의 기간 중에 독서모임을 가지면서 생각을 많이 했죠. 그리고 제대하고 아이폰을 써보고 무릎을 쳤어요. ‘이런 게 세상을 바꾸는 거구나!’하고 말이죠.”

 제대하고 선배가 하는 치과병원에서 일하던 그는 2011년 4월, 약 4년간의 의사생활을 뒤로 하고 드디어 결심, 개인사업자로 등록하면서 사업가의 첫 발을 내딛었다.

◆Ghost protocol

2011년 준비 기간을 거쳐 그가 처음 내놓은 것은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2012년 선보인 ‘울라블라’는 구상 단계에서 당시 스타트업 컨퍼런스인 제 1회 비런치(beLaunch)에 나가 Top20에 뽑히기도 했다. 그런데 이 서비스는 어떻게 됐을까. “페이스북이 친구 태깅을 할 수 있게 하면서 그냥 정리됐어요. 사실 지금은 SNS들이 다 할 수 있는 그런 서비스이지만, 당시엔 일종의 틈새 시장으로 나왔던 거거든요.”

 카카오톡과 채팅플러스 제휴를 맺기도 했고, 2013년에는 설문조사 앱을 만들기도 했다. (그는 집단 투표 앱이라고 설명을 했는데, 내가 듣기엔 주로 정치적인 이슈에 대한 설문조사앱으로 보였다.) 아이디인큐가 만든 오픈서베이의 좀 덜 심각한 버전이라고나 할까. 다vote for Kakao. 카카오톡에서 작동하는 앱이었다. 

 예를 들어 일본 극우 정치인의 발언이 문제가 됐을 때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한다든지, 국내 정치인의 처신이 도마위에 올랐을 때 이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알아볼 수 있는 그런 앱이다. 그룹투표라는 형식을 빌리고 있지만, 사실은 특정 주제에 대한 대중의 생각을 들어보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카카오톡이라는 대형 메신저를 통해 서비스를 했는데도 초기 반응에 비해 성장세는 신통치 않았다. 20만명이 넘는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순항하는가 싶었지만 돈이 되질 않았다. 카카오톡과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경우가 많아지면서 다른 서비스에 의존해서 성장해야 하는 숙명적인 어려움도 겪었다.

 잇따라 실패를 겪으면서 그의 마음은 복잡해졌다. 애시당초 그가 도전했던 서비스들을 보면 소비자들이 원하는게 무엇인지가 분명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모바일에서 뭔가 세상을 바꿀 만한 것을 해보고 싶었고, 자신이 보기에 재미있고, 잘 할 수 있는 것을 시도했지만 시장의 반응이 없었던 것이다.

 이 때 상당히 힘들었을 것 같다. “엔지니어들이 힘들어했죠. 정말 뭐라도 만들고 싶은데 할 게 없었으니까요. 그렇다고 계속 사람들이 좋아하지도 않는 그런 서비스를 만들고 있을수도 없었죠.”

 여기서 그는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문득 내가 하고 싶은 것 위주의 사업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대목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게 뭘까. 이걸 생각해보기 시작한 거죠. 그걸 찾아보자.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보자고 말입니다.”

 그때부터 그는 ‘Ghost protocol’이라는 암호명같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아이디어를 무작정 모으는 거였다. “한달 반 정도 시간을 투자했어요. 아이디어 100개를 모았죠. 그 중 여덟개가 사업화할 만한 아이디어더라구요. 그래서 일주일만에 다 만들어서 일주일 동안 테스트를 해 봤어요. 그런데 이것 역시 다 안됐죠. 여덟개 중 마지막 아이디어가 토스였어요.”

 토스는 제품을 만들어보지도 못하고 실험용 홈페이지만 오픈한 상태로 사람들의 반응을 보기로 했다. 이게 2013년 12월.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이 상당했다. 어? 이거 되겠는걸? 이런 뜨거운 반응은 처음이었다. 연초 클로즈베타서비스를 거쳐 3월초 오픈베타를 시작했다.

<비바리퍼블리카 창업멤버들. 가운데가 이승건 대표. 예전에 찍었던 사진을 받았더니...다들 좀 더워보인다.>

◆금융에 서비스 마인드로 접근

토스는 서비스를 출시한 뒤 매 주 50%씩 성장했다. 그는 처음부터 기존의 실패 경험을 헛되이 하지 않도록 비즈니스모델도 갖고 시작했고, 철저하게 사람들의 어려움을 해소해주는 그런 서비스로 만들었다. 

 토스는 간단히 말해 계좌이체서비스. 그런데 이런 서비스들은 이미 기존에 많이 있다. 모든 은행들이 인터넷뱅킹을 통해 계좌이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지인들간에 돈을 편하게 보내기 위해 이통사들이 만든 이체 서비스도 이미 시중에 나와 있었다. 그럼, 토스는 어떻게 뜰 수 있었을까.

 뜻밖에 비결은 매우 단순했다. 그냥, 사람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것을 해소해준 것이다. 계좌이체를 해 본 사람들은 안다. 큰 돈을 보낼때는 상관없지만, 매달 내는 가스비, 통신비, 전기료, 각종 곗돈, 회비 등 몇만원 또는 몇천원 단위의 비교적 소액의 금액을 보낼 때마다 온갖 보안프로그램 깔고 은행 홈페이지 들어가서 수많은 번호 입력하고 돈을 보내는 게 얼마나 불편한지를... 

 이걸 편하게 해준답시고 나온 이통사들의 이체 서비스는 더 복잡하기만 했다. 포인트나 캐시 이런 것을 따로 구매해서 현금이 아닌 이런 포인트를 보내는 방식을 쓰고, 게다가 나 뿐 아니라 상대방도 앱을 반드시 깔아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하니 쓰는 사람이 늘어날 턱이 없다. 돈 한번 주고받으려면, 이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게다가 상대방에게 앱 깔으라고 연락하고 보내야하니...

 토스는 이 모든 과정을 터무니없다 싶을 정도로 단순화했다. 금액을 입력하고, 받을 사람 계좌번호를 입력하고 보내기 버튼만 누르면 끝난다. 당연히 사람들의 반응은 열광적이다.

 여기서 잠깐! 보안 문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 이승건 대표는 은행이나 결제업체들과 계약을 체결해 그들이 보안을 담당하고 비바리퍼블리카와 토스는 간편한 계좌이체라는 서비스 영역만 맡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받는 사람이 앱을 깔 필요도 없다. 받는 사람 계좌번호를 몰라도 상관없다. 이 경우 문자메시지로 보내는 돈에 대한 내역이 전송되고, 이걸 받은 사람이 스스로 자신의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해당 계좌로 돈이 들어오게 된다. 이 서비스는 오픈베타를 끝내고 현재 서비스 고도화 작업을 하고 있다. 7월말께 정식 서비스를 오픈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기존 서비스들이 금융업 마인드로 접근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계좌이체는 분명히 금융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일상 생활이고 이에 대한 서비스로서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터넷기업이 서비스 마인드로 접근하면 훨씬 더 잘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그리고 이런 판단은 적중했다.

 “계좌이체는 UX나 화려한 디자인, 이런 문제가 아닙니다. 프로세스를 바꿔야 사람들에게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거죠. 아주 단순하면서도 확실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면 됩니다. 그런데 기존 서비스들은 너무 복잡하고 진입장벽이 높아 사용자들이 쓰려고 하다가 포기하게끔 만들었죠.”

 계좌이체는 은행들이 돈을 버는 주요 수단 중의 하나인데, 은행이나 금융업체들이 싫어하지 않을까. 이런 거대기업들을 상대로 싸워서 이길 수 있을까.

 “은행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죠. 하지만 은행들 역시 이런 부분을 오랫동안 고민해왔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솔루션을 제공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서로 협력할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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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다들 명함 정리하느라 힘들다고들 해요. 귀챦아하는 사람들도 많구요.”

“그렇죠. 명함 정리하는게 귀챦을 때가 많죠. 잠깐 안하고 있다가 잃어버리기도 하고.”

“그런데 그게 전혀 안 힘들다고 하는 그런 부류도 있더라구요.”

“아 그래요? 누가 그렇죠?”

“난 전혀 안 힘든데. 비서가 다 해주는데. 이러는 분들이죠. 비서가 다 해주니깐 힘들 게 없는거에요.”

“그렇네요!”

“그래서 그때 생각했어요. 아 그럼 그냥 우리가 비서가 되자. 명함관리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비서가 되자. 비서가 하듯이 고객의 명함을 직접 손으로 타이핑해주자. 이렇게요.”

 이럴 수도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고, 이걸 진짜로 하는 사람들도 있구나. 명함관리앱 리멤버를 처음 접했을 때, 놀라움 그 자체였다. 우선 기상천외한(?) 그 생각에 놀랐다. 아니 최첨단 기술로 명함을 인식해서 자동으로 저장하고 전화번호랑 연동하고 뭐 그런게 아니라 그냥 명함 사진을 찍으면 직원들이 손으로 타이핑을 쳐서 명함을 대신 입력해준다고? 심지어 관리하기 싫은 명함을 택배로 보내주면 그 명함이 몇만장이 됐던지 간에 이걸 직원들이 일일이 입력해서 그 사람 휴대폰으로 보내준다는 말을 들었을 땐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다. 마지막으로 또 한번 놀란 것은 이걸 만든 사람들이 바로 프로필미를 만들었던, 드라마앤컴퍼니 창업멤버들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였다. 이게 어찌된 일이지?

◆첫 작품은 실패

 작년 여름의 끝자락에 드라마앤컴퍼니 최재호 대표를 만났을 때 이제 막 런칭한 사업 아이템에 대한 열정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도 그와 회사는 명함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명함을 만들고, 주고받고, 관리하는, 이런 세 단계의 불편함을 만드는 단계부터 시작해서 하나씩 바꿔보겠다는 거였다. 그의 생각은 거창했고, 명함과 관련된 불편함을 모두 해소하겠다는 의지로 충만해있었다. 즉 앱을 통해 각자의 프로필을 만들어서 저장해놓고 이것을 만날 때마다 서로 주고받으면 된다는 거였다. 앱끼리 연결돼 있으면 더욱 편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문자메시지로도 얼마든지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 즉 당시 그의 생각은 모바일 명함을 전자명함으로 대체하자는 거였다. 

 작년 9월에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막 서비스가 나왔을 때였다. 명함의 불편함을 개선하겠다는 아이디어는 좋아보였다. 하지만 그 때 글을 쓰면서 나도 그런 문제점을 지적했었다. 명함을 주고받는 것에는 단순히 이름이 적힌 종이를 교환하는 것이 아닌 문화적인 현상, 사교적인 측면의 제스처 이런 것도 상당히 많은데, 이것을 과연 전자프로필이 대체할 수 있을까. 게다가 썩 편하게 느껴지지도 않는데 말이다. 무엇보다 이미 모든 이들이 명함을 불편없이 주고받고 있는데(다만 관리가 힘든 것 뿐인데) 이 시장을 어떻게 뚫고 들어가 변화할 수 있을까.

 이런 문제점은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드라마앤컴퍼니도 바로 느꼈다고 한다. 사용자들이 좀처럼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은 대응이 매우 빠르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사용자들이 늘어나지 않는 것에 분명히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 최재호 대표. 자신들이 너무 모든 것을, 한꺼번에 바꾸려고 했다는 것을 즉시 인정하고 가장 시급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기 시작했다. 

◆딱 하나만 바꿔보자

 “명함을 만드는 단계부터, 교환하고 관리하는 모든 단계의 과정을 전부 저희들이 바꾸려고 했던 게 성급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했죠. 사람들이 가장 불편해하고 문제가 있는 한 가지만이라도 확실하게 바꿔보자. 이렇게 다시 시작했어요.”

 그래서 발견한 것이 명함의 가장 큰 불편함은 역시 관리라는 것. 자 그럼 이것을 어떻게 편하게 해 줄까. 시중에는 이미 이에 대한 솔루션이 나와 있었다. 바로 명함을 스캔해서 바로 저장하게 해 주는 기술과 서비스들이 그것이다. 드라마앤컴퍼니 이전에 이미 이런 고민을 했던 이들이 많았고, 이들은 나름의 해결책을 내놨던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것을 쓸까. 처음엔 몇 번 하려고 하다가 잘 안하게 된다. 왜? 인식이 잘 안되는 경우도 많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전화번호나 프로필 등을 정리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인식기술이 분명 앞으로 여러가지로 중요하게 쓰이겠지만, 명함 정리와 관련해서 해결책은 아니라고 판단한 최재호 대표. 그러면, 어떻게 해야 명함관리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까.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 물어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나온 답이 바로 ‘비서가 되겠다’는 것. 이 대목에서 나누는 대화가 이 글의 처음에 썼던 바로 그 대화다.

 이런 대변화는 지난해 가을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안된다면 빨리 바꾸기로 하고, 최 대표는 책임지고 투자를 받아오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서비스가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면서 더욱 확신을 얻었다고 한다.

 “투자를 유치하러 다니면서 이런 말씀을 들었습니다. 만약 명함 인식 기술을 좀 더 개선시키겠다는 식으로  사업설명서를 갖고 왔으면 투자 검토도 안했을 거라고.”

 리멤버는 기존 명함 앱의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아예 ‘수작업’을 택했다. 현재 약 150명의 타이피스트들이 명함 정보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실시간으로 입력해 준다. 이용자는 리멤버 앱에서 명함 사진만 찍어 올리면 된다. 10분 동안 열심히(?) 사진을 찍으면 100장의 명함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명함이 너무 많아 사진을 찍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리멤버 본사에 택배를 보내면 역시 타이피스트들이 손으로 입력해준다. 고객은 택배비만 부담하면 된다.

<드라마앤컴퍼니 최재호 대표>

◆모바일 링크트인 꿈꾼다

 사람들의 반응은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3월에 정식 서비스가 오픈됐는데 불과 두달여만에 사용자 5만명이 들어왔다. 명함 정보만 5월말 현재 100만장이 축적됐다. 

 사람이 100% 직접 정보를 입력하기 때문에 인건비 문제가 있는게 사실. 그래서 일단 기본 서비스는 무료로 하되 유료화모델도 검토하고 있다. 최 대표가 가장 고무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초기 열혈 이용자를 확보했다는 것. 나 자신이 써 봐도 명함 관련 앱 중에서는 가장 파워풀한 것 같다. 혹시 사람이 입력하면서 실수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 내가 직접 들어가서 수정할 수도 있다. 내 명함을 리멤버 앱에 등록한 사람이 자신의 명함을 등록하면, 라이브로 뜬다. 이렇게 되면 이 사람의 정보가 변했을 때 상대방이 바로바로 알 수 있게 된다. 

 그는 20만명이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20만명의 유저만 모으면 명함 정보가 약 500만장 가량 모일 것이라는 것. 이 정도면 왠만한 사람들의 명함을 죄다 등록이 되는 셈이고 이렇게 되면 명함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맨들의 거대한 네트워크가 구축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즉 명함 기반 링크트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명함관리의 중요한 어려움들이 다 해소된 것은 아니다. 서비스도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 사용자들이 많아지면서 명함 사진을 찍어 올린 뒤 명함이 등록되는 시간이 점차 지연되고 있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도 생각보다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도 여러번 해보면 알게 된다. 명함에 따라선 사진이 정말 잘 찍히지 않는 명함도 있었다(글자 수가 적고 바탕이 하얀 명함일수록)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멤버는 열혈 사용자를 확보하면서 서비스의 가장 중요한 초기 단계에서 목표를 무난히 달성했다고 보여진다. 이를 입증하듯 최근에는 이택경 프라이머 대표, 정장환 링크나우 대표, 벤처캐피탈 캡스톤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총 1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실탄을 확보한 그는 모바일 링크트인으로 가기 위한 다음 단계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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