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근무할 때 그는 거절 전문가였다고 한다. 자신이 거절한 게 아니라 거절을 당하는 전문가였다. 그가 야심차게 제안한 사업은 항상 사내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뭔가 계속 아이디어를 생각했고, 결국 자신이 생각한 바를 실현하기 위해 안정적인 대기업을 나와 창업이라는 세상에 출사표를 던졌다. 원어민과의 11 외국어 학습 프로그램으로 교육 시장에 뛰어든 김미희 튜터링 대표가 한국의 스타트업 255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10년의 숙성 끝에 나온 문제의식


한양대에서 광고·디자인을 전공했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김 대표는 2006년부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일을 했다. 2016년초에 창업을 하기까지 이 회사를 다녔으니 꼬박 10년간 대기업 생활을 한 셈이다.


 회사에서 그는 스마트폰 갤럭시 S시리즈의 기획과 UX디자인 등의 업무를 했다. 그런데 이런 일을 하면서도 여러 가지 다른 아이디어도 많았던 것 같다. 회사에 여러 가지 사업 제안을 했지만 번번이 거절을 당했다.


 영어 교육 플랫폼과 관련된 아이디어도 거절당한 사업 아이템이었다. 그럼에도 그가 이 사업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자신이 직접 겪은 문제이고,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가 어느 아이템보다 강했기 때문 아닐까.


 “삼성전자의 전 세계 각 지사에 있는 담당자들과 의사소통을 할 때가 정말 많았어요. 그런데 다들 쓰는 언어가 다르니 의사소통을 위해선 영어가 필수적이었죠. 이게 엄청난 스트레스였습니다.”


 흔히 말하는 이런 영어 울렁증을 극복하기 위해 그 역시 다양한 노력을 했다. 학원을 다녀보기도 했고 인터넷 강의를 신청하기도 했으며, 전화영어도 시도해봤다. 그런데 하나같이 시원치 않았다. 학원을 다니려고하니 오고가고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고 그러다보니 빼먹을 때가 많았다. 출장이나 외근 등 근무에 따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비싸게 등록을 해 놓고 자주 빼먹다보면 결국 포기하게 된다. 시간을 정해 놓고 하는 전화영어도 신청해 놓고 번번이 놓치기 일쑤였다. 전화 영어의 경우 수준을 맞추기 힘들다는 것도 어려움이었다. 계속 신변잡기만 얘기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별로 할 말이 없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그는 학원이나 인강, 전화영어나 개인교습 등 기존의 언어 학습 방식에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바쁜 현대인의 일상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학습 패턴이라는 것. 사용자가 원할 때 언제든 할 수 있으면서도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진도나 학습 지속성을 체크하는 등 사용자 친화적인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런 아이디어를 들고 그는 함께 창업할 지인을 찾았다. 11년간 교육 관련 사업 기획을 해 온 대학 선배였다.


 “언니가 같이 하지 않으면 이 사업 안 할 거라고 거의 반 협박을 했죠. 몇 번 망설였지만 결국 같이 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해서 합류하게 된 최경희 이사는 에듀조선과 인크루트 등에서 일을 했고 교육콘텐츠 관련 스타트업을 창업한 경력도 있는 인물이다. 기본적으로는 오프라인 경험이 훨씬 많지만 김 대표는 그 점을 오히려 높게 샀다. IT쪽과 온라인 분야는 자신이 맡으면 되지만, 교육과 영업쪽의 강점이 있는 사람이 필요했던 것.


 뼛속까지 개발자라는 이귀행 이사가 CTO(최고기술책임자)로 참여하면서 창업 멤버가 완성됐다. 이들의 문제의식은 사실 단순했다. 불편하고 효과가 적은 기존 영어학습 과정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었다. 20162월에 창업하고 9월에 서비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코스트는 낮추고, 페이는 높이고


튜터링은 온라인으로 선생님을 선택한 뒤 그 사람과 대화를 나누면서 영어를 배우는 시스템으로 돌아간다. 쉽게 말하면 전화영어와 가장 유사한데,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우선 교재가 있다. 토픽을 정하면 그 토픽과 관련된 콘텐츠가 뜬다. 해당 콘텐츠를 스마트폰에 띄워놓고 보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이런 콘텐츠가 있으면 대화를 이어나가기 좀 더 쉽다. ‘연애를 위한 회화 연습’, ‘영화 속 네이티브처럼 듣고 말하기등 흥미를 유발하는 주제로 구성돼 있다. 무엇보다 콘텐츠 기반으로 하니 서비스의 품질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원어민 강사를 선택하는 데에도 발랄함이 강조됐다. ‘친한 언니같은’, ‘친구와 대화 나누듯 즐겁게 공부등 좀 더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알아들을 수 있는 스타일로 원어민 강사의 성향이 표현돼 있다.


 동영상이 아닌 통화 방식을 택한 것에 대해 김 대표는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동영상 대화로 하면 접근성이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 옷차림이나 자신의 현 상황을 신경을 쓰게 된다던가 하는 거죠. 얼굴을 보고 대화를 한다는 것 때문에 매번 자기 소개를 반복하거나 어색함을 없애기 위한 신변잡기 이야기를 잔뜩 하게 된다는 부작용도 있구요.”


 무엇보다 네트워크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서도 수업이 가능하고 별도로 콜센터를 구축하는 등 관리를 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적다는 것도 강점이다.


 관리 비용이 적게 들어가다보니 서비스 금액을 낮출 수 있다. 김 대표는 업계 평균 월 수강료가 14만원선인데 비해 튜터링은 38000원으로 70% 가량 저렴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튜터들에 대한 페이는 높였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튜터들을 까다롭게 검증해서 뽑는 대신 페이를 높여서 양질의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 것.


 콘텐츠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것으로 자체 제작했다. 앱을 설치하거나 복잡한 과정없이 인터넷만 되는 곳에서는 검색을 통해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다.


 서비스에 대한 초기 반응은 좋은 편. 9월말에 오픈하고 나서 약 3개월만에 1만여명의 유료 회원을 모았다. 몇 달치씩 한 꺼번에 결제를 하기 때문에 1인당 평균 결제액이 20만원을 상회할 정도다. 작년에는 글로벌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스의 투자 및 지원을 받는 등 외부의 평가를 통해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외국어 학습의 두려움 없애준다


튜터링은 김 대표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외국어를 학습하고자 했던 사람이면 누구나 겪었던 학습 자체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외국어가 어려운 것도 있지만 외국어 학습을 하는 것 자체에 장벽이 너무 많다는 것. 그것을 해결해 주겠다는 것이다. 어차피 뭐가 됐던 공부의 왕도란 없다. 그걸 하는 두려움을 제거하는 데 주력하는 서비스가 튜터링이다.


 이런 어려움이 꼭 영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어도, 한국어도, 일본어도 마찬가지다. 수학이나 과학 등 다른 학습 분야에도 적용 가능하다. 그래서 튜터링은 올 상반기 중 중국어와 한국어 튜터링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일본어 등 다른 언어는 물론 해외 사용자들을 위한 서비스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언어가 아닌 다른 분야의 학습으로 확대하는 것도 검토중이다.


 영어교육은 이미 검증된 시장이다. 전화영어라는 분야도 충분히 시장이 있다. 튜터링은 여기에 모바일에 최적화해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서비스를 만들어냈다. 온디맨드 모바일 교육 플랫폼이라는 형식으로. 여기에 기술을 입히는 작업도 하고 있다. 튜터와 학생들 간의 매칭을 통해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다. 즉 수요자의 취향이나 수준을 여러차례 매칭을 통해 분석하고 데이터화해서 좀 더 최적화된 튜터와의 매칭이나 이들에 적합한 학습 프로그램 및 콘텐츠를 개발해 다시 제공함으로써 사용자의 만족도와 학습 성취도를 높이겠다는 것. 김 대표는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는 학습 서비스로 교육 시장을 바꿔보겠다고 덧붙였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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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산업에도 자라’(ZARA)와 같은 포지셔닝이 가능할까. 1인 가구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밥 해 먹을 시간은 없고, 점점 바빠지고 있지만 음식만큼은 그래도 매 끼니 색다른 것을 먹고 싶은 사람들이 늘어나면 가능하지 않을까. 아니, 어차피 어제와 똑같은 점심을 먹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을테니, 시대적 변화를 기대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 아닐까. 플레이팅은 쉐프의 음식을 집에서 간편하게 주문해 먹을 수 있는 서비스다. 그런데 그냥 있는 음식을 배달해주는 서비스가 아니다. 플레이팅을 창업한 장경욱(폴 장) 대표가 한국의 스타트업 253회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미국에서 경험한 첫 창업


장 대표는 고등학교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에서 듀크대를 졸업했다. 경제학과 심리학을 전공했다고 한다. 대학 졸업후에도 귀국하지 않고 미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사회 경험을 했다. 그의 첫 직장은 사모펀드(PE)였다고 한다. 10대후반부터 20대에 걸친 시절을 미국에서 보내서 그런지 그는 장경욱이라는 한국 이름보다 폴 장이라는 미국에서 쓰던 이름을 더 많이 쓰는 듯 했다.


생각해 보니 미국에서 13년을 살았네요. 미국에 갈 때부터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반드시 성공해서 한국으로 돌아가겠다고요. 그래서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직장도 구하고 사회 경험을 쌓은 후에는 창업에 도전했습니다.”


 그의 첫 창업 아이템은 화면잠금 서비스. 그런데 그는 B2C가 아닌 B2B 방식으로 했다고 한다. 화면잠금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SDK와 광고플랫폼 등을 만들어 업체들에게 파는 식이었다. 2년 정도 했는데, 망하지도 않았지만 별다른 성공도 거두지 못했다. “해피엔딩은 아니었죠. 그냥 본전 정도 하고 사업을 매각했으니까요.”


 그래서 그는 다시 한번 사업에 도전하기로 했다. 건설 쪽 일을 하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그도 미국에서 주택 건설과 관련된 일을 기획했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개인이 직접 자신의 집을 짓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주택 건설 기획 등을 대행하는 업무도 많죠. 그런 일을 해보려고 했어요.”


 스타트업을 하려면 한 가지만 할 줄 알아서는 안된다는 게 그의 철칙. 그래서 그는 직접 코딩도 배우고 사이트 기획을 하는 것도 배웠다고 한다. 어떤 서비스가 됐던 기본적인 컨셉은 자신이 잡을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비록 성공적인 매각은 아니었지만 창업부터 기획, 개발, 판매, 영업, 그리고 매각에 이르기까지 사업을 하면서 겪을 수 있는 한 사이클을 겪어본 그는 사업을 하는 것이 자신에게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아마 계속해서 사업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쨌든 그의 두 번째 창업 도전이 막 시작되려던 시점에 그의 진로에 변화가 생긴다.


<폴 장 플레이팅 대표가 사업 모델을 설명하고 있다.> 


권도균 대표 만나 귀국 결심


주로 미국 동부 지역에 살던 그는 2015년 여름, 행사 참여를 위해 샌프란시스코 지역에 왔다가 프라이머의 권도균 대표를 만나게 된다. “권도균 대표와 만나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생고기를 가정에 공급하는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게 됐습니다. 마침 음식 재료나 요리 쪽에 관심이 있던 터라 한국 시장에서 해 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2015년 여름에 귀국한 그는 바로 프라이머 7기로 한국 창업계에 데뷔했다. 두 번째 창업은 한국에서 시작한 것. 하지만 아이템은 바로 수정했다. 고기 유통 사업을 하기엔 자신의 경험도 너무 부족하고 시장에 대한 확신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대신 그는 자신이 관심이 있었고 어릴 적부터 봐 왔던 음식 유통 사업을 시작했다. 장 대표는 “10년 넘게 어머니께서 오리 요리 음식점을 운영하셔서 아르바이트, 홀서빙, 설거지 등을 도우면서 어깨너머로 많이 배웠다고 설명했다. 어머니의 식당 운영을 보면서 음식점 사업이 가장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그는 다시 그 업에 뛰어들었다.


 물론 그가 이 사업을 시작한 것은 어릴 적의 경험 때문만은 아니었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식사를 제때 하기도 바쁜 현대인의 생활이 일반화되면서 집에서나 회사에서나 또는 외부 어디에서든 다양한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욕구가 늘어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욕구는 늘어나는 데 비해 배달음식은 아직 피자 치킨 등 아주 일부 메뉴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적용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배달음식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지만 비슷비슷한 음식이 많은 반면 쉐프가 조리한 맛있는 음식을 집에서 먹는 기회는 아직 많지 않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그가 사업을 시작하던 2015년 하반기에는 아직 보기 드물었지만 지금은 이미 맛집 음식을 배달해주는 서비스, 반조리 음식을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 반찬만 갖다 주는 서비스 등등 다양한 음식 배달 서비스가 나와 있는 상태다. 이런 시장에서 플레이팅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뭘까. 그는 빠른 메뉴 회전율 + 쉐프가 직접 요리 개발 + 저렴하고 간편하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외식업계의 자라 된다


 결국 쉐프가 조리한 맛있는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질리지 않도록 다른 메뉴로 바꿔가면서 먹을 수 있게 해 준다는 것. 그는 이것을 외식업계의 자라가 되겠다라는 말로 표현했다.

그는 요식업도 패션계 못지않게 빠른 속도로 트렌드가 변하는데 일반 음식점은 트렌드에 맞처 그때그때 메뉴를 개발하고 대처하기 힘들지만 우리는 시장의 트렌드에 빨리 맞춰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플레이팅은 점심, 저녁을 당일에 만들어 냉장 시스템을 갖춘 오토바이로 배달한다. 샐러드, 푸팟퐁커리, 차슈덮밥, 파스타, 벤또 등 다양하다. 음식 가격은 1만원 내외, 배송비는 없다. 플레이팅 애플리케이션에서는 메뉴 설명과 재료, 칼로리, 고객 평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처음엔 유명 쉐프와 계약을 맺고 음식을 만들었다. 그런데 메뉴 개발이 계획했던 대로 빨리 되질 않았다. 그래서 쉐프를 고용해 내부에서 기획을 하고 메뉴를 개발하고 직접 조리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플레이팅의 사무실을 찾아갔을 때 사무실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부엌에서 음식 조리가 한창이었다. 세 명의 쉐프가 보조 요리사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전자렌지에 바로 데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드는 게 포인트. 집이나 사무실에서 언제든 편하게 시켜먹을 수 있는데, 메뉴를 자주 바꿀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한 것이 특징. 벌써 10만명 가까이 다운로드 했고 서초 송파 강남 등 강남 3구와 용산구 성동구 등 일부 지역에서만 서비스가 가능했지만 곧 분당 판교 등 수도권 일대로 확대할 예정이다. 월 주문 건수는 평균 30%씩 늘어나며 순항하고 있다는 설명.


 최근에는 기업이나 모임 등 행사에서 케이터링 대신 플레이팅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야근하는 직원들을 위한 '셰프의 구내식당'이라는 서비스를 출시해 일부 메뉴를 할인해서 판매하기도 한다.


 “장기적으로는 음식 재료가 만들어지는 농장부터 각 가정의 테이블까지 우리가 사용한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어서 제공하는 홈 다이닝 서비스로 키우고 싶습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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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해 말은 많이 하지만 성과를 내기란 정말 어렵다. 아니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실제로 성과를 낸 기업도 많지 않다. 진출은 고사하고 앱을 출시해 해외에 있는 유저들을 모으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레트리카는 이런 일을 해 낸 대표적인 스타트업이다. 카메라앱 레트리카는 작년말 현재 누적 다운로드 건수가 3억건을 훌쩍 넘겼다. 터키, 이탈리아, 러시아, 브라질, 멕시코 등 유럽과 남미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탈리아와 브라질 등지에서 국민앱으로 통한다. 박상원 레트리카 대표가 1인 개발자 시절에 만든 이 앱은 전 세계에 셀피 (Selfie) 열풍을 이끌었고, 20145AppAnnie가 발표한 전세계 Top 10 Android 앱 리스트에 페이스북, 와츠앱, 인스타그램 등과 같이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조금 뒤늦은 감이 있지만, 여전히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기에 충분히 알릴 가치가 있는, 레트리카의 박상원 대표가 한국의 스타트업 이백쉰네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1인 개발자로 무작정 시작


박 대표는 부경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오래 다니진 못했다. 조직 생활이 체질적으로 잘 맞지 않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어릴 때부터 컴퓨터가 그냥 좋았던 그는 초등학교 다닐 때 처음 컴퓨터를 접했는데 당시 학원을 다니면서 컴퓨터 언어를 배울 정도로 관심을 가졌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코딩이 좋아서 이것저것 만들었다. 올블로그에서 개발자 생활도 하고 네이버에도 잠깐 있었지만 결국 2011년 인사이트미디어라는 회사를 다니던 중 퇴사해 혼자 코딩을 하면서 앱 개발을 시작했다. 전형적인 1인 개발자 생활의 시작이었다. “어떻게 먹고는 살겠지 이런 생각이었다. 뭔가 거창하게 도전을 한다던가 그런 생각은 별로 없었다고 그는 말했다.


 사진 찍는 게 취미였던 그가 처음 만든 앱은 사진 찍을 때 소리가 나지 않게 해 주는 매너카메라 앱. 반응이 좋아 자신감이 생긴 그는 이후에도 꾸준히 사진 편집이나 카메라와 관련된 앱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2012년 출시한 앱이 레트리카였다. 레트리카는 그가 만든 수많은 다른 사진 관련 앱 중 하나일 뿐이었고, 처음엔 그다지 소비자들의 반응이 크지 않았다.(이게 그의 레트리카 초기 버전에 대한 설명이다.)


 레트리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나온 것은 출시 후 1년쯤 지나서였다. 레트리카는 처음에 아이폰 용으로만 출시됐는데 어느 날 소비자들로부터 하루에 100통씩 이메일이 오기 시작했다. 안드로이드용으로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었다. 2013년에도 여전히 1인 개발자로서 개인사업자 생활을 하고 있었던 그로서는 처음으로 고객 응대를 생각하게 된 계기였다.

안드로이드용 앱을 출시하자마자 다운로드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글로벌 다운로드 1억 건을 돌파했다. 그러자 비로소 그는 법인 설립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2014년 벤티케이크라는 이름의 법인을 설립하고, 2016년 사명을 레트리카로 바꿨다. 2016년 들어 레트리카 다운로드 건수는 이미 3억 건을 돌파했다.

 

카메라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만든 앱


레트리카가 처음 나왔을 당시 차별화된 포인트는 실시간 필터링. 즉 당시 모든 카메라앱은 사진을 찍은 후 보정작업을 할 수 있었는데, 레트리카는 촬영을 하면서 실시간으로 사진 수정을 하고 이것을 확인을 하면서 사직을 찍을 수 있었다. 사진 촬영시 실패할 부담이 적은 데다 찍는 재미도 있어서 금새 인기를 끌었다. 레트리카가 출시된 이후 나온 카메라 관련 앱들은 모두 이런 식으로 바뀌었다.


 레트리카가 초기에 이렇게 만들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개발자인 박상원 대표 본인이 사진을 워낙 좋아하고 카메라 만지는 것을 좋아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어떤 앱을 좋아할까 이런 것을 많이 생각해보진 않았어요. 다만 제가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고 사진 찍으면서 불편한 것들을 하나씩 개선하고 있었으면 하는 좋은 기능을 하나씩 넣다보니 이렇게 앱이 만들어지더라구요.” 그가 만든 수많은 앱 중 하나일 뿐이었지만 레트리카가 유독 뜬 이유는 그의 오래 축적된 경험과 사진에 대한 애착때문 아닐까.


 그야말로 자고 일어났더니 앱이 벼락같이 히트를 쳤지만 그는 여전히 개발자의 모습 그대로였다. 물론 직원 수가 늘어나고 서비스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점점 개발하는 시간보다는 전략을 짜고 마케팅을 고민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그의 역할도 크게 변화되고 있다.

 

돈을 못 버는 건 진짜 문제가 아니다


카메라앱 초창기에, 워낙 벼락같이 떴기 때문에 레트리카는 수익 모델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혼자 만들었다는 이점도 있었다. 광고를 붙이든, 유료 아이템을 만들던 뭐든 다 됐다. 초기엔 사진을 많이 찍고 보정을 하려면 광고를 보거나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는 모델이 있었다. 이런 유료 모델이 있었는데도 사용자들은 계속 다운로드했고 앱 사용자는 늘었다.

하지만 2016년 들어 레트리카는 이런 수익 모델을 모두 없앴다. 광고도 없애고 유료 아이템도 삭제했다. 완전 무료 서비스로 개편한 것이다.


 광고와 과금 제도를 모두 없앤 것에 대해 박 대표는 내가 스스로 써보고 불편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광고가 덕지덕지 붙은 카메라앱을 써보니 정말 불편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래선 안되겠다 싶었어요. 그리고 스스로 반성도 했죠. 돈을 벌자는 차원이었지만 사람들의 욕구를 제한하면서 뭔가 하나 하려고 할 때마다 돈을 받는 게 과연 맞는 건가. 내 스스로 이런 서비스를 만든 게 자랑스러운가 하는 생각도 했어요. 그러다보니 없애는 게 맞겠다 싶더군요.”


 박 대표는 매출이 0이 됐지만 걱정하지 않는다사업을 해보니 사람들이 열광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게 진짜 어려운 일이지 돈을 못버는 것은 진짜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레트리카는 2017‘Beyond Camera App’을 목표로 세웠다. 카메라 앱을 넘어선 가치를 지향하겠다는 의미다. 즉 사진을 찍기 편하게 해 주고, 재밌게 보정을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사진을 통해서 다른 의미를 찾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사람들이 더욱 많이 써야 한다. 박 대표는 카메라 앱은 사람들이 얼른 사진을 찍고 떠나는 그런 성격의 앱이라며 카메라 앱을 벗어나려면 사람들이 오랫동안 재미있게 쓸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재방문율을 높이고,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것. 사진앱이 아닌 사진을 주고받는 놀이터처럼 되기 위해 최근엔 사용자끼리 사진을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박 대표는 카카오톡이나 스냅챗에서 사진 공유하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사진 보정 기능이 다를 뿐 아니라 휴대폰을 바꿔도 그 사진이 없어지지 않는 게 레트리카의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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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당근마켓이란 서비스명을 들었을 땐, 농수산물을 거래하는 장터인가 싶었다. 그런데 당근은 흔히 생각하는 그런 당근이 아니라 당신의 근처란 의미의 당근이란다. 이름 참 잘 지었다. 그러면서 당근 본래 단어의 이미지도 쓸 수 있으니 나쁘지 않다.


 당근마켓은 한국에서는 아직 일반화되지 않은, 동네 주민들간의 일상적인 중고물품 거래 장터를 표방하고 있다. 내가 쓰지 않지만 버리긴 아까운 그런 물건들이 누구나 집에 가득 있을 터인데 그런 물건들을 집 근처 주민들에게 싸게 판매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씽크리얼즈를 창업했다가 카카오에 매각했던 김재현 대표가 당근마켓으로 생애 두 번째 창업에 나섰다.


생애 두 번째 창업


김재현 대표가 전태연, 김현학, 김태년 등 3명의 공동창업자들과 함께 씽크리얼즈를 창업한 건 2010년 초. 이후 2년반만인 20126월 씽크리얼즈를 카카오에 매각하고 나서 그는 창업멤버들과 함께 카카오에 들어가서 일을 하게 된다.


 카카오에서 카카오플레이스팀에 들어간 그는 여기서 김용현 팀장을 만나게 된다. 당시 김용현 팀장이 팀을 이끌었는데 김 팀장의 경우 전혀 개발 분야의 백그라운드가 없었지만 엔지니어로 계속 생활해 온 김재현 대표와 죽이 잘 맞았던 것 같다. 두 사람은 수시로 여러 가지 사업 아이템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김용현 대표는 대학때 경제학을 전공하고 삼성물산에 4년 정도 다니다가 네이버에 들어갔다. 네이버에서 4년 정도 일한 뒤 카카오로 이직했다가 카카오 플레이스 등 사업을 기획했고 김재현 대표와 만난 것이다. 김용현 대표는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터 창업을 생각해 온 인물이지만 어느 분야에서 해야할지에 대한 막연함과 비개발자로서 개발 분야를 해결해야한다는 점 때문에 우선 사회 생활을 하면서 경험을 쌓는 쪽으로 해 왔다고 한다.


 두 사람에겐 2015년이 분기점이 됐다. 먼저 김용현 대표가 카카오를 나왔다. 그는 그냥 쉬고 싶었다고 말했다. 여름에 김재현 대표가 회사를 나왔다. 씽크리얼즈에 함께 있었고, 카카오에서도 같이 일했던 에드(전무익)의 영향이 컸다. “에드가 지역 장터를 만들어보면 어떻겠냐고 얘길 했어요. 그러면서 일이 시작됐죠.”


 김재현 김용현 두 사람이 계속해서 지역과 관련된 일을 고민하고 있었던 것도 이런 일을 시작하는데 밑바탕이 된 것 같다.


 “카카오에 들어가고 나서 사내 장터가 활성화돼 있는 것을 봤어요. 사내 장터에서 거래되는 물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많고, 만족도도 높은 걸 보면서 처음엔 회사 한 곳에서만 하지 말고 회사들을 모아서 해보면 어떨까 이런 생각으로 이어지게 되더군요.”


 정작 아이디어를 냈던 에드는 제주도 카카오 본사로 발령이 나서 갔고 김재현 김용현 두 사람이 이 일을 하게 됐다. 처음엔 판교장터로 시작했다. NHN엔터, 카카오 등 판교 지역에 있는 기업에 다니는 사람들끼리 물건을 사고 팔 수 있게 한 것이 판교장터의 개념이었다. 20156월 회사를 퇴사한 그는 바로 그 다음 달인 20157월 판교장터를 열었다.


<당근마켓 창업멤버들. 앞쪽 당근색 후드티를 입은 이들이 김재현(왼쪽), 김용현 공동 대표. 뒷줄은 왼쪽부터 정창훈(아이폰 개발) 정우람(안드로이드 개발) 박선영(서버 개발) 전무익(R&D) 권예슬(디자인총괄). 사진은 동행한 케이큐브벤처스 이채영 팀장께서 수고해주셨다.>


당신 근처의 마켓


판교장터에 대한 호응은 높았다. 같은 지역에서 근무하면서 지나치면서 알 법한 사람들끼리 쓰던 물건을 사고 팔다보니 서로 필요로 하는 물건을 상대방이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생각보다 괜챦은 반응을 접한 김재현 김용현 두 사람은 이 장터를 확대한 방안을 논의한다.


 “가산디지털밸리로 확대할까 하는 생각을 하고 그 동네를 가 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하면 너무 제한적인 것 같았습니다. 꼭 기업들일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구요.”


 판교장터는 인증을 각자 자기 회사의 이메일 아이디로 했다고 한다. 페이스북이 하버드대학교 이메일 아이디로 인증을 했던 것처럼 그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에게만 거래가 가능하게 하려면 이메일 인증이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다. 그런데 회사 이메일을 쓸 정도 회사면 상당한 규모가 있는 회사이고, 이런 회사가 얼마 없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시장을 넓히려면 다른 방법을 써야겠다고 생각한 이들은 지역 장터로 눈을 돌리게 된다. 굳이 회사가 아니더라도 지역에 있는 주부, 직장인, 학생 등 모두를 끌어들이자고 한 것.


 이런 논의 과정을 거쳐 2015년말 당근마켓이 문을 열었다. 여러 가지 이름을 놓고 고민했지만 결국 개발자인 박선영씨의 아이디어가 채택됐다. ‘당신 근처의 마켓을 줄여서 당근마켓이다.


 당근마켓은 지역 중고 물품 거래 장터를 표방하고 있다. 최대 반경 7km 안쪽의 동네로 거래가 제한된다. 기본적으로는 자신이 사는 행정구역상 을 중심으로 중고 물품을 거래하는 것이다. 앱을 깔고 등록을 하면 지역 인증을 하게 된다. GPS로 해당 지역에 사는 사람임이 확인되면 내가 사는 지역의 동네 사람들이 올려놓은 상품을 볼 수 있다.


 거래는 만나서 이뤄진다. 굳이 택배를 쓸 필요 없이 만나서 직접 물건을 주고 받는 것이다. 가까운 지역에 살기 때문에 만나서 물건을 팔고 현금을 받는 것. 한 번 거래를 한 사람과 다시 거래를 하는 경우가 10% 이상 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서비스가 출시된 지 1년 정도 됐는데 어느덧 월 사용자 수가 10만명을 넘겼다.


지역주민들과 거래하는 따뜻한 장터


당근마켓의 가격은 기본적으로는 판매자가 올리지만 가격 흥정을 할 수도 있다. 판매자와 직접 대화를 나누는 것도 가능하다.


 아직까지 수익모델은 없는 상황. 거래가 이뤄져도 수수료 등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작년말 케이큐브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향후 추가적으로 투자를 유치하면서 사용자 기반을 확대하는 것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수수료를 받지 않다보니 업자들이 난립할 우려가 있다. 사업자들 입장에서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 쇼핑몰이 생긴 셈이다. 그래서 이런 사업자들을 걸러내는 것에 상당히 집중하고 있다.


 “사업자 중에 일반 판매자로 가장하고 물건을 올리는 사례들이 있어요. 기존에 회원들간 물품 중고거래를 진행했던 카페들을 봐도 이런 비슷한 문제들이 있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기 위해 운영진들이 직접 일일이 게시물을 체크하고 강퇴시키는 등의 방법을 썼죠.”


 하지만 당근마켓은 IT 기업이고 개발자가 전체 직원의 60%가 넘는 기술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일일이 확인하는 방법이 아닌 좀 더 과학적인 방법을 사용하기 위해 업자들이 올린 게시물을 분류하는 머신러닝을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결국 이들이 하고 싶어하는 것은 한국판 크레이그리스트와 같은 것을 만들어보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으면서 의문이 생겼다. “한국엔 왜 지금까지 크레이그리스트같은 게 없었을까.”


 “카페들이 해 오긴 했어요. 하지만 기업화되지 못한 거죠. 각 분야별이나 지역별 예를 들어 자동차 동호회, 분당맘 모임 이런 식으로 지역이나 기호분야별 모임들이 온라인에 만들어져 있고 이런 카페를 통해 회원들간 중고품 거래가 이뤄지긴 했습니다. 각 직장별로 만들어진 장터도 있었구요. 하지만 분산돼 있었고 이를 규모를 키우고 지역별 장터를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곳은 없었습니다.”


 김재현 대표는 과거 씽크리얼즈 시절에도 쿠폰모아와 같이 커머스 관련 사업을 했었다. 카카오 시절 3년을 거쳐 그가 다시 들고 나온 것도 커머스였다. 좀 더 따뜻한, 지역 기반의 사람 냄새 나는 그런 온라인 장터를 만들 수 있을까. 서비스가 성장하더라도 기존의 중고물품 거래 서비스들과는 다른 수익모델을 고민하고 있다는 김재현 대표.


 “한국도 그런 문화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역 주민들과 싸게 물건을 거래할 수 있는 따뜻한 장터를 만들어가고 싶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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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은 본래 부동산 직거래를 표방하며 만들어진 서비스다. 그래서 이름이 직방이다. 그런데 지금은 직거래 정보는 대폭 축소하고 기존 공인중개사를 통한 부동산 거래 정보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왜 직거래의 비중을 대폭 줄였을까. 직거래를 통해 거래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다면 그것만큼 이상적인 방법이 없겠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상적인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지만 현실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그게 아니었다는 게 직방 창업자 안성우 대표의 결론이었다. 그는 현실 세계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원하는 것, 사람들이 겪고 있는 진짜 고통과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쪽으로 사업의 방향을 잡았다.

 

스무살 때부터 창업을 준비하다


서울대 계산통계학과 출신의 안성우 대표는 2001년 병특으로 마리텔레콤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머드게임을 만드는 일을 했는데 개발팀 자체가 엔씨소프트에 흡수되면서 그도 엔씨소프트에서 일하게 된다. 엔씨소프트에서 리니지 개발에도 참여하고 게임 운영 일도 했던 그는 2년간 일한 뒤 학교로 돌아왔다가 졸업후 2005년엔 삼일회계법인에서 회계사로 일하게 된다.


 그는 언젠가 창업을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마리텔레콤과 엔씨소프트에서의 경험도 영향을 미쳤을까. 물론 무작정 창업을 하는 게 아니라 본격적으로 자기 일을 하기 위해 두루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투자자로서의 업무도 배우기 위해 삼일회계법인에 입사했다. 삼일회계법인을 거쳐 블루런벤처스에서 본격적으로 투자 업무를 하게 된다. 그게 2009년이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10년 단위로 인생의 계획을 세웠다고 하는데, 안 대표 역시 그랬다고 한다. 30대에 창업을 해서 40대엔 이 회사를 성공시키고 50대엔 다시 창업에 도전하는 것이 그의 나름의 인생 계획.


 그런 인생 계획에서 보면 투자자가 되는 것도 창업을 하기 위한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회계법인에서의 일도, 투자회사에서의 일도 정말 재미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목표로 하는 것은 따로 있었다. 결국 2010년말 그는 블루런벤처스를 나와 회사를 세웠다. 회사 이름은 채널브리즈라고 지었다. 산들바람이라는 뜻의 브리즈(breeze)채널을 붙여서 만든 조어다.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채널이라고나 할까.(브리즈에는 뜻밖에 거침없이 움직이다라는 뜻도 있다. 이렇게 해석하면 거침없이 움직이는 채널이다.)


 2010년은 소셜커머스가 한창이던 시절이었다.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 강자들이 급성장하고 있었고 이들과 유사한 서비스들이 쏟아지던 시점이었다. 그는 첫 번째 사업 아이템을 커머스로 잡았다.


<직방 안성우 대표의 최근 사진>


첫 실패와 재도전


당시 채널브리즈가 내놓은 포스트딜은 블로그나 SNS(소셜네트웍스서비스) 등을 쇼핑몰 플랫폼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서비스였다. 판매하려는 상품에 대한 내용은 블로그나 카페, 페이스북 등에 마치 포스트잇을 붙이는 것처럼 쉽게 붙였다 뗐다 할 수 있는 서비스였다.


 온라인에서 물건을 판매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물건을 등록하고 결제를 붙이고 서버 호스팅을 맡기고 등등 해야 할 작업들이 상당히 많다. 이런 어려움을 간편하게 해결해주겠다는 서비스였던 것 같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이 모델은 실패했다. 이 서비스가 소비자들이건 판매자들이건 쇼핑할 때, 물건을 사고 팔 때 겪은 어려움의 핵심적인 부분과 관련이 없었기 때문일까. 사업이 잘 안되자 회사 직원들도 나가면서 한때 30여명에 달했던 인원 수는 8명까지 줄어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빚도 지고 어려워졌다.


 사업 자체를 그만 둘 수도 있었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고 다시 도전을 하는 길을 택했다.“어떤 아이템으로 할까 고민했습니다.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있었고 아이 옷을 파는 것과 직방을 놓고 고민하다가 직방으로 결정했죠.”


 그가 직방 사업을 선택한 이유는 자신이 집을 구하러 다니면서 이 시장의 문제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회계법인에서 일할 당시 고시촌을 하나 구하기 위해 돌아다닌 적이 있는데, 방을 구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정보는 제한돼 있고 그러다보니 자신에게 맞는 방을 찾기 어려웠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에 착안한 것.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 분야고,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해결할 방법이 요원했다.


 “포스트딜을 할 때 유저를 모으는 것과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직방을 하면서는 우선 방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많이 모아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자이런 생각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콘텐츠를 축적해서 소수의 사용자라도 일단 최대한 만족시킨다는 것. 부동산에 대한 콘텐츠이자 미디어 서비스가 되겠다는 것이다. 다만 부동산은 시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초반 타깃을 좁게 하기 위해 원룸과 오피스텔로 한정했다. 일단 앱을 쓰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원룸과 오피스텔 정보 쪽에 특화해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자는 전략이었다. 그리고 그 전략은 적중했20121월에 출시한 직방은 원룸과 오피스텔의 정확한 정보 제공에 초점을 맞췄다. 네이버 부동산을 비롯해 기존의 어떤 부동산 서비스에서도 원룸이나 오피스텔의 방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아파트 등 다른 정보에 비해 원룸 정보는 기존 서비스들이 사진을 올려놓지 않는다던가 주변 환경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을 하지 않는 등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시장에서 반응이 나왔다. 우선 정보가 많다는 것에 사람들이 반응했다. 20151월에는 다운로드 500만을 돌파했고 그해 101000만 다운로드를 찍었다. 500만 다운로드에 도달하는 데 3년이 걸렸는데 1000만을 돌파하는 데는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올 7월에는 1500만 다운로드를 넘어섰고 11월말에 1600만을 돌파했다.

네이버 부동산 넘어선다


 처음에 직방은 직거래 등록 위주 서비스였다. 누구나 생각하고 느끼는 불편함, 즉 부동산 중개 서비스에 대한 불만 때문에 직거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금방 중개업소들이 정보를 올려놓는 방식으로 바꿨다. 즉 직거래가 아닌 기존 방식을 정확하게 하는 쪽으로 옮겨간 것이다. 왜 그랬을까.


직거래에 대한 수요가 의외로 많지 않았습니다.”

안성우 대표의 설명이다.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직거래를 찾는 사람들이 많은거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더라구요. 일부 적극적인 사람들이 얘기를 많이 해서 그렇지 대다수는 집 구할 때 걱정이나 불편함 해소를 바라는 것이지, 직거래를 찾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즉 현재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서비스에 불만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직거래를 찾는 것도 아니라는 설명. 직거래를 할 경우 불안감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서비스에 불만이 있어도 불안하고 위험한 것보다는 낫다는 심리다.


 안 대표가 내린 결론은 직거래가 아닌 기존 부동산 중개 서비스의 개선이었다.

사람들이 부동산 중개 서비스에 불만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왜 그럴까요

별로 해 주는 서비스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래. 그런 것 같다. 그런데 부동산 중개업자들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다. 안 대표는 한국의 부동산 수수료(복비)가 매우 낮은 수준이라며 중개사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기엔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만 하더라도 매매의 경우 매도인과 매수인이 각각 가격의 3%씩을 부동산 업소에 수수료로 지불한다. 원룸도 한국보다 2배 정도 비싸다고 한다. 매도가의 3%, 매수인 3%. 원룸도 우리나라 두 배 정도.


 그래도 서비스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도 현실이고, 이 부분은 부동산 업소들이 어떤 식으로든 개선해야 할 부분일 것이다. 안 대표는 허위 정보 없애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며 

 우리도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지금 보면 과거보다 훨씬 줄었다고 말했다.


 허위 매물에 한 번 걸리면 당한 사람은 대단히 기분이 나쁜 경험을 하게 된다.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직방도 허위매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철저하게 허위매물을 없애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어떻게 허위매물을 줄일 수 있을까. 안심중개사 제도를 도입한 것은 1차적인 조치.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일단 하나라도 문제제기가 되면 그 부동산 매물 전체에 대해 리뷰를 합니다. 그 부동산 업소에서 일하는 모든 실장까지 포함해서 아웃됩니다. 안심중개사에서 아웃되는 거죠. 세번 걸리면 아예 탈퇴 조치합니다. 제일 중요한건 소비자 피드백입니다.”


 직방은 아직 직거래 정보의 명맥은 유지하고 있지만 점차 줄이고 있고 조만간 없앨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직거래가 대부분 문제라며 중개사 통할 때보다 시간 많이 들어가고 스트레스 많이 받는다는 게 소비자들의 피드백이라고 설명했다.


 “집을 내놓는 사람도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훨씬 더 연락도 많이 오고, 이 중 대부분은 거래가 안되죠. 중개사가 있으면 스크린도 되고 하는데, 막상 해보면 쉽지 않습니다. 꼼꼼한 손님 많아서 직거래 성사도 어렵구요.”



 확실한 건 소비자와 공급자간 여전히 괴리가 있다는 점이다. 한 건물에 대한 정보를 똑같은 업소 수십 개가 갖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허위매물, 또는 과장 정보 문제가 사라질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중요한 건 대다수의 사람들은 부동산을 거래할 때 현재의 중개업소 시스템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복비를 내고, 불편한(또는 불충분한) 서비스를 받더라도, 별 탈 없이 큰 돈이 오가는 부동산 거래를 안전하게 성사하고 싶다는 가장 큰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직방이 중개업소를 통한 거래 방식을 그대로 따르면서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가야겠다고 결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직방은 부동산 미디어다.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매물을 올려놓는 것에 대해 일종의 광고비를 받는다. 중개를 직접 해서 수수료를 받을 생각은? ‘없다고 한다.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직방의 목표는 일단 네이버 부동산을 이기는 것.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안 대표의 솔직한 자평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방은 관련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가장 인지도가 높은(최소한 원룸 오피스텔 정보 분야에서는) 서비스로 자라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엔 아파트 정보를 강화하며 네이버 부동산을 넘어서는 업계 최고의 정보포털을 꿈꾸고 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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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결과에 만족하십니까?’

이런 질문에 사람들은 어떻게 대답을 할까. 나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무엇을 찾느냐에 따라 다르다인 것 같다. 특정 사이트 주소나 인물, 장소 등에 대한 정보를 찾을 때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는다. 하지만 뭔가 결정을 내리기 위한 정보를 모으기 위해 검색을 할 때는 대체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어느 동네 맛집을 찾는다던가, 어떤 제품을 사려고 하는데 그 제품에 대한 평가를 찾는다던가, 나의 취향이나 오늘의 분위기에 맞는 음식이나 영화 등을 검색할 때 따위다.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는 물론 내가 좀 더 정확하게 키워드를 입력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터넷에서 신뢰하지 못하는 정보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게) 상위에 노출이 돼 있고 그런 정보를 접했다가 실망하면서 점점 그런 정보를 믿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의 스타트업 이백오십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만족스럽지 못한 검색 결과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 포털의 새로운 지형을 꿈꾸는 마이셀럽스다.

 

검색의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사람들


 마이셀럽스 신지현 대표는 삼성전자 글로벌 마케팅 전략 부문에서 일하다가 마이셀럽스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디타이드를 접하게 된다. 인공지능(AI)를 기반으로 한 감성검색을 표방한 마이셀럽스 프로젝트(셀럽타이드)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신 대표는 디타이드의 창업멤버들 및 구성원들의 탄탄한 경력을 보고 이들과 함께 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구성원들이 너무 좋았습니다. 이런 사람들과 함께 하면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해 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요.”


 IBM에서 수년간 일하다 삼성전자로 갔던 신 대표는 재미있는 일, 세상에 변화를 주는 일, 좀 더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그런 일을 찾았다고 한다. 마이셀럽스가 시도하는 분야가 재미도 있으면서 사업성과 확장성이 있다고 판단해 합류하게 된 것이다.


 마이셀럽스는 맥킨지&컴퍼니 디지털전략 부문을 담당했고 CJ그룹 최고디지털책임자(부사장)를 지낸 도준웅 씨가 2014년 설립한 회사다. 조원규 전 구글코리아 사장(현 스켈터랩스 대표)과 조성진 구글 시니어 엔지니어가 머신러닝 인공지능 연구개발부문에 대해 조언을 하는 등 외부에서 지원을 하고 있다.


<마이셀럽스 신지현 대표>


 디타이드는 처음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물검색에 초점을 맞췄다.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찾는 정보의 60% 이상은 인물검색입니다. 연예인 등 유명인에 대한 검색이 검색량의 대부분을 차지해요. 그런데 실제 현재 검색 서비스는 그런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일견 맞는 말이다. 자신이 찾고자 하는 게 뭔지 스스로 정확히 규정할 수 있을 때는 그래도 어느 정도 정보를 찾아볼 수 있지만, 두루뭉술한 상태에선 검색이 쉽지 않다. 이런 아이디어 자체는 좋았는데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이를 다시 모델링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러다보니 2014년에 회사가 설립되고 나서도 2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났다.


 “처음엔 B2B를 고려했어요. 그런데 검색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할지, 콘텐츠로 보여줄지, 큐레이팅을 할지 등을 놓고 고민을 좀 했죠. 그 과정에서 피봇팅이 좀 있었습니다.”


 고심을 하던 이들이 정한 방향은 취향 검색. 자신의 취향이나 기호에 따라 최적의 음식, 식당, 공연, 영화, 이벤트, 인물 등을 찾아볼 수 있게끔 한 것이다. 신지현 대표는 기존 검색 엔진들은 검색 문서의 원본, 업데이트 빈도, 연관성, 클릭수 등 다양한 변수를 기반으로 결과를 제공해준다하지만 이런 식의 방식에서는 내 취향은 물론 시시각각 변화되는 나의 상황에 맞는 검색 결과는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빅데이터 기반 취향 검색 서비스


 신 대표는 마이셀럽스는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빅데이터 기반의 취향 검색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기존 검색 엔진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빈 틈을 파고 들었다는 설명. 마이셀럽스는 이용자의 현재 상황이나 취향, 감정을 기반으로 검색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셜 상에 존재하는 무수한 데이터를 시간, 장소, 상황에 따른 취향 검색으로 분류해 큐레이션 해준다.


 마이셀럽스의 취향 검색 서비스에 대한 자문을 하고 있는 조원규 스켈터랩스 대표(전 구글코리아 R&D 부문 사장)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 있는 수 많은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분석하고 분류해 사용자의 의도에 맞게 보여준다는 것이 말로는 쉬워도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라며 마이셀럽스는 이런 쉽지 않은 작업에 도전해 상당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이셀럽스는 머신 러닝 기반의 데이터 처리 기술 및 검색 엔진 자동 최적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데이터가 연동돼 자동으로 콘텐츠가 업데이트되는 라이브 모션 그래픽데이터 시각화 엔진도 탑재하고 있다.


 마이셀럽스의 가장 큰 특징은 검색 대상에 대한 정확한 명칭을 몰라도 충분히 찾을 수 있다는 것. 예를 들어 웹툰카테고리에서 취향필터로 검색하면 내가 보고 싶은 웹툰을 보다 쉽고 간편하게 찾을 수 있다. 자신이 보고 싶은 정확한 웹툰이 있는 사람은 기존의 포털을 사용하면 되지만, 웹툰 중에서 요즘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이 무엇인지, 내 취향에 맞는 웹툰이 뭐가 좋을지, 스토리나 그림체별 웹툰은 어떻게 분류돼 있는지는 기존 검색엔진에서 찾기 쉽지 않다.


 마이셀럽스에 들어가면 스토리’, ‘그림체’, ‘소셜 반응등의 카테고리에서 몰입되는, 개성 있는, 4차원의, 꿀잼등의 내가 원하는 상황 별 제시어를 선택하는 등 다양한 카테고리별 웹툰을 찾아볼 수 있다. 특정 대상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을 때 혹은 선택장애로 괴로울 때, 지금 나의 기분, 취향, 처한 상황을 선택한 뒤 찾을 수도 있다.


 마이셀럽스는 현재 스타, 영화, 웹툰, 와인, 비어 등 6개의 카테고리로 구성돼 있다. 향후 방송, 맛집, 뷰티 등의 영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마이셀럽스는 단순히 텍스트를 입력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직관적이고 재미있는 검색을 제공해 검색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습니다.” 신지현 대표의 설명이다.


 실제로 나 자신의 관심도 등을 설정해 영화나 와인을 검색해보니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색다른 제품이나 영상의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연예인 등 유명인사에 대한 정보의 경우 실시한 이슈가 자동으로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최신 정보, 특정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정보만 모아서 보는 것도 가능했다.


 “사람들이 자신의 피부에 적합한 수분크림 하나 찾는데 400회 이상 검색을 한다는 조사결과가 있을 정도입니다. 마이셀렙스는 일상적인 정보가 아닌 자신의 취향과 스타일에 맞는 정보를 찾을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에 커머스 등 다른 사이트와의 접목도 가능합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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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거래를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개업소를 통한다. 그리고 너무도 당연하게 중개 수수료를 낸다. 법적으로 정해진 요율이 있기 때문에 이에 맞춰서 내면 된다. 그런데 이런 매우 당연하게 여겨지는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는 게 부동산 업계에서도 심심챦게 들려온다.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부동산 중개업소가 별로 해 주는 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기 때문이다. 어느 부동산 업소를 가던 대체로 비슷한 매물을 보여주고 계약서 작성을 도와주는 정도인데, 엄청난(?) 수수료를 받아간다고 느끼는 것이다. 전세가 점차 줄어들고 대부분 월세 계약으로 이뤄지면서 수수료에 대한 불만은 더욱 커지는 듯 하다. 즉 보증금 규모가 대폭 작아졌는데도 여전히 수수료는 전세 계약 수준으로, 또는 그보다 더한 수준에서 지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체된 업계와 시대적인 변화가 맞물린 결과라고 판단된다.


 집토스는 이런 의문을 제기하고 시작된 회사다. 이 회사의 창업자인 이재윤 대표는 스스로 공인중개사 생활을 하면서 이런 의문을 갖게 됐다고 한다. 안전한 부동산 직거래를 주장하는 이 대표의 창업 스토리가 한국의 스타트업 이백마흔아홉번째 이야기다.

 

왜곡된 부동산 시장을 발견한 대학생


 이재윤 대표는 아직 대학생이다.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 계열 2011학번으로 입학해 현재 휴학중.

그는 인생의 진로를 고민하다 문제 해결을 위해 창업에 뛰어든 케이스다. 그 시작은 군대에서였다. “군에 가서 계속 생각했어요. 나중에 졸업을 하고 나서 뭘 할까가 주된 고민이었는데요.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저에게 잘 맞지 않기 때문이기도 했죠.”


 군에 있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고 싶었던 이재윤은 군 복무를 하면서 틈틈이 공부를 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땄다고 한다. 막연하게나마 부동산 거래 중개 시장에 기회가 있을 거란 생각과 함께 사람이 살면서 가장 핵심적인 문제인 주거 이슈를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직업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란다.


 제대하고 나서 그는 직접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차렸다. 그런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발견한 것은 이 업의 문제점이었다.

정말 쓸데없는 고비용 구조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가 지적하는 쓸데없는 고비용 구조의 의미는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무조건 상가 건물 1층에 입주해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수십년동안 업 운영 방식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비용만 늘어나는 구조가 되고 있다는 설명. 부동산 관련 각종 미디어에 광고를 해야 함은 물론이고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모바일 앱에도 광고를 해야 하는 상황. 같은 건물에 있는 똑같은 매물은 여러 중개업소가 동일하게 올려놓는데 가격이 모두 다르다는 것도 그의 지적이었다. 비효율적인 운영방식에, 치솟는 비용, 여기에 악화되는 부동산 거래 시장 환경 등이 겹치면서 중개업소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가 한 가지 이슈가 떠올랐다.

부동산 관련 정보나 기사를 보면 댓글 내용 중에 정말 많은 부분이 허위매물에 대한 비판인데요. 허위 매물이 왜 이렇게 많은 걸까요.”

제가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해보면서 느낀 건데요, 허위매물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더라구요. 집주인이나 건물주에게 전화만 걸면 매물을 알 수 있는데요, 그 다음엔 그냥 손님을 끌어들이기만 하면 되거든요. 그러니까 실제 매물로 나온 가격보다 낮춰서 내놓는 것은 물론이고, 확인도 안되는 매물을 마구 올리는 거죠. 일단 물건이 어느 정도 올라가 있어야 손님들이 찾아오고 그 다음부터 진짜 매물을 보여줄 수 있거든요.”


 미끼 매물을 올려놓고 손님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광고비 지출도 많고, 그러다보면 이런 광고비 상승에 따른 부담을 수수료(복비)에 전가하는 사례가 많았다. 복비가 늘어나면 집주인은 이를 월세로 떠넘기는 일도 다반사라는 게 그의 경험이었다.


 “결국 피해는 세입자가 다 떠안게 되는 것 같았어요. 약자가 피해를 보는거죠.”


 달랑 월세 원룸 구하면서 방 1-2개 보고 계약을 하는데 60만원이 넘는 복비(1000/60 기준)를 내야 하는 등 복비 부담은 만만치 않다. 이런 방을 구하는 사람은 대부분 사회 초년생이거나 대학생들인데, 이들에게는 너무 과도한 수준이라는 것.


 그래서 그가 내린 결론은 직거래를 활성화하자는 것이었다. 1년간 부동산 중개업을 해 본 그가 내린 결론이었다. 그래서 그는 2014년 부동산 직거래 모델을 고안해냈다. 서울대학교 동문인 장영희 이사가 개발을 맡았다.


<집토스 창업멤버들. 왼쪽 두번째가 이재윤 대표.> 


부동산 직거래에 도전하다


 부동산 직거래는 사실 이들이 뭔가 새롭게 고안해 낸 것은 아니다. 이미 직거래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고, 직거래를 연결해주는 사이트들도 제법 있었다.


직거래 사이트들이 좀 있었는데 잘 안되거나 망한 경우도 있구요.”

왜 그럴까요

매물 관리가 어려워서 그렇습니다. 직거래든 뭐든 거래가 되려면 매물이 충분히 있어야 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하는데 이런 것들을 건물주나 집주인에게 직접 하게끔 맡기면 잘 안되거든요.”

거래 과정에서 사기를 당하거나 계약서를 작성하는데 불안하다던가, 불편하다던가 뭐 그런 이유때문 아닐까요.”

그런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은 충분히 안전장치가 이미 마련돼 있고 계약서 작성은 조금만 도와주면 별 문제 없이 할 수 있어서 큰 문제가 아닙니다.”

 그래서 집토스에서는 전화로 매물을 받고 일일이 확인을 하는 구조다. 직거래를 하게끔 집주인이나 건물주로부터 매물을 확인해서 올려놓고 이를 수요자가 확인해서 거래를 하도록 도와준다. 계약서 작성에 어려움이 있는 이들에겐 계약서 작성을 대행해준다.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계약서를 작성해주는 게 장점. 무엇보다 실제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세입자들이 리뷰를 올릴 수 있고 이를 공개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사실 매물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좋은 얘기만 할 수밖에 없거든요. 하지만 세입자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굳이 좋은 얘기만 쓸 필요가 없죠. 진짜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입주 판단을 하는 것은 물론 가격 흥정을 하기에도 훨씬 유리한 구조가 될 수 있죠.”


 보증금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미국의 부동산 거래보험 업체와 제휴해 보증금 에스크로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그가 1년 동안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면서 확보한 4만여명에 달하는 임대인 연락처도 중요한 서비스 밑바탕이 되고 있다.


 “집토스는 중개업소가 끼어 있지 않고, 실거주자가 후기를 남기며, 집토스가 직접 임대인과 연락해 매물을 확인하기 때문에 허위 매물이 없고,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으며, 진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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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3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렸던 글로벌인재포럼 행사 가운데 열혈 청년들의 맨손 창업기세션의 주요 발언들입니다. 토크쇼 형태로 진행됐으며 패널로 김봉진 (우아한 형제들 대표), 박수근 (NBT 대표), 심여린 (스터디맥스 대표), Sarah Lee (글로우 레시피 대표) 등 네 분이 참석했고 임원기 (한국경제신문 기자)가 진행을 맡았습니다.

 

임원기 기자 ; 안녕하세요 임원기입니다. 글로벌인재포럼에서 스타트업 창업가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좀 더 일찍 이런 이야기를 다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만큼 이제는 창업이나 기업가정신에 대한 논의가 분야를 막론한 관심사가 됐다는 방증이라고 생각됩니다.


 오늘의 주제는 창업입니다. 글로벌인재포럼의 세션에 가운데서는 좀 독특한 주제죠. 2의 창업붐이라는 말이 나온 지도 꽤 됐습니다만,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소수입니다.


 창업이 주제이긴 하지만, 여러분들이 혹시 기대하실지 모를 그런 주제? 예를 들어 성공의 비결이라던가, 성공 방정식이라던가 등과 같은 이야기보다는 좀 다른 얘기를 할 것 같습니다. 그것보다는 왜 창업을 하게 됐는가에 대한 동기와 문제의식, 그리고 어떻게 창업을 하게 됐는가, 어떤 고난이 있었고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여러분들이 궁금해하실 내용은 따로 적어서 제출해 주시면 제가 대신 질문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한정된 시간을 알차게 쓰기 위해 이렇게 진행을 하니 양해 바랍니다.


<지난 11월3일 서울 강남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진행된 글로벌인재포럼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김봉진 대표 ; 안녕하세요 배달의 민족을 만들고 있는 우아한 형제들의 김봉진입니다.

심여린 대표 : 영어 마비~ ~ 영어 마비! 영어 마비엔 스피킹맥스! 다 아시죠. 스피킹맥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스터디맥스의 심여린입니다.

Sarah Lee 대표 : 안녕하세요! 미국에서 케이뷰티의 우수성, 기술력을 소개하기 위해서 온라인 이커머스 플랫폼과 브랜드 인큐베이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글로우레시피의 공동대표 Sarah Lee입니다.

박수근 대표 : 안녕하세요 NBT의 박수근입니다. NBT라는 회사는 Next Big Thing을 만들어가는 회사이구요, 저희 회사는 안 밀면 손해라는 캐시 슬라이드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하 직책 생략)


임원기 ;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당연히 새로 만들어진 신생 벤처기업을 뜻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스타트업 창업은 그저 사업을 새로 시작한 그런 게 아니라 (물론 사업을 하면 돈도 벌어야 하겠지만) 기존 서비스나 제품의 불편함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제품·서비스 등으로 세상에 변화를 주고자 하는 그런 도전을 말하는 겁니다.


 이번 세션에 나오신 대표님들은 제가 다 섭외한 분들입니다. 이미 상당한 성공을 거뒀고 밖에서 보면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지만, 그 과정에서 상당한 고난을 겪었고 그것을 극복해왔던 그런 분들입니다.


 1분 스피치 이런 거 잘 하시는 분들인데, 너무 짧게 자기 소개를 해서 제가 질문을 던지면서 토론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우아한 형제들 김봉진 대표님의 경우 디자인 쪽 일을 해 오신 분입니다.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경영하는 디자이너라고 하고 있구요. 실제 경력도 네이버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는 등 디자인 쪽에서 종사해 왔습니다. 그런데 배달의 민족은 얼핏 보기엔 디자인과 별 상관 없어 보이는 분야같은데. 어떻게 그런 아이디어를 얻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그 문제를 왜 꼭 창업을 통해 풀어야겠다고 생각했는지도 듣고 싶습니다.


기업이 성공해야 성공한 브랜드 나온다


김봉진 ; 창업의 동기에 대한 질문이라고 이해를 하고 말씀드리면요. 저도 왜 시작했는지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시장의 기대가 있고 어떤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창업을 했느냐하면, 사실 그렇지 않거든요. 처음에 저는 사실 좀 장난스런 그런 기분으로 시작했습니다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 이런 서비스 있으면 참 좋겠다 싶은 생각에 가볍게 만든 겁니다. 처음 저희가 시작했을 때 저희랑 비슷한 게 뭐가 있었냐하면 여러분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고등학생들이 만든 서울버스, 이런 앱이 있었습니다. 앱을 만들어서 앱스토어에 올려놓고 그냥 기존에 하던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네이버도 계속 다녔구요. 그러다가 투자자들이 찾아오고 그러면서 법인도 설립하고 사업을 하게 됐습니다.


 사실 저는 사업을 하고 싶다기 보다는 디자이너로서 예전부터 나만의 어떤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어요. 그런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배달의 민족도 브랜드 관점에서 하고 있는 게 많습니다. 저를 표현하거나 우리 회사,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그런 것에 중검을 두고 있습니다.


 굉장히 재밌는 게 성공한 브랜드는 그 기업이 성공을 해야 가능해요. 브랜드만 성공하고 기업이 실패하면 사실 그 브랜드는 실패한 거거든요. 그런데 저는 반대로 제 브랜드를 성공시키기 위해 사업을 잘 해야 하는, 대부분의 기업가들은 사업 성공을 위해 디자인이나 브랜드를 잘 활용하는 그런 방식인데 저는 그 반대입니다.


 저는 음식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있나 이런 생각을 여러번 해 봤어요. 그런데 사실 어릴 때 제 경험을 떠올려 보면 그렇지 않았거든요. 저는 부모님이 음식 장사를 오래 하시는 걸 보면서 음식 장사 이런 거는 절대로 하면 안되는 거다 이렇게 생각해왔어요. 그런데 제가 음식 배달 앱을 만들었쟎아요. 그래서 저는 대한민국의 음식 문화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거다 이렇게 정의를 내리고 있습니다


 IT가 발전을 하면서 커머스 분야가 계속 성장하고 있는데요. 처음엔 책이나 박스에 넣을 수 있는 다양한 물품으로 커머스가 발전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음식도 인터넷과 모바일에서 구매를 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가까이 다가온 것이구요. 배달의 민족은 음식을 커머스 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는 그런 문화를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임원기 ; 사실 처음 제가 김봉진 대표님 창업한 지 1년이 안됐을 때 사무실을 찾아갔을 무렵엔 길거리의 수많은 전단지를 스마트폰으로 집어넣겠다 뭐 이런 컨셉으로 사업을 했었는데 이제는 푸드테크라고도 하고, 음식과 기술을 접목한 그런 사업을 하고 계십니다. 창업하면 가장 대박이 난다는 의식주 중 하나를 하고 계시네요.


 다음엔 박수근 NBT 대표님의 말씀을 좀 들었으면 합니다. NBT가 하는 캐시슬라이드는 여러분들 폰에 따라, 아이폰을 쓰시면 잘 모르실 수도 있지만, 한국에서 벌써 2000만 다운로드가 됐고 중국에서는 1억 다운로드를 돌파한 서비스입니다. 박 대표님은 컨설턴트 생활을 하셨던 분인데, 어떻게 이렇게 창업의 세계로 뛰어들게 됐는지 말씀을 좀 해주시죠.

 

박수근 ; 운좋게도 대학 시절에 선배들이 하는 스타트업에서 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느낀 게 2가지 있습니다. 스타트업이란 게 정말 멋있고 꼭 해 보고 싶은 일이구나. 세상에 의미있는 일을 하면서 과정에서 행복할 수 있구나 이런 생각을 했구요.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스타트업이 정말 대부분 망하겠구나, 주먹구구로 하면 다 망하겠구나 이런 생각도 들기도 했습니다. 제품과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이걸 정말 제대로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수익을 내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구나 그런 것도 깨달았습니다. 그때 선배들의 스타트업에서 잠깐 일해보긴 했지만 일이 잘 안되서 결국 다시 학교로 돌아갔고, 2010년에 대학을 졸업하게 됐습니다.


그때 사실 정말 창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겁이 나서 창업에 나서질 못했습니다. 성장을 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했구요. 좀 배워야겠다 이런 마음에 컨설팅 회사에 들어갔습니다. 컨설팅 회사에 들어가면 이런 일을 합니다. 주로 대한민국의 대기업들이 하는 전략 프로젝트 이런 것에 참여하구요 굵직한 일을 분석하고 평가하고 그랬습니다. 컨설팅 회사에 들어가서 많이 배웠습니다. 2년 반 동안 일하면서 좋은 경험도 많이 했고 즐거웠습니다. 사회 초년생으로서는 월급도 많이 받았구요.


 그런데 일하면서 뭔가 계속 가슴 한 구석이 먹먹하고 그랬습니다. 왜 그럴까. 컨설팅 회사에 들어가보니 주변에 정말 뛰어난 분들이 많이 있었는데요 뛰어난 실력과 열정을 갖고 변화와 혁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데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면서 좌절도 했구요. 저 역시도 그랬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을 해 봤는데 개개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구조적이고 시스템적인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고착화된 구조, 만들어진 시스템 이런 곳에서 변화를 주기란 쉽지 않다는 그런 생각을 했구요. 그래서 현재 있는 커런트 빅 씽(Current Big thing)이 아니라 아직 오지 않은 Next Big Thing을 만들어보자 이런 생각에 공동 창업자 4명이 다 회사를 다니고 있었는데 다 회사를 그만두고 모였습니다. 저희는 일단 그만두고 모여서, 좀 특이하죠. 그 때부터 캐시 슬라이드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Next Big Thing을 만들려면, 뭔가 시작점이 있어야 하는데 뭘로 시작점을 삼을까 이런 고민을 했습니다. 2012년에 창업을 했는데 앞으로 뭔가 Next Big Thing이 온다면 그것은 모바일에서 시작될 것이다 이렇게 봤구요. 해결해야 하는 어떤 큰 문제들이 있을까 고민했지만 커머스 교육 게임 등 여러 분야가 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모바일 시대에 맞는 미디어가 필요할 거야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1990년대까지만 해도 미디어는 현관문을 열고 나가면 있는 신문들이 있었고 방송이 있었습니다. 2000년대에는 PC를 켜면 나오는 네이버와 같은 포털들이 미디어였습니다. 2010년대에는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모바일 미디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막연한 생각을 갖고 시작했지만 2012년에 옥탑방에 4명이 모여 있는데 별로 할 수 있는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뾰족한 그런 것을 하자. 그래서 사람들에게 여러분의 스마트폰 첫화면을 우리에게 빌려주면 우리가 리워드(혜택)를 주겠습니다이런 컨셉으로 시작했습니다.


창업, 직장생활보다 "5배 더 힘들고 10배 더 재밌다"


 처음부터 핵심에 집중했습니다. 스마트폰 화면 잠금앱을 설치한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준다는 것에 강조했고 날카롭고 뾰족한 기획덕분에 지금은 캐시슬라이드라는 제품이 회원 형태의 모바일 미디어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임원기 ; 박수근 대표님은 컨설턴트 생활을 하시다가 세상에 큰 변화를 주는 것을 만들고 싶어 창업을 해서 행복하다고 합니다. 특히 박 대표님은 회사 내부에서는 아무도 못 말리는 일 중독자로 통한다고 제가 안팎에서 얘길 많이 들었습니다. 직원들도 행복한지는 제가 따로 좀 확인을 해 보겠습니다. (웃음)

 

박수근 ; 예전 컨설팅 회사에 같이 있던 친구들이 가끔 물어봅니다. 창업하니 어떠냐고. 저는 “5배 정도 더 힘들고 10배 정도 더 힘들다이렇게 말했습니다. 저희 직원들도 그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임원기 ; 오늘 행사에는 미국에서 오신 분도 있습니다. Sarah Lee 대표님은 뉴욕에서 글로우 레시피란 회사를 창업하신 분인데, 오직 이 행사를 위해 미국 뉴욕에서 날아오셨습니다. 다른 분들과 달리 물리적인 거리도 있고 해서 저 역시 Sarah Lee 대표님의 창업 스토리는 잘 알지 못하는데요. 창업을 하자마자 샤크 탱크라는 미국의 투자 유치 프로그램에 나가서 히트를 치면서 유명해지기도 했습니다. 로레알에서 근무를 하시다가 나오셔서 그래도 가장 관련된 분야에서 창업을 하셨는데, 왜 창업을 했는지 말씀 좀 해 주시죠.


Sarah Lee ; 저는 사회 생활은 한국에서 시작했습니다. 12년 전에 로레알 코리아에 대학 시절 인턴으로 시작해서 화장품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너무 많이 느껴서 일을 열심히 하고 3-4년 후에 미국으로 발령을 받아 갔습니다. 이후 미국에서 제품 기획과 마케팅 등의 업무를 했습니다. 제품 기획을 할 때 한국 화장품의 컨셉과 경쟁력을 글로벌 회사 입장에서 벤치마킹하고 영감을 받고 있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때 한국 제품을 보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한국 사람으로서 그런게 너무나 자랑스러웠고 기획을 할 때 기획자로서 미래의 트렌드 등을 봐야 했는데 항상 한국이 No.1 고려 대상이었죠. 글로벌 브랜드인데도 기술력, 제조 파트너사는 항상 한국 파트너사였고 한국 회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본사와 이야기도 해 봤어요. 비비크림이 엄청나게 유행을 했는데 미국에서 6-7년 전부터 센세이션을 일으켰죠. 한국에서는 벌써 10년도 더 전에 나왔었죠. 미국 사람들이 볼 때는 이렇게 간단하게 피부 보습도 되고 선스크린도 되는 제품이 있다는 것에 놀라왔고 나오자마자 회사의 제품 카테고리에서 매출 0에서 2억 달러로 껑충 뛰었죠


 그때부터 모든 화장품 업계 사람들이 한국을 봐야겠다 이런 말을 했구요. 화장품의 미래는 한국이다 이렇게 얘기하기 시작했죠. 로레알은 세계 넘버원 기업으로서 한국 시장을 더 잘 알아야 하는 그런 책임감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한국에 들어와서 가로수길에 가서 요즘 유행하는 제품들도 알아보고 돌아가서 연구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한국 화장품 기술들이 글로벌 브랜드에 녹아 있는 반면 한국 제품으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안타까왔죠. 사람들이 한국 제품을 써보면 효과도 느끼고 그러는 걸 보면서 기회를 봤습니다.


"자랑스런 한국 화장품 세계에 알리고 싶었다"


 저희 공동 대표인 크리스틴 장과 브레인스토밍을 하다가 이런 걸 아예 우리가 가져와서 소개도 하고 한국브랜드화하면 어떨까. 그리고 한국의 상품과 기술력을 글로벌 브랜드의 그림자에 머무는 게 아니라 한국 제품이라는 것을 널리 알리면 어떨까. 아마존이나 이베이에서 팔리는 프로모션용 제품이 아니라 실제 스토리가 있고 콘텐츠가 있고 정말 퀄러티가 있는 좋은 제품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알리자 이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2년 전에, 2014년 말에 글로우 레시피라는 회사를 설립했고 처음엔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사이트로 시작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콘텐츠나 이런 것을 제공하고 싶었고, 한국의 최고 수준의 제품을 들여와서 큐레이션 해서, 어떻게 보면 편집샵을 시작한거죠.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 시장의 지식과 미국 소비자들에 대한 이해도를 최대한 활용해서 미국 시장에 맞는 한국 제품을 판매해보자 이렇게 된 겁니다.


 그러다가 더 큰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세포라, 메이시스와 같은 큰 백화점에서 한국 화장품에 관심이 있다는 걸 파악하고 이들과 협력해 한국의 규모가 있고 기술력이 있는 화장품 브랜드 인큐베이팅에 나섰습니다. 저희가 이런 것을 하게 된 가장 큰 계기가 이커머스를 시작하고 시장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미국적인 이미지의 한국 브랜드이고 나는 미국인이기 때문에 한국인의 피부와 다르기 때문에 한국 브랜드의 화장품이 맞지 않을거라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이 많았습니다


 그걸 깨뜨리고 싶었고 깨기 위해선 파워풀한 파트너와 함께 대형 리테일러에 입점을 해서 이게 한국에서 온 대단히 특이하고 재미있는 상품이다이런 게 아니라 미국사람들의 다양한 인종과 피부 타입에 맞는 전략적이면서도 효능이 뛰어난 제품이라는 걸 교육시킬 기회가 됐던 겁니다. 국내 대기업 등과 제휴를 맺어서 세포라 등 백화점에 우선 입점을 했습니다. 당시엔 한국 제품이라는 것을 너무 강조하기 보다는 정말 기술력이 있고 좋은 제품을 만드는 회사인데 한국 기업인 거다 이런 식으로 알렸습니다.


 지금은 2가지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온라인 쇼핑몰이고 다른 하나는 비즈니스 인큐베이터로서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임원기 ; 한국 화장품이 아모레 퍼시픽이나 중소기업들의 제품도 좋은 게 많은데 그러다보면 수입해서 판매하는 곳이 많지 않나요?

 

Sarah Lee ; 수입해서 판매하는 곳은 많지만 처음부터 브랜드를 인큐베이팅하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저와 공동 창업자인 크리스틴 장이 로레알에서 함께 근무하면서 보니 로레알에 있는 수천명의 직원 중 저와 크리스틴 두 사람만 교포가 아닌 한국 사람이었고 한국 말을 하고 한국의 상황과 한국 기업들을 경험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저희가 보기에 한국에서 그냥 좋다고 하거나 막연히 우수한 제품이라고 하는 그런 화장품들이 막상 미국에 와서 실패할 확률이 높아요. 왜냐하면 미국 사람들은 피부에 대한 접근 방식이 한국 사람들과 다릅니다. 피부 관리를 그렇게 열심히 하는 사람도 적습니다. 피부 타입도 다르고 이것을 재해석 하지 않으면 장기간 인기를 끌기 힘듭니다. 하지만 저희는 프랑스 회사인 로레알의 미국 법인에 있으면서 프랑스 회사 제품을 미국 현지화하는 경험을 했었고 이것이 차별화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임원기 ; 더 물어볼 것이 많지만 차차 진행하기로 하고 다음엔 심여린 대표님께로 넘어가겠습니다. 심여린 스터디맥스 대표님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외국어 학습에 대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그쪽 분야로 가시게 된 것인지요?

심여린 : 저는 남편하고 공동 창업인데요 남편하고 제가 각각 회사를 다니던 시절에 MBA 가는 게 유행이던 시절이 있었어요. 영어 점수를 따고 나서 학교 투어를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 가서 놀랐어요. 영어를 어느 정도 잘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미국에 들어가는 입국 심사대에서부터 아주 간단한 이야기를 하는데 말이 잘 안나오는 거에요

 

임원기 ; 거기서 영어 마비가 나온 거군요.

 

심여린 : (웃음) 그렇게 미국에 힘들게 입국해서 생각해보니까 우리가 뉴스 앵커나 전문적으로 영어를 말하는 사람, 선생님 등 이런 사람들의 영어 발음을 제외하고는 일상 생화을 하는 사람들의 영어를 제대로 듣고 공부를 해 본 적은 없는 거에요. 그러다보니 생활에서는 영어가 안되는 거죠. 며칠간 미국에 있으면서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하다보니 또 영어가 어느 정도 되더라구요


 그런데 거기서 만난 사람들이 외국인인데 네가 쓰는 어휘력이나 문장이 정말 놀랍다 이런 말을 했어요. 우리의 입시 위주의 교육이 갖는 외국어 학습의 문제점을 깨닫고 우리가 지금 MBA를 할 게 아니라 이런 문제를 바로 잡는 일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거죠.

미국에서 외국인들이 말하는 것을 찍어오고 따라하다보니까 그게 되게 좋더라구요. 사람들이 미국 가서 어학연수하면 몇 천만원씩 돈이 드는 데 저희가 그때 현지에 가서 한 게 사람들 모아놓고 대화하고 그걸 찍어오고 그랬는데 그게 그냥 어학연수 가서 받는 클래스랑 비슷한 겁니다.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면 굳이 비싼 어학연수 가지 않고도 혜택을 줄 수 있겠다 생각한 거에요.


 저랑 저희 남편은 대학때부터 창업 동아리 활동을 같이 했어요. 연애할 때도 어떤 가게나 회사가 잘 되거나 망하거나 하면 그 이유를 같이 분석해보기도 했구요. 그렇게 계속 같이 생각하고 문제의식을 나누면서 하다가 창업도 같이 했구요. 남편은 이미 대학때 이투스라는 회사를 창업한 경력도 있고 해서 지금 일을 하는 것도 잘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임원기 ; 제가 스터디맥스를 처음 찾아갔을 때는 2010년이었는데 그때는 창업한 지 얼마 안됐을 때였죠.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회사였지만 한국 사람들의 관심이 높은 교육 분야인데다 인터넷과 모바일로 학습을 하게 해 준다는 컨셉을 듣고 아 여긴 되겠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그 뒤로 2-3년이 지나 다시 뵀을 때 그 기간동안 상당히 고생을 한 걸 알고 놀랐죠. 우리가 지금부터 나눌 두 번째 주제가 창업을 하면서 필연적으로 맞닥뜨릴 고난, 어려움 이런 것인데, 그냥 힘들다 차원이 아니라 회사가 망할 지도 모른다 수많은 사람들을 설득해서 모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일을 겪게 되는데..이런 일을 겪으면서 어떻게 극복을 해 왔는지 말씀 나온 김에 심여린 대표께서 먼저 말씀해주시죠.

 

10군데 VC 찾아갔다가 모조리 퇴짜맞기도


심여린 ; 사실 저희 사업 모델이 영어 교육 업계나 출판업계 이런 쪽에서 상당히 특이한 모델이었어요. 강의나 책 중심의 학습이 주된 시장에서 특이한 학습 방법을 제시한 거였죠. 마이너스 몇 억원을 통장에 찍어면서도 저희가 열심히 콘텐츠를 만들었고 VC분들을 만나러 다녔는데요. VC분들 만났을 때 10군데서 다 거절했어요. 저는 쉽게 투자 유치가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했는데, 컨셉트 특이하고 너무나 필요한 서비스고, 잘 될 것 같은데 워낙 특이하니까 매출이 나오면 그때 투자하겠다 뭐 이런 반응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희는 돈이 들어가야 매출이 본격적으로 나올 텐데 기대했던 투자가 안 들어오니까 힘들었죠.


 그래서 그때 남편하고 둘이 청계천을 걸으면서 어떻게 하지 하고 걱정했던 일이 생각이 나네요. 그래도 다행히 너무 좋은 분들이 투자를 해 주셔서 그 돈으로 마케팅을 하고 그리고 바로 40억원의 매출이 나왔습니다.

 

임원기 ; 첫 투자가 들어온 게 2011년인가 그랬죠? 그 전까지는 그러면 자본금으로 버티면서 계속 마이너스 통장 만들고 그랬겠네요

 

심여린 ; 그렇죠. 기보나 이런데서 대출도 받고 버텼죠. 힘든 시기였습니다.

 

임원기 ; 다른 분들도 여러 가지 힘든 일을 겪으셨을 것 같은데요

 

김봉진 ; 힘든 일 많았죠. 눈물 없이는 듣기 힘든 얘기들이 많습니다. 저는 사실 우아한 형제들이 두 번째 창업이었어요. 그 전에는 아내와 디자인 가구 쪽으로 창업을 했다가 시원하게 다 말아먹고, 그때 전세 대출금까지 다 날려서 가족들이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했던 그런 시절도 있었습니다.


 가구점을 하면서 가구점에 소품들이 많이 있쟎아요? 그걸 팔 수가 없으니까 그걸 모아서 사과박스 배박스 이런 데다 모아서 집에 쌓아 놨습니다. 집도 좁은데 2-3년씩 집에 그걸 쌓아놓고 사는데 어느날 밤에 아내와 그걸 보면서 그게 한 5000만원어치 정도 될 거에요. 자기야 저게 정말 사과였으면 좋겠어 그럼 먹을 수 있쟎아. 그런 얘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배달의 민족 만들고 나서 직원들에게 그 제품을 쭉 나눠줬는데요 정말 다들 좋아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저는 가슴이 찢어지고 뭐 그랬죠. 그런 것도 그렇고 정말 힘든 게 많았죠


 얼마 전에는 사실 정말 힘들었던 게 저희가 작년에 배달 앱 수수료 0%를 선언했는데 그 수수료 매출이 전체의 30%에 달했거든요. 그때 저희 생각은 고객이 우리의 이런 정책을 알아줄 것이고 다시 우리 앱을 많이 써 줄 것이다 그러면 다시 매출이 회복될 것이다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생각보다 고객은 훨씬 더 늦게 움직이더라구요.


 그 시기가 늦게 오면서 어려움이 커졌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리 오래된 일도 아니네요. 올초가 되니까 다음달 직원들 월급을 어떻게 주나하는 걱정을 할 정도가 됐습니다. 상당히 급박한 상황까지 간 거죠. 그렇게 되니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나의 호기로운 결정으로 350명에 달하는 우리 직원들이 어떻게 되는 거 아닐까이런 걱정을 하기도 했죠.


 사실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것과 달리, 9시 뉴스에 배달의 민족 수수료 이슈가 보도가 되고 이러면 매출이 오히려 더 올랐어요. 부정적인 보도라고 하더라도 일단 매출은 늘어나는 거죠. 그래서 더욱 이런 부분을 포기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임원기 ; 그래서 무플보다는 악플이 낫다 이런 말도 있는 거죠.

 

"이번 고비가 지나가면 다음 고비가 또 온다"


김봉진 ; . 그렇죠. 그래서 힘들었어요. 부모님이 주위 사람들이 물어보고 그러면서 더 난처해지고 그랬죠. 다행히 그 뒤로 서서히 매출이 올라와서 지금은 정상화가 되고 그랬죠.

사업을 하면서 힘든 일이 많았어요.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저는 아내와 대화를 많이 나눴는데, ‘아 정말 너무 힘들다 왜 이렇게 힘든 일이 많은 걸까. 나는 왜 창업을 해서 이렇게 힘든 일을 하는 걸까이렇게 얘기를 하기도 했죠. 제 얘기를 듣고 나서 아내가 어느날 전화를 해서 그러더라구요. “자기야 자기가 힘든 건 창업을 해서가 아니야. 그 나이대가 힘든 거야. 대기업을 다녔으면 언제 구조조정 당할지 몰라서 걱정하고 있을거고, 자영업을 했으면 또 다른 어려움이 있었을 거고, 그냥 사는 게 힘든 거지.”

누구나 사는 게 힘들다고 하는 그 말이 왠지 위로가 되더라구요. 그래서 제 좌우명이 이번 고비가 지나면 다음 고비가 온다입니다. 하하.

 

임원기 ; 이 또한 지나가리라가 아니라, 다음 고비가 또 온다. 그러면 뭐 고비가 지나가길 기다려도 그 다음에 낙이 없는 거네요? 또 고비가 오니까

 

김봉진 ; 그런 셈이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기독교적인 신앙을 갖고 있어서 나에게 지금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요.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편합니다.

 

임원기 ; Sarah Lee 대표님은 미국에서 창업을 했죠. 아마 상상이 잘 안가지만 사람을 뽑고, 투자자를 만나러 다니고 하는 과정에서 훨씬 더 어려움이 컸을 것 같은데요

 

Sarah Lee ; 저는 처음에 제일 힘들었던 게 미국에서 한류 때문에 화장품 판매가 늘어나거나 하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이런 현실을 알다보니까 한국에 있는 기업의 담당자들을 설득하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의외로 굉장히 회의적이더라구요. 지금도 그분들을 설득하는 게 힘든 일입니다.


 처음에 저는 아니 한국 제품을 미국에 알리고 팔겠다는 데 당연히 시장을 확대하는 거니까 다들 좋다고 하지 않을까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의외로 대부분 겁을 많이 내거나 걱정을 많이 하더라구요. 물론 우리는 한국 화장품이 잘 팔릴 것이다라는 확신은 있었지만 증명할 방법은 없었고 그러다보니 그분들은 우리에게 상품을 선뜻 제공하기 힘들었던 반면에 우리는 그런 제품들을 많이 확보해야 우리를 증명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었으니까 좀 애매했던 거죠.그래서 한국에 들어와서 브랜드에 콜드콜을 해서 미팅을 하고, 다짜고짜 찾아가기도 하고 그랬는데 미국이라고 하면 마음의 문이 닫혀 있는 경우가 많았어요.


 믿음이 있지를 않으니까 서로 협상을 하기 쉽지 않았고, 제가 한국이 아니라 미국에 있다보니까 같이 소주 한 잔 하면서 얘기를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죠. 잠도 잘 못자면서 전화를 돌리고 사람을 만나는게 힘들었어요.


 관계를 쌓아놓고 비즈니스 파트너에 대한 믿음을 구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처음엔 한국 기업 담당자들이 마음의 문을 닫고 서로 얘기하는 게 힘들었지만 관계를 쌓고 신뢰를 구축하면서 오히려 나중에는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 그렇더라구요.

 

임원기 ; 인재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스타트업은 특히 사람이 전부인 그런 비즈니스이고, 함께 할 사람을 뽑는 게 정말 중요할 텐데. 미국에서 사람을 어떻게 채용을 하나요. 외국인이 설립한, 작은 회사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던가요

 

Sarah Lee ; 외국인이 설립한 회사라고 특별히 다르게 보지는 않아요. 오히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도 있어요. 특히 요즘에는. 스타트업에서 일하게 되면 기업이 작다보니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다양하고 비즈니스의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기회와 상황이 많거든요. 그런 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그리고 어쨌든 저희가 오랫동안 화장품 업계에서 업력을 쌓았고 로레알이라는 네임밸류가 있는 큰 회사에서 관계를 만들고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이런 것을 배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온 사람들이 제법 있었어요. 저희도 사실 케이뷰티를 외국인들이 하고 싶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케이뷰티냐 아니냐를 떠나서 마케팅을 배울 수 있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점을 매력적으로 보시는 분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어쨌든 저희는 케이뷰티를 알려야 하는 입장이니까 자세를 중시했어요. 배우려고 하는 그런 자세가 돼 있는지 이걸 좀 봤죠.

 

믿음과 희망이 스타트업의 원동력


임원기 ; 캐시슬라이드는 한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스타트업 중 하나인데, 그래서 얼핏 별 어려움 없이 성장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진 않겠죠? 어떤 어려움이 있었고, 사람은 어떻게 뽑았고 등등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박수근 ;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 희망이 꺾이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이런 화면잠금앱은 저희가 최초로 아이디어를 내고 제품을 만들다보니까 처음부터 곳곳에서 안될 거야 라는 말을 정말 귀에 인이 박히게 들었던 것 같습니다.

잠금 화면을 미디어로 활용을 해 보자 이런 아이디어를 처음 내놓고 시작하다보니까 광고를 붙여서 포인트를 주자 이렇게 했는데, 처음에 지인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다 안될거라고 얘기합니다. 제품을 런칭해서 새로 채용하려는 사람들에게 설명을 하면 안될거라고 얘기를 합니다. 서비스를 어느 정도 해서 광고주들에게 세일즈를 하려고 하면 예전에 그런 비슷한 거 다 고민했었는데 다 안될거야라는 얘기를 하더군요. 끝이 없었어요. 유저들이 예를 들어 100만명을 모았다 그렇게 수치를 들고가면 거기까지 갔으니까 거기가 한계야 안될 거야 이렇게 또 말씀을 하시는 겁니다.

뭐 좋습니다. 지인들이 그렇게 얘기하고 파트너나 광고주나 투자자들이 얘기할 수 있다고 보는데 문제는 저희가 헷갈리고 흔들리기 시작한다는 겁니다. 어 이거 진짜 안되는 건가? 우리 이거 못하는 건가? 그럴 때. 변화를 만들고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다는 희망과 믿음이 흔들릴 때 힘들었습니다.

믿음과 희망이 없을 때 정말 힘들기도 하지만 반대의 일도 일어납니다. 가장 강력한 게 믿음과 희망이기도 합니다. 즉 조금만 이게 될 수 있다는 실적을 보여주고 어떤 트랙 레코드가 나오게 되면 정 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걸 내놓고 카피캣이 등장합니다. 서비스 내놓고 3개월 만에 유저들을 모으니ᄁᆞ 6개월 내에 동일한 서비스가 10개 정도 나왔구요 1년 내에는 국내에서 대기업 3-4곳이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았습니다. 1년이 넘어가면 전 세계에서 비슷한 서비스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에서 3, 독일, 미국에서도 나오고 이제는 인도네시아에서도 나오기 시작합니다. 믿음과 희망이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구요, 거기서 파생되는 강력한 경쟁을 이겨야 한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임원기 ; 한국은 창업가들이 세쪽짜리 사업계획서를 작성해도 맨 끝장에는 해외 진출 계획이 나와 있다고 하는데. 그 정도로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나 필요성이 강하고 국내 시장이 작다는 스스로의 인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캐시슬라이드가 해외에 진출한 것도 이런 측면으로 이해하면 될까요.

 

박수근 ;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 진출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중국이나 미국의 기업들이 해외에 나가는 것보다 더 힘든 것 같습니다. 하지만 NBT는 글로벌 시장에 대한 강한 집념을 갖고 있는 회사입니다. 회사의 비전 자체가 NEXT Big Thing을 만들고 싶다는 회사인데, 한국 시장에서 사업을 하다보니까 한국에서만 이렇게 사업을 하면 next big thing은 못 만들고 next fun thing만 만들겠구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뭔가 재미있고 흥미로운 건 만들겠지만 정말 큰 것은 만들기 힘들겠다는 생각. 결국 아이디어를 통해 새로운 변화를 만들려고 하는데 한국에서만 하면 그 변화의 크기가 너무 제한적이라는 것입니다.

같은 서비스를 해도 중국에서 하느냐 한국에서 하느냐 하는 것이 가져올 수 있는 임팩트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해외에 적극적으로 나가고 있구요.

 

임원기 ; 스터디맥스도 해외 진출하기에 좋은 서비스 아닌가요

 

심여린 ; 사실 국내에서 만든 콘텐츠 서비스 중에 해외에 나가서 크게 성공하는 경우가 많지 않고 진출 자체도 아직 많지 않습니다. 교육 콘텐츠 쪽은 한국의 수준이 높고 우리 서비스의 경우 영어를 영어로 배우는 방식이기 때문에 동남아시아는 물론 일본 등 다양한 국가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봉진 ; 많은 분들이 혹시 배달음식이라는 게 한국에서만 있는 거 아니냐라고 하실 수도 있는데 사실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입니다. 영국의 저스트잇 이런 회사도 있구요. 물론 한국이 굉장히 큰 시장이기 때문에 저희는 한국을 잘 지켜야 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저희 경쟁사들이 아주 공격적으로 나오고 한국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습니다. 우버잇츠나 딜리버리히어로즈와 같은 글로벌 회사들의 한국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구요. 그래서 저희는 어떻게 한국 시장을 지킬 것인가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이 작다고 하지만, IT나 물류 이런 것들은 도시에서 이뤄지는 게 많습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의 대도시와 그 주변 인구에 비해 한국의 서울 등 대도시 주변 인구를 감안하면 한국이 결코 작은 시장은 아니라고 저희는 평가하고 있습니다.

 

Sarah Lee ; 저희도 글로벌화의 꿈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시작했지만 글로벌 시장이 케이뷰티에 매료되서 우리의 진가를 알아주기를 바라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홍콩에도 거점을 마련했구요 전문가들이 편집한 셀렉션 코너 등도 만들고 저희도 미국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임원기 ; 질문이 지금 너무 많이 들어와서 시간이 부족할 것 같습니다. 몇 개만 추려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아무래도 오신 분들 중에 창업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채용을 하실 때 어떤 기준으로 하시는 지 궁금합니다.


질문하는 내용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김봉진 ; 저는 채용할 때 오히려 저희가 질문을 하는게 아니라 어떤 게 궁금하세요 하고 말씀을 드려요. 그분이 반대로 질문을 저희에게 하는데, 사실 질문 안에 생각이 담겨 있어요. 어떤 분은 복지를 물어보시는 분이 있고, 일에 대해 물어보는 분이 있어요. 그 사람이 일에 대해 얼마나 집중해서 생각하느냐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얼마나 보느냐를 중점적으로 봐요.

 

심여린 ; 인터뷰할 때 이 사람과 얼마나 미래를 같이 할 수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봅니다. 저도 사실 같은 질문을 하는데 저희에게 궁금한 거 없으세요 라고 거꾸로 물어봐요. 질문에서 많은 걸 느낄 수가 있어요.

임원기 ; 어떤 대학생이 박수근 대표님께 질문을 했는데. 스마트폰 다음에는 뭐가 또 있지 않겠느냐하는 질문을 했습니다. 어떻게 대비를 하고 있느냐는 거죠.

 

박수근 ; 2010년 모바일 웨이브가 왔었고 주기적으로 또 빅 웨이브가 올 것이라고 봅니다. 그 주기들이 점점 더 짧아지고 있는데 많은 웨이브의 가능성이 있지만 IoT나 스마트 기기들을 활용한 웨이브가 있을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NBT는 다음의 큰 것을 만드는 것 뿐 아니라 넥스트 웨이브를 만들어낼 수 있는 그런 회사가 되려고 합니다.

 

임원기 ; 이번엔 Sarah Lee 대표님께 드리는 질문이 있네요. 관계의 중요성을 말씀하셨는데 어떤 관계에서 도움을 받으셨는지 궁금합니다

 

Sarah Lee ; 저는 사업을 하면서 정말 관계의 중요성을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지인들, 투자자들,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는 사람들. 저는 한국에서 계속 살았고 미국이라는 큰 땅에 살면서 다른 문화적인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게 상품을 알리는 데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내가 믿을 수 있고 이런 점을 잘 이해하는 누군가와 상의하면서 사업을 했더라면 훨씬 더 지름길로 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하구요. 그래서 제가 만나는 젊은 분들에게 계속 그런 얘기를 합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네트워킹을 하라구요. 한국의 브랜드파트너와 관계를 맺을 때도 인간적으로 존중을 해 주고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지를 제일 먼저 공유해요. 그런 분들하고 파트너를 맺고 있죠. 이런 관계를 통해 서로의 일하는 스타일을 알고 비전을 공유해야 시너지를 낼 수 있거든요

멘토십에 대해선, 모든 멘토가 다 좋지는 않구요 저에게 도움이 될 사람들을 만나는 게 중요한데요. 일을 대하는 근무윤리? 이런 것들이 좋은 분들을 찾으시라도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임원기 ; 관련된 질문인데요. 미국에서 창업을 하려고 하는 분인 것 같은데, 처음에 뭐가 중요한가 이런 질문입니다.

 

Sarah Lee; 본인의 상태에 따라 다른데요. 저는 뷰티 업계에서 계속 일했기 때문에 커넥션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 게 처음에 일 할 때 정말 많이 도움이 됐거든요. 제가 예전에 만났던 사람들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백화점에 입점을 하거나 그럴 때 상대적으로 쉬웠습니다. 미국 시장이 정말 터프하거든요. 그래서 시장에 대해 이해를 하지 못하고 들어가는 것은 금물입니다. 꼭 시장 조사를 해 보시라고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Drive가 있어야 합니다. 경쟁이 심하니까요. 뉴욕에 있는데 경쟁사가 하루에도 몇십개가 런칭되고 있습니다. 그 속에 중심을 잃지 않고 집중을 해야 합니다.

 

임원기 ; 아까 박수근 대표님이 믿음과 희망 말씀하시면서 사람들이 처음에 다 안될거야 라고 얘기를 했다는데, 그런 얘기를 들었을 때 직원들에게 불안감을 주지 않으려고 혼자 감당하셨는지 아니면 직원들하고 공유를 하셨는지.

 

박수근 ; 지인들의 피드백, 유저들의 피드백 이런 게 다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정리해서 다 공유를 했구요. 저희는 아예 이렇게 정의를 했습니다. 스타트업은 원래 일반적인 문제를 정리하는 게 스타트업이 아니라 남들이 다 안된다고 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게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임원기 ; 캐시슬라이드 전에 창업했다가 말아먹은 게 있다고 했는데 그게 어떤 사업이었는지, 왜 망했다고 생각하시는지?

 

박수근 ; 제가 직접 창업을 했던 것은 아니었구요, 저는 꼬맹이가 일을 거들어봐라 해서 조인했던 회사였습니다. 기술도 좋았고 아이디어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지나고나서 보니까 기술이나 아디디어는 변화의 출발점에 불과하다. 변화를 실제로 주기 위해선 실제 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이를 통해 파트너를 설득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정말 쉽지 않다는 걸 알았습니다

 

임원기 : 오늘 패널분들이 창업 과정의 어려웠던 점을 구구절절하게 말씀해주신 덕분인지 질문도 창업 과정의 고난에 대한 이야기가 많네요. 이 고비가 지나면 또 다른 고비가 찾아온다 이런 말씀을 김봉진 대표가 하셨는데, 이런 시련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힘을 내서 앞으로 나가는 원동력이 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해야하는 이유는 뭔지.

 

김봉진 ; 저한테는 여러 가지 키워드가 있는데, 성장이라는 키워드가 있어요. 작년보다 나아졌나? 어제보다 나아졌나 이런 겁니다. 그런 것을 가능하게 하는 건 성공보다는 오히려 실패였던 것 같습니다. 3년전, 4년전에 정말 힘들었는데 지금 와서 보면 별 거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지금 겪고 있는 고난도 나중에 보면 큰 일이 아닐 수 있죠. 그런 걸 생각하면서 견디고 있구요. 고비를 지나면서 좀 더 성장하는 나를 보면서 위로를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창업은 발명이 아니라 비즈니스다


임원기 ; 요즘 드론으로 배달을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그러는데 그런 것에 대해선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김봉진 ; 그런 것은 먼저 도입하면 안됩니다. 그런 과격한 신기술은 영국이나 미국이나 이런 데서 먼저 도입해서 일이 되는 것을 보고 하면 되구요. 도입하기 시작하면 또 빨리 됩니다. 여기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창업은 발명이 아니거든요. 발명이 아니라 비즈니스입니다. 창업 자체를 발명이라고 생각하고 늘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힘들게 한다고 봅니다. 저희와 비슷한 서비스를 하는 국가들을 보면서 드론과 같은 것들이 언제 적용될까 하는 것을 보고 있지만 마케팅적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임원기 : 공동창업자의 중요성, 필요성, 그리고 어떤 장점이 있는지.

 

심여린 ; 박수근 대표님도 아이디어보다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그러려면 조직이 중요하거든요. 저희 남편은 교육쪽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저는 교육 분야의 스티브잡스다 이렇게 말을 하는데요. 하하 그리고 저는 커머스쪽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서로 도와주고 시너지를 내는 게 있었습니다. 혼자서는 하기 힘든 것 같아요.

 

임원기 ; Sarah Lee 대표님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난 사람과 창업을 한 케이스인데요

 

Sarah Lee : 함께 인턴생활을 했던 선후배 사이가 만나서 창업을 했어요. 여자 둘이 창업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말을 많이 했는데, 사실 서로 너무 힘이 되고 의지가 됐어요. 뭘 모르고 진행해야 할 때도 의지가 되고 서로 상의를 많이 한 게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여기서 얻는 힘이 정말 컸습니다.

 

임원기 ; 최근 청년 실업의 대안으로 창업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 준비가 안된 청년들에게 창업을 무턱대고 권하는 게 정말 무책임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이런 질문이 있습니다.

 

심여린 ; 저는 창업을 권하진 않습니다. 다시 돌아가면 내가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너무 힘들었던 일도 많았고 강심장이 필요하고, 대표라서 좋겠네 라고 남들은 말 하기도 하지만 너무 외로웠구요 힘들었습니다. 국가에서 청년 창업 지원 많이 하지만 그런 지원할 때 무슨 깊은 생각을 하고 지원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Sarah Lee ; 저 같은 경우는 만약에 준비가 됐고 올인할 마음가짐이 있으면 하라고 권장하고 싶습니다. 저는 대기업에서 10년 넘게 있었고 창업한 지 2년이 됐는데 이렇게 매일 하루하루가 기대되는 아침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예전에도 즐겁게 일했지만 지금은 나의 뭔가를 이뤄내고 사회에 뭔가 작은 변화를 주고 있다는 생각에 성취감이 이루 말 할 수 없습니다. 아주 많이 피곤해도 그런 성취감에 매일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 물론 무모하게 하면 안되겠죠. 준비가 돼 있고, 내가 잘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에 밸런스가 된다면 창업 하시라고 권하고 시습니다.

 

심여린 ; 저도 창업하고 3년 정도까지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제가 초기에 임원기 기자님을 뵀을 때 이런 얘기를 했었어요. 그 전에 대기업을 다닐 때는 일요일 밤이 너무 싫었어요. 월요일이 곧 오니까요. 그런데 창업을 하고 그런 게 사라졌어요. 하지만 지금은 또 좀 달라졌죠. 하하

 

김봉진 ; 나라에서 청년 창업을 계속 이렇게 지원하고 그러는데요 저도 그런 질문에 100% 동의하고요. 개인적으로는 조울증에 걸려요. 성격도 이상해지는 것 같고. 그런데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면 좀 다른 얘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 기본적으로 한국도 국가적으로 선진국의 예전 사업들을 답습해서 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그러면서 마진이 낮아지고 국가적인 불황이 오고 있거든요. 호황을 겪었다가 불황을 겪고 있는 나라가 대표적으로 한국과 일본인데 그런 새로운 도전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국가적으로는 이런 창업이나 도전이 당연히 필요한 거구요.

 

임원기 ; 대기업에서 요즘 스타트업 문화를 강조하고 이러는데 이게 가능하다고 보시는지. 아니면 이러려면 어떤 요소가 필요한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Sarah Lee ; 위계질서적인 요소가 강하면 스타트업 문화가 잘 뿌리내리기 힘들다고 봅니다.

 

김봉진 ;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문화가 굉장히 민감한 주제인데요. 대기업도 처음에 시작할 때 스타트업이었습니다. 불가능한 것에 도전하면서 커 나간 기업들입니다. 저는 그래서 오히려 스타트업에게서 찾지 말고 대기업이 처음 시작할 때 바로 그 근본에서 스타트업 정신을 찾아보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박수근 ; 지금의 대기업의 문화나 구조는 어느 정도 정답이 정해져 있고 안정성이 중요한 환경에서 최적화된 구조인데요 스타트업은 정답이 없고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만들어진 문화인데요. 사내벤처를 어떤 식으로 운영하느냐 실행하느냐보다 어떤 정신을 갖고 일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임원기 ; 오늘 점심시간을 오버해서까지 2시간 가까운 시간동안 자리 끝까지 지켜주신 청중분들과 소중한 창업 스토리 들려주신 창업가분들게 감사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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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이란 단어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들은 무엇일까. 대다수 사람들은 어두침침한 시내 뒷골목에서 도드라지게 반짝거리는 네온사인, 술에 거나하게 취한 채 빨려 들어가듯 건물 속으로 사라지는 커플들, 몇날 며칠 환기를 시켜도 사라지지 않을 정도로 방 구석구석 짙게 배인 담배 연기 등을 떠올릴 것이다.


 한국에서 모텔이 우후죽순 생겨난 것은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전후다. 올림픽을 앞두고 숙박시설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는 중소형 숙박업소 설립을 적극 유도했다. 현존하는 모텔 가운데 절반은 이 시기에 생겨났다. 올림픽 이후 대다수 업소들이 손님을 끌기 위해 일본에서 성행하던 러브 호텔을 벤치마킹했다. 중세 시대의 고성(固城)이나 이슬람 모스크를 닮은 건물이 등장하고 숙박이 아닌 대실 위주의 영업이 자리잡은 것도 이 시기다.

 

500만원에 인수한 다음카페가 야놀자닷컴의 시초


그랬던 모텔에도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변화가 생겼다. 호텔처럼 인터넷·모바일로 예약을 할 수 있게 됐다. 단순히 사랑을 나누는 장소가 아니라 파자마 파티를 하고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는 여가 공간으로 역할이 확대됐다. 지상파 TV에서도 광고를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이같은 변화를 이끌어낸 공()의 일부분은 이 사람에게 돌려도 될 것 같다. 바로 숙박 예약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업체 야놀자의 이수진 대표(사진). 2005년 처음 온라인으로 전국의 모텔 정보를 제공한 것을 시작으로 모바일 바로 예약, 프랜차이즈 설립, 종사자 교육 등 사업을 다각화했다. 음지에 머물러 있던 모텔을 양지로 끌어내는데 10년 넘게 매진해왔다.



 그가 처음 모텔업을 시작한 것은 순전히 돈을 벌기 위해서였다. 군복무를 마친 후 서울로 올라와 종잣돈을 마련하려던 그에게 모텔은 숙식을 해결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장소였다. 그는 모텔 청소부터 시작해 매니저, 지배인까지 다 했다“4년 넘게 일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고객들의 불만사항과 개선점 등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 시작한 사업은 모텔 사업자 대상 B2B 사업이었다. 당시 이 대표는 모텔 종사자 1만여명이 가입한 다음 카페의 운영자였다. 자연스럽게 그에게 정보를 구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그는 구인구직, 소모품 구입 등 종사자 입장에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컨설팅 사업을 해보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20052HMP시너지(호텔, 모텔, 펜션의 약자다)란 사이트를 열었다. 하지만 생각만큼 매출이 나오지 않았다. 카페 운영자에게 무료로 도움을 청하는 사람이 고객이 된다는 보장은 없었던 것.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모텔 정보를 제공하는 B2C 사업에 뛰어든 것은 그 이후다. 우연한 기회에 2005년 모텔 사용자들이 후기 등을 공유하는 카페를 500만원 주고 인수했다. 카페를 통해 모텔 가격, 약도, 사진, 후기 등을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B2B 사업은 주로 비품을 싸게 파는 등 지출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는데 실제 사업자들은 더 많은 사람이 오게 만들어 매출을 늘리는 데 훨씬 관심이 많더라고요. 저희를 통하면 매출이 늘어난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제휴 업소도 빠르게 늘었죠.”

 

숙박업 바꿔야 살아남는다리스타트선포


20075월 정식으로 야놀자닷컴을 열었다. 그해부터 바로 손익분기점(BEP)을 맞췄고 매년 50~100%씩 성장했다. 스타트업으로는 특이하게 창업 10주년인 지난해까지 단 한차례도 투자를 받지 않았다. 이 대표는 처음에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제도도 없었고 회사에 대한 색안경도 여전했다“2010년대 이후 스타트업이 늘면서 투자 제안도 많이 받았지만 매년 영업이익이 나는 상황에서 굳이 투자를 받을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랬던 그가 지난해 7월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0억원, 이어 올해 4SL인베스트먼트에서 150억원을 투자받았다. 2019년을 목표로 상장 준비도 하고 있다.


 야놀자 자체의 기업가치는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러브 호텔을 벗어나지 못하는 중소형 숙박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다. 이같은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사업자 역시 이 업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야놀자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3월 회사 만 10년을 맞아 전 사원과 가족들, 거래처 관계자 등 800여분을 모셔놓고 리스타트(restart)’ 선포식을 했어요. 지난 10년간 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해 살아남았다면 앞으로는 숙박업 자체를 변화시켜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장기적으로 필요한 과제 세 가지를 제시했어요. 시설 현대화와 매뉴얼 구축,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그것입니다.”


 시설 현대화는 단순히 고급화가 아니다. 사랑을 나누는 장소 뿐 아니라 출장자, 여행자들도 부담없이 갈 수 있는 장소로 바꿔나가는 것이다. 다음으로 운영 매뉴얼을 체계적으로 만들어 사업자들에게 교육함으로써 고객의 불편함을 최소화한다. 이를 통해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 숙박산업을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늘어나는 내·외국인 관광객을 잡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MRO·객실관리시스템·서비스교육 등 사업 다각화


이같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시작했다. 서울 테헤란로의 야놀자 본사 2층에는 좋은숙박연구소가 있다. 이곳에선 모텔 창업자를 위한 교육은 물론 운영에 필요한 마케팅, 서비스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룸메이드 교육을 진행해 취업 알선도 해주고 있다. 창업과정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무료다. 쇼룸을 만들어 모텔 리모델링, 리노베이션 컨설팅도 병행하고 있다. 숙박업소 운영에 필요한 각종 소모품 공급 사업(MRO)도 한다.


 운영비를 줄이기 위해 사물인터넷(IoT) 객실관리 시스템도 직접 개발했다. IoT 센서 개발업체를 인수해 솔루션을 만들어 서울 노량진의 직영점(코텔)에서 지속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객실에 센서를 부착해 도어락 자동 개폐, 전원 차단 등이 가능하다. 객실에서 전화를 하지 않고도 비품을 요청할 수도 있다. 이 대표는 직원이 적은 모텔은 호텔처럼 바로바로 응대를 할 수 없다이같은 시스템을 통해 고객의 불편을 줄이고 사업자의 비용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솔루션은 무상으로 진행하고 하드웨어는 판매하는 방식이다.


 사업 다각화로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사업으로 인한 매출의 비중이 늘고 있다. 2014년 매출 174억원 가운데 광고료 수입은 105억원으로 60% 가량을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299억원 중 148억원으로 절반 이하(49.5%)였다. 이 대표는 온라인을 통한 예약이 대중화되면서 온라인 매출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면서도 오프라인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만큼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매출 비율이 64 정도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전국의 모텔은 3만개, 객실 수는 90만개 이상이다. 시장 규모는 144000억원으로 특급·관광호텔(36000억원)의 세 배 이상이다. 하지만 모텔의 음침한이미지 개선은 이제 출발점이다. 이 대표는 여행, 비즈니스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수록 모텔도 바뀌어갈 것이라며 그 변화를 야놀자가 주도한다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by lees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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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인터넷 인사이드(limwonki.com)는 한국경제신문 임원기 기자 본인이 작성한 글만 게재를 해 왔습니다. 그것도 신문에 쓴 기사는 제외하고 별도 취재를 통해 새롭게 작성한 글만 올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임원기가 아닌 다른 기자의 글을 올립니다. 한국경제신문 남윤선 기자(by inklings)는 산업부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을 오랫동안 취재해 온 베테랑 기자입니다. 최근 저와 함께 스타트업 취재팀을 꾸리면서 합류, 스타트업과 첨단 기술, 기업가 정신에 대해 같이 취재하게 됩니다. 이승우 기자(by leeswoo)는 경제부에서 기획재정부, 환경부 등을 출입했으며 IT기기와 최신 트렌드에 해박한 기자입니다. 역시 남 기자와 함께 스타트업 취재팀에 합류했습니다. 두 사람은 수시로 스타트업 취재 기록을 블로그를 통해 전달하게 됩니다. 우선 남윤선 기자의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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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가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 기가막힌 멜로디를 흥얼거린 적이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노래로 만들면 대박일텐데라는 생각이 들지만 일반인들은 멜로디를 악보로 옮길줄 모른다. 그렇게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진 전설의 명곡이 수십만곡에 이를 지도 모를 일이다.


 스타트업(신생 창업기업) 쿨잼이 만든 험온은 이렇게 사라질 멜로디를 노래로 살려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이다. 흥얼거리기만 해도 그 멜로디를 악보로 옮기는 것은 물론 발라드, R&B 등 각종 음악 스타일에 맞는 화음도 자동으로 입혀준다. 콘셉트는 단순하지만 머신러닝’(빅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 알고리즘을 활용한 최신 기술이 활용됐다. 수 많은 아마추어 뮤지션의 꿈을 살려줄 앱을 개발한 주인공은 삼성전자 출신의 최병익 대표다.

 

삼성을 뒤로 하고 창업한, 음악을 사랑하는 기술자


갤럭시노트7 사태등 이런 저런 사건사고가 있지만, 삼성전자는 여전히 한국 최고의 직장 중 하나로 꼽힌다. 뒷면이 파란 삼성전자의 명함은 부모님에게 자랑스러운 자식이자 동년배 보다 많은 월급을 받는다는 일종의 증명서다. 최 대표는 이런 삼성전자를 떠나 험난한 창업의 길을 선택했다. 대박의 꿈이나 거창한 계획이 있을 줄 알았지만 그가 내세우는 이유는 간단명료했다. “음악이 너무 좋아서요, 사람들에게 쉽게 음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싶었고요.”


 최 대표는 원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에서 센서 선행개발을 맡았다. “2020년까지 모든 가전을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하겠다는 윤부근 삼성전자 대표의 비전을 실행하는 핵심부서다. 전공은 전기공학이다. 한편 교회에서 10년 넘게 반주를 하고 있는 음악애호가이기도 하다. 원래 음악을 전공할까도 생각했지만, “음악은 취미로도 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공학도의 길을 택했다. 그러다가 삼성에 근무하면서 음악과 공학의 접점을 찾았다. 바로 MIR(music information retrieval·음악 정보 인출)이라는 학문이다.


 MIR은 쉽게 말해 소리인 음악을 신호로 바꾸어 정보화 시키는 것이다. 녹음과는 다르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는 말 그대로 소리일 뿐이지만 이를 전기 신호로 바꾸면 이 소리는 정보가 된다. 개별신호를 가공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 쪼개서 전달할 수도 있다. 최 대표는 “MIR을 활용하면 악기를 다루지 못하거나 악보를 읽지 못하는 사람도 맘껏 작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망설임없이 삼성의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C에 지원했다.


<'험온'이 띄워진 태블릿을 들고 토론을 하는 최병익 쿨잼 대표(첫줄 왼쪽)와 창업멤버들.남윤선 기자 >


 C랩 과제로 뽑히면 1년간 일상적 업무를 하지 않고 신사업 개발을 할 수 있다. 사업을 개발하면 사내 심사를 거쳐 분사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준다. 삼성은 약간의 금액을 투자하고 지분을 가져간다. 최 대표는 험온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사내 게시판을 통해 같이 할 사람을 찾았다. 반응은 생각보다 컸다. 삼성의 구동소프트웨어(OS)인 타이젠을 개발한 주역인 안영기 책임을 비롯한 쟁쟁한 인재 4명이 함께 사업을 하고 싶다고 손을 들었다. ‘쿨잼은 그렇게 탄생했다. 최 대표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건 우리 멤버들은 삼성전자에서도 우수한 인재들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안영기 최고기술책임자(CTO)우리는 모두 음악을 사랑했고,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 최고의 기회였다고 말했다.

 

머신러닝활용, 허밍을 노래로 바꿔준다


허밍을 음표로 바꿔준다는 콘셉트는 간단하지만 기술적으로는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이 허밍으로 똑같은 도레미를 불러도 음색이나 소리의 진폭 등은 모두 다르다. 이를 기계적으로 악보로 옮기면 천차만별의 결과가 나온다. 자신은 도레미를 허밍으로 불렀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프로그램이 인식한 건 도미레미파미식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프로그램은 허밍하는 사람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 악보로 옮겨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해 주는 기술이 머신러닝이다. 최 대표는 사람의 허밍은 파형이 굉장히 불안전하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악보로 옮기는 것은 의미가 없다수 많은 허밍 빅데이터를 머신러닝을 통해 분석해 사용자의 의도를 읽어내는 기술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허밍은 물론 개짖는 소리,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 등 어떤 소리도 악보를 갖춘 음악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단순히 악보로 옮겨주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허밍을 악보로 옮겨주는 앱은 과거에도 있었다. 하지만 험온은 악보에 좋아하는 장르의 화음도 붙여준다. 역시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했다. 프로그램이 많은 악보들을 학습해 사용자가 허밍한 멜로디에 최적화 된 화음을 골라 입혀주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찾은 악보도 있지만 스스로가 음악 고수인 최 대표를 비롯한 팀원들이 직접 음원을 만들어 데이터를 입력했다. “스스로 많은 데이터를 확보한 것이 앞으로 시장에 뛰어들 경쟁자를 따돌릴 수 있는 큰 자산이라는 설명이다.


 일반인이 허밍을 악보로 만드는 게 신기할 순 있다. 출시 수개월만에 6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것이 대중의 관심을 방증한다. 하지만 이 앱이 이 될까. 최 대표는 사업적인 가치도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일단 단기적으로는 유명 음악가들과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화음을 입힐 때 인앱결제를 통해 박진영 스타일을 구매하면 그대로 음악을 구성해주는 것이다. 아울러 최 대표는 전문가들로부터 험온으로 만든 음악파일을 가공이 가능한 미디형식으로 추출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구를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올 초 SXSW(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매년 3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리는 3대 음악축제 중 하나)에 앱을 선보였을 때 미디 추출만 되면 100달러라도 지불하고 이 앱을 사겠다는 뮤지션이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는 머신러닝을 연구하다보면 새로운 사업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대표는 게임 같은 것을 만들 수도 있고 제대로 된 음악 검색을 하고 싶어하는 검색사이트들과 협업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식으로 독립한지는 석달이 채 안됐지만 벌써 해외 유명 포털사이트들과 미팅이 잡히고 있다. 앱도 좋지만 삼성 출신이라는 이름표와 각종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덕에 이름이 많이 알려졌다. CTO자신 없었으면 삼성전자 타이틀을 버리고 나오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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