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도 빌릴 수 있다. 집이나 사무실에 그림 하나만 바꿔 걸어도 기분이 달라지고 분위기가 싹 바뀌는데 그림 값이 비싸서, 사러 가기 귀챦아서, 들고 오기가 힘들어서, 가져왔다가 맘에 안 든 경험이 있어서 등등 다양한 이유로 그렇게 하지 못한다. 그런데 싼 값에 빌릴 수 있다면 어떨까. 그리고 적정한 시기에 바꿔서 걸 수도 있다면? 생각이 달라지지 않을까.

 그림을 빌릴 수도 있다는 것을, 눈앞에 현실이 되기 전까지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림 빌려주는 사업을 하는 회사, 오픈갤러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문득 세상의 어떤 것이든 빌릴 수 있게 되는 그런 세상이 오지 않을까 이런 상상의 나래도 펼쳐봤다. 

 ‘그림을 빌려준다’는 그런 독특한 발상을 하기까지는 물론 창업자 본인의 독특한 경험이 작용했다. 하지만 경험 그 자체보다는 그것에서 기회를 발견하고 대범하게 실천에 옮긴 실행력이 더 돋보인다. 아마 이런 것을 우리는 기업가 정신이라고 부르지 않을까.

◆이 좋은 곳에 왜 사람이 없을까

박의규 대표는 컨설턴트 출신이다. 부즈앨런과 딜로이트에서 5년을 일했다. 컨설팅 업계는 일이 많은 곳이다. 거의 휴일도 없이 일하고 많은 보수를 받지만 그만큼 빨리 지치는 이들도 많고 그래서 조기 이직 비율이 높다고 한다. 

 그래도 어쨌거나 그는 컨설팅 일도 재밌게 했다. 다만 앞으로 무엇을 할 지 계속 고민했을 뿐. 의도하지 않았던 환경이지만 그는 미술 전시회를 갈 일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갤러리에 갈 때마다 느꼈던 낯설고 기이한 느낌. 왜? “이렇게 좋은 자리에 멋진 미술관이 들어서 있는데, 사람이 너무 없어요.”

  박 대표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었다. 그가 갤러리, 전시회를 자주 갔던 것은 친구가 작가였기 때문. 친구 작품을 감상할 겸, 친구도 만나러 자주 갔던 것이다. 그런데 이 친구를 통해서나 주변 지인 중 작가인 사람들 통해서나 듣는 이야기는 한결같았다. “지인들만 찾아와. 갤러리는 대부분 텅 비어있어.”

 굳이 박 대표의 경험을 빌리지 않더라도 주위를 둘러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갤러리를 찾아가 미술 작품 감상을 하고 여유롭게 사색에 잠기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그럴 시간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런 것을 별로 생각해본 적도 없고, 그럴만한 환경에 노출되지도 않았다.

 현실이 이러니, 미술 작품을 그린 작가들의 작품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도 힘든 게 당연하다. 시장이 없고, 현재로선 뭔가가 만들어질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다. “아마 0.1%? 그 정도 비율도 안 될 겁니다. 우리나라 국민 중에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갤러리를 다니는 사람의 비율이 말입니다. 이 비율을 10% 정도로 끌어올릴 수 있다면 굉장한 시장이 만들어질텐데 하고 생각했죠. 사람들을 위해서도 좋고, 작가들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죠.”

 그래서 창업이라곤 생각해보지 않았던 박의규 대표는 새로운 미술 작품 시장에 대한 창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예술 쪽으로는 전혀 문외한인 그가 이 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창업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박 대표의 표현에 따르면 '전형적인 사진 양식을 극도로 싫어하는(?)' 홍 디렉터의 제안에 따라 이런 포즈의 사진이 완성됐다. 이들 12명이 현재 오픈갤러리의 멤버들이다. 아마 오른쪽에서 두번째쯤?에 박 대표가 있을 것이다.>

◆힉회에서 만나 팀을 만들다

박 대표를 만난 자리에 함께 자리했던 미모의 여성 홍지혜 이사. 창업멤버인 그녀는 큐레이터였다!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한때 미술계의 현실을 타개할 방법을 찾던 그녀는 미술경영을 전공으로 대학원에 진학했다고 한다. “외부 전시회를 열어도 지인들만 찾아와요. 왜 이럴까. 저도 박 대표와 마찬가지의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던 거죠. 이걸 어떻게 풀어볼까 고민했어요. 저한테는 인생이 걸린 문제였으니까요.” 

 홍 이사가 생각한 것은 ‘미술작품도 소통을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미술작품의 소통을 인생의 사명으로 삼기로 했다고 한다. 미술경영 전공은 서울대 미대 안에 있는 일종의 협동과정이었다. 홍 이사는 미술쪽 경력만 있는 게 아니다. 서울대 미술관에서 연구원으로 2년 있었지만, 워드스케치, 슈거딜, 매직테이블 등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도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같은 고민을 안고 있던 두 사람이 만난 곳은 경영전략학회(SND)라는 대학 연합 동아리. 미술을 전공으로 한 홍 이사가 여기에 참여한 것이 흥미롭다. 새로운 시각의 문제의식을 기대한 게 아니었을까.

 박 대표는 홍 이사를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미술 시장의 현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된다. 서울대 미대를 졸업해도 작가가 되는 비율은 10%도 채 되질 않는다는 것, 유통 채널이 매우 제한돼 있을 뿐 아니라 유통 플랫폼이라고 할 만한 것은 전혀 없다는 것 등등. 결국 젊은 작가들은 작품을 유통할 수 있는 채널이 없어서 대중을 만나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적나라한 현실은 전국 곳곳의 갤러리에서 매일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채널을 만들어주자!” 이게 출발점이 됐다. 컨설턴트와 큐레이터의 절묘한 조합으로 미술 작품 유통 분야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그래도 준비하는 데만 꼬박 1년이 걸렸다.

<오픈갤러리 홈페이지 http://www.opengallery.co.kr>

◆미술작품 유통 시장의 개척자

 미술품 유통 시장에 렌탈(대여)이 없다는 것을 박 대표는 간파했다. 해외에 이와 유사한 비즈니스가 있는 것도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누가 생각해냈던, 상당히 독창적인 아이디어다. 미술품의 수요가 많지 않지만, 잠재적 수요마저 없지는 않다고 판단한 것. 그리고 약간의 자극, 즉 가격적인 부담을 낮춰주면서 미술을 사다가 거실에 거는 불편함을 해소해준다고 하면 잠재적 수요가 움직일 것이라고 본 것이다.

 미술작품 판매와 렌탈을 모두 다 하지만, 결국 렌탈이 주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10호 크기의 그림, 즉 가로 50㎝, 세로 45㎝㎝인 그림을 거실에 걸어놓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림을 찾으러 시장에 나가야 하고, 골라서 결제를 하고 배달을 부탁하던 직접 가져오던 가져와서 걸어놓게 된다. 그렇게 수십-수백만원, 때론 수천만원 이상의 돈을 들여서 그림을 사서 만족하면 다행이지만 집에 걸어놓고 보니 별로라고 하면, 달리 방법이 없다. 참아야 한다. 아니면 누군가에게 주거나.

 오픈갤러리는 이런 사람들에게 미술작품을 렌탈해준다. 10호 그림은 한달 대여료가 3만5000원. 10만원이면 석달 동안 그림을 집에서 감상할 수 있다. 싫증이 날 만하면 그림을 바꾸면 된다. 계절에 따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그림 한 두개를 바꿔 달아서 집안이나 사무실 분위기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다.

 그림을 결정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도 많다. 걱정 없다. 오픈갤러리는 전문 큐레이터(예를 들어 홍 이사)가 방문해 집안 또는 사무실 분위기에 맞는 그림을 추천해 준다. 설치도 해 주고 기간이 지나면 알아서 철거도 한다. 손 하나 까딱할 필요가 없다.

 이 그림들은 오픈갤러리가 작가들과 직접 계약을 체결하고 확보한 그림들이다. 렌탈용의 경우 작가들이 전시하는 기간을 피해서 활용되곤 한다. 작가와 오픈갤러리, 소비자 모두가 윈윈하는 구조다. 

 오픈갤러리 이전에 미술 작품의 유통에 관련된 사업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에서 그런 시도들이 많지는 않지만, 있었다. 

 박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 기존의 사례들을 참고했다. 왜 이런 시도들이 있었는데도 잘 안 됐는가를 따져본 것. “사람들이 아직 미술작품에 대해 친숙하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너무 많은 작품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게 아직 시기상조가 아닐까 생각했죠. 그래서 저희들이 어느 정도 작품을 좀 간추려서 대중들에게 제시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봤어요.”

 그래서 작품을 무작정 많이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진 않았다고 한다. 100여명의 작가들로부터 1000여점의 작품을 확보한 상태. 이 작품들은 모두 작가의 작업실 등 개인 공간에 있기 때문에 오픈갤러리가 공간을 많이 가져갈 필요도 없다. 물론 작품을 옮겨야 하는 일이 많아 위험도 따른다. “이런 비즈니스가 별로 전례가 없어서요. 어떤 위험이 있을지도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신경써야 할 것도 많고, 안개 속을 헤쳐가는 것 같아요.”

 그래도 그는 즐겁고, 활기차 보였다. 오픈갤러리의 당면한 첫째 목표는 일단 시장 진입에 안착하는 것. 매출은 이미 작년 연말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 홍지혜, 김도연 두 큐레이터가 활동하고 있으며 시장이 확대되면 이들의 역할이 더욱 많아질 것 같다. 해외에서도 충분히 통할 모델 같다. 제휴 등을 잘 한다면 해외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않을까. 미술 시장을 한번 바꿔보고 싶다는 박 대표의 출사표. 관련 분야에 있는 많은 사람을 자극할 것 같다. 

by wonkis

 이런 생각을 해 보자.‘사람들이 앞으로도 소개팅만큼은 오프라인에서 자기가 아는 사람에게 소개를 받아 하게 될까.반드시 영원 무궁히 그런 형태로만 유지될까.’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날 만났던 이노무브 장효곤 대표의 생각하는 스타일대로 한번 가정해봤다.변화의 방향은 잘 모르겠지만 계속 같은 방식이 유지될 것 같지는 않았다.그건 분명하다.그렇다면 그 변화에 기회가 있을 거다.예를 들어 온라인에서 누군가가 충분한 DB를 갖고 소개를 해 주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다.
 박희은 이음소시어스 대표는 그런 생각을 한 사람이었다.그래서 그는 지난해 5월 온라인에서 젊은 남녀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 이음을 차렸다.
<박희은 대표가 이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꼬날>

◆매일 한 명의 인연을 선물한다
 ‘안드로메다에서 내려온 이음신이 매력적인 지구 피플에게 매일 한 명의 인연을 선물해 준다’
 이음소시어스의 캐치프레이즈다.독특하고 톡톡 튄다.가입하면 매일 한 사람씩 소개받을 수 있다.소개의 주체는 ‘이음신’.물론 이음신을 앞세운 회사의 매칭프로그램이 이 일을 해낸다.

 대상은 20대∼30대 남녀.오프라인에서 사람을 소개받기 어려운 사람들이나 자신이 원하는,또는 자신에게 맞는 짝을 찾기 힘들어하는 사람,바쁜 젊은 사회인들,학생들이 주된 대상이다.
 온라인에서 데이트를 주선한다니.. 뭔가 음침한 구석이 있을 거라 생각할 지 모르지만 이음은 그런 우려를 사이트 첫 화면부터,그리고 이음신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로 날려버린다.
 “20~30대 한국의 젊은 층에 온라인 소셜데이팅이라는 없던 문화를 만들내고 있습니다.이 일을 하면서 온라인으로 사람을 만나는 것이 더 이상 위험하고 퇴폐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소셜미디어 시대에 맞는 ‘쿨한’ 생활패턴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시작했습니다.그런데 현재까지는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고객들이 정말 쿨하게 이용해주고 계십니다.”박희은 대표의 설명이다.

 지난해 11월말 정식 오픈한 이음의 회원은 1월초 현재 7만명.여성 회원 3만4000여명,남성 회원 3만6000명이다.남성이 많다보니 남성은 대기자만 5000명이 넘는다.이음의 개념은 간단하다.회원 가입을 하면 매일 정오에 각 회원별로 1명씩 이음신이 사람을 소개해준다.물론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들이다.24시간 내에 OK를 할 지 결정을 해야 한다.OK를 하려면 권리를 사야 한다.1회 OK권은 3300원,14일치는 5900원,30일치는 8900원이다.30일치를 구입하면 최대 서른명을 소개받고 서른번을 OK할 수 있다.

 이때 상대방도 나를 OK하면 두 사람에게 각자의 신상 정보와 연락처가 공개된다.그 다음은 둘이 알아서 할 일이다.둘이서 만나든 사귀든 물건을 팔든 말이다.여성 회원이 적기 때문에 여성들은 돌아가면서 ‘럭키 데이’에 당첨될 수 있다.그 날은 1명이 아닌 남성 2명을 소개받는 것이다.예전에 소개받았던 이음이 다시 그리워지면 쿠폰을 사면 된다.이음엔 재밌는 장치들이 제법 많이 마련돼 있다.

◆일회성 만남 사이트와 결혼정보업체 사이
 이음은 채팅 사이트 등을 통한 일회성 만남과 아주 심각한 결혼정보회사, 딱 그 사이의 서비스다.일회성 만남은 싫고 아직은 정색을 하고 결혼을 준비하는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 자기 짝을 만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평소에 주변 친구들을 통해 소개팅을 많이 하는 젊은이라고 하더라도 다양한 사람을 소개받을 수 있다면,그것도 아주 저렴한 금액에, 마다할 이유가 없다. why not?

 “미국의 경우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가 1조5000억원에 이를 만큼 큰 시장인데도 한국은 아직 이러한 서비스가 없습니다.국내 결혼정보 시장과 채팅시장은 크지만 소개팅 시장은 형성되지 않아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박 대표의 이런 말은 그의 창업 동기를 아주 간단하게 설명해준다.이걸 간단하게 도식화해보면 다음과 같다.

◆젊은 창업자와 노련한 주주들
 이음 창업자인 박희은 대표는 86년생.26살이다.서울대 언론정보학과 06학번.거기다 동안 스타일이라 그냥 보면 아직 대학 초년생같아 보인다.(물론 이제는 20대의 나이 분간을 잘 못하는 내 눈에만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어쨋든, 젊다.

 회사에 들어가면 회사 사무실이 아니라 무슨 동아리방에 온 것 같다.아기자기하게 벽을 장식한 이음 캐릭터와 아무리 봐도 회사원으로 안보이는 젊은 직원들의 모습 때문이다.이 회사는 평균 나이도 만으로 25살에 불과하다.일찌기 이렇게 젊은 직원들로만 구성된 회사를 만난 적이 있었던가.

 박 대표는 어떻게 이런 젊은 나이에 창업을 할 수 있었을까.졸업직전 원래 박 대표가 처음 취직한 곳은 엔씨소프트였다.일은 재미있었지만 자기 일을 해보고 싶은 열망이 있었다.그래서 박 대표는 엔씨소프트에 다니기 전부터 대학 시절부터 고벤처라고 하는 벤처인들의 모임에 자주 나갔다.거기서 고영하 대표와 김도연 전 피플2 사장을 만났다.그들의 조언과 자금 지원으로 이음이 탄생했다.

 하지만 박 대표 자신이 끼가 없었다면 조언만으로 회사가 생기긴 힘들 터.그는 대학 시절 SKT와 LG가 주최하는 공모전에 나가서 모두 입상을 했다고 한다.그리고 그때 느꼈다.“아 내가 이런 것에 적성이 맞는구나”아이디어를 내서 그것을 구체화하고 실행하는 것에 매력을 느꼈고 그것이 졸업후 창업의 길을 가게 된 배경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터무니없이 젊은 이음소시어스의 약점(경험)을 보완해주는 것은 풍부한 경험을 가진 주주 및 고문진이다.앞서 언급했던 김도연씨는 이음소시어스의 CSO를 맡고 있다.CEO보다 힘있는 CSO를 가진 회사들이 벤처엔 좀 있는데,이 회사도 그러려나? 모르겠다.일견하기에 회사의 실질적인 경영은 박희은 대표가 다 하고 있는 것 같다.박희은 대표의 말을 빌면,창업 초기에 김도연 이사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실제로 김 이사가 많이 개입했던 것으로 보인다.
 고영하 고벤처 회장이 주주이자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고 강인태 인터파크 상무,박소연 바른손 대표,김광렬 이온소프트 대표,정성은 위버마인드 대표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여성 회원들 확보가 관건.
 이음이 돈을 버는 것은 사람들이 OK권을 구매할 때다.결국 사람이 많이 들어오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OK권을 구매할 때 이음의 사이트도 번창하고 앞으로 발전가능성도 커진다.그러려면 사람들이 이음에 대해 생각할 때 믿을 수 있다거나,재밌다거나 아니면 최소한 이음을 통해 소개받는게 오프라인보다 더 낫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현재 이음은 충분한 장점을 갖고 있다.비록 매번 만족스럽진 않더라도 이음 가입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많은 새로운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인재풀이 많으면 그만큼 다양한 기회들이 생길 수 있다.꼭 소개팅이 아니더라도 의외로 좋은 친구를 하나 만날 수도 있다.
“온라인 데이팅을 컨셉으로 했지만 이런 만남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이용자들이 많았습니다.예를 들어 이음에서 소개를 받고 어떤 남자를 만났는데 그 남자가 사귀기에는 적합치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동생의 과외선생님으로는 너무 좋을 것 같아 동생에게 연결시켜줬다는 여성분도 있었거든요.역시 애초의 목적과 달리 사용자들이 이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예측이 힘든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핵심은 여성 고객의 확보다.남성 고객은 줄을 서서 기다릴만큼 많다.박 대표도 “여성 고객을 모으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이음은 여성 고객 확보를 위해 다양한 이벤트와 그들을 위한 혜택을 마련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수가 얼마나 늘어날지는 미지수다.시장 자체가 아주 많은 수의 대중을 타깃으로 한 것은 아니다.남성이든 여성이든 소개를 몇 번 받다가 자꾸 실망하게 되면 떠날 수도 있다.그런 상황이 생기지 않으려면 소위 물관리를 해야 하는데,그러면 고객 수를 일정수 이상 늘리는 것이 힘들어진다.물론 이음도 이것을 알고 있다.현재 상황에선 무작정 회원을 늘리는 것이 답은 아니다.일단 올 상반기까지 이음은 현재 7만명인 회원수를 15만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물관리는 안해도 태도관리는 한다
 한두명의 불순한 의도를 가진 사람들로 인해 사이트의 이미지가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이에 대해 박 대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물관리에 대해 물었더니 박 대표는 “물관리는 하지 않고 있어요”라고 대답했다.그러면?
 “물관리는 하지 않지만 attitude 관리는 합니다.이음에 가입하려면 입국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너무 무성의한 대답을 적거나 이성을 만나고픈 뚜렷한 목적 의식이 없다고 생각되면 거부를 합니다.”예를 들어 입국 심사엔 성격,취미,외모,학교 등 다양한 것들을 적어야 한다.외모는 보통,성격은 무난,취미는 영화 등 너무 뻔하고 단답식,무성의하게 채워넣으면 거부당한다는 것이다.최대한 자기 자신을 자세하게 표현하고 이상형을 밝혀야 한다.사진도 그냥 증명 사진을 넣으면 거부 당할 확률이 높다.(아주 대단한 미남이 아니고서야 대충 찍은 증명사진을 보고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여성이 얼마나 되겠는가)

 박 대표는 이음이 계속해서 회원이 늘어나는 그런 컨셉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그래서 이음이 준비하고 있는 다음 단계는 이음의 정착에 따른 회원간의 소셜쇼핑이나 결혼정보사업으로의 진출 등이다.이음 유저들간의 SNS 서비스도 기획중이다.모바일 애플리케이션도 출시해 사업 영역도 넓히고 있다.

 이음은 내가 이제껏 취재하면서 그 진가를 유일하게 맛보지 못한 유일한 회사다.유부남은 가입할 수도 없고 어쨋든 가입해서도 안되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그건 유부녀도 마찬가지다) 가입신청 내 봤자 입국 거절당한다.그래서 겉으로만,그의 말로만 판단할 수 밖에 없다.개인정보와 사생활 보호,해킹,관계의 악용 등 예상되는 다양한 어려움들을 이음이 극복해내고 새로운 소개팅 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까.밝고 쾌활한 박 대표의 모습과 자세에서 긍정적인 가능성을 발견하려는 이들이 현재로선 더 많은 것 같다.

 나름대로 열심히 인터넷 벤처 기업을 찾아 다닌다고 찾고 있는데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특히 내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기술 벤처인데,이건 더 힘들다.첫눈,코난,그리고 최근의 레비서치 정도? 첫눈하고 코난은 큰 회사로 흡수됐고,그 밖에 몇몇 기업을 더 만났던 것 같은데 사실 그닥 인상적이지 않았다.

 대학생 인맥 구축 네트워크 피플2를 운영하고 있는 김도연 사장을 만났을 때 의문이 풀렸다.김 사장은 인터넷 산업의 기술 기업 기근 현상을 현장에서 느끼고 있었다.

 “아무래도 계속 이쪽에 있었고 아는 사람들도 다 그런지라 많이 돌아다니면서 사람을 만납니다.최근엔 사업 때문에 기술적인 자문을 듣고 신기술 동향도 배우고자 기술 벤처 기업 리스트를 작성해 본 적이 있었어요.그랬다가 깜짝 놀랐죠.거품이 꺼졌다 뭐다 했지만 그래도 불과 5-6년 전만 해도 서울 시내 맘 먹고 돌아다니면 기술 벤처들 200여개는 찾을 수 있었거든요,그런데 이제는 없어요.20개 정도나 남았을려나? 한국 인터넷 산업에서 벤처는 게임 밖에 안 남은 것 같습니다.검색의 영역을 개척하거나 새로운 웹 환경을 만드는 기술력을 갖춘 기업은 이제 없어요.”

 국내 시장이 작은 것도 문제긴 하다.이 좁은 내수 시장에서 벤처기업으로서 그 고생을 하기엔 댓가가 너무 적은 것이다.하긴 레비서치의 안상일 사장도 검색 기술을 개발해 바로 해외에서 승부볼 생각을 갖고 있으니.

 시장이 작은 것이 이런 문제의 모든 것을 설명해 줄 수 있을까.미국에서는 인터넷 관련 기술 기업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고 끊임없이 시도가 이뤄지면서 새로운 개념의 기업들이 탄생하고 이것이 구글을 더욱 자극하고 산업이 커지는 효과를 보이고 있는데,한국에서는 왜 그렇게 되지 못할까.이공계로 진학을 하지 않고 설혹 진학을 하더라도 우수한 인재들은 고시 보러 빠져나가고 다시 의대로 편입하고 이래서 그럴까.

 퍼피레드를 운영하는 트라이디커뮤니케이션즈의 이용수 사장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참고로 그는 카이스트 96학번이다.“제가 거의 마지막인가 봐요.요즘 학교 후배들을 만나면 창업하겠다는 친구들이 거의 없어요.춥고 배고픈 일을 뭐하러 하냐는 거죠.그냥 고시 보겠다는 친구들,공무원 준비하는 사람들이 태반입니다.사실 그 사람들을 설득할 논리가 별루 없습니다.”

 한국의 인터넷 산업에는 어떤 미래가 있을까.우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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