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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9.14 한국의 스타트업-(201)다노 이지수 정범윤 대표 (1)

다노의 사무실을 찾아 들어간 순간 고소한 밥 냄새가 풍겼다. 이날은 마침 다노의 풀파티가 있는 날...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은 다노의 풀파티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에 맞춰서 이 회사를 찾아갔다. 풀파티는 밥에 풀을 비벼먹는 날이다. 갈월동 현 사무실로 옮겨온 후 올 4월부터 매달 한 차례씩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밥에 풀을 비벼먹다니..다이어트 정보 회사 답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정말 풀만 비벼 먹는 것은 아니고, 참치에 소고기 장조림 등 다양한 야채와 고기를 마음껏 넣고 아주 맛있게 해서 비벼먹는 행사였다. 즉 건강식을 먹겠다는 게 목표가 아니다. 회사의 10명이 넘는 전 직원이 함께 식사를 한다는 의미가 더 컸다. 어쩌면 여기서부터 다이어트노트라는 회사 이름에서 풍기는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반전이 이미 시작된 셈이다.

<다노 풀파티 준비 장면. 정범윤 대표(오른쪽)와 이지수 대표(맨 왼쪽)가 열심히? 밥을 비비고 있다. 사진=꼬날>

평균 연령 27세의 이 젊은 회사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한국의 스타트업 201회를 맞아 젊고 발랄한 꿈을 꾸고 있는 다이어트노트, 다노의 창업자 이지수, 정범윤 대표를 만났다.

첫 실패, 그리고 만남

연세대 경영학과 06학번인 정범윤은 2010년 자신의 첫 창업을 한다. 그의 나이 불과 만 스물네 살 때였다. 업종은 로컬광고사업. 의욕적으로 출발했지만 보기 좋게 실패했다. 아니, 뭔가 제대로 해 보기도 전에 멤버들이 깨지고 말았다. 멤버들의 조합이 뭔가 잘 못 됐다는 것을 깨달은 것. “사업의 목적이 다들 제각각이었어요. 그냥 일단 경험을 쌓고 싶어서 사업을 시작한 사람, 돈을 빨리 벌고 싶었던 사람, 돈을 많이 버는 게 중요하다는 사람 등등. 서로 생각하고 있는 목표치가 달랐죠.”

이들은 어느 날 자신들이 각자 생각하는 사업의 목표가 다르다는 걸 발견한다. 그리고 각자 추구하는 그 목표들이 굳이 사업이 아니어도 달성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맞는 말이긴 하다.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라면 사업을 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다. 결국 뿔뿔이 흩어졌다.

약간 조급했던 것 같기도 해요.”

당시를 돌이켜보며 정범윤 대표가 말했다. ‘왜 그랬을까를 수십번도 더 생각해봤으리라. 집안 대대로 사업을 했던 정 대표는 사업을 하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다. 어차피 할 사업, 성공경험을 빨리 쌓고 싶다는 생각이 그를 지배했다. 조급한 마음에 무작정 시작하게 된 것. 그는 첫 사업 실패를 겪고 나서 창업멤버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그리고 다음번엔 꼭 예측 가능한 사람과 창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거죠.”

그러다가 정범윤은 학교 후배 이지수를 만나게 된다. 이지수는 연세대 실내건축공학과에 재학중이었는데 경영학과 수업을 복수전공으로 하고 있었다. 2011년 가을학기 학교 수업에서 만나 이지수의 살아온 얘기를 듣던 정범윤은 이지수야말로 자신이 찾던 예측 가능한 사람이 아닐까 싶었다고 한다.

대학생 이지수는 창의적인 일을 꿈꿨다. 창업은 생각해본 적이 없고 취직을 할 생각이었지만 어떤 일을 하느냐가 그에겐 중요했다. “디자인컨설팅회사에 들어가고 싶었어요. 꼭 가고 싶다고 찍어 놓은 회사도 있었죠. 그 회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어요. 그래서 그 회사를 가서 현지조사까지 했어요. 알아보니까 그 회사에 들어가서 일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특정 학교를 들어가는 거였더라구요. 그러려면 돈이 좀 필요했어요. 그래서 좋은 직장에 들어가 돈을 모아서 이 학교에 들어가자. 그리고 디자인컨설팅 일을 하자 이렇게 계획을 짠 거죠.”

정범윤은 일찍이 이렇게 계획적이고 예측가능한 삶을 사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창업이라곤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이지수를 설득하고 설득해 같이 창업을 하기로 했다.

중요한 전환

처음에 이들은 지극히 자신들이 하고 싶은 분야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다. 영화, 음악, 책 등에 대한 각종 콘텐츠를 올려놓는 사이트를 구축했다. 리뷰 등이 주를 이루지 않았을까 싶다. 아카이빙에 주력했다. 서비스명은 인투잇. 미디어였는데, 수익 모델 없이 시작했다고 한다.

아마 노정석 대표 조언이 없었으면 계속 그 일을 하고 있었을지도 몰라요.” 정범윤 대표는 대학에 강연을 하러 온 노정석 대표를 처음 만난 뒤 종종 그에게 조언을 들었다고 한다. 창업 선배이자 활발하게 투자 활동을 하고 있는 노정석 대표는 수익모델이 있는 사업을 하라고 한마디 했다고 한다. 2013년초였다.

창업 선배의 뼈있는 충고에 고심을 거듭했지만 당장 무슨 아이디어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공동창업자인 이지수의 인생에 중요한 변화가 온 것이 이 무렵이었다. “그 전까지 아무리 해도 살을 빼기가 힘들었어요. 유명하다는 다이어트 비법을 그대로 따라해보기도 하고, 운동도 하고 음식도 조절하고 했지만, 잘 안되더라구요. 그런데 2013년초 그 때 다이어트에 처음 성공했어요.” 이 대표가 그때를 회상하며 말했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이지수 대표는 세상에 얼마나 잘못된 다이어트 정보가 난무하는지, 사람들(본인을 포함해)이 얼마나 잘못된 접근 방식으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지 뼈저리게 깨닫게 된다. ‘다이어트 정보로 사업이 될까?’ 반신반의하며 주저하는 정범윤 대표에게 큰소리치며 설득, 사업을 전환하기로 했다. 20134월이었다.

처음엔 페이스북 페이지로 가볍게 출발했다. 이름은 다이어트 노트. 다이어트에 대한 정보를 모아놓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페이지였다. 반신반의했던 초기와 달리 사람들의 반응은 빨리 왔다. 10만명으로부터 like를 얻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20137월 법인을 설립했다. 페북 페이지에서 자신감을 얻은 이들이 본격적으로 사업화에 나선 것이다. 이 역시 미디어였지만 다이어트라는 분야에 특화된 미디어였다. 그리고 그런 측면에서 확실한 수익모델이 있었다.

이들의 행보를 지켜보며 조언을 해주던 노정석 대표와 패스트트랙아시아(FTA)201311월 이 회사에 투자도 집행했다. 사용자들이 늘어나면서 팬들이 형성됐다. 미디어의 가장 중요한 생존 요건을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이 열혈 사용자들은 다이어트노트를 다노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사이트 확산에 열성적이었다. 사용자들의 반응을 보며 이들은 아예 회사명, 서비스명을 다노로 했다.

다이어트에 관한 미디어라면 가장 쉬운 수익모델은 역시 광고일터. 하지만 이들은 광고 유치에 나서지 않았다. 오히려 수없이 들어오는 광고 제안을 물리쳤다. “다이어트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과 커뮤니티 형성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어요. 광고로 서비스를 지저분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렇게 하면 결국 차별화가 안된다고 본거에요.”

<다노의 창업멤버. 정범윤 대표(왼쪽)와 이지수 대표. 사진=꼬날>

이들은 각종 다이어트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들이 상품 광고와 연결되면서 다이어트 관련 업체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이로 인해 시장이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신들은 다른 접근 방식을 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신 식품커머스를 붙였다. 이름하여 다노샵. 그런데 이 샵은 판매를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게 핵심적인 목적이 아니다. 물론 이윤이 있겠지만 다이어트를 돕는답시고 판매되는 시중의 각종 건강 관련 제품들에 과도한 당분 등이 포함된 것에 분노(?)한 이지수 대표가 직접 기획, 주문해 생산한 제품이었다. 영양성분표에 대한 설명과 함께 제품을 추천해준다. 고객에 따라 제품을 큐레이션해준다. 프리미엄 푸드마켓을 지향하지만 일단 처음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게 목적이다.

운동 프로그램도 붙였다. 마이다노. 다이어트에 운동은 필수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어차피 미디어만으로는 실천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마이다노는 30명의 외부 트레이너와 제휴를 맺었다. 전문 강사들이 식단부터 하루 식생활, 운동습관까지 바로잡아준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더 나아가 건강한 생활을 하기 위한 여러 가지 수단의 하나다. 당연히 유료모델. 4주에 99000원이다. ‘하루에 커피 한 잔 값으로 매일매일 트레이닝받으세요이게 이들이 내세우는 캐치프레이즈.

스마트폰을 이용해 매일매일 점검을 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게 포인트다. 음식, 운동, 생활습관을 체크할 뿐 아니라 다이어트의 필요성에 대한 마인드 레슨을 해준다. 그날의 미션이 계단뛰기라고 하면 계단을 뛰는 장면을 찍어서 트레이너에게 보내줘야 한다. 한편으로는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응원도 해 준다. “내 편이라는 생각이 들게끔 응원하고 도와주는 그런 자세가 중요해요.” 역시 여러 번 실패를 해 본 이지수 대표의 설명이다.

다노한 사고방식

그런데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이지수 대표는 계속 실패했던 다이어트에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던 걸까였다. 다른 사람도 이 대표를 만나면 그게 제일 궁금하지 않을까.

다시 한번 그를 쳐다보니 체조선수라고 해도 믿겨질 정도였다. 엄청나게 식단을 관리하면서 끊임없이 운동을 하지 않을까. 그런데 이 대표는 다이어트의 가장 큰 적은 완벽해야한다는 마음이라고 잘라 말했다. “음식 먹을 때마다 칼로리 계산하고, 먹으면서 괴로워하고, 항상 식단을 관리해야 한다고 스트레스 받고, 운동 때문에 걱정하고. 그러면 다이어트가 잘 안되는 것 같아요. 스스로 불행하면 다이어트에 실패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누군가 다이어트를 하려고 한다고 하면 이렇게 물어봐요. ‘다이어트를 하지 않아도 행복하신가요? 그러면 굳이 하시지 마세요. 하면서 불행한 다이어트는 소용 없습니다라고요.”

지극히 타당한 말인 것 같다. 그런데 이게 정말 가능할까. 이 대표는 시중에 뜨고 있는 다이어트 방식(***다이어트 등)을 들으면 반드시 세 가지 포인트를 체크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을 그는 다노한 사고방식이라고 이름붙였다.

다노한 사고방식의 첫째. 지속 가능한가? 둘째. 정보의 출처는 어디인가? 셋째. 즐길 수 있는 방식인가? 예를 들어 (실제 그런 다이어트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당근 다이어트가 있다고 하자. 좀 극단적으로 가정해서 당근 다이어트는 유명 영화배우 A씨의 다이어트 성공방식이라고 소문이 났는데, 매일 당근만 먹는 다이어트라고 하자. 다노한 사고방식은 지속 가능성부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과연 매일 당근만 먹으면서 며칠을 견딜 수 있을까. 첫 번째 질문에서부터 이 다이어트 방식은 탈락. 그러면 뒤도 돌아볼 필요 없다.

결국 다노는 강제적인 다이어트, 당장의 효과만 기대하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행복한 다이어트,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다이어트를 지향하고 있는 것 같다. 원래 다이어트라는 게 그런 거 아니겠는가.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더 갖고 싶고, 더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하는 것. 그런데 그 과정이 온통 불행하다면, 뭔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그런 가치관으로 다노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려고 애쓰고 있다.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난 뒤 나도 모르게 열심히 주변에 다노 앱을 다운받아 써 보라고 권유하는 나를 발견하고 있었다

by wonkis

                <이 사진은 두 공동 창업자의 공식적인 사진입니다. 사진 제공= 다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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