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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2.15 한국의 스타트업-(215)이그니스 박찬호 대표 (1)

혹시 아침식사를 꼬박꼬박 챙겨 드십니까. 아침식사를 어떤 형태나 방법으로든 챙겨 먹으려는 사람들이 있지만 시간에 쫓겨 쉽지 않을 때가 많고, 그러다보면 포기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아침식사를 하는게 건강에 좋을 뿐 아니라 실제 하루 일을 시작하는데도 훨씬 좋다는 것 모두들 알고 있다는 사실. 다만 잘 실천하지 못할 뿐이다. 이는 사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들의 공통된 현상이기도 하다

이그니스는 요즘 트렌드인 건강한 아침식사, 간편하면서도 모든 필수 건강요소를 갖춘 식사에 대한 대안을 들고 나온 회사다. 아직까지는 대안 또는 틈새 시장 정도로 여겨지지만, 빠르게 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생각보다 빨리 주류 시장에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 기존 간편 식사가 갖고 있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면.

창업을 위한 취업

대학 들어가자마자 창업부터 알아보고 다니는 친구들이, 많지는 않지만 어디가나 꼭 있다. 이그니스를 설립한 박찬호가 딱 그랬다. 서강대 경제학과 04학번으로 입학한 학생 박찬호는 대학 동기동창인 윤세영과 함께 이것저것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다고 한다. 윤세영이 프랑스에서 산 경험이 있어서 프랑스 사정에 밝았다. 프랑스에서 한국식 스티커 사진기나 팬시문구용품이 인기가 많다는 얘길 들은 박찬호는 기계를 한국에서 프랑스로 파는 일을 하려고 했다. 프랑스로 갖고 가서 팔기만 하면 대박을 치리라 확신을 하고 있었는데, 사업자 등록이 안됐다. 현지 수입상을 만나 물건만 납품하는 방법도 찾아봤지만 여의치 않았다.

이 후로도 이들은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를 만드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제대로 시작도 못 해보고 접는 등 시작 단계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일을 좀 배우고 창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 돌아가는 것도 좀 알아야할 것 같구요.”

두 사람은 각자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박찬호는 대우인터내셔널에, 윤세영은 대우건설에 들어갔다. 2011년초의 일이었다. 박찬호는 투자사업실에서 신사업개발 및 투자심의를, 윤세영은 대우건설 해외영업기획팀에서 해외 신시장 리서치 업무를 했다.

일을 배우기 위한 목적도 있었지만, 종합상사 일이 재미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했던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별로 그렇지 않았어요. 생각보다 일이 별로 재미가 없더군요. 주로 위에서 시키는 일만 하는 게 하루의 일과였어요.”

2014년에 박찬호는 소이렌트라는 미국의 벤처가 뜨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물에 타먹는 간편식을 제조해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기업인데,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었다. 간편식을 많이 찾고,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를 볼 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처음에 그는 이 아이디어를 회사에 제안했다고 한다. “종합상사에서도 할 만한 아이템이 아닐까 싶었는데요, 거절당했어요. 그럼 아예 나가서 내가 해보자 이렇게 생각했죠.”

때마침 대기업에 들어가 친구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던 윤세영도 찬성해 두 사람은 비슷한 시기 회사를 나오게 된다. 20145월의 어느 날이었다.

전국 공장 50곳을 찾아다니다

두 사람은 이그니스(EGNIS)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열정이라는 뜻이다. 박찬호 대표가 회사를 나온 것은 20145월인데, 법인 설립은 201410월에 했다.

이그니스의 사업아이템은 식사 대용식이었다. 식사 대신 먹을 수 있는, 그러면서도 한국적인 상황에 맞아야 했다. 기존 선식 시장이 성장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를 생각해보면, 먹기 불편하거나 별로 맛이 없다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 소이렌트가 뜨고 있는 이유가 궁금해 제품을 직접 구매를 해 봤다고 한다. “2주일이나 걸려서 도착한 소이렌트의 간편식은 근데 너무 맛이 없더라구요. ‘왜 이런 걸 먹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소이렌트는 기본적으로 음식 먹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착안한 서비스였다. 바쁜 현대인들이 매번 식사를 할 때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고, 뭘 먹을지 고민하는 게 비합리적이라고 본 것이다. 그래서 영양소를 고루 갖춘 분말 형태의 식사 대용식을 물에 타서 먹는 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그니스의 첫 제품 랩노쉬(Lab Nosh) 역시 기본 컨셉트는 비슷했다. 다만 미국은 인구도 많고, 문화적 특성도 있기에 매 끼니 이렇게 먹을 수 있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겠지만 한국은 상황이 엄연히 다르다. 아무래도 아침 식사 정도를 대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런데 준비 기간 중에 이들에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를 찾는 것. 재료를 준비해다가 이들이 직접 물건을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이들을 대신해 생산해줄 업체가 최우선적이었다. 아울러 제품이 식품이기 때문에 영양소와 식품영양학적 검증을 할 수 있는 전문가가 내부에 필수적이었다. 다행히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던 김지훈이 제품개발자로 합류해 두 번째 문제는 해결됐다. 문제는 첫 번째.

“OEM 업체를 찾아다니던 시절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운전만 하루에 15시간씩 하기도 했구요.”

박찬호 대표의 말이다. 어찌 보면 실체도 없는 회사 명함을 들고 간 새파랗게 젊은 청년들의 말을 듣고 그들의 요구에 맞춰서 분말가루를 제작해야 하는데, 그닥 쉬울 것 같지는 않은 일이다. 상호간에 요구 조건이나 원하는 것이 맞아야 하는 문제도 있다.

<이그니스 사무실에서 회사 제품 랩노쉬를 손에 들고 포즈를 취한 회사 임직원들. 맨뒤 오른쪽부터 박찬호 대표, Operating Manager 이윤주, Executive PR Director 주소희 , Designer 이민진, COO 이준영, CSO 윤세영, CTO 김지훈.  -사진제공 이그니스 >

그래서 박찬호 대표와 윤세영 이사는 전국을 다니면서 50여 곳에 달하는 식품 공장을 일일이 방문해 사장님들을 만났다. 그리고 결국 충북 제천에 있는 신영에이치에스라는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7월에는 컴퍼니케이파트너스라는 회사에서 6억원의 시드머니 투자도 받으면서 생산이 더욱 탄력을 받았다. 성분검사와 식양청 신고까지 마치고, 드디어 201510월 첫 제품이 나왔다.

간편한 건강식, 랩노쉬

첫 제품을 내놓을 때 이들은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다. 시장의 반응을 보고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1033일간 진행한 크라우드 펀딩에서 크라우드 펀딩 역사상 가장 많은 금액인 13000만원을 달성한 것이다. 당초 목표로 했던 1000만원을 채우는 데는 사흘이 채 걸리지 않았다. 무려 2500명이 참여해 제품을 구매했다고 한다.

시장의 반응을 확인한 이들은 곧바로 생산과 마케팅에 착수했다. 태평양물산에서 GAP 브랜드의 해외영업팀 업무를 하던 주소희 이사가 7월에 합류한 뒤 마케팅을 총괄했다.

저희는 간편식과 건강기능식, 그리고 다이어트 식품의 접점에 있습니다.” 박 대표의 설명이다. 랩노쉬는 주 타깃을 20, 30대 여성으로 하고 있다. 아침 식사 대신 랩노쉬를 먹으면서 건강도 챙기고 다이어트도 하려는 이들은 주로 20, 30대 여성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01일 하루 158만원이었던 매출액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111일에는 558만원을 찍었다. 딱 한달 만에 매출액이 3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구매자 가운데 20%는 재구매자. 현재 랩노쉬 제품은 3가지 맛으로 나온다. 씨리얼 맛과 요거트 맛, 그리고 쇼콜라 맛.

시험삼아 이 제품을 물에 타서 먹어 봤다. 확실히 맛은 좋았다. 먹기도 간편하고 먹은 뒤 뒤처리도 깔끔했다. 먹은 후 플라스틱 병을 재활용 쓰레기통에 버리면 그만이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먹고 난 뒤 약간 달다는 느낌이 강했다. 일주일 정도는 문제 없겠지만 계속 먹을 수 있으려면 좀 더 다양한 맛의 라인업을 갖추거나, 아니면 좀 더 심심한 맛을 추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일단 간편한 것이 최대 장점이고, 영양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다는 것도 상당한 장점이 될 터. 편리함과 건강을 모두 챙기려는 이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들은 이보다 더 큰 목표를 갖고 있다. 단순히 틈새 시장 정도가 아니라 완벽한 식사 대체품을 만들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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