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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6.13 한국의 스타트업-(230)미스터픽 최철훈 송우디 대표

중고차 시장과 관련해서는 이미 한국의 스타트업 코너에서 다룬 바 있다. 본래 내가 갖고 있었던 기본적인 문제의식은 정보의 불투명성과 가격에 대한 불만이 시장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는 생각이었다. 요약하자면 중고차 시장에는 거래 당사자간의 신뢰가 부족하다는 게 핵심이었다.


 시장에 대한 불신의 근본적인 원인은 뭘까. 신뢰를 회복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불행히도 아직 그 누구도 답을 찾지는 못한 것 같다. 그래도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딜러를 통한 중고차 매매 방식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딜러를 배제한 거래를 주창한 이들이 있는가 하면, 딜러간 호가의 경쟁을 통해 가격에 변화를 시도한 이들도 있었다


 이번에 소개하는 미스터픽의 중고차 매매 앱 첫차는 어찌보면 어떤 시도도 하지 않은 이들처럼 보인다. 기존 딜러 시스템에 그대로 의존하고 있고, 별다른 개입도 하지 않는다. 심지어 무료다. 이들은 여기에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주장이 얼마나 합리적인지 들어보자.


거래 상대방에서 동업자로

미스터픽의 창업자 최철훈, 송우디 두 사람은 학연, 지연, 혈연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있다. 일하다 만난 사이다. 대학 때 산업공학을 전공으로 한 최철훈 대표는 졸업 후 주로 게임업계에서 활동했다. 넥슨과 SK텔레콤, 그리고 네오위즈를 거쳤다고 한다. 반면 미술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송우디 대표는 네이버를 거쳐 그라프라는 회사를 창업하기도 했다.


 송 대표의 경우 네이버(당시 NHN)에서 UX 디자인 업무를 했었고 이런 경험을 살려 퇴사후 UX UI 관련 전문 회사 그라프를 설립했다. 최철훈 대표를 만난 것은 바로 그라프 시절이었다. “게임회사에서 일할 때 UX 디자인 등을 외부에 맡기는데요, 그때 송 대표를 만났어요. 그 뒤로 회사를 옮기기도 했지만 거의 10년 가까이 외주 일을 맡기면서 일을 계속 같이 해 왔죠.” 최 대표의 설명이다.


<미스터픽 최철훈(왼쪽) 송우디 대표가 강남 포스코사거리 인근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오랫동안 같이 일하면서 비록 다른 회사에 있었지만 호흡을 맞춰 온 두 사람은 서로의 관 심사가 비슷하고, (무엇보다 나이가 비슷하며), 자신의 일을 찾고 있는 점도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가능한 사업 아이템을 논의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어요. 얘기를 나누고 일을 같이 하면서 뜻이 조금씩 모인 거죠.”


 2012년말께 최 대표가 네오위즈를 그만두고 나오면서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했다. 제법 사회 경력을 갖고 창업에 뛰어든 두 사람은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 보다는, 소비자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분야에서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한다. 그렇게 고심 끝에 찾아낸 것이 중고차 시장이었다.


 중고차에 대한 두 사람의 시각은 상반됐다. 최 대표는 중고차를 처음 살 때부터 좋은 차를  싸게 구매하는 경험을 했다. 이후로 그는 중고차의 매력에 반해서 계속 중고차를 구매하곤 했다. 반면 송 대표는 중고차 첫 구매부터 (일종의) 사기를 당했다. “20km를 넘게 운행한 택시 차량을 3km 정도만 주행한 일반 차량으로 속여서 판 이들에게 당했죠.”

 어쨌든 경험은 상이했지만 중고차 시장에 상당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존재한다는 것, 이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것에는 두 사람의 의견이 일치했다.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였다.


신차는 가격, 중고차는 정보가 핵심

중고차 매매의 가장 큰 어려움은 정보에 대한 불신과 가격 아닌가요? 파는 사람은 싸게 판 느낌을 받고 산 사람은 비싸게 샀다는 느낌을 받는 거요.”


 내가 던진 이런 질문은 두 사람도 당연히 수 차례 생각해봤을 터. 다만 두 사람은 가격보다는 부정확한 정보에 대한 불신이 중고차 시장을 레몬마켓화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봤다.

구매를 결정할 때 신차는 가격이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맞습니다. 정보가 모두 공개돼 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중고차는 그렇지 않습니다. 중고차는 정확한 정보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대화를 나누던 도중 최 대표가 반문했다.

누군가 다가와 중고차를 싸게 살 수 있게 해 준다고 한다면, 선뜻 사고 싶은 마음이 드시겠습니까.”

 물론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제대로 된 상품이 아닐 것 같다는 의심이 먼저 들 겁니다. 그래서 저희는 정확한 정보 제공이 중고차 시장에서 더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또 다른 중요한 포인트인 가격 문제의 해결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도 정보 문제에 더 집중하게 된 이유다. “가격 문제가 대두되는 이유는 아무래도 딜러를 끼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딜러를 배제한 채로 거래를 진행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미국에는 이미 딜러를 배제한 중고차 거래가 상당히 이뤄지고 있고 인기를 끌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딜러를 배제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우선 차에 대한 정보가 제한돼 있고 상당히 많은 잡일(?)을 해결해주는 딜러에게 맡기려는 수요가 직거래 수요보다 많다는 것. 즉 딜러 없이 직거래를 하려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기존의 딜러 시스템을 활용하려는 이들이 훨씬 많을 것이란 게 이들의 판단이었다. 물론 여기엔 대형 중고차 매매단지를 중심으로 중고차 매물이 거래되는 한국적인 특징도 반영할 수밖에 없는 한계도 존재한다.

 

 어쨌든 그래서 미스터픽은 중고차 거래의 기존 시스템을 존중했다. 대신 정확한 정보 제공에 초점을 맞췄다. 20151첫차라는 이름의 중고차 구매 앱을 출시한 이들은 1년여만에 국내 1000여명의 딜러와 계약을 체결하고 이들이 등록하는 중고차 매물을 소비자와 연결하고 있다. 당초 미스터픽이 주창했던 정보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첫차 앱을 통해 제시되는 자동차 정보에는 이른바 3대 안전정보, 즉 차량시세, 성능검사, 사고유무와 판매딜러정보까지 첨부돼 있다.


신뢰할 수 있는 중고차 정보 앱 만든다

일단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출시 5개월 만에 10만 다운로드, 2000만 뷰를 돌파했고 지난해 5월말에는 등록 차량이 10만대를 돌파했다. 작년 6월에는 다음카카오청년창업펀드를 운용하는 동문파트너스로부터 7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복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최근까지 1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16개월여의 시간이 지나면서 다운로드는 70만을 넘어섰다.


 중고차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선 기존 중고차 딜러들이 감에 의존해 주먹구구식으로 가격을 책정하는 것을 막아야 했다. 그래서 우선 중고차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차종, 연식, 마일리지 수 등에 따른 기본 가격표를 책정했다. 여기에 사고 유무 등의 기록을 추가했다.

 실거래에서 판매딜러의 신뢰도가 중요하다는 점에 착안, 첫차 담당자가 직접 상사와 딜러 탐방을 진행했다. 심사기준을 통과한 딜러들에게만 활동 자격을 부여했다. “기존에 인터넷 사이트에서 검색을 통해 나오는 중고차 매매상들의 정보도 물론 있죠. 하지만 그 중 상당수는 가짜 사진이거나 허위 정보입니다. 남의 사진을 올려놓는 경우도 수두룩하죠. 우리는 실제 딜러인지를 확인하고 진짜 딜러 여부와 평판, 실적 등을 모두 체크했습니다.”

 

 뜻밖에 이들의 이런 활동에 딜러들도 반색을 했다고 한다. “사실 성실하게 열심히 중고차를 매매하고 있는 딜러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일부 허위 매물을 올려놓는 딜러들 때문에 이런 사람들도 피해를 보고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딜러분들이 허위딜러들이 이 시장에 발을 못 붙이게 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미스터픽 창업자들은 딜러들을 엄선하고 이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올려놓는다면 이들의 노력에 대한 인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잊기 쉽지만 딜러들은 나름대로 차를 팔기 위해 공을 들입니다. 세차도 하고 광도 내고, 흠이 난 부분은 고치기도 하구요. 그래서 팔기 좋은 상품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는거죠. 이런 작업을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차를 사고 싶은 마음도 드는 거구요. 이런 노력의 값어치는 얼마나 될까요. 이걸 어느 정도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차피 낯선 이를 만나 정보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거래를 하는 것보다는 신뢰를 쌓아온 딜러가 올려놓은 매물을 잘 이용하는 것이 이 시장에서 중요한 포인트라고 봅니다.”


 현재까지 미스터픽의 첫차는 무료 서비스다. 아무런 수수료가 붙지 않는다. 딜러들 입장에서는 광고를 공짜로 올릴 수 있는 셈이니 나쁠 게 없다. 하지만 첫차는 어떻게 돈을 벌까. “일단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라는 신뢰를 딜러와 소비자 모두에게 주는 게 중요합니다. 그렇게 자리를 잡은 다음에 수익 모델을 붙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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