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여름, 모바일 소셜게임 ‘애니팡’이 대박을 쳤을 때 많은 이들이 이렇게 예측했다. 

“3개월이면 수명이 다할 것.”

이 예측은 현재 보기좋게 빗나가고 있다. 지난해 7월30일 출시돼 9월과 10월, 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이 게임은 이후 각종 지표가 꺾이면서 예측에 부합(?)하는 듯 했다. 하지만 하향세는 오래 가지 않았다. 바닥을 찍고 다시 반등한 이 게임은 지난달 중순에는 일일 이용자 1위에 다시 올라서는 기염을 토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애니팡을 모방해 나왔던 수많은 팡류 게임들이 줄줄이 몰락하고 잠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모바일 게임들이 서서히 잊혀지는 가운데도 애니팡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뭘까. 사용자수는 많다지만 애니팡이 여전히 매출에서도 실적이 괜챦을까. 애니팡2는 과연 나올까. 선데이토즈는 어떤 비전을 갖고 있을까. 

 한국의 스타트업 시즌2 첫 주인공으로 선데이토즈, 그리고 이 회사의 이정웅 대표를 꼽은 것은 이처럼 풍성한 스토리 못지 않게 여전히 이 회사와 게임에 대해 궁금한 것들이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에 대해선 한국의 스타트업 시즌1의 비교적 초창기 시절인 지난 2010년 8월31일, 열여덟번째 이야기로 다룬 바 있다. 이후 지난해 9월 그의 창업스토리를 다시 한번 정리했었다. 이번 글은 선데이토즈에 대한 세번째 글. 애니팡 이후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애니팡, 여전히 막강한 실적

애니팡은 지금 어느 정도의 실적이 나올까. 아마 이걸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을 듯하다. 이정웅 대표는 “지금도 애니팡 매출이 전성기때의 절반 가량은 나오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여전히 그 정도 실적이 나오고 있다니. 

 애니팡은 출시되고 두달여 만에 다운로드 2000만건을 돌파했지만 그 시점부터 경쟁작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상대적으로 애니팡의 매출 증가율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대기업들도 비슷한 게임들을 쏟아냈고, 온라인에서 경쟁력을 가졌던 강력한 게임들이 모바일 버전으로 바뀌어 나오거나 실력파 엔지니어들이 만든 모바일 게임들이 줄줄이 출시됐다. 

 한편에선 애니팡에 대한 사람들의 열광과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었다. 한편에선 시기하는 마음들도 있을 터였다. 즉 ‘저게 얼마나 갈까’하는 의문을 제기할 때의 마음 밑바닥엔 그런 심리도 있었을 것이다. 열광하는 이들은 물론 더욱 많았다. 애니팡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갔다. 애니팡이 얼마나 돈을 벌고 있나에 대한 업계의 호기심도 커졌다. 그리고 이때부터 이정웅 대표의 고민이 시작됐다. 

 “애니팡의 뒤를 잇는 뭔가 거대한, 그런 후속작을 만들어야 하나. 그런 고민을 한 거죠. 그런데 결국엔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애니팡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죠. 도전모드를 새로 만드는 등 애니팡의 재미와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했어요. 그런데 그게 효과가 있었을까요. 결과적으로는 잘 됐죠. ”

 그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애니팡이 뜰 때 그를 만나 지금 뭘 해야 하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때 그의 대답은 나중의 그의 설명과 비슷했다. “우선 애니팡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야죠. 아직 추가할 기능이나 손 볼 곳이 많아요.” 물론 여기엔 소수의 인력으로 이것 저것 벌려놓기엔 준비가 안 돼 있었던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과거 경험을 통해 터득한 그만의 대처법이 있었던 것 같다. 

◆성공 비결은 ‘하트’

이정웅 대표가 창업을 한 뒤 대박에 대한 기대와 희열을 크게 느꼈던 때는 2012년이 아니라 2010년이었다. 그때 네이트 앱스토어에 출시한 애니팡, 애니사천성, 아쿠아스토리 등 소셜게임들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처음으로 ‘대박이 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기대는 무참하게 무산됐다. 당시엔 시장 자체가 그리 큰 의미가 없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제대로 형성되질 않았다. 수백만명의 사용자를 끌어모았는데도 별로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하면서 그는 리스크를 관리하고, 차기작을 만들고, 회사를 유지하기 위해 온갖 시도를 했다.

 그가 처음에 한 것은 회사의 전략을 다시 짜는 것이었다. 소셜게임이라는 회사의 주력 사업은 변함이 없지만 웹이 아닌 모바일로 승부를 보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전혀 생소한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이미 친숙한, 싸이월드 앱스토어에서 성과를 냈던 간단한 게임들을 모바일로 재창조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기존에 게임을 즐기지 않던 사람들을 끌어들이는데 경쟁력이 있는 선데이토즈로선,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야했다. 그리고 때마침 사람들은 PC에서 스마트폰으로 대거 옮겨가고 있었다. 반면 기존 게임업체들은 바뀐 환경에 빨리 적응하지 못했다. 바뀐 모바일이라는 환경에서 처음으로 대중적인 플랫폼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오픈할 때 애니팡은 첫 게임으로 등장, 단숨에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버렸다.

 모든 걸 다 행운으로 본다면 설명하기 쉬우리라. 애니팡은 운이 좋았다고 말이다. 하지만 선데이토즈가 겪은 시행착오와 그 와중에 올바른 선택을 내린 과정을 보면 꼭 그렇게만 보기는 힘들 듯하다.

 하여간 이 모든 행운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없었다면 애니팡을 국민 게임으로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역시 하트죠.”

 이정웅 대표는 애니팡 성공 비결로 주저없이 하트 시스템을 꼽는다. 이 시스템은 그가 싸이월드 앱스토어에서 아쿠아스토리, 애니팡, 사천성 등 소셜게임을 서비스하면서 터득한 소셜게임 시너지 효과 모델의 연장선상에 있다. 즉 소셜게임은 두 가지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 성장한다는 것이다. 하나는 사용자 네트워크, 또 다른 하나는 게임들간의 네트워크다. 하트는 사용자 네트워크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다. 웹이나 모바일에서 연결된 사람들간에 서로 자랑하고 방문해서 관심을 표명하고픈 욕구를 자극해 게임의 사용자 기반을 넓히는 방식이다. 하트라는 장치는 독창적인 분야지만 이 시스템 자체는 그가 창안해낸 것은 아니고 징가 등 수많은 해외 소셜게임 업체들이 이미 보여줬던 부분이다. 

 여기에 선데이토즈가 추가한 것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한 것. “사람들을 게임에 어떻게 초대할 것인가를 놓고 계속 회의를 했어요. 다이아몬드를 보내자, 금을 보내자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는데, 반드시 하트를, 그것도 빨간색으로 해야 한다고 고집했죠. 그냥 그래야 될 것 같았어요. 왠지 마음을 설레게 하지 않을까요. 빨간색 하트를 받는다면, 한번 들어가보지 않을까요.”

 고지를 통한 초대 시스템은 부작용도 있다. 사람들을 무척이나 귀찮게 한다는 것이다. 짜증섞인 민원을 유발할 수도 있다. 선데이토즈는 싸이월드 앱스토어에서 서비스할 때 이를 경험한 바 있다. 사람들의 짜증을 줄이면서도 초대 시스템을 유효하게 하는 것. 이것이 선데이토즈의 과제였다. 

◆애니팡은 문화다

하트 방식을 개선하는 것, 시스템을 안정화하면서도 재미 요소를 빠뜨리지 않고 업데이트하는 것. 이런 결정을 내리고 점검하는 데는 투자사인 소프트뱅크의 역할도 컸다는 게 이정웅 사장의 지적.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뒤로 매달 회사에서 이사회를 열었어요. 지금도 그래요. 소프트뱅크벤처스 문규학 사장님이 직접 오셔서 항상 함께 회의를 했죠. 문 사장님이 그러시더군요. ‘선데이토즈는 다른 것은 몰라도 회사가 잘 될때나 어려울 때나 아무일이 없을 때나 변함없이 이사회를 열었다. 정말 그 점은 높이 평가한다’ 고요” 

 소프트뱅크를 포함한 기관투자가들은 2010년 12월, 선데이토즈에 30억원을 투자했었다. 아직 선데이토즈가 눈에 보이는 실적을 내기 전이었다. 그만큼 당시엔 큰 돈이었다. 

 이 자금은 선데이토즈로 하여금 게임 한 우물을 팔 수 있게 해 줬다. 게임을 만들면서 자금이 부족해지면 다른 외주 업무를 통해 자금을 융통하는 선택을 하곤 한다. 선데이토즈는 이런 선택을 할 필요가 없었다.

 선데이토즈 방향성에 대한 고민은 엉뚱한 곳에서 시작됐다. 애니팡이 대박이 나면서부터다. “애니팡 유저는 사실 대부분 예전에 게임을 안 하던 사람들이에요. 이 사람들에게 애니팡은 단순히 게임이 아니죠. 이 분들 중에는 몇달이 지나도 계속 이 게임을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친구들과 교제하고 대화의 소재가 되는 일종의 문화인 것 같아요.” 

 그 사람들에게만 그런 것이 아니다. 사회적으로도 그렇다. 작년에 쓴 글에서 애니팡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대중화된 게임이라고 표현했었는데 2500만명이 하는 게임이라면 기존 게임의 틀로는 설명이 되질 않는다. 하나의 문화현상이라고 봐야한다. 

 이런 문화현상을 일으킨 장본인으로서 책임감을 느끼는 걸까. 아니 여기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일까. 좋은 게임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겠다고 했던 그의 꿈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다시 찾아오기 힘든 문화현상을 만든 업체의 CEO로서 모바일 산업의 전도사격 역할을 자처할 것이냐, 아니면 착실하게 게임 업체로서 회사를 키우는데만 매진할 것이냐의 문제다. 

◆디즈니같은 회사를 만들고싶다

“100년 전통의 설렁탕 집이 될 것이냐, 잘 나가는 프랜차이즈가 될 것이냐의 고민이 있죠.”

회사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 이 대표는 이렇게 운을 뗐다. 선데이토즈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부터의 고민이다. 특히 2012년 여름이 이런 고민의 시발점이 됐다. 

 100년 전통의 설렁탕집은 게임 하나를 파고들어 게임 시장에서 크게 성장하겠다는 뜻. 잘 나가는 프랜차이즈는 게임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 현재로선 그는 100년 전통의 설렁탕집에 더 쏠리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그와 대화를 나눌수록 그의 생각에 게임에만 국한돼 있는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 시장이 워낙 크고 성장 가능성이 높고 선데이토즈의 기반이 되기에 현재는 전력을 다할 수 밖에 없다. 아직 벤처기업인 선데이토즈는 가장 효율적인 곳에 리소스를 투입하는 게 최선의 선택이다. 하지만 앞으론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장르에 얽매일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100년 전통의 설렁탕집을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보여주든 최근 선데이토즈는 애니팡사천성을 출시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애니팡의 3분의1 수준이지만 비교대상이 너무 엄청나서 그럴 뿐 충분히 만족할 만한 성과일 것 같다. 상반기 중 후속작도 나온다. 이 역시 선데이토즈가 내공을 닦아온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게임이 될 것 같다. 

 게임이나 게임 회사에 대해서 말할 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게임이 미치는 사회적인 해악때문이다. 게임은 많은 긍정적인 요소를 분명 갖고 있지만, ‘중독성’이라는 요소로 인해 항상 사회적인 이슈가 되기 마련이다. 관련 사업에 종사하는 이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게임업체로서 가장 이상적인 것은 중독성보다는 문화적인 측면이 부각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하나의 생활이 되는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수준에 도달한 회사는 최소한 국내에서는 없었다. 

 아직 벤처기업인 선데이토즈가 과연 이런 경지에까지 이를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자신할 수 없겠지만, 누구도 갖기 힘든 좋은 기회를 갖게 된 것은 분명하다. 이정웅 대표의 고민을 한편으론 이해하면서도, 행복한 고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사실 이런 희대의 갖기 힘든 기회를 맞아 선데이토즈가 갈 방향성은 이미 답이 나와있는 것 아닐까.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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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디지에코(www.digieco.co.kr)의 '스타트업 스토리' 코너에 지난 주 실린 글입니다. 이정웅 사장과 선데이토즈에 대해선 2010년에 한 차례 작성한 바 있지만 2년여의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내용이 추가돼 업데이트합니다. 기존 글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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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뒤에 2012년을 기억한다면 무엇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될까.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IT(정보기술) 산업에만 국한해 본다면 모바일 시장이 대폭발을 한 시기라고 역사에 남지 않을까. 마치 10여년전 PC기반의 인터넷 광고와 온라인 게임 시장이 급성장을 하기 시작한 시점이 떠오를 정도로 2012년은 과연 언제 올까하고 수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모바일 분야의 급성장이 본격화된 시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시대를 연 회사 중 가장 대표적인 회사로 이 글은 선데이토즈라는 한 벤처기업을 지목한다. 네트워크는 통신사가, 사람들 간의 연결은 카카오톡과 같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모바일 시대를 열었지만, 선데이토즈는 이 시장을 기대하던 많은 이들이 가장 목말랐던 이른바 순수 모바일을 통한 대박의 역사를 쓰고 있다.

 선데이토즈가 만든 스마트폰용 게임 애니팡은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통해 안드로이드 마켓에 출시한 지 5주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일일 사용자는 600만명을 돌파했다. 동시접속자수는 무려 200만명에 달했다. 동시접속자수 기록은 온라인게임에서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엄청난 숫자다. 선데이토즈의 또 다른 게임 아쿠아스토리도 모바일에서 100만명이 넘는 사용자가 즐기고 있다. 두 게임을 통해 이 회사는 매일 수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기존 온라인게임을 기준으로 해도 이미 대박의 반열에 올라선 이 회사는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다. 스타트업으로서는 제법 오랜 기간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모바일 시대를 주도하는 회사로 떠올랐다.

◆첫 번째 결단=잘하는 것을 하자

선데이토즈 창업자는 이정웅, 임현수, 박찬석 등 3명. 세 사람은 명지대 컴퓨터공학과 00학번 동기생들이다. 세 사람은 학교 때부터 친했고, 자주 모였다고 한다. 학창 시절 친밀감이 있었기에 졸업 후 서로 다른 직장을 다니면서도 계속 만나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었다.

이정웅 사장은 트랙나인, 신텍정보시스템, NHN 등을 거쳤다. 병역특례로 군 문제도 해결하고NHN에서 4년간 게임 개발자로 일했다. 임현수 기술이사(CTO)는 고슴도치플러스, 엔씨소프트 등에서 일했다. 박찬석 운영이사는 T3엔터테인먼트에서 한때 국민게임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했던 오디션을 개발했던 인물이다.

81년생 동갑내기인 세 사람은 각자의 회사를 다니면서도 연락을 해 자주 모였다. 처음엔 그저 친분이었지만 점점 진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계속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이런 주제를 놓고 이야기하다 창업을 하자로 결론이 났다. “회사에서 참 열심히 게임을 만들었는데, 어차피 게임 만들 거 내가 세운 회사에서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거죠. 만약 잘 안되더라도 잃을 게 많지 않다는 데도 생각이 미쳤구요.” 그래서 그들은 2007년부터는 토즈라는 곳에서 만나 창업을 계획했다. 일요일마다 토즈에 모여서 창업 논의를 했다고 해서 회사 이름도 선데이토즈가 됐다.

비슷비슷한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는 이들이었지만 저마다의 특색은 조금씩 있었다. 이정웅은 플래시게임을 3년 넘게 만들어와 작고 아기자기한 게임의 사이클과 운영 노하우에 대한 지식이 있었다. 임현수는 소셜게임과 게임플램폼 전반에 대한 기술이 풍부했고 프로그래밍에 대한 전문성이 가장 뛰어났다. 박찬석은 캐주얼게임에 일가견이 있었다.

창업을 하면서 이들은 자신들의 처지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장점은 셋 다 게임 개발을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서로 말이 통하고 팀워크가 잘 된다는 점이었다. 반면 경영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전무하고 인맥이 제한돼 있고, 게임 외에 다른 분야에 대해선 모른다는 것은 단점이었다. 자신들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면 대박은 아니더라도, 시장에 안착할 수는 있지 않을까. 이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이정웅 사장은 이제 갓 서른의 젊은 사장이지만 서두르거나, 쉽게 흥분하거나, 과욕을 부리지 않는 스타일이다. 창업할 때 그는 자신을 이렇게 규정했다고 한다.

 “게임 개발은 많이 해봤지만, 창업 전문가는 아니다. 그러니깐 내가 모르는 것은 하지 말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전념하자.”

그의 이런 생각은 다른 창업자들과 일치하는 부분이었다. 자신들이 잘하는 게임 분야에서, 특히 순발력있게 게임을 출시하는 분야에서 승부를 보면 통할 거라고 생각했다. 이 사장은 한게임에 있던 시절 1년에 50개씩 플래시 게임을 만들 정도로 많은 경험을 쌓았다. 규모가 작으면서 재미있는 게임들을 끊임없이 계속 만드는 경험을 한 것이다. 그래서 그는 작은 게임을 빨리 만드는 것에는 자신이 있었다. 소규모 게임들을 오픈플랫폼과 결합해서 승부를 자고 다짐한 게 출발이 됐다. 돌다리도 두세번 두드리고 건너갈 그런 스타일의 신중한 이정웅 사장이 첫번째 결단을 내린 것이다.

창업자 세 사람은 2년 동안 셋이서 모든 것을 하기로 했다. 성과를 확실히 낼 때까지 직원을 뽑지 말고 눈에 보이는 성과가 확인된 이후 회사를 확장하는 것이 선데이토즈의 계획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찍 닥쳐온 실패

치밀한 계획, 자신의 재능과 한계에 대한 명확한 분석, 짜임새 있는 역할 분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데이토즈의 첫 작품은 실패하고 말았다.

 필자가 이정웅 사장을 처음 만났을 때는 2008년 겨울, 마이크로소프트가 주최하는 비즈스파크 행사장이었다. 그는 그때 ‘친구에게 게임을 만들어서 선물하자’는 컨셉트로 게임을 만들고 있었다. 즉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UCC(사용자제작콘텐츠)가 결합된 형태의 게임 비즈니스였다. 그가 소셜RPG(역할수행게임)이라 규정한 이 게임은 페이스북을 통해 서비스를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첫 번째 시도는 무참하게 실패했다. 그리고 회사 문을 닫을 뻔한 위기가 왔다. 신중하게 시도를 했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다행히 이들은 다 총각이었다. 책임질 누군가가 없었다. 그들 자신만 챙기면 됐던 이들은 첫번째 실패에서 교훈을 찾고자 했다. “첫 실패를 겪고 나서 우리가 왜 실패했는지를 돌아봤습니다. 그랬더니 우리가 부족한 게 참 많더라구요.”

뭐가 부족했을까?

 “창업자들이 모두 개발자 출신이라는 게 일단 약점이었습니다. 제품을 만들 줄은 알지만 그것을 어떻게 마케팅을 할 지, 그리고 이후에 어떻게 고객 관리를 하고 서비스를 해 나갈지에 대해선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사실 소셜게임은 개발 이후의 단계가 중요한데 말입니다. 너무 큰 게임부터 시작한 것도 문제였습니다. 처음부터 너무 거창하게 ‘페이스북에 없는 것을 만들자’라고 한게 무리가 있었던 거죠.”

그래서 그는 ‘선데이토즈 전략’이라는 것을 2009년 상반기에 수립했다. 첫 실패의 교훈이 반영된 게임이 ‘애니팡’과 ‘사천성’이다. 사실 기업체에 전략이 없다는 것이 문제 아니었을까. 어쨌든 경영 경험이 없던 이들은 뒤늦게 회사의 중장기 전략, 단기 전술이라는 것을 한 차례 사업을 실패하고, 첫 시작을 한 뒤 1년이 훌쩍 넘어서야 수립하게 된다. 그래도 그 필요성을 알았다는 점에서 실패가 의미가 없지는 않았다. 대규모로 투자를 받지 않고 보수적으로 시작해 손실이 적었다는 것도 이들에게는 다행이었다.

◆두 번째 결단=소셜 게임 1등이 되자

실패를 겪으면서 그들은 미국에서 일고 있는 소셜게임 열풍이 한국에서도 현실화될 것이란 가정을 하게 된다. ‘처음부터 미국에 나가서 승부를 걸려고 하면 너무 힘들다. 한국에서 우선 자리를 잡고 나서 해외 시장에 다시 도전하자는 게 이들의 결론이었다.

뼈아픈 실패를 겪고 나서 이정웅 사장은 두 번째 결단을 내린다. 한국형 소셜플랫폼을 겨냥한 게임을 만들고 이 시장에서 1등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기존의 모든 게임 개발 작업을 중단한 것이다. “아직 싸이월드 앱스토어가 구체화되기 전이었습니다. 하지만 곧 시장이 열릴 거라고 본 거죠. 그래서 다 접고 한국 소비자들에게 먹힐 소셜게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한참 게임을 만들고 있는 중에 SK커뮤니케이션즈가 싸이월드에 앱스토어를 연다. PC기반의 소셜게임 시장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선데이토즈는 사이트가 오픈되자마자 소셜게임 애니팡, 애니사천성, 아쿠아스토리를 차례로 출시했다.

 싸이월드 앱스토어는 마치 선데이토즈를 위해 준비된 무대 같았다. 물고기를 키우는 단순한 게임인 아쿠아스토리는 국내 소셜게임 최초로 200만 회원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으로 회원수를 늘려나갔다. 애니윷놀이, 애니사천성 등도 100만 회원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다. 2010년 선데이토즈는 5개의 게임을 앞세워 국내 소셜게임 시장을 평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성과를 냈다. 자신감을 얻은 이정웅 사장은 2011 1, 야심작 정글스토리를 출시했다. 아울러 정글스토리를 뛰어넘을 블록버스터급 소셜게임 개발에도 착수했다.

◆시장의 변화

이정웅 사장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던 것은 이 무렵부터다. 아쿠아스토리, 애니윷놀이, 애니팡 등의 인기에 힘입어 무난히 안착하리라 예상했던 정글스토리의 초반 성적이 신통치 않았던 것이다. 아쿠아스토리도 회원수는 갈수록 늘었지만 수익성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이 정도 회원이 모이면 결제가 상당히 이뤄져야 하는데 번번이 그의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진 것이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지표를 꼼꼼이 뜯어봤어요. 그랬더니 싸이월드 리뉴얼을 전후해 방문자수, 이용자수, 결제비율 등 모든 지표가 정체되기 시작한 것을 알게 됐죠.”

회사 안팎에서 싸이월드의 리뉴얼 탓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정웅 사장은 국내에서 PC기반의 소셜게임이 벌써 수명이 다했음을 직감했다. 채 펴보지도 못하고 사용자들이 모바일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 사람들이 어디로 갈까를 고민해 봤죠. 스마트폰이 1000만대를 돌파하는 등 확산되면서 스마트폰 재미에 빠진 사람들이 PC앞에 앉아 소셜게임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제 사람들은 웬만큼 중요한 일이 아니면 PC 앞에 앉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물론 사무실에 출근해서 일은 여전히 PC로 하죠. 하지만 간단한 게임을 하려고 PC 앞에 앉지 않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싸이월드에 2011년 7월 대규모 해킹 사건이 일어났다. 그 사건 때문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좀 줄어들었고 결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사장은 선데이토즈의 전략을 다시 한번 수정한다.

◆세 번째 결단=모바일에 올인

당초 이정웅 사장은 2011년 여름께 차기작을 PC용 웹 버전으로 선보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장의 변화를 보면서 전략을 전면 수정한다. 기존의 모든 개발 라인업을 중단한 것이다.

“시장이 모바일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는데 그것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버전을 모바일용으로 완전히 바꾸기로 했죠. 선데이토즈의 최고 인기작인 아쿠아스토리를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하기로 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두 번째 결단을 내릴 때와 상황은 유사했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증한 것은 분명했지만 돈을 벌고 있는 회사는 거의 없었다. 아직 너무나 초기인 시장에 또다시 모험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한편으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기도 했지만, 소셜게임으로의 전환 때 승부수를 던졌듯이 이정웅 사장은 이번에도 승부수를 던졌다. 신작 개발을 중단하고 기존 게임의 모바일화 전환을 시도했다.

  문제는 모바일 경험이 아무도 없다는 것. 시행착오가 따랐다. 1년 넘게 좌충우돌하며 배우는 학습의 시기가 이어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동안 모바일 시장에서 먼저 치고 나가는 회사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이들이 헤매고 있을 때 다른 회사들도 대부분 헤매고 있었다.  

“이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소셜게임으로 전환하던 시절에는 실패를 겪은 뒤의 결단이었기에 사실 잃을 게 없었어요. 그런데 모바일 시장을 맞이하면서는 비장함마저 있었죠. 약간의 성공을 거둔 뒤였기에 불안감도 더 컸구요.”

애니팡, 아쿠아스토리, 애니사천성, 정글스토리, 애니윷놀이 등 이미 기존 소셜게임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던 게임 콘텐츠들이 있기 때문에 이들을 모바일용 앱으로 만들어 출시하는 것 자체는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어려운 작업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정웅 사장은 서두르지 않았다. 가장 자신있고 실패 위험이 적다고 생각되는 아쿠아스토리를 우선 앱으로 만들어 출시했다.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 기대에 미치진 못했다. 유료 결제 비율도 높지 않았다. 이보다 더 큰 한방이 필요했다.

때마침 카카오톡이 게임플랫폼을 준비하고 있었다. 6000만명에 가까운 이용자를 갖고 있는 카카오톡을 플랫폼으로 한다면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판단했다. 수익 모델이 절실한 카카오톡은 혼자 살아남는 것보다 플랫폼에 올라오는 다양한 게임들이 장점을 발휘하고 최대한 돈을 많이 벌 수 있게 힘을 실어주는 방향을 택했다. 이정웅 사장은 카카오톡의 특성상 간단하고 빨리 끝낼 수 있는 애니팡이 최적의 콘텐츠라고 결론짓는다.

730, 선데이토즈의 애니팡은 카카오톡의 게임 플랫폼 게임하기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한다. 약 일주일 동안은 잠잠했다. 점차 입소문이 퍼져나갔다. 재밌다. 쉽다. 즐길 거리가 많다는 평을 받았다. 그리고 한 달여 만에 다운로드 1000만건 돌파, 하루 평균 게임 이용자수 600만명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신념'을 갖고 '실력'을 키우며 '때'를 기다렸다

이정웅 사장과 선데이토즈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대박의 초입부에 와 있다. 앞으로 거둘 수확이 더 많다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설혹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기대만큼 그렇게 크지 않거나 선데이토즈가 예상만큼 성장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이정웅 사장)에겐 다시 기회가 올 것이고 다시 도약할 것을 예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왜 이렇게 예상할 수 있을까.

이정웅 사장과 선데이토즈는 벼락 스타가 된 케이스가 아니다. 온갖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꾸준히 실력을 키워가면서 자신들이 실력발휘를 할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매번 그들에게 기회는 왔고, 그 기회를 반드시 잡았다. 그 기회가 자신들의 예상보다 크든, 작든 말이다.

이런 말이 있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온다. 다만 신념이 부족해 그 기회가 자신에게 올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뿐이다.”


이정웅 사장은 이 말에 딱 들어맞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신감과 신념을 갖고 시장 변화에 대처하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계속해서 준비해왔다. 기회가 왔을 때 그가 누구보다 먼저 이를 붙잡을 수 있었던 것은 준비하며 때를 기다렸기 때문이었다. 사람이 항상 성공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성공을 한 과정은 그 이후를 짐작케 한다. 모바일 시대를 열어젖힌 선데이토즈에게 앞으로 더 큰 기회가 오리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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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대형 마트 인근에 있는 SK텔레콤 대리점을 들렀다가 우연히 듣게 된 대화 한 토막. 4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딸 뻘로 짐작되는 학생과 함께 대리점 직원을 붙들고 이것저것 물어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저는 애니팡을 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지금 이 휴대폰이 너무 오래되서 그런지 애니팡이 안되네요.”

“아 게임을 많이 하세요? 게임 하시기에 좋은 요금제와 폰을 알려드릴까요.”

“아뇨, 게임 안해요. 게임 안 좋아하는데, 딸이 해서 같이 애니팡을 하려고하는데, 안돼서..”

일견하기에도 게임에 별 관심이 없고, 해 본 적도 없는 분인 듯 했다. 그런데 대리점에 와서 게임이 되는 폰을 찾고 있는 모습이라니!

 2005년에 카트라이더가 대박을 치고, 국민 게임의 반열에 오를 때 비슷한 현상이 있었다. 생전 게임을 안하던 사람들-여학생이나 주부 등-이 게임을 하러 PC방에 가고 친구들하고 게임 이야기를 하는 일이 일어났다. 기존에 게임을 안하던 사람들을 대거 게임 시장으로 끌어들이면서 카트라이더는 그야말로 대박을 쳤고, 개발·서비스 업체인 넥슨의 실적과 이 회사에 대한 평가도 껑충 뛰어올랐다.

 현상만 놓고 보면, 애니팡은 이보다 더 한 것 같다. 카트라이더를 하기 위해 PC를 살 사람은 많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애니팡을 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바꾸거나 스마트폰을 고르면서 애니팡을 염두에 두는 사람은 이처럼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숫자로 봐도 명확하다. 7월30일에 출시된 애니팡은 그 후 1주일 동안은 소비자들의 큰 변화없이 지나갔다. 하지만 1주일뒤부터 사용자가 급증하기 시작해 4주차에 5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고, 5주차가 지나자 다운로드 건수가 1000만을 돌파했다. 하루 평균 이용자수는 무려 600만명, 동시접속자수는 200만명이다. 일일 매출의 경우 다운로드 1000만을 달성하기 전에 이미 1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동안 접속이 잘 안되고 게임을 하다가도 에러가 나는 상황이 수시로 발생할 정도로 사용자 폭주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사실 이런 모습은 과거 온라인게임이 전성기를 구가할 때, 신작이 나올 때마다 대기하던 사람들이 몰려들 때 흔히 봤던 모습이다.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 숫자는 아니었다. 그나마 최근 온라인게임 분야에서는 이와 유사한 현상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말이다.

 콘텐츠를 만들고, 모바일 분야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이런 모습을 선데이토즈가 만든 애니팡이라는 게임이 해냈다. 애니팡 정도는 아니지만, 이 게임의 뒤를 이어 파티스튜디오의 아이러브커피 등도 인기를 끌면서 ‘모바일 앱 게임’이라는 하나의 시장을 완성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물론 애니팡이나 아이러브커피의 성공은 6000만명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이라는 거대한 플랫폼에 힘입은 바 크다. 하지만 카카오톡에 이 게임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게임들도 많았다.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이 나오기 전에 앱스토어라는 공간에서 스마트폰 열풍에 힘입어 선전했던 팔라독과 같은 게임들도 있었다.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로비오사의 앵그리버드같은 게임도 있었다. 

 여러 사례들이 있음에도 애니팡을 주목하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확산됐다는 점, 여러가지 에러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늘었고 개발사와 카카오톡이 이를 결국 감당해냈다는 점,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애니팡이라는 게임을 만든 회사의 내공이 만만치 않다는 점 등 때문이다. 특히 마지막 요인은 이번 흥행이 일회성에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앱개발자들을 비롯해 모바일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이 모두가 바랬던 모바일 시장이 드디여 열렸다. 그 시장을 연 상징적인 현상의 첫번째가 카카오톡이었다면, 두번째는 애니팡 열풍이다. 카카오톡은 사용자 기반 측면에서, 애니팡은 모바일에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정표를 세웠다.

 모바일로 광고를 하던, 스폰서를 모으던, 음악 영화 책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던, 꿈쩍도 하지 않을 것 같았던 시장이지만 결국 게임이 열었다. 사람들이 모이고, 즐기고, 열광해야 시장이 만들어진다는 아주 단순한 것을 애니팡이 다시 일깨워줬다. 애니팡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제 시장이 열리기 시작했으니 앞으로 이로 인해 파급될 효과는 지금 생각하는 수준 이상일 것이다. 지금 애니팡이 보여주고 있는 수치가 이미 온라인게임 시절 겪었던 경험치를 한참 초과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애니팡은 낮도깨비처럼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게임이 아니다. 매니아들을 중심으로 알려졌지만 2009년 싸이월드가 앱스토어를 PC기반 웹 서비스에서 오픈했을 때 선데이토즈는 소셜게임 형식으로 애니팡을 서비스했었다. 그때도 사용자수 100만명을 넘기며 인기 몰이를 했었다. 스마트폰 게임보다 훨씬 작은 시장에서 한 차례 검증된 게임을 갖고 모바일에 들여와 제대로된 승부를 펼친 게 주효한 것이다. 즉, 족보가 있는 게임이다. 공교롭게도 애니팡이 출시되던 날 이정웅 사장을 분당 사무실 근처에서 만났었다. 나 역시 그랬지만, 그 역시 애니팡이 이렇게 대박이 날 줄은 생각지 못했다. 1000만을 돌파하고 나서 전화를 걸었다. 

“생각해보니 역사적인 날 만났었네요.”

“그러게요. 언젠가 모바일 게임에서 대박이 하나 나올 줄은 알았지만, 첫 게임이 우리가 될 줄은 전혀 몰랐네요. ”

선데이토즈와 이정웅 사장의 스토리는 예전에도 한번 한국의 스타트업 코너에서 다룬 적 있지만 조만간 최근의 스토리까지 업데이트한 풀스토리를 올려놓을 생각이다. 그 이야기 전체를 본다면, 이 회사와 모바일게임 시장이 가는 방향이 보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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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미 매출 1조원이 넘었을 것으로 추산되는 미국의 징가에 비하면 참으로 보잘것 없는 숫자다.하지만 한국에서 처음으로 소셜게임의 가능성을 알려주는 숫자이기에 그냥 무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래서 그런 생각을 해 봤다.한국에서 매출 100억원짜리 소셜게임업체가 나올 수 있을까.현재로선 올해 그 달성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그리고 그 가능성이 가장 높은 회사로 선데이토즈를 꼽는다.

◆선데이토즈,5개 중 3개가 회원 50만명 넘어
 선데이토즈를 주저하지 않고 꼽은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우선 선데이토즈는 국내 소셜게임업체 중 가장 먼저 가입자수 300만명 고지를 돌파했다.단일 게임으로 100만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업체도 현재로선 선데이토즈가 유일하다.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선데이토즈의 높은 성공률에 있다.

 선데이토즈는 2009년 9월 SK커뮤니케이션즈의 네이트 앱스토어에 애니 사천성을 출시하면서 소셜 게임 시장에 뛰어들었다.그 전에는 페이스북용 게임을 만들기도 했지만 2009년 가을 이후 확실하게 국내 포털 앱스토어 시장을 공략하면서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지난해 윷놀이까지 선데이토즈는 5개의 게임을 선보였다.그리고 그 중 애니 사천성,애니팡,아쿠아스토리,윷놀이 등 4개는 회원 30만명을 넘었다.애니팡을 제외한 나머지 3개는 50만명이 넘는 이용자를 모았다.5개중 4개를 성공한 회사다.복수의 소셜게임을 만든 회사 중에는 가장 성공률이 높다.사용자들의 만족도도 모두 7점 이상을 받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매일 2000-3000만원씩 결제
 선데이토즈의 대표작인 아쿠아스토리는 어항에 물고기를 키우는 게임이다.이 게임은 지난해 4월 선보였고 여름부터 상용화됐다.이후 입소문이 나면서 상승세를 타다가 지난해말 가입자수 100만명을 처음으로 돌파했다.올해 들어서도 한달여만에 회원수가 12만명가량 늘어났다.이 대표는 “지난해말 가입자수가 급증할 당시 돌고래만 하루에 1500만원어치씩 팔리곤 했다”고 전했다.

 선데이토즈는 이 밖에도 애니 사천성,윷놀이 등 막강한 소셜게임 라인업을 갖고 있다.이들 게임에서 하루 이뤄지는 결제는 2000만원 내외.등락이 있지만 이 추세로만 가도 연 70억 매출은 거뜬하다.
 거기에 최근 시작한 정글스토리 역시 하루에 1만명씩 회원이 늘어나면서 순항하고 있다.정글스토리는 아직 시범서비스 중이지만 이미 서비스가 시작되자마자 네이트 앱스토어 1위 게임에 올랐었다.

 선데이토즈는 올 상반기 중 정글스토리의 후속작을 선보일 계획이다.하반기에도 소셜게임으로는 제법 큰 규모의 신작을 출시할 계획을 갖고 이를 준비중이다.

◆모바일,해외 시장에도 진출
 선데이토즈는 300만명의 회원을 모두 네이트에서만 모았다.네이버 소셜앱스에는 비교적 최근에 진입했다.모바일 애플이케이션(앱)으로는 아직 나오지도 않았다.벤처캐피털들이 선데이토즈의 지금까지 성적보다 향후 성장 가능성에 더 주목하는 이유다.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코오롱인베스트먼트는 작년 연말 선데이토즈에 각각 15억원씩 투자했다.선데이토즈는 투자받은 30억원으로 모바일 및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특히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의 연계를 확대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시장에 선데이토즈만 있는 것은 아니다.네이트 앱스토어에는 선데이토즈와 치열하게 경쟁하며 성장하는 소셜게임업체들이 있다.고슴도치플러스,Rekoo,피버스튜디오,noknok 등이 대표적이다.고슴도치플러스는 해피타운(41만명),해피아이돌(38만명),해피가든(35만명) 등 해피시리즈를 앞세워 230만여명의 유저를 확보했다.출시작도 9개로 가장 많다.Rekoo는 작품수는 많지 않지만 모두 알짜배기들이다.햇빛목장(94만명),동물낙원(44만명),햇빛깊은바다(21만명) 등 유저수가 160만여명에 달한다.피버스튜디오는 132만여명의 유저를 보유하고 있다.틀린그림찾기는 37만여명,에브리타운은 21만여명,판타지디펜스는 28만여명 등이다.

 물론 이런 회원수들은 중복된 숫자가 많다.한 유저가 2개 이상의 게임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내에서 소셜게임업체들의 성장 가능성에 의문을 가질 필요는 없다.작년 초만 해도 거의 매출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제는 하루에 1000만원 이상 결제가 이뤄지는 게임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피버스튜디오의 경우 최근 에브리타운 단일 게임에서 일 최고 매출 2500만원이란 기록이 나오기도 했다.
 
문규학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는 “국내는 소셜게임 플랫폼 정책이 미흡해 해외에 비해 1~2년 정도 시장이 늦게 형성됐지만 전 세계 시장은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스마트폰의 보급 등으로 소셜게임을 유무선으로 즐길 수 있게 되면서 선데이토즈의 급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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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타트업의 모범 사례"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는 알짜배기 스타트업이 궁금하다구요? 선데이토즈에 물어보세요"

선데이토즈에 대해 벤처나 IT업계에서 하는 말들이다.창업한 지 고작 2년반 정도 밖에 안 된 이 회사가 어떻길래 스타트업의 모범 사례로 거론되고 있을까.

◆스타트업에 최적화된 창업자들과 그 조직

선데이토즈의 창업자는 이정웅,임현수,박찬석 등 3명.세 명은 명지대 컴퓨터공학과 00학번 동기생들이다.이정웅 대표는 트랙나인,신텍정보시스템,NHN 등을 거쳤다.NHN에서 4년간 게임 개발자로 일했다.임현수 기술이사(CTO)는 고슴도치플러스,엔씨소프트 등에서 실력을 쌓아왔다.박찬석 운영이사는 T3에서 오디션을 개발했던 인물이다.

 역할은 나뉘어져 있지만 세 사람은 공통적으로 엔지니어다.경영을 잘 모른다고 생각했기에 오히려 그들은 조직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했고 타이트하게 운영했다.회사를 앞장서서 포장하기보다는 제대로된 제품을 만드는데 주력했다.당연한 일 같지만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스타트업에게 가장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너 자신을 알라

이정웅 대표는 이제 갓 서른의 젊은 사장이지만 서두르거나,쉽게 흥분하거나,과욕을 부리지 않는 스타일이다.

창업시 그는 자신을 이렇게 규정했다고 한다."게임 개발은 많이 해봤지만,창업 전문가는 아니다.그러니깐 내가 모르는 것은 하지 말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전념하자."(이 대표는 한게임에 있던 시절 1년에 50개씩 플래시 게임을 만들 정도로 많은 경험을 쌓았다.작은 재미난 게임들을 끊임없이 계속 만드는 경험을 한 것이다.)

 그는 작은 게임을 빨리 만드는 것에는 자신이 있었다.그래서 작은 게임을 오픈플랫폼과 결합해서 승부를 보자고 생각했다."우리나라도 언젠가는 오픈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우리가 열심히 사람을 모을 필요 없이 오픈 플랫폼에서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게임을 서비스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죠"

◆선데이토즈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데이토즈의 첫 작품은 실패하고 말았다.내가 이정웅 대표를 처음 만난 것은 2008년 겨울, 마이크로소프트가 주최하는 비즈스파크 행사장이었다.그는 그때 '친구에게 게임을 만들어서 선물하자'는 컨셉으로, 즉 소셜네트워크와 UCC가 결합된 형태의 게임 비즈니스를 하고 있었다.이 소셜RPG게임은 페이스북을 통해 서비스를 하기도 했었다.하지만 첫번째 시도는 무참하게 실패했다.회사 문을 닫을 뻔한 위기였다.

그는 낙담했을까? 물론 크게 실망했다.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가 이 실패에서 교훈을 얻고자 했던 것이다."첫 실패를 겪고 나서 우리가 왜 실패했는지를 돌아봤습니다.그랬더니 우리가 부족한 게 참 많더라구요."

뭐가 부족했을까? " 창업자들이 모두 개발자 출신이라는게 일단 약점이었습니다.제품을 만들 줄은 알지만 그것을 어떻게 마케팅할지,그리고 이후에 어떻게 고객 관리를 하고 서비스를 해 나갈지에 대해선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사실 소셜게임은 개발 이후의 단계가 중요한데 말입니다.너무 큰 게임부터 시작한 것도 문제였습니다.처음부터 너무 거창하게 페이스북에 없는 것을 만들자라고 한게 무리가 있었던 거죠."

그래서 그는 '선데이토즈 전략'이라는 것을 2009년 상반기에 수립했다.첫 실패의 교훈이 반영된 게임이 '애니팡'과 '사천성'이다.이 게임들은 2009년 10월 오픈한 네이트 앱스토어에서 대히트를 쳤다.


◆소셜 게임은 일시적 유행인가?

그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모든 산업은 저마다의 라이프 사이클이란 게 있다.IT 분야에선 그 사이클이 점점 짧아지는 것 같다.소셜게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이 대표는 "최근의 시장 상황을 보면 온라인게임이 과거 10년동안에 이룬 성과를 소셜게임은 3년 만에 이뤄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그리고 온라인게임에서 나타났던 카니발라이제이션(신작 게임이 나오면 구 버전의 게임 유저를 잠식하는 것) 효과가 소셜게임에서는 거의 없는 것도 발견했습니다.성장 초기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없던 유저를 새로 창출하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소셜게임은 오래갈 것 같다는 뜻인가? 그는 부가가치가 어디에서 형성되서 어디로 가는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예전에 웹2.0 얘기가 나왔을 때 그 효과나 지속성에 대해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왜냐하면 웹2.0이란 것은 상황을 지칭하는 용어로서는 적절하지만 산업적으로는 크게 의미가 없다고 봤습니다.웹2.0의 성과물이라는 것은 결국 M&A에 의해 촉발되고 다시 재투자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반면 지금 소셜게임 업계를 보면 확연히 구별됩니다.소셜게임의 성과들은 다시 소셜게임에 투자되고 있습니다.웹2.0보다는 소셜게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훨씬 낙관적으로 보는 이유입니다."

◆스타트업,그 이후를 준비할 때

이 대표는 3개월 주기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스타일이다.소셜게임은 트렌드가 중요하고 사람들의 수요를 잘 읽어야 하기 때문에 개발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곤란하다고 생각한다.3개월 안에 개발을 끝내고 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셜 게임이 아니더라도 기존 다른 게임 장르에서도 개발 기간이 길어질수록 소비자의 인식과 괴리가 생긴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이런 생각은 타당하다고 여겨진다.

지금 선데이토즈가 걱정하는 것은 스타트업 이후다.2년반이 지난 선데이토즈는 이제 매출도 발생하고 수익도 기대가 되고 있는, 스타트업으로서는 견실한 단계에 와 있다고 볼 수 있다.2008년초 이 대표 어머니가 운영하던 학원의 방 한 칸을 빌려서 3명이서 시작한 회사가 이제 직원수만 10명에 이르고 분당에 자기 사무실을 가진 회사가 됐다.마케팅 담당자도 채용하고 3개월마다 하나씩 게임도 출시한다.그러면 그 다음은?

이정웅 대표는 플레이돔의 '시티오브원더'나 최근 징가가 출시한 '프런티어빌'을 보면서 소셜게임의 다음 세대가 이미 시작됐다고 판단하고 있다.마치 온라인게임이 성장해온 것처럼 소셜게임도 이제 대형화 대자본화 시대가 개막했다는 것이다.

그는 대형화와 함께 탈플랫폼화도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완전하게 페이스북같은 플랫폼을 벗어난다기보다는 우선 플랫폼 의존도를 줄이는 쪽으로 갈 것이라는 예상이다.그를 위해 징가가 시도하는 offering 형태의 광고 등을 주목하고 있다.

이 대표는 "소셜게임은 유저의 지불 비율은 온라인게임보다 낮지만 1인당 지불 금액이 더 크고 파이가 급격하게 성장하는 시장"이라며 "지금 부각되는 미국,일본 뿐 아니라 중국 등 아시아에서도 매출 5조원짜리 소셜게임 기업이 3-4년 안에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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