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국내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앱은 뭘까. 얼마 전까지는 카카오톡이었고 카카오톡은 여전히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부분에서는 이 앱에 자리를 내 줬다. ‘틱톡’이다.

 틱톡의 성장세는 무시무시할 정도다. 12월 한달 동안 400만명이 이 앱을 다운로드했다. 그 덕에 출시된 지 5개월 만에 1000만명이 다운받은 앱이 됐다.1월이 아직 중순도 채 안됐는데 벌써 다운로드 숫자는 1200만을 넘어선 상태. 이 속도면 곧 2000만도 돌파한다. 카카오톡이 1000만명의 사용자를 모으는 데 걸렸던 시간은 1년. NHN이 올 6월 출시한 메신저 라인은 6개월만에 1000만명을 돌파했다. 틱톡은 1000만명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에서 라인의 기록을 1개월 단축시켰다. 

 틱톡은 카이스트 출신의 엔지니어 달랑 3명이 만든 앱이라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끈다. 회사 이름은 매드스마트(MAD Smart). MAD는 다들 아는 그 뜻도 있지만 Mobile Application Developer의 약자이기도 하다. 매드스마트를 창업하고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지각변동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김창하 대표를 만났다.


◆꿈없이 살아온 대학 시절
김창하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공학과 97학번이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무 꿈 없이 카이스트에 입학했다’고 한다. 원자력공학과를 선택한 이유도 “한국 전력에 입사하는 데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때문이었다. 어찌보면 평범하고, 어찌보면 이 땅의 열심히 공부하는 수재들이 대체로 그랬던 것과 비슷하게 살아왔던 그의 인생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2002년 병역특례를 하면서부터다. 넥스콘월드라는 회사에서 병특으로 군복무를 대체하기 위해 일하기 시작한 그는 네오위즈로 회사를 옮겨 병특을 마무리하게 된다. 여기서 장병규 네오위즈 창업자를 알게됐다. 병특이 끝난 후에도 네오위즈에 계속 남아있던 그는 훗날 티켓몬스터의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되는 박상진씨와 일을 같이 하기도 했다.

 창업 DNA가 충만한 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서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냥 ‘한국전력에 입사해서 편하게 살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인생관(?)이 달라진 것은 병특 시절 벤처기업에서 프로그래밍을 ‘제대로’ 배웠기 때문이었다. 네오위즈 시절 알았던 사람들 중 그와 친분이 있었던 사람들 상당수가 장병규 사장이 새로 설립한 첫눈이라는 검색기술 벤처기업으로 갔다. 그는 조금 뒤늦게 합류했는데 첫눈에 입사한 지 불과 6개월여만에 이 회사가 NHN에 매각됐다. 그는 NHN 검색 팀으로 자연스럽게 가게 됐다.

 NHN 생활은 어땠을까. 당시 NHN은 이미 대기업이나 다름 없었다. 2006년 NHN에 입사해 검색팀에서 2년간 일한 뒤 그는 2008년 검색팀장이 됐다. 그의 나이 만 스물아홉때였다. NHN 내부에서도 그렇고 업계에서도 최연소 팀장이었다. 국내 최대 인터넷업체에서 일하는 것은 그에게 여러가지로 좋은 경험이 많이 됐을 것 같다. 하지만 검색팀장이 되고 나서 1년이 조금 지나자 벌써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젊은 시절에 뭔가 다른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2010년부터 그런 생각이 한층 강해졌죠.”

◆기존 모바일메신저의 문제를 발견하다
 2010년 9월 장병규 본앤젤스 대표로부터 연락이 왔다. 본앤젤스 최초의 예비창업자 과정(EIR)과 관련해서였다. 창업? 창업 아이템도 없었고 창업할 생각을 딱히 해 본적도 없었지만 젊을 때 다른 것으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여전히 유효했다. “좀 지루했는데 잘 됐다 싶었습니다. 제가 만들어보고 싶은 것들을 시험해보면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했구요.”

 일단 본앤젤스 사무실로 와서 6개월동안 창업 공부를 했다.  본앤젤스가 주최한 2010년말 MAD Camp를 김창하 대표가 직접 맡았을 때였다. Mobile Application Developer Camp의 약자인 이 캠프에는 당시 11명이 참여해 6주동안 캠프처럼 운영하면서 창업 아이디어를 실험해보는 방식이었다. 1기는 2010년말부터 2011년 2월까지 진행됐고 2기가 2011년 여름에 있었다. 1기 캠프때 그는 메신저를 한번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카카오톡이 막 성장하기 시작할 무렵이었고 수많은 뉴스가 나오기 시작하던 때였다. 비슷한 것을 만들어보고 싶었을까?

 “처음에 카카오톡을 봤을 때 별로 잘 만든 메신저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요? 시장을 제패한 메신저에서 어떤 면을 보셨나요?”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엔지니어 관점입니다. 엔지니어로서 볼 때 카카오톡은 결코 잘 만들지 못했습니다. 핵심이 문자를 전송하고 받는 시스템인데 여기에 너무 불필요한 것들이 많이 들어있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기술적인 측면의 이야기입니다. 소비자들은 잘 모를 수 있죠.”

 “불필요한 것이.. 예를 들어 뭔가요?”

 “엔지니어 입장에서 모바일 메신저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서버를 제대로 개발해 속도를 높이는 것, 그리고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최대한 가볍게 가져가는 것 이 두 가지입니다. 그런데 카카오톡은 속도를 높이는 것에는 별로 공을 들이지 않은 것 같았어요.”

<김창하 대표(뒷줄 왼쪽)와 매드스마트 창업 멤버들. 사진을 찍을 당시엔 사무실이 본앤젤스 내부에 있었는데, 지금은 나와서 사무실을 따로 차렸다.>

◆3개월만에 만들어 5개월만에 1000만 돌파
MAD Camp에서 김 대표는 무전기 프로그램,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 메뉴판 인식 프로그램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해봤다. 다양한 서비스의 가능성을 타진해보던 그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것은 전화번호 기반의 소셜네트워크, 즉 모바일 메신저였다. 인기 높은 서비스들이 이미 있지만 그만큼 사람들이 많이 쓰고 있었고 기존 서비스들이 잘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스물여섯살 카이스트 전산과 학생 2명과 함께 2011년 3월 매드스마트를 만들었다. 모바일메신저의 최대 주안점을 속도에 뒀다. “서버를 개발하면서 기존의 프록그램을 가져오지 않고 완전 백지 상태에서 만들었어요. 기존 언어를 같다 붙이지 않았죠. 그렇게 했으면 좀 더 빨리 만들 수 있을지는 몰라도 나중에 서비스 속도에 문자가 생길 것이라고 봤습니다.”

 NHN 검색팀에서 그가 배운 것은 지식 자체보다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 문제를 그냥 알기만 해서는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문제를 알아도 그 심각성을 판단하는 것은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일단 그의 이런 문제 인식은 성공했다. 매드스마트는 틱톡을 출시할 때 같은 메시지를 보내더라도 다른 메신저의 메시지 용량에 비해 10분의 1에서 20분의 1에 불과한 적은 데이터 용량으로 전송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 덕분에 7월에 출시된 틱톡은 불과 5개월만에 가입자 1000만명을 모을 수 있었다. 아무런 마케팅도 하지 않았지만 순전히 ‘빠르다’는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탄 결과였다.

◆다른 길을 가겠다
틱톡은 처음에 분명 빨랐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메신저들의 속도도 많이 빨라졌다. “틱톡이 여전히 빠릅니다. 그런데 카카오톡이 금방 쫓아오는 것을 보고 ‘역시 만만치 않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틱톡의 메신저 전송 속도가 빠르다는 게 알려지자 카카오톡이 바로 황소프로젝트라는 것을 하면서 속도를 대폭 높였습니다.”

 지금 틱톡의 관건은 다른 모바일메신저들과의 차별화. 이미 3500만명에 육박하는 사용자를 모은 카카오톡과 같은 시장에서 똑같은 사용자를 놓고 경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게 김 대표의 판단이다. 

 매드스마트가 최근 구름 기능을 틱톡에 추가한 것은 그런 목적때문이다. 구름은 자신과 관심가나 취미가 비슷한 사람들에게 자유롭게 다가가고 또 자신을 자신의 생각대로 알릴 수 있는 서비스다. 즉 자신만의 공간을 틱톡 내에 따로 만드는 것이다. 이 곳은 페이스북처럼 사용자의 일상을 올릴 수도 있고 모임을 만들 수도 있다. 전화번호 기반의 페이스북같은 그런 느낌이다.

 음성 인식, 동영상 공유, 위치 기능 등을 추가하는 것도 준비하고 있다. 내 구름을 통해 오늘 모임 장소를 공지할 수도 있고 노래방에서 노래를 녹음해 다른 사람들과 공유를 할 수 있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김창하 대표는 “틱톡은 메신저가 아닌 소통과 공유의 플랫폼 분야에서 1등을 노리고 있다”며 “개인화 기능과 음성인식, 위치 기능 등을 더해 사람들이 다양한 정보와 콘텐츠를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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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위즈와 첫눈을 창업해 대박을 냈던 인물.그리고 지금은 엔젤 투자회사와 온라인게임 회사를 창업해 경영하고 있는 한국 벤처의 산 증인이자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벤처인.장병규 본엔젤스 대표(블루홀스튜디오 이사회 의장)다.

 그를 따로 자세히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인터넷,게임 뿐 아니라 IT(정보기술) 업계에 한번이라도 발을 들여놓은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에 대해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하지만 한국의 스타트업 시리즈에 그를 초청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그가 유명해서만은 아니다.그는 매우 특이한 위치에 있다.기업을 찾아다니며 발굴해 투자하는 일과 직접 게임회사를 경영하는 일을 한꺼번에 하고 있기 때문이다.아무래도 벤처 업계와 스타트업 회사들을 보는 안목이 보다 복합적일 수 밖에 없다.그 동안 충실히 쌓아올린 업력과 경험이 더해져 한국의 스타트업 전반에 대해 한번쯤 짚고 넘어가기에 그보다 적합한 인물은 없을 듯 싶었다.올겨울 들어 가장 추웠다는 어느 날 서초동 블루홀스튜디오로 장 대표를 만나러 갔다.

◆창업 열기는 어느 날 갑자기 뜨거워진 게 아니다
 자신이 회사를 경영하면서 또 투자할 회사를 찾아다니고 있기 때문에 그는 누구보다 스타트업을 많이 알고 있을 터.자연스레 이런 질문이 나왔다.
 “숫자상으로 보면 1990년대말 벤처 열풍 이후 올해 창업 열기가 가장 뜨겁다고 하는데,실제로 다녀보시니 어떻습니까.”
 “요즘 창업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보는 것도 사실이고 그런 뉴스도 많이 나옵니다.하지만 창업 열기가 어느 날 갑자기 뜨거워진 건 아닙니다.창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어느 시기나 있어왔습니다.”
 “그렇다면 최근에 왜 더 두드러져 보일까요?”
 “모바일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스마트폰의 보급과 모바일 라이프의 확산이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이 사실이고 우리가 일상에서 그런 회사들이 만든 소비재를 접하면서 그런 사례를 더 많이 만나고 있습니다.”

 장 대표는 2010년이 역사에 남는다면 아마 모바일인터넷을 거의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사실 브로드밴드로 인터넷 산업의 토양이 마련되지 않았다면 NHN도, 엔씨소프트도, 네오위즈도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지금 모바일 분야의 사용 기반 마련이 마련됐기 때문에 또 다른 벤처 신화를 기대할 시기가 왔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아이폰이 이런 환경의 촉매제가 됐다는 것이 우리가 아이폰에 의미 부여를 하는 이유이고요.”

◆벤처 열풍, 과열인가?
 지금의 벤처 열기는 그럼 과열일까? 그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보다 더 회사가 많이 만들어져도 닷컴버블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그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과거의 경험에 토대를 두고 있다.아울러 스마트폰과 모바일이 일으킨 새로운 산업의 형성이 초기 단계에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지금 벤처투자자들이나 엔젤투자자들을 만나고 다니다보면 과거 1990년대 벤처버블시대에 창업을 했거나 투자자였던 사람들이 많습니다.과거의 경험을 통해서 이들은 매우 신중하게 접근합니다.”

 그는 10년 전 벤처가 크게 열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DJ정부의 벤처 정책 때문이기도 했지만 국가적으로 경제구조가 변화되는 시점이었기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한국은 그 이전까지 정부 주도의 경제 개발을 해 왔죠.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제조업에서 큰 성공을 거뒀지만 그 산업은 대규모 자본과 토지,노동력이 필요한 산업이었습니다.정부 지원은 필수적이었죠.하지만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점점 정부가 직접 개입할 수 없는 그런 산업 영역이 많이 생겨야 했죠.비제조업 IT분야는 이에 딱 맞는 산업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인터넷과 온라인게임이라는 분야에서 사업을 해 왔지만 그 분야가 어느 분야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것은 아니라고 역설했다.
 “제가 인터넷 분야를 강조하지만 그것은 그동안 우리가 잘 해온 제조업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다만 이 분야가 발전하고 커지면서 새로운 좋은 기회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는 겁니다.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도 되구요.”

◆제2의 NHN이 곧 나온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쯤 애플이나 구글같은 회사를 만들 수 있게 될까.왜 NHN은 그토록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그냥 국내 기업으로 주저앉았을까.
 장 대표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한다.

 “우리의 벤처 역사는 기껏해야 15년입니다.비제조업 IT창업이 본격화된 역사를 살펴보면 그렇습니다.대략 15년전부터 좀 intangible한 그런 분야에서 벤처 창업이 시작됐죠.40-50년씩 되는 미국과 바로 비교하긴 어렵습니다.”

 그는 단일 타이틀로 매출 1조원을 낸 경우가 딱 그 산업의 역사에 비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비디오게임,온라인게임의 역사를 한번 살펴봤습니다.매출 1조원 달성 타이틀이 몇 개나 될까요? 영화는 10개 비디오게임은 5개 정도 있는데, 온라인게임은 WOW 딱 한 개 뿐이더군요. 산업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그 역사만큼 흥행작이 나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곧 제2의 WOW가 나오지 않겠습니까. 닷컴에서도 제2의 NHN같은 기업이 곧 나올 겁니다.아직 이 시장은 초기이고 기회는 준비하고 있는 이에게 찾아오게 돼 있습니다.”

◆벤처를 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삶을 산다는 것
 벤처를 하는 사람의 삶은 어떨까.몇년전 일본에 갔을 때 NHN재팬을 창업해 일궈낸 천양현 당시 NHN재팬 대표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었다. “벤처는 피를 먹고 사는 겁니다.그래서 저는 벤처를 하라고 누구에게나 권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가 이런 말을 하게 된 배경은 정말 누가 들어도 수긍할만큼 너무나 힘든 환경 속에서 극심하게 고생을 했기 때문이었다.그래서 그는 그 힘든 길을 가라고 선뜻 이야기하질 못하겠다고 했었다.장 대표는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벤처를 하는 삶이란 전혀 다른 삶을 산다는 것을 뜻하는 것 같습니다.딱히 다른 일을 하는 것과 비교하긴 힘들 것 같구요.”

 사무실에서 나와 밖으로 자리를 옮겼다.뱅뱅사거리 근처 교차로에서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면서 그의 말이 이어졌다.
 “사실 대기업에 들어가 임원이 되는 것도 정말 힘든 일입니다.벤처기업을 창업해 성공하는 것과 아마 비슷할 겁니다.단순 확률로 비교해보면 더 어려울지도 모릅니다.그런데 마치 대기업에 들어가면 좀 더 편안하게 살 수 있고 벤처를 창업하면 대단히 힘든 삶을 사는 것처럼 인식하고 있죠.왜 그럴까요?”

 그의 말이 맞다.인생에 있어서 성공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것을 아무나 쟁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자기 사업을 하던,대기업에 들어가던,전문직이 되던,정부에 들어가던 마찬가지다.그런데 왜 유독 그런 인식이 있을까.장 대표의 말이 이어졌다.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런것 아닐까요.이런 분야에서 창업하는 사람을 흔하게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의 말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분명한 것은 현실과 인식 사이에서 괴리가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창업가 출신 투자자의 시대
 실리콘밸리에는 회사를 창업해 성공을 거둔 후 자금을 회수한 창업가가 벤처투자자로 나서는 경우가 많다.전문 투자자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엔젤투자자도 많다.아주 초기 상태의 벤처도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은 바로 이런 엔젤투자자들의 활약 덕분이다.
 

비교하자면 좀 그렇지만 그에 비해 한국의 현실은 확실히 열악하다.“실리콘벨리에서는 창업을 했다가 exit을 한 뒤 엔젤투자자로 변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우리도 그런 사례들이 점점 나타날 겁니다.이런 사례들이 정착되면서 벤처 창업 환경이나 문화도 만들어질 겁니다.지금 한국에서는 김범수 사장이 대표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뒤 엔젤투자자로서 역할을 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죠.”

 블루홀스튜디오에 대한 이야기도 잠깐 나왔지만 장 대표는 “그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내년 1월 이후에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장병규 대표 본인이 하고 있는 본엔젤스의 성과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할까. “아직은 저도 배우고 있는 단계입니다.투자를 해서 성공을 거둔 경우도 있었지만 실패한 사례가 더 많았죠. 수익률에 대해선, 3-4년 뒤쯤에나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하”

<서초동 블루홀스튜디오 사무실에서 장 대표와 만나 2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 사진= BKLOV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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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벤처 2.0 시대

뉴미디어 세상 2009.06.19 15:38 Posted by wonkis

한국 인터넷 산업에서 최근 두드러진 점은 1990년대 중후반 인터넷 벤처를 창업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인물들이나 이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들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는 것이다.미국에서 2005년을 전후해 웹2.0 기업들이 본격화되면서 제2의 벤처붐이 일었다면 웹2.0기업의 활약이나 산업에서의 파급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혹은 한국에서는 애시당초 웹2.0 성격이 상당히 반영된 1세대 기업들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한국에서는 이것이 조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나는 이것을 한국 인터넷 산업에서도 2기가 시작됐다고 표현하고 싶다.또는 유행처럼 일었던 말을 활용한다면 인터넷 벤처 2.0이라고도 부를 수 있겠다.
 굳이 한국에서 웹 2.0보다 1세대들의 복귀 또는 재도전을 2기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이들이 한국 인터넷 산업에서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는 점과 함께 이들이 시도하는 서비스들의 동향,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움직임이 한국적인 벤처 창업 현실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벤처 1세대들의 새로운 도전.
이런 경향은 2007년부터 일찌감치 시작됐다.NHN의 창업자이자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벤처사업가로 손꼽히는 김범수 사장이 그해 여름 NHN USA 사장을 그만두고 공식적인 모든 직함을 내놓고 다시 야인으로 돌아간 것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김범수 사장은 작년에 위지아이닷컴을 오픈하면서 벤처 창업 일선에 복귀했다.
 나성균 사장과 함께 네오위즈를 만들었던 장병규 사장이 비슷한 시기 움직인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장병규 사장 역시 게임개발사인 블루홀스튜디오를 만들고 벤처 창업 일선에 다시 뛰어들었다.장병규 사장은 이미 그 이전에 첫눈이라는 매우 실험적인 검색 벤처를 시도한 바 있으니 그는 공식적으로만 3번째 창업을 하게 되는 셈이다.
 한국 인터넷 산업의 대부로도 불리던 허진호 전 인터넷기업협회 회장도 일선에 복귀했다.그는 물론 창업이라는 형태를 띄진 않았지만 인터넷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해 왔기에 그의 움직임도 주목되고 있다.
 1999년 프리챌을 창업해 한국 인터넷 벤처 1세대 인물에 속하는 전제완 사장도 최근 유아짱을 창업하면서 일선에 복귀했다.전제완 사장은 신개념의 쇼핑몰이란 컨셉으로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옥션 창업자였던 이준희 사장은 하루에 딱 한가지 물품만 파는 원어데이라는 쇼핑몰로 이 분야에 다시 도전하고 있다. 싸이월드 창업자로 잘 알려진 형용준 사장은 최근 신개념의 오디션 사이트 스토리투필름닷컴(story2film.com)을 오픈,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 이와는 조금 사례가 다르지만 안영경 핸디소프트 사장은 지난 해 4년여만에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왜 1세대의 복귀인가.
1세대들 복귀의 표면적인 이유는 간단하다.새로운 시도를 해보기 위해서다.그리고 아주 실험적인 일을 하기엔 기존의 조직은 덩치가 너무 크다.이들의 DNA 자체가 벤처 DNA라는 설도 있지만,Who knows? (어떤 이들은 몸속에 벤처의 피가 흐른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공동 창업자 또는 자신이 만든 조직과의 갈등 때문인 경우도 있다.이 역시 기존의 조직에서 자신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하기가 어려워진 케이스다.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안정된 곳을 뛰쳐나와 새로운 시도를 하는 케이스라면 정말 이들이야말로 일찌기 경제학자 케인스가 언급한 야수와도 같은 기업가 본능을 가진 인물들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서두에서 1세대들의 복귀를 매우 한국적인 상황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이는 새로운 벤처 기업 발굴,지원에 인색한(혹자는 전혀 없다고도 한다) 한국적인 벤처 투자 상황에 비춰 볼때 기존의 성공을 통해 자금력을 갖춘 이들을 제외하고는 그야말로 밑도 끝도 없는 벤처 창업을 하는 사례 자체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악화되는 벤처 창업 환경이 1세대들의 복귀를 이끌 수 밖에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년전과 다른 점? 같은 점?
사람은 같다.하지만 그들의 상황은 전혀 달라졌다.이들이 가진 가장 큰 무기는 성공의 경험이다.그리고 이것은 바로 가장 큰 독이 될 수도 있다.어쨋든 이들의 성공 경험은 일찌기 보기 힘든 매우 소중한 자산이다.이들의 움직임이 항상 주목되는 이유다.
성공 경험만 있는 게 아니다.일부 예외도 있지만 대부분 과거의 성공을 기반으로 자금 기반을 갖추고 있다.외부에서 돈을 끌어올 필요도 없고,혹 그런 시도를 하다가도 여의치 않으면 그냥 자기 돈을 투자해서 하면 된다는 거다.
 돈도 있고 경험도 있지만,이게 다는 아니다.이들은 여전히 아이디어로 반짝인다.김범수,전제완,장병규,이찬진 등 시대를 풍미했던 이들은 팔팔한 20대들 못지 않은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로 의욕에 불타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새로운 시도는 또 다른 대박을 낳을 수 있을까? 아쉽게도 그건 아무도 모른다.아이디어와 돈,그리고 경험의 3박자를 모두 갖췄지만 이것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불확실한 시장의 힘이기도 하다.
 이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뭘까? 사람이다.그러고보면 모든 것을 다 갖춘 듯 보여도 역시 사업은 혼자 할 수 있는게 아니다.정말 적재 적소의 쓸만한 인물을 찾기란 그들이 창업하던 10년,15년 전보다 더 힘들어졌다.왜? 이제는 이 분야에도 NHN,엔씨소프트,다음커뮤니케이션과 같은 안정된 직장이 있기 때문에 그들이 인재들을 흡수해간다.인력 시장에서의 배고프고 가난하던 시절은 끝났는지도 모른다.때문에 이들 중 상당수는 눈을 해외로 돌리고 있다. 이들의 두번째(혹은 세,네번째) 시도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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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념 검색 엔진 개발을 내세웠던 벤처기업 첫눈이 NHN에 매각된 지 벌써 2년 가까이 되고 있다.새삼스럽게 첫눈 얘기를 1년이 지나서 끄집어 내는 것은 첫눈 매각 이후 이 바닥의 생태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 인터넷 산업을 이끌며 한가락씩 했던 이른바 ‘선수’들은 첫눈의 NHN 인수가 인터넷 벤처의 생태계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고 전한다.

 뭐가 그렇게 달라졌을까? 우선 벤처 기업을 좀 해보려고 했던 사람들이 썰물처럼 사라졌다.기술력을 벤처 기업을 세워서 사업을 좀 해보려는 사람이 크게 줄었다.첫눈에 열광했던 유저들도 돌아섰다.벤처 정신으로 거대 시장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첫눈은 실력이나 매력,대표이사의 자질 등 모든 면에서 최근 보기 드물게 수준 높은 회사였었다.그렇기에 1년이 넘게 지났건만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NHN하고 한번 맞짱을 뜰 만한 선수 중의 선수,장병규 사장이 포기하고 회사를 NHN에 넘겼는데 어느 누가 있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인가.

 배인식 그래텍 사장은 이런 업계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요즘에 후배들이나 동기 중에서 새로 사업을 하겠다고 찾아오는 사람이 있으면 내용을 자세히 보기 전에 그 사업이 어느 영역인지 우선 봅니다.웹 분야면 내용을 더 이상 보지 않고 이렇게 말해줍니다.‘나 이거 내용 안 봤다.어느 정도 하다가 회사 파는 게 목적이냐? 그러면 해라.하지만 가격 잘 받기 녹록치 않을꺼다.독립적인 벤처기업으로 계속 커가고 싶으냐? 그러면 이걸로 사업하지 말아라.’
 제가 웹 쪽으로 사업을 하지 않고 어플리케이션을 고집하는 것도 이쪽에서는 승부를 걸어볼 만하기 때문입니다.하지만 웹에서는 한국에서 이제 정말 네이버,NHN을 넘어서기 힘들게 됐습니다.”

 지금 국내 인터넷업계에서는 어떤 서비스를 해도 웹 기반으로는 네이버를 넘어설 수 없다는 절망감이 가득하다.첫눈은 이를 타개할 가능성을 보여줬었지만 결국 NHN의 품으로 들어가 버렸다.NHN이 한국의 인터넷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다시피 하면서 벤처 기업이 의욕적으로 사업을 하기 힘들어졌다는 거다.독점 기업의 사회적 비용인 셈이다.NHN으로서는 앞으로 국내 시장을 발판으로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앞장서 환경을 구축해야 할 의무도 생길 것 같다.

 첫눈같은 회사가 다시 국내 인터넷산업에서 등장할 수 있을까.그만한 자본력과 맨파워,기술력과 명성을 지닌 인터넷 벤처 기업이 다시 나올지 의문이다.나만 이런 의문을 갖는 것이 아니라 업계의 종사자들이 비슷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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