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디지에코(www.digieco.co.kr)의 '스타트업 스토리' 코너에 지난 주 실린 글입니다. 이정웅 사장과 선데이토즈에 대해선 2010년에 한 차례 작성한 바 있지만 2년여의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내용이 추가돼 업데이트합니다. 기존 글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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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뒤에 2012년을 기억한다면 무엇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될까.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IT(정보기술) 산업에만 국한해 본다면 모바일 시장이 대폭발을 한 시기라고 역사에 남지 않을까. 마치 10여년전 PC기반의 인터넷 광고와 온라인 게임 시장이 급성장을 하기 시작한 시점이 떠오를 정도로 2012년은 과연 언제 올까하고 수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모바일 분야의 급성장이 본격화된 시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시대를 연 회사 중 가장 대표적인 회사로 이 글은 선데이토즈라는 한 벤처기업을 지목한다. 네트워크는 통신사가, 사람들 간의 연결은 카카오톡과 같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모바일 시대를 열었지만, 선데이토즈는 이 시장을 기대하던 많은 이들이 가장 목말랐던 이른바 순수 모바일을 통한 대박의 역사를 쓰고 있다.

 선데이토즈가 만든 스마트폰용 게임 애니팡은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통해 안드로이드 마켓에 출시한 지 5주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일일 사용자는 600만명을 돌파했다. 동시접속자수는 무려 200만명에 달했다. 동시접속자수 기록은 온라인게임에서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엄청난 숫자다. 선데이토즈의 또 다른 게임 아쿠아스토리도 모바일에서 100만명이 넘는 사용자가 즐기고 있다. 두 게임을 통해 이 회사는 매일 수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기존 온라인게임을 기준으로 해도 이미 대박의 반열에 올라선 이 회사는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다. 스타트업으로서는 제법 오랜 기간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모바일 시대를 주도하는 회사로 떠올랐다.

◆첫 번째 결단=잘하는 것을 하자

선데이토즈 창업자는 이정웅, 임현수, 박찬석 등 3명. 세 사람은 명지대 컴퓨터공학과 00학번 동기생들이다. 세 사람은 학교 때부터 친했고, 자주 모였다고 한다. 학창 시절 친밀감이 있었기에 졸업 후 서로 다른 직장을 다니면서도 계속 만나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었다.

이정웅 사장은 트랙나인, 신텍정보시스템, NHN 등을 거쳤다. 병역특례로 군 문제도 해결하고NHN에서 4년간 게임 개발자로 일했다. 임현수 기술이사(CTO)는 고슴도치플러스, 엔씨소프트 등에서 일했다. 박찬석 운영이사는 T3엔터테인먼트에서 한때 국민게임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했던 오디션을 개발했던 인물이다.

81년생 동갑내기인 세 사람은 각자의 회사를 다니면서도 연락을 해 자주 모였다. 처음엔 그저 친분이었지만 점점 진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계속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이런 주제를 놓고 이야기하다 창업을 하자로 결론이 났다. “회사에서 참 열심히 게임을 만들었는데, 어차피 게임 만들 거 내가 세운 회사에서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거죠. 만약 잘 안되더라도 잃을 게 많지 않다는 데도 생각이 미쳤구요.” 그래서 그들은 2007년부터는 토즈라는 곳에서 만나 창업을 계획했다. 일요일마다 토즈에 모여서 창업 논의를 했다고 해서 회사 이름도 선데이토즈가 됐다.

비슷비슷한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는 이들이었지만 저마다의 특색은 조금씩 있었다. 이정웅은 플래시게임을 3년 넘게 만들어와 작고 아기자기한 게임의 사이클과 운영 노하우에 대한 지식이 있었다. 임현수는 소셜게임과 게임플램폼 전반에 대한 기술이 풍부했고 프로그래밍에 대한 전문성이 가장 뛰어났다. 박찬석은 캐주얼게임에 일가견이 있었다.

창업을 하면서 이들은 자신들의 처지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장점은 셋 다 게임 개발을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서로 말이 통하고 팀워크가 잘 된다는 점이었다. 반면 경영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전무하고 인맥이 제한돼 있고, 게임 외에 다른 분야에 대해선 모른다는 것은 단점이었다. 자신들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면 대박은 아니더라도, 시장에 안착할 수는 있지 않을까. 이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이정웅 사장은 이제 갓 서른의 젊은 사장이지만 서두르거나, 쉽게 흥분하거나, 과욕을 부리지 않는 스타일이다. 창업할 때 그는 자신을 이렇게 규정했다고 한다.

 “게임 개발은 많이 해봤지만, 창업 전문가는 아니다. 그러니깐 내가 모르는 것은 하지 말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전념하자.”

그의 이런 생각은 다른 창업자들과 일치하는 부분이었다. 자신들이 잘하는 게임 분야에서, 특히 순발력있게 게임을 출시하는 분야에서 승부를 보면 통할 거라고 생각했다. 이 사장은 한게임에 있던 시절 1년에 50개씩 플래시 게임을 만들 정도로 많은 경험을 쌓았다. 규모가 작으면서 재미있는 게임들을 끊임없이 계속 만드는 경험을 한 것이다. 그래서 그는 작은 게임을 빨리 만드는 것에는 자신이 있었다. 소규모 게임들을 오픈플랫폼과 결합해서 승부를 자고 다짐한 게 출발이 됐다. 돌다리도 두세번 두드리고 건너갈 그런 스타일의 신중한 이정웅 사장이 첫번째 결단을 내린 것이다.

창업자 세 사람은 2년 동안 셋이서 모든 것을 하기로 했다. 성과를 확실히 낼 때까지 직원을 뽑지 말고 눈에 보이는 성과가 확인된 이후 회사를 확장하는 것이 선데이토즈의 계획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찍 닥쳐온 실패

치밀한 계획, 자신의 재능과 한계에 대한 명확한 분석, 짜임새 있는 역할 분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데이토즈의 첫 작품은 실패하고 말았다.

 필자가 이정웅 사장을 처음 만났을 때는 2008년 겨울, 마이크로소프트가 주최하는 비즈스파크 행사장이었다. 그는 그때 ‘친구에게 게임을 만들어서 선물하자’는 컨셉트로 게임을 만들고 있었다. 즉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UCC(사용자제작콘텐츠)가 결합된 형태의 게임 비즈니스였다. 그가 소셜RPG(역할수행게임)이라 규정한 이 게임은 페이스북을 통해 서비스를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첫 번째 시도는 무참하게 실패했다. 그리고 회사 문을 닫을 뻔한 위기가 왔다. 신중하게 시도를 했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다행히 이들은 다 총각이었다. 책임질 누군가가 없었다. 그들 자신만 챙기면 됐던 이들은 첫번째 실패에서 교훈을 찾고자 했다. “첫 실패를 겪고 나서 우리가 왜 실패했는지를 돌아봤습니다. 그랬더니 우리가 부족한 게 참 많더라구요.”

뭐가 부족했을까?

 “창업자들이 모두 개발자 출신이라는 게 일단 약점이었습니다. 제품을 만들 줄은 알지만 그것을 어떻게 마케팅을 할 지, 그리고 이후에 어떻게 고객 관리를 하고 서비스를 해 나갈지에 대해선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사실 소셜게임은 개발 이후의 단계가 중요한데 말입니다. 너무 큰 게임부터 시작한 것도 문제였습니다. 처음부터 너무 거창하게 ‘페이스북에 없는 것을 만들자’라고 한게 무리가 있었던 거죠.”

그래서 그는 ‘선데이토즈 전략’이라는 것을 2009년 상반기에 수립했다. 첫 실패의 교훈이 반영된 게임이 ‘애니팡’과 ‘사천성’이다. 사실 기업체에 전략이 없다는 것이 문제 아니었을까. 어쨌든 경영 경험이 없던 이들은 뒤늦게 회사의 중장기 전략, 단기 전술이라는 것을 한 차례 사업을 실패하고, 첫 시작을 한 뒤 1년이 훌쩍 넘어서야 수립하게 된다. 그래도 그 필요성을 알았다는 점에서 실패가 의미가 없지는 않았다. 대규모로 투자를 받지 않고 보수적으로 시작해 손실이 적었다는 것도 이들에게는 다행이었다.

◆두 번째 결단=소셜 게임 1등이 되자

실패를 겪으면서 그들은 미국에서 일고 있는 소셜게임 열풍이 한국에서도 현실화될 것이란 가정을 하게 된다. ‘처음부터 미국에 나가서 승부를 걸려고 하면 너무 힘들다. 한국에서 우선 자리를 잡고 나서 해외 시장에 다시 도전하자는 게 이들의 결론이었다.

뼈아픈 실패를 겪고 나서 이정웅 사장은 두 번째 결단을 내린다. 한국형 소셜플랫폼을 겨냥한 게임을 만들고 이 시장에서 1등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기존의 모든 게임 개발 작업을 중단한 것이다. “아직 싸이월드 앱스토어가 구체화되기 전이었습니다. 하지만 곧 시장이 열릴 거라고 본 거죠. 그래서 다 접고 한국 소비자들에게 먹힐 소셜게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한참 게임을 만들고 있는 중에 SK커뮤니케이션즈가 싸이월드에 앱스토어를 연다. PC기반의 소셜게임 시장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선데이토즈는 사이트가 오픈되자마자 소셜게임 애니팡, 애니사천성, 아쿠아스토리를 차례로 출시했다.

 싸이월드 앱스토어는 마치 선데이토즈를 위해 준비된 무대 같았다. 물고기를 키우는 단순한 게임인 아쿠아스토리는 국내 소셜게임 최초로 200만 회원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으로 회원수를 늘려나갔다. 애니윷놀이, 애니사천성 등도 100만 회원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다. 2010년 선데이토즈는 5개의 게임을 앞세워 국내 소셜게임 시장을 평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성과를 냈다. 자신감을 얻은 이정웅 사장은 2011 1, 야심작 정글스토리를 출시했다. 아울러 정글스토리를 뛰어넘을 블록버스터급 소셜게임 개발에도 착수했다.

◆시장의 변화

이정웅 사장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던 것은 이 무렵부터다. 아쿠아스토리, 애니윷놀이, 애니팡 등의 인기에 힘입어 무난히 안착하리라 예상했던 정글스토리의 초반 성적이 신통치 않았던 것이다. 아쿠아스토리도 회원수는 갈수록 늘었지만 수익성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이 정도 회원이 모이면 결제가 상당히 이뤄져야 하는데 번번이 그의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진 것이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지표를 꼼꼼이 뜯어봤어요. 그랬더니 싸이월드 리뉴얼을 전후해 방문자수, 이용자수, 결제비율 등 모든 지표가 정체되기 시작한 것을 알게 됐죠.”

회사 안팎에서 싸이월드의 리뉴얼 탓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정웅 사장은 국내에서 PC기반의 소셜게임이 벌써 수명이 다했음을 직감했다. 채 펴보지도 못하고 사용자들이 모바일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 사람들이 어디로 갈까를 고민해 봤죠. 스마트폰이 1000만대를 돌파하는 등 확산되면서 스마트폰 재미에 빠진 사람들이 PC앞에 앉아 소셜게임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제 사람들은 웬만큼 중요한 일이 아니면 PC 앞에 앉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물론 사무실에 출근해서 일은 여전히 PC로 하죠. 하지만 간단한 게임을 하려고 PC 앞에 앉지 않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싸이월드에 2011년 7월 대규모 해킹 사건이 일어났다. 그 사건 때문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좀 줄어들었고 결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사장은 선데이토즈의 전략을 다시 한번 수정한다.

◆세 번째 결단=모바일에 올인

당초 이정웅 사장은 2011년 여름께 차기작을 PC용 웹 버전으로 선보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장의 변화를 보면서 전략을 전면 수정한다. 기존의 모든 개발 라인업을 중단한 것이다.

“시장이 모바일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는데 그것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버전을 모바일용으로 완전히 바꾸기로 했죠. 선데이토즈의 최고 인기작인 아쿠아스토리를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하기로 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두 번째 결단을 내릴 때와 상황은 유사했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증한 것은 분명했지만 돈을 벌고 있는 회사는 거의 없었다. 아직 너무나 초기인 시장에 또다시 모험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한편으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기도 했지만, 소셜게임으로의 전환 때 승부수를 던졌듯이 이정웅 사장은 이번에도 승부수를 던졌다. 신작 개발을 중단하고 기존 게임의 모바일화 전환을 시도했다.

  문제는 모바일 경험이 아무도 없다는 것. 시행착오가 따랐다. 1년 넘게 좌충우돌하며 배우는 학습의 시기가 이어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동안 모바일 시장에서 먼저 치고 나가는 회사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이들이 헤매고 있을 때 다른 회사들도 대부분 헤매고 있었다.  

“이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소셜게임으로 전환하던 시절에는 실패를 겪은 뒤의 결단이었기에 사실 잃을 게 없었어요. 그런데 모바일 시장을 맞이하면서는 비장함마저 있었죠. 약간의 성공을 거둔 뒤였기에 불안감도 더 컸구요.”

애니팡, 아쿠아스토리, 애니사천성, 정글스토리, 애니윷놀이 등 이미 기존 소셜게임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던 게임 콘텐츠들이 있기 때문에 이들을 모바일용 앱으로 만들어 출시하는 것 자체는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어려운 작업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정웅 사장은 서두르지 않았다. 가장 자신있고 실패 위험이 적다고 생각되는 아쿠아스토리를 우선 앱으로 만들어 출시했다.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 기대에 미치진 못했다. 유료 결제 비율도 높지 않았다. 이보다 더 큰 한방이 필요했다.

때마침 카카오톡이 게임플랫폼을 준비하고 있었다. 6000만명에 가까운 이용자를 갖고 있는 카카오톡을 플랫폼으로 한다면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판단했다. 수익 모델이 절실한 카카오톡은 혼자 살아남는 것보다 플랫폼에 올라오는 다양한 게임들이 장점을 발휘하고 최대한 돈을 많이 벌 수 있게 힘을 실어주는 방향을 택했다. 이정웅 사장은 카카오톡의 특성상 간단하고 빨리 끝낼 수 있는 애니팡이 최적의 콘텐츠라고 결론짓는다.

730, 선데이토즈의 애니팡은 카카오톡의 게임 플랫폼 게임하기를 통해 서비스를 시작한다. 약 일주일 동안은 잠잠했다. 점차 입소문이 퍼져나갔다. 재밌다. 쉽다. 즐길 거리가 많다는 평을 받았다. 그리고 한 달여 만에 다운로드 1000만건 돌파, 하루 평균 게임 이용자수 600만명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신념'을 갖고 '실력'을 키우며 '때'를 기다렸다

이정웅 사장과 선데이토즈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대박의 초입부에 와 있다. 앞으로 거둘 수확이 더 많다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설혹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기대만큼 그렇게 크지 않거나 선데이토즈가 예상만큼 성장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이정웅 사장)에겐 다시 기회가 올 것이고 다시 도약할 것을 예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왜 이렇게 예상할 수 있을까.

이정웅 사장과 선데이토즈는 벼락 스타가 된 케이스가 아니다. 온갖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꾸준히 실력을 키워가면서 자신들이 실력발휘를 할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매번 그들에게 기회는 왔고, 그 기회를 반드시 잡았다. 그 기회가 자신들의 예상보다 크든, 작든 말이다.

이런 말이 있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온다. 다만 신념이 부족해 그 기회가 자신에게 올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뿐이다.”


이정웅 사장은 이 말에 딱 들어맞는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신감과 신념을 갖고 시장 변화에 대처하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계속해서 준비해왔다. 기회가 왔을 때 그가 누구보다 먼저 이를 붙잡을 수 있었던 것은 준비하며 때를 기다렸기 때문이었다. 사람이 항상 성공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성공을 한 과정은 그 이후를 짐작케 한다. 모바일 시대를 열어젖힌 선데이토즈에게 앞으로 더 큰 기회가 오리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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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대형 마트 인근에 있는 SK텔레콤 대리점을 들렀다가 우연히 듣게 된 대화 한 토막. 4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딸 뻘로 짐작되는 학생과 함께 대리점 직원을 붙들고 이것저것 물어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저는 애니팡을 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지금 이 휴대폰이 너무 오래되서 그런지 애니팡이 안되네요.”

“아 게임을 많이 하세요? 게임 하시기에 좋은 요금제와 폰을 알려드릴까요.”

“아뇨, 게임 안해요. 게임 안 좋아하는데, 딸이 해서 같이 애니팡을 하려고하는데, 안돼서..”

일견하기에도 게임에 별 관심이 없고, 해 본 적도 없는 분인 듯 했다. 그런데 대리점에 와서 게임이 되는 폰을 찾고 있는 모습이라니!

 2005년에 카트라이더가 대박을 치고, 국민 게임의 반열에 오를 때 비슷한 현상이 있었다. 생전 게임을 안하던 사람들-여학생이나 주부 등-이 게임을 하러 PC방에 가고 친구들하고 게임 이야기를 하는 일이 일어났다. 기존에 게임을 안하던 사람들을 대거 게임 시장으로 끌어들이면서 카트라이더는 그야말로 대박을 쳤고, 개발·서비스 업체인 넥슨의 실적과 이 회사에 대한 평가도 껑충 뛰어올랐다.

 현상만 놓고 보면, 애니팡은 이보다 더 한 것 같다. 카트라이더를 하기 위해 PC를 살 사람은 많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애니팡을 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바꾸거나 스마트폰을 고르면서 애니팡을 염두에 두는 사람은 이처럼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숫자로 봐도 명확하다. 7월30일에 출시된 애니팡은 그 후 1주일 동안은 소비자들의 큰 변화없이 지나갔다. 하지만 1주일뒤부터 사용자가 급증하기 시작해 4주차에 5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고, 5주차가 지나자 다운로드 건수가 1000만을 돌파했다. 하루 평균 이용자수는 무려 600만명, 동시접속자수는 200만명이다. 일일 매출의 경우 다운로드 1000만을 달성하기 전에 이미 1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동안 접속이 잘 안되고 게임을 하다가도 에러가 나는 상황이 수시로 발생할 정도로 사용자 폭주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사실 이런 모습은 과거 온라인게임이 전성기를 구가할 때, 신작이 나올 때마다 대기하던 사람들이 몰려들 때 흔히 봤던 모습이다.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 숫자는 아니었다. 그나마 최근 온라인게임 분야에서는 이와 유사한 현상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말이다.

 콘텐츠를 만들고, 모바일 분야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이런 모습을 선데이토즈가 만든 애니팡이라는 게임이 해냈다. 애니팡 정도는 아니지만, 이 게임의 뒤를 이어 파티스튜디오의 아이러브커피 등도 인기를 끌면서 ‘모바일 앱 게임’이라는 하나의 시장을 완성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물론 애니팡이나 아이러브커피의 성공은 6000만명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이라는 거대한 플랫폼에 힘입은 바 크다. 하지만 카카오톡에 이 게임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게임들도 많았다.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이 나오기 전에 앱스토어라는 공간에서 스마트폰 열풍에 힘입어 선전했던 팔라독과 같은 게임들도 있었다.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로비오사의 앵그리버드같은 게임도 있었다. 

 여러 사례들이 있음에도 애니팡을 주목하는 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확산됐다는 점, 여러가지 에러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늘었고 개발사와 카카오톡이 이를 결국 감당해냈다는 점,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애니팡이라는 게임을 만든 회사의 내공이 만만치 않다는 점 등 때문이다. 특히 마지막 요인은 이번 흥행이 일회성에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

 앱개발자들을 비롯해 모바일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이 모두가 바랬던 모바일 시장이 드디여 열렸다. 그 시장을 연 상징적인 현상의 첫번째가 카카오톡이었다면, 두번째는 애니팡 열풍이다. 카카오톡은 사용자 기반 측면에서, 애니팡은 모바일에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정표를 세웠다.

 모바일로 광고를 하던, 스폰서를 모으던, 음악 영화 책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던, 꿈쩍도 하지 않을 것 같았던 시장이지만 결국 게임이 열었다. 사람들이 모이고, 즐기고, 열광해야 시장이 만들어진다는 아주 단순한 것을 애니팡이 다시 일깨워줬다. 애니팡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제 시장이 열리기 시작했으니 앞으로 이로 인해 파급될 효과는 지금 생각하는 수준 이상일 것이다. 지금 애니팡이 보여주고 있는 수치가 이미 온라인게임 시절 겪었던 경험치를 한참 초과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애니팡은 낮도깨비처럼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게임이 아니다. 매니아들을 중심으로 알려졌지만 2009년 싸이월드가 앱스토어를 PC기반 웹 서비스에서 오픈했을 때 선데이토즈는 소셜게임 형식으로 애니팡을 서비스했었다. 그때도 사용자수 100만명을 넘기며 인기 몰이를 했었다. 스마트폰 게임보다 훨씬 작은 시장에서 한 차례 검증된 게임을 갖고 모바일에 들여와 제대로된 승부를 펼친 게 주효한 것이다. 즉, 족보가 있는 게임이다. 공교롭게도 애니팡이 출시되던 날 이정웅 사장을 분당 사무실 근처에서 만났었다. 나 역시 그랬지만, 그 역시 애니팡이 이렇게 대박이 날 줄은 생각지 못했다. 1000만을 돌파하고 나서 전화를 걸었다. 

“생각해보니 역사적인 날 만났었네요.”

“그러게요. 언젠가 모바일 게임에서 대박이 하나 나올 줄은 알았지만, 첫 게임이 우리가 될 줄은 전혀 몰랐네요. ”

선데이토즈와 이정웅 사장의 스토리는 예전에도 한번 한국의 스타트업 코너에서 다룬 적 있지만 조만간 최근의 스토리까지 업데이트한 풀스토리를 올려놓을 생각이다. 그 이야기 전체를 본다면, 이 회사와 모바일게임 시장이 가는 방향이 보일지도 모르겠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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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책 소개를 한지 얼마 안돼 또 책 이야기를 해서 쑥스럽습니다만, 사실 비슷한 시기에 네번째 책이 나왔습니다. NHN과 카카오를 설립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스토리에 대한 책입니다. 김범수 의장이 쑥스러워 하시면서도 열심히 인터뷰를 해 주신 덕에 쓸 수 있었습니다. 또 NHN 시절 직원들과 김 의장 주위분들이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어제를 버려라 ; 진화하는 아이콘 김범수의 끝없는 도전' 이라는 제목입니다. 이번에도 광파리님께서 서평을 써 주셨습니다. 책 정보는 여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고, 서평은 이곳을 누르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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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이 지난해 3월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지 1년 4개월여 만인 28일 가입자 2000만명을 돌파했다.올 3월말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한 지 불과 4개월도 안돼 다시 2000만명 고지를 넘어선 것이다.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카카오의 김범수 이사회 의장은 이날 전화 인터뷰에서 “올 3월 이후 매달 300만명씩 가입자가 늘면서 예상보다 빨리 2000만명에 도달했다”며 “올 연말께 3000만을 넘어서고 내년에는 1억명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톡,네이버를 넘어섰다
카카오톡은 2000만명 돌파와 함께 기존 국내 인터넷 및 모바일 서비스들이 갖고 있던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웠다.김 의장은 “이달 들어 매일 1600∼1700만명이 카카오톡 앱에 접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인터넷조사업체 랭키닷컴에 따르면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의 일 평균 순방문자수는 1520만명 수준.하루 카카오톡 이용자수가 네이버 이용자수보다 많다는 뜻이다.

 카카오톡을 통해 오고가는 메시지 건수는 하루 평균 5억건으로 이는 국내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가입자들이 주고받는 문자메시지 전체를 합한 것보다 많다.올 3월 이후 매일 10만명씩 회원이 늘어난 것도 국내 인터넷과 통신 역사상 유례가 없는 진기록이다.

 카카오톡은 당초 올해 연말께 2000만명 돌파를 예상했지만 그 기록을 5개월 단축시켰다.작년 비중이 거의 미미했던 해외 가입자수가 전체 가입자의 20%수준까지 늘어난데 힘입었다.현재 2000만명 가입자중 해외 가입자수는 400만명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미국이 130만명으로 가장 많고 일본이 80만명으로 뒤를 잇고 있다.

◆소셜커머스,게임,출판,LBS 등 전방위 사업 확장
카카오톡은 가입자 기반이 충분히 마련됐다고 판단,향후 소셜커머스,모바일 출판,게임,위치기반 서비스 등 인터넷과 모바일의 전분야로 사업을 확장해나간다.이를 위해 카카오톡과 다른 앱들을 연결하고 웹 서비스와도 연동을 가능하게 해주는 ‘카카오링크 2.0’을 조만간 출시하고 카카오톡의 웹 서비스 페이지도 선보일 계획이다. 

 하지만 카카오톡의 사업 확장은 자신들이 모든 것을 하는 방식은 아니다.김범수 의장은 “카카오톡이 그 모든 서비스를 다 일일이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카카오링크와 연결된 앱이나 서비스가 카카오톡의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하도록 하는 게 1차 과제”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예가 소셜커머스다.카카오톡은 위치기반 사업을 하기 위해 위치 정보 사용 승인을 최근 정부로부터 받았지만 소셜커머스나 위치기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직접 할 계획은 없다.대신 기존 소셜커머스 앱 개발사와 손잡고 카카오톡을 연동하는 방법을 고려중이다.음성통화도 마찬가지.카카오톡은 올해 안에 카카오톡에서 무료인터넷전화(mVoip)가 가능하게 할 계획이지만 카카오톡에 직접 그 기능을 넣지는 않는다.김 의장은 “카카오톡에 추가하면 괜히 카카오톡만 무거워진다”며 “카카오콜이라는 별도의 음성 통화 앱을 만들어 연결을 시키거나 바이버 등 기존 무료 음성통화 앱을 카카오톡에서 선택하는 기능을 넣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내년 초가 되면 해외 가입자수가 국내 가입자수를 추월하는 등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국내외를 아우르는 모바일 플랫폼을 만들어 애플이나 구글 페이스북 등과 겨룰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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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에 머무르는 배는 언제나 안전하다.하지만 그것은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니다”
 김범수 카카오 사장(NHN 공동창업자)은 NHN을 떠날 때의 심정을 이 말로 종종 표현하곤 한다.배의 존재 이유는 위험을 무릅쓰고 항해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그리고 그것은 어떻게 보면 모험가,탐험가 같은 기질을 지닌 김범수 사장이 지내기에 NHN이 너무나 안락했다는 뜻일 수도 있다.
 김범수 사장은 28일 광화문 어딕션플러스라는 곳에서 열린 포도트리 간담회에 나타나 직접 회사를 소개했다.그리고 NHN을 나온 직후부터 지금까지의 자신이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왔는지를 간략하게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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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의 CEO 육성
 세상에는 안전하고 편안한 곳에서 맘 편히 있는 것을 즐기는 사람과 좀 힘들어도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을 선택하는 사람이 있다.김범수 사장은 후자의 인물인 것 같다.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위험을 무릅쓰고 하지 않으면 그는 아마 좀이 쑤시든가,존재 이유를 찾아 방황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그런 사람이라도 그 좋은 직장에서 창업자라는 기득권을 누리고 있다가 나오면 쉽지 않았을 것이다.NHN에서 큰 성공을 거뒀기에 더욱 그럴 것이다.김 사장 역시 자신이 무엇을 할 지에 대해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그는 100명의 CEO를 발굴해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그가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자신이 사업을 하면서 겪은 시행착오가 떠올랐기 때문이다.좋은 벤처기업가를 발굴해 그가 NHN 창업 당시부터 생각했던 글로벌 진출의 꿈을 이루려는 뜻도 있다.“한 국가의 경제가 계속 발전하기 위해선 벤처기업이 계속 등장하면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업계에서 그의 말을 주목한 것은 그가 공개적으로 벤처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다.자본도 있고 경험도 풍부하고 인맥도 넓은 그가 어떤 식으로 벤처 지원에 나설 것인가가 관심사다.그는 지난해 그 첫 사례를 보여줬다.카카오가 그가 직접 설립한 회사라면 그가 조언하고 창업 자금을 지원한 포도트리는 그가 공언한 벤처기업인 100인 육성의 첫 사례다.포도트리는 프리챌,NHN 출신의 이진수 대표가 지난해 설립한 교육 관련 앱 개발사다.이진수 대표는 지난해 이 회사가 설립될 때부터 김범수 사장과 여러차례 만나 회사 설립과 자금 지원,사업 계획 등을 논의했다.김범수 사장은 직접 이 회사에 자금을 투자하고 이사회 의장이 됐다.

◆절박해서 도전했다
 100명의 CEO를 발굴하겠다고는 했지만 그는 직접 투자회사를 차리지는 않았다.벤처캐피탈의 길을 가지는 않은 것이다.그는 이에 대해 “그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짧게 말했다.그리고 자신의 방법으로 벤처기업인을 육성하는 방법을 찾았다고 한다.

 그가 찾은 방법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카카오와 포도트리에 투자하는 것이 김 사장이 말한 완성에 도달하는 하나의 과정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벤처기업인 육성 뿐 아니라 그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사업에 계속 도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승부사라는 별명이 너무나 잘 어울릴 정도로 그는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모바일에서 카카오와 포도트리라는 최고의 결정을 내렸다.그리고 이를 통해 인터넷에 이어 모바일에서도 새로운 시장에 첫 깃발을 꽂는 이가 될 태세다.  

 하지만 김범수 사장의 말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그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았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너무 절박했기 때문에 도전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이날 포도트리 간담회에서 자신의 지난 날을 간략히 언급하면서도 그는 왜 모바일에 도전하게 됐는지를 이렇게 설명했다.“2009년 아이폰으로 인해 국내에서도 불어닥친 스마트 이노베이션을 보면서 시대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괜챦겠다 이걸 해 보자가 아니었습니다.안하면 안되겠구나,큰 일 나겠구나 하는 절박함에서 기존에 하던 모든 프로젝트를 접고 카카오톡에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그는 카카오에서 스마트 이노베이션에 처음으로 도전했고 놀랄만한 성과를 이뤄냈다.그리고 두번째 포도트리를 통해 교육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김 사장은 포도트리에 대해 “사람과 아이템,자본,타이밍까지 절묘하게 결합되면서 폭발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내가 상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벤처 모델”이라고 말했다.그가 세번째로 인큐베이팅을 할 회사가 어떤 회사가 될 지 자못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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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장이 열리면 새로운 스타가 탄생한다.”
NHN을 창업해 대박 신화를 일궈냈던 김범수 카카오 사장이 평소 즐겨하던 말이다.인터넷을 개척한 것처럼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시장에서 기회를 찾겠다는 뜻이었다.그리고 그는 자신이 한 말의 주인공이 됐다.그가 NHN을 나와 선보인 카카오톡은 모바일 앱 중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다.

김범수 사장과 21일 급히 전화통화를 했다. 그는 카카오톡의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 “웹에서의 성공 기억을 버렸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이어 “예를 들어 인터넷에서 카페 블로그 등이 떴던 것처럼 모바일에서도 그런 소통의 도구들이 인기를 끌 것”이라며 “하지만 UI(사용자인터페이스)나 서비스 형태 등은 전혀 다른 모양새로 가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현재 국내 인터넷기업들이 과거 웹에서 성공한 방식을 그대로 모바일에 적용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1990년대 PC통신에서 인터넷으로 넘어가면서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새로운 강자가 등장했다”며 “지금은 모바일로 주도권이 넘어가고 있는데 여전히 웹에서의 서비스 방식을 모바일에 그대로 적용하는 회사가 많다”고 꼬집었다.

김 사장은 메신저라는 웹에서의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를 도입해 카카오톡을 만들었다.하지만 모바일에 맞게 전화번호부를 연동하고 집단채팅 등을 도입하는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통해 결실을 맺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카카오톡의 가장 큰 고민은 수익 모델이 아닐까.하지만 김 사장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그는 “현재 추세면 연말에 이용자수가 2000만명을 넘어설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수익 모델은 자연스럽게 나온다”며 “그것보다는 모바일 환경에서 수많은 앱을 연결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털어놨다.웹을 통해 링크가 엄청난 비즈니스를 만든 것처럼 모바일 시대에도 따로 활동하는 수많은 앱들을 연결하는 것이 더 큰 시장을 만드는 관건이라는 얘기다.

그는 이런 고민을 하다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남궁훈 CJ인터넷 대표,김정주 넥슨 대표,나성균 네오위즈 창업자,천양현 전 NHN재팬 대표,박성찬 다날 대표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다양한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 유치다.김 사장은 “모바일 시장은 웹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지고 그래서 혼자서는 하기 힘들 것 같아서 많은 분들과 함께 사업을 하기로 했다”며 “단순 지분투자가 아니고 게임을 비롯,다양한 엔터테인먼트,서비스 등과 연결할 수 있는 첫 단추를 꿴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사장은 카카오톡을 모바일 분야에서 국내 최초의 대규모 소셜네트워크플랫폼으로 키운다는 복안이다.앱스토어에 올리면 전 세계인들에게 알리기도 쉽기 때문에 해외 진출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이미 지난해말 실험적으로 진출한 중동 시장에서 전체 앱 다운로드 1위에 오르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김 사장은 “카카오톡은 결국 싸이월드를 넘어서는 국내 최대 소셜네트워크가 될 것”이라며 “앱스토어에 있는 수많은 앱들을 카카오톡 중심으로 연결하면 카카오톡이 모바일 시대의 첫 소셜허브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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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톡이 출시 10개월만에 가입자수 600만명을 돌파했다.유무선을 모두 포함해 포털의 연계서비스가 아닌 단독 서비스로는 역대 최단 기간의 기록이다.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카카오의 이제범 대표는 “18일 저녁께 가입자수가 600만명을 넘었다”며 “매달 130만∼140만명씩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는 현 추세대로라면 4월중 10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카카오는 카카오톡의 가입자수가 올 연말께 2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출시한 카카오톡은 9월에 가입자수가 100만명을 넘어선 뒤로 급증세를 보였다.10월에 2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11월에는 400만 고지를 넘어섰고 12월말까지 524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1월 들어서 18일 동안 76만명이 새로 가입하는 등 매일 4∼5만명이 꾸준히 카카오톡을 스마트폰에서 다운받고 있다.

 카카오톡의 장점은 기존 휴대폰 메신저와 인터넷 SNS가 가진 장점을 결합한 데 있다.자신의 전화번호에 등록돼 있는 사람과 연결해주는 이 서비스는 다른 어떤 종류의 SNS보다 긴밀한 관계 형성을 가능하게 한다.카카오톡이 과거 싸이월드를 능가하는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카카오톡의 이런 강력한 네트워킹 기능 때문이다.

 카카오톡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인터넷·게임 업계의 주요 인사들이 카카오에 지분 투자를 해 눈길을 끌고 있다.카카오는 지난해말 50여억원의 투자를 받은 바 있다.이와 관련 카카오 관계자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박성찬 다날 대표,남궁훈 CJ인터넷 대표,김정주 넥슨 대표, 천양현 전 NHN재팬 대표 등 14명이 함께 투자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루 1억건 메시지 주고받아

“새로운 시장이 열리면 새로운 스타가 탄생한다”
 NHN을 창업해 대박 신화를 일궈냈던 김범수 카카오 사장이 평소 즐겨하던 말이다.인터넷을 개척한 것처럼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겠다는 뜻이었다.그리고 그는 자신이 한 말의 주인공이 됐다.그가 NHN을 나와 새로 창업해 지난해 3월 선보인 카카오톡이 모바일 앱 중 최대 히트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카카오톡이 출시됐을 때만 해도 반응은 이처럼 뜨겁지 않았다.첫달에 입소문을 타고 10만명 정도가 가입했을 뿐이었다.하지만 8월 안드로이드 기반 갤럭시S가 나오면서 사용자가 급증했다.이제범 카카오 대표는 “스마트폰 시장이 100만대를 넘어서면서 카카오톡 사용자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며 “이제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75%가 카카오톡을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카카오톡은 전체 스마트폰 유저 800만명 중 600만명이 사용하고 이들이 매일 1억건의 메시지를 주고 받는 필수 서비스가 됐다.2억명이 가입한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에서 하루에 1억1000만건의 단문 메시지가 올라온 것과 유사한 수치다.업계에서 트위터를 ‘가장 강력한 소셜네트워킹 툴’이라고까지 표현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실제로 1997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이메일 서비스를 시작으로 메신저(1999년),싸이월드 미니홈피(2003년) 등을 거쳐 최근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이르기까지 국내에서 많은 커뮤니케이션 툴이 등장했지만 이처럼 빠른 시간 내 성장한 서비스는 없었다.

◆소통 욕구에 가장 충실
 이렇게 빠르게 성장한 이유는 뭘까.업계와 전문가들은 소통의 욕구에 가장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는 “카카오는 공감커뮤니케이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많은 이들에게 어필했다”고 지적했다.

 김범수 카카오 사장도 이런 점에 착안,카카오를 개발했다.“모바일 시대가 온다고 해서 사람들의 기본 욕구가 갑자기 달라지지 않는다.다만 그것을 해결하는 방식이 아주 조금 달라질 뿐이다.” 김 사장은 모바일에 최적화된 앱을 고민하다 사람들의 주소록에 주목했다.그리고 메신저에 없는 그룹대화 기능,친구 추천 기능 등을 넣어 카카오톡을 만들었다.

 기존 커뮤니케이션툴은 모두 최소한 하나 이상씩의 약점을 갖고 있었다.이메일은 실시간이 불가능하기에 원할때 대화가 안된다.메신저는 실시간은 되지만 이동하면서 이용하기 불편하고,문자메시지는 여럿이 함께 대화가 안되는데다 돈이 든다.트위터나 페이스북은 유무선에서 실시간으로 대화가 가능하지만 사생활이 노출되거나 알고싶지 않은 남의 얘기를 들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카카오톡은 이런 단점을 일거에 해소했다.무료로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고,그룹채팅도 가능하다.기존 메신저로 하던 것들을 이동 중에 할 수 있다.돈도 안 들고 제한도 없다.자기 전화번호부에 저장된 사람들 중 카카오톡을 쓰는 사람과 연결하기 때문에 모르는 이들에게 노출되던 사생활 문제도 해결했다.

◆수익모델 구축 고민
 카카오톡이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내 친구의 친구를 통해 잘 모르는 사람과 연결될 수도 있고 내 전화번호가 노출될 수도 있다.청와대에서 최근 카카오톡 사용 금지령이 내려진 것도 정보 유출의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하지만 현재 카카오톡의 가장 큰 고민은 수익모델이다.페이스북을 제외하고 모든 커뮤니케이션툴의 공통된 약점은 수익 모델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다.카카오톡도 최근까지 그랬다.카카오톡은 지난해말 선물하기 기능을 추가해 수익 창출의 시동을 걸었다.아직은 하루 수천만원 수준의 결제가 이뤄질 뿐이지만 카카오톡은 막강한 사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다양한 수익 모델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업계에선 국내 최대 모바일 네트워크를 구축한 카카오톡이 소셜네트워크를 넘어서 소셜게임과 소셜커머스 등의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은 스마트폰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자동으로 가입자가 늘어나는 구조”라며 “어떤 회사든 모바일 사업을 할 때 카카오의 네트워킹이 필요하기 때문에 쇼핑이나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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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카카오톡’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지난 3월 앱을 출시한 지 6개월만인 9월에 100만 회원을 돌파했고 금주중 200만명 돌파가 예상되고 있다.스마트폰 가입자 400만명 중 절반 가량이 카카오톡을 쓰는 셈이다.매일 4-5만명씩 가입하고 있는 현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안에 300만명 돌파도 가능하다는 게 회사측의 관측이다.

 카카오톡의 장점은 기존 휴대폰 메신저와 인터넷 소셜네트워킹 서비스가 가진 장점을 결합한 데 있다.휴대폰 메시지 서비스는 간편하지만 다양한 기능이 없다.웹에서 쓰는 SNS 서비스는 즉시즉시 연락하는데 한계가 많고 무엇보다 내 정보를 전혀 엉뚱한 사람들이 볼 가능성이 항상 있다.하지만 카카오톡은 메신저의 편리함,즉시성과 기존 SNS의 다양한 기능 등 장점을 두루 갖췄다.카카오톡때문에 친구나 동료 그룹과 상시적으로 채팅을 하는 사람들이 급증했고 ‘번개모임’도 가능하게 만들었다.소개팅도 카카오톡의 기능을 이용하는 경우가 다반사일 정도다.

 카카오톡이 과거 싸이월드의 열풍을 연상케하는 것은 그것이 가진 강력한 네트워킹 기능 때문이다.자신의 전화번호에 등록돼 있는 사람과 연결해주는 이 서비스는 다른 어떤 종류의 소셜 네트워킹보다 긴밀한 관계 형성을 가능하게 한다.아는 사람들끼리 수시로 모바일 접속으로 모이거나 대화를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그래서 업계에서는 “카카오톡의 소셜 그래프가 가장 강력하다”고 지적한다.

 카카오톡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카카오라는 업체는 30대 초반의 젊은 이제범 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2007년 설립될 때 이 회사는 한게임과 NHN의 창업자로 유명한 김범수 사장이 만든 회사로 더 알려져 있었다.김범수 사장의 이름에 가려 이제범 대표가 많이 드러나지 않았다.

 올 여름에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만났을 때 카카오톡의 수익 모델에 대해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그때 김범수 의장은 아직 고민중이라고만 답했다.아직은 마땅히 드러내놓고 이야기할 만 한 것이 없다고도 덧붙였다.최근 이제범 대표를 만나서 다시 수익 모델에 대해 물어봤다.뜻밖에 그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습니다.하지만 할 것은 많습니다.아이디어도 많고요.얼마나 적정한 타이밍에 풀어놓느냐가 문제입니다.”라고 답했다.

< 카카오 이제범 대표가 카카오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카카오는 판교벤처밸리로 최근 사무실을 옮겼다.사진은 한국경제신문 신경훈 부장께서 찍어주셨다.>

아이디어가 어떤게 있을까.디지털콘텐츠를 판매하는 것도 고려중이고 선물하는 기능 등도 추가할 수 있다고 한다.이 대표는 “카카오톡을 오픈플랫폼화하려는 계획도 있습니다.이 밖에 몇가지 다양한 기능을 넣을 수 있습니다.카드를 보낸다고 할 때 모바일에 특화된 카드를 보낼 수 있게 하거나 다른 앱과 연동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벤처간 시너지가 나지 않은 것,토대가 마련되지 않는 것에 대해 김범수 의장께서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 고민중입니다.사내에서 수익 모델과 관련해 논의를 하다보면 롤링페이퍼 이런 아이디어도 있고 많은 아이디어가 있습니다.서드파티와의 협력도 가능합니다.”

 한가지 더 궁금한 게 있었다.통신사들이 유사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선 그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네트워크효과에 의한 선점이 무섭다고 생각합니다.대기업들이 한다고 반드시 더 뛰어난 것은 아니죠.모바일에서는 작은 조직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오픈 마인드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그게 우리의 강점입니다.모바일에서는 게임의 룰이 바뀌기 때문에 새로운 강자가 등장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시장 준비는? 여름에 김범수 의장과 만났을 때 그는 해외 진출 준비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했었다.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당초 9월쯤 해외로 나가려고 했었는데 한국에서 유저가 너무 급속히 늘면서 안정화 작업과 서버 확충 등을 우선시 하고 그 다음에 하자고 준비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안정화가 핵심이라는 소리다.

 “가입자가 200만명이면 하루에 2000만개의 대화가 오고갈 수도 있습니다.수천만의 대화가 오고가도 문제가 없게끔 안정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도 해외 준비는 지속하고 있다.11월에 일본 버전부터 출시하고 영어 버전도 올해 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카카오톡이 일본,중국 등 해외에서도 통할까. “일본과 중국은 시장 시장 초기입니다.이럴 때 들어가서 역시 이곳에서도 선점할 수 있는 가능성을 노려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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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NHN 전 대표를 만나서 물어보고 싶은게 참 많았다.오랫만에 만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NHN은 왜 떠나게 됐는지,게임 사업을 다시 할 건지,1999년에 남궁훈,문태식 대표 등과 함께 한게임을 창업할 때나 NHN을 설립할 때와 비교해 지금의 국내외 인터넷 비즈니스 상황은 어떤지,국내 게임 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앞으로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사전에 메모를 해 놓은 내용만 해도 수첩에 빼곡했다.하지만 미처 준비된 질문을 할 겨를도 없었다.대화가 계속 이어지며 나름의 흐름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결국 미리 생각해 놓은 질문은 모두 포기하고 그냥 흐름에 맡겼다.그래도 충분히 두고두고 기억할 만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다.

그가 재작년 설립한 아이위랩은 분당 정자동,과거 NHN이 있던 그 건물 바로 코 앞에 있었다.왜 하필 여기를 잡았냐고 하자 “그냥 분당이 좋아서요.여기가 살기 좋쟎아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사무실에서는 탄천이 내려다보이고 햇살이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와 눈이 부실 정도였다.우선 옛날 이야기부터 물었다.미국에서 어땠는지,얼마나 막막했을지가 궁금했다.

-미국에서 얼마나 답답하셨습니까
 “처음엔 정말 막막했죠.한국의 어떤 회사라도 미국에 가서 그냥 바로 영업을 시작할 수 있는 회사는 없을 겁니다.그런데 아무 기반도 없이 갔으니..그래도 소득은 있었습니다.가보니 미국에선 보드게임으로 승부 보기가 어려울 것 같더라구요.그래서 퍼블리싱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BEP 정도는 맞출 수 있는 수준으로 회사를 만들어놨습니다.”

-NHN을 나온다는 발표가 있던 시점에 참 뜻밖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뭐랄까..의욕이 좀 없었던 것 같았습니다.제가 생각했던 목표치를 초과달성하고 나니 그랬던 것 같습니다.물론 지금의 NHN보다 더 큰 목표를 세울 수도 있었겠지만 1999년 한게임을 만들던 시절엔 그정도까지 생각은 못 했죠.회사가 커지면서 조직을 관리하는 일이 점점 커진 것도 저에겐 별로...제가 삼성SDS를 다니다 나온 것도 그런 게 싫어서였는데,다시 그렇게 되니 뭐 나와야죠”

-그래도 자식같은 기업인데,너무 빨리 나오신 건 아닌지.아이도 키우면 대학 보낼 정도까지는 보살펴줘야하쟎아요?
 “하하 물론 그렇죠.아이가 지금 몇살이신지? NHN은 대학은 보낸 것 같은데요..(웃음)”

-직원으로서 계실 때 그런 조직문화가 싫다고 하는 건 이해가 되는데,사장님으로 계시면서도 그런 거대 조직이 싫다고 하시니 참 뜻밖입니다.여전히 젊으십니다 하하
 “그러게요.젊게 살려고 하다보니 그런가 봅니다.”

-처음에 위지아라는 서비스를 하실 때와 달리 최근엔 완전히 모바일쪽으로 방향을 잡으신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위지아는 실험적인 서비스였는데,잘 안됐습니다.사실 그때만 해도 아직 방향을 잘 못 잡고 있던 때였고 중간에 시행착오도 겪었습니다.작년말에 아이폰이 국내에서도 판매되고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서 정말 이 시장이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열리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죠.그때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에 올인하자는 쪽으로 생각을 굳혔습니다.특히 아이폰에 집중하자고 했죠”

-NHN에 계시면서 하실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NHN에서 제가 나오던 시절만 해도 아직 분위기가 이정도까지는 아니었죠.아직 새로운 시장이 열리거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이 본격화되기 전이어서 그때 그런 생각을 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NHN을 나오면서 느낌은
 “아쉬움도 있었지만...기억나는 것은 NHN을 나올 때 출사표를 던지고 나왔습니다.‘배는 항구에 정박해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하지만 배의 본연의 모습은 아니다.’ 당시에 나오면서 이렇게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이대로 안주하기엔 아직 젊다는 생각에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고,그러기엔 NHN 밖에서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거죠.”

-어떻게 보면 기존 인터넷기업의 틀을 벗어나서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하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맞습니다.기존의 인터넷에서 성장한 지금의 인터넷 강자들은 기존의 웹을 버리는 것을 하지 못합니다.그리고 결국 그게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이를테면 웹에서 우리가 카페를 아주 유용하게 썼지만 모바일에서도 여전히 유효합니다.다만 모바일의 카페는 웹의 카페와 전혀 다른 UI와 서비스 형태를 띠겠죠.기존의 웹에 집착해서,성공한 기억을 버리지 못하면 모바일에서는 살아남기 힘듭니다.모바일로 인해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시기가 지금입니다.패러다임이 바뀌면 새로운 강자가 나타나는 것이 이치죠.1990년대 PC통신에서 인터넷으로 넘어가던 것과 분위기는 비슷한데 시장 규모는 그때보다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TV를 앞세운 애플 진영과 안드로이드를 앞세운 구글의 경쟁 구도로 이야기가 이어지게 됐다.얼마전 와이디온라인 유현오 대표는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동일한 주제와 관련해 “결국은 폐쇄적인 애플이 안드로이드에 밀리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하지만 김범수 전 NHN 대표는 전혀 다른 전망을 했다.그는 “애플이 과거 폐쇄적인 정책을 고집하다가 윈텔리즘에 밀린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거기서 분명 교훈이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그는 지금 애플의 정책을 보면 과거와 달리 완전히 폐쇄적인 방식을 쓰지는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자신들의 시스템안에서는 모든 것을 개방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김 대표는 애플이 쉽사리 구글에 추월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가 아이폰에 현재 집중하고 있는 것도 그의 이런 분석에 기반하고 있다.아이폰에 최적화된 앱을 하나 만들고 나면 그 뒤로 애플의 다양한 기기나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하기도 쉽고,또 글로벌 진출에도 훨씬 용이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모바일은 글로벌 서비스의 비용을 확 줄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사업 비용은 줄이고 기회는 많아진 거죠”

-과거 해외에서 고생했던 경험을 떠올리신 것 같습니다.
 “게임을 제외하고는 해외에서 성공할 만한 국내의 서비스나 콘텐츠가 없는 게 현실입니다.오랫동안 해외 시장을 다니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했죠.장벽도 높고 무엇보다 비용이 많이 드는데 기회는 적고..하지만 모바일 분야에서는 글로벌화의 비용이 확 줄어듭니다.사업하는 입장에서는 엄청난 장점이죠.”

-지금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주로 SNS를 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앞으로도 이런 방향으로 가실 건지
 “사실 카카오톡을 내놓을 때 계획은 분기마다 3개씩 1년에 10개 이상의 앱을 출시할 계획이었습니다.그런데 카카오톡이 완전히 뜨면서 기존의 다른 팀을 다 정리하고 이거 하나에 집중하자는 쪽으로 갔죠.지금 한 팀만 빼고 전부 카카오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카카오가 뜨긴 했지만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선 얘기가 좀 다릅니다.저는 모바일에서 2개의 비즈니스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우선 커뮤니케이션인데,이와 관련해서 직원들하고 얘기하면서 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사람들의 기본적인 니즈가 크게 변할까? 사람들의 기본적인 요구사항을 해결하는 방식이 변화되는 것 아닐까.모바일에서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것인 커뮤니케이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거죠.그래서 카카오톡 카카오아지트와 같은 것을 선보인 겁니다.두번째는 콘텐츠입니다.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환경에서는 분명 콘텐츠 산업이 새롭게 부각될 겁니다.기존 PC 시절엔 불법 복제 때문에 게임을 제외하곤 (특히 국내에서) 다른 콘텐츠가 성장하지 못했습니다.스마트폰에서는 콘텐츠 시장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아이위랩에서도 콘텐츠쪽으로 준비를 하고 있는 건지
 “그렇지 않습니다.따로 회사를 설립해서 그곳에서 전담할 예정입니다.이미 준비중에 있습니다.”

 김 대표는 그가 준비하고 있는 모바일 콘텐츠 비즈니스에 대해 기대감이 큰 것 같았다.게임이라고 묻자 게임은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게임은 한번 했었는데 이제는 다른 것으로 승부를 봐야죠.게임 말고 다른 분야에서 승부를 볼 겁니다.”그는 살짝 힌트를 줬지만 그의 비즈니스를 위해 여기선 공개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럼 이번에도 NHN처럼 큰 회사 만들 건가
 “글쎄..큰 회사라기 보다는..NHN 창업할 때도 큰 회사보다는 100년 짜리 기업을 만들자고 했었습니다.국내 기업사를 보면 100년 넘긴 기업이 별로 없습니다.기업이 100년을 가면 그 자체로 국가경제에 크게 이바지하는 겁니다.NHN은 100년을 영속할 기반을 갖췄다고 보고,또 다른 100년짜리 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모바일은 그런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벤처기업 100개를 만들고 싶다고 하셨는데,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신다는 건가?
 “제가 직접 회사를 경영하는 것은 아닙니다.회사 설립에 자문을 하고 컨설팅을 해주고 자금을 모으는데 도움도 주고 벤처 설립에 있어서 각종 시행착오를 줄이고 좀 더 오랫동안 수익을 내면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그런 기업들을 여럿 만드는데 이바지하자는 생각입니다.”

<김범수 NHN 전 대표와 분당 아이위랩 사무실에서 만났다.(햇살이 워낙 강해 사진이 좀 어둡게 나왔다.)그는 아이폰을 손에 들고 자신이 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 설명했다.아이위랩을 만들었지만 자신이 대표로 나서지는 않고 이제범 대표이사에게 일을 맡겼다.그는 앞으로 만들 100개의 기업에 대해서도 자신이 직접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아이위랩 이름 지을 때 좀 고민스럽지 않았느냐고 물었는데,지금도 이름때문에 고민이라고 했다.카카오 시리즈가 지금의 분위기를 쭉 이어간다면 회사명이 바뀔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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