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착각을 한 것일까. 그의 눈이 살짝 젖는 것 같았다. 창업하고 처음으로 상당한 규모의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던 이야기를 할 때였다. “전체 직원의 절반을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 닥치니까 회사로 나가 직원들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하나 막막했습니다. 기업가로서의 삶이 끝난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으니까요”라는 말을 하던 이진수 포도트리 대표의 눈에 살짝 물이 맺히는 듯 했다. 창업한 뒤 2년 만에 자금이 모두 바닥나 직원들 50여명에게 월급을 줘야하는 날 통장에 800만원밖에 없었던 시절 얘기를 할 때도 담담하게 대화를 이어가던 그였다.


 20107월 설립돼 이번 달로 창업한 지 딱 만 6년이 된 회사 포도트리. 화려하게 출발했으나 두 번에 걸쳐 망할 뻔한 위기를 겪었고 수익모델을 찾으려 몸부림쳤다. 이제는 하루 거래액 25000만원~3억원에 달하고 연간 거래규모 1000억원을 예상하고 있는 콘텐츠 플랫폼 회사가 됐다. 6년에 걸친 이 회사의 시작과 고난, 그리고 결실의 이야기를 이진수 대표에게서 들었다.


화려한 출발=김범수와 이진수의 공동 창업

20107, 이진수 대표는 포도트리를 창업했다. 모바일 콘텐츠 전문 앱 개발사였다. 글로벌 히트앱을 만들어 콘텐츠 앱 개발로는 글로벌 넘버1 회사가 되겠다는 게 이 회사의 비전이었다.


 창업하기 직전 20103월말경 이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찾아갔었다. 서울대 경영학과(92학번)를 졸업하고 프리챌과 IBM, NHN 등을 거친 이 대표는 NHN 시절부터 김 의장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2009년말 아이폰을 사서 써 보고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 교육용 콘텐츠 앱을 만들면 히트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게 된다. 그는 김 의장을 찾아가 앱 개발사 포도트리 설립은 논의했다. 20103월은 카카오톡이 출시된 시점이었고 김 의장은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활용할 비즈니스를 고심하던 때였다.


 김범수 의장을 최대주주로 하는 포도트리 설립안이 이때 마련됐다. 그해 7월 회사가 설립될 때 최대주주는 김범수, 이진수 대표는 2대 주주이자 최고경영자를 맡았다. 이 대표와 NHN 시절 동고동락했던 이진영 이사, 차상훈 이사를 비롯해 서울대와 카이스트 출신의 인물들이 창업멤버로 합류했다.


 201012월초, 창업한 지 불과 3개월이 갓 지난 이 회사를 찾아갔을 때 회사 인원은 이미 22명에 달했고 앱 개발이 상당히 진행돼 있었다. 당시 이 대표는 포도트리는 간지 앤 크레이지모드입니다라고 말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 명품 앱을 만들어 세계 시장에 팔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었다. 정말 좋은 제품을 싸게 만들어 매우 저렴한 가격에 팔면 시장을 석권하지 않겠냐는 말도 덧붙였다. 일견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2010년 처음 찾아갔을 당시의 이진수 포도트리 대표.  당시엔 사무실이 논현동에 있었다.>


 영어학습 앱, 전자책 앱 등 다양한 교육용 앱을 만들어 나갔다. 2011년초부터 바로 앱이 출시됐는데 한국과 일본의 교육앱 시장에서 1등을 하는 등 시작부터 기세 좋게 출발했다. 앱의 품질에 공을 들인 티가 역력한데다 이런 앱을 불과 0.99 달러에 출시하니 사람들이 몰려드는 듯 했다. 그가 말 한 대로 글로벌 넘버원 콘텐츠 앱 개발사가 되는 꿈이 멀지 않은 듯 보였다. 하지만 앱 개발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창업하고 1년반 만에 폐업 위기

포도트리가 개발한 교육 분야의 앱은 저마다 출시한 직후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회사 수익에는 별 도움이 안됐다. ‘고품질의 앱을 내놓으면 사람들이 앞다퉈 살 것이라는 전제가 깨진 것이다. 돈이 안되자 이것을 계속해서 만들기도 애매해졌다. 포도트리만 그런 게 아니었다. 그당시 폭증하는 스마트폰 이용자를 겨냥하고 세계 곳곳에서 출시된 콘텐츠 분야의 각종 앱이 비슷한 처지에 몰렸다.


결국 창업한 뒤 1년쯤 지난 20117월경부터 포도트리는 삼성전자와 전략적 제휴를 모색했다. 아이폰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에 비해 스마트폰 전략 실패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삼성이 소프트웨어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모바일 분야의 기업들과 제휴를 강화하던 시점이었다.


 “앱을 그냥 앱스토어에 팔아서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가 안되겠더군요. 그래서 삼성전자와 제휴해 스마트폰에 기본 앱이나 서비스로 장착되는 방식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동시에 삼성벤처투자와 투자 유치도 추진되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 작업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투자가 될 듯 말 듯 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2011년이 저물고 있었다. 투자가 과연 될지 말지 불확실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그는 평정심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가 그런 내색을 할 수는 없었다. 직원들이 동요하기 때문이다.


 20111223일 금요일 아침이 밝았을 때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싫을 만큼 괴로웠다. “아침에 보니 통장에 돈이 800만원밖에 없더라구요. 50명 직원들한테 월급을 줘야하는 날인데 말이죠. 이날 삼성벤처투자의 투자금이 안들어왔으면 꼼짝없이 파산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투자금이 이날 오후에 들어왔다. 파산은 면했지만 그는 그날로 정체불명의 병에 걸렸다. “땀이 나질 않는 거에요. 아무리 더워도. 병원에 갔더니 무슨 엄청난 울화가 치미는 일이 있는데 화를 내지 못하고 계속 참았냐고 하더라구요. 열을 제때 발산하지 못하니 피부병이 생긴거죠.”


 투자금이 들어와서 위기를 모면했다고 안도할 때가 아니었다. “왜 삼성이 이렇게 투자를 계속 주저했을까를 생각했어요. 투자를 받았으니 다행이 아니라 삼성으로 하여금 투자를 주저하게 한 그 요인을 해결하지 못하면 회사에 미래가 없다고 본 겁니다.”

삼성이 투자를 한 지 불과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전면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이 대표는 이듬해인 14일 전 직원을 불러모았다. 그리고 워크샵을 했다.


완벽한 실패

투자금이 막 유입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으니 회사 분위기가 좋은 시기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심각했다.


그 당시 6개 분야에서 총 14개의 앱 개발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너무 뭐가 많았어요.”


범위의 함정no killer 다변화 심화slow learning curve느린 스피드저성과


 이 대표가 직원들에게 보여준 포도트리의 20121월 현재 상황이었다. 결국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결론. 이대로 가다간 201112월의 상황이 2012년말에도 반복될 것이 불을 보듯 뻔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앱스토어 랭킹과 판매액에 관계없이 그냥 가만히 지위를 유지만 해도 시장 규모와 100% 비례해서 함께 성장하는 방법이 뭘까요?”


 그가 답까지 제시했으면 좋으련만, 그 역시 답은 알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이제부터 우리들이 함께 답을 찾아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직원들이 아마 허탈했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삼성벤처투자에서 투자받은 금액이 30억원이었는데, 당시의 개발 규모와 인력을 고려하면 1년쯤 버틸 수 있겠더라구요. 6개월 안에 혁신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얘길 했습니다. 그때부터 미친 듯이 답을 찾으려고 했죠.”


 그가 찾은 것은 개별 앱 개발사가 되는 게 아니라 콘텐츠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는 거였다. 일일이 개별 앱을 만들어서 시장에 파는 게 아니라 플랫폼을 만들고 단일 저작툴을 공개해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올릴 수 있게 하는 거였다.


 최대주주인 김범수 의장과도 상의를 했다. 결과는 OK. 그해 6월에 사업모델이 확정됐다. 전자책 뿐 아니라 VOD, 만화, 동영상, 각종 교육 콘텐츠 등을 만들어 올리고 이용하는 플랫폼이었다. 이듬해까지 쉴 새 없이 플랫폼 개발에 매달렸다. 그리고 20134월에 카카오페이지라는 이름의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이 출시됐다. 카카오톡의 방대한 사용자를 기반으로 하면서 수많은 작가, 출판사, 파워블로거, 교육업체, 잡지사 등이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 및 유통 플랫폼이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완전 망했어요.” 이 대표의 말이다.


 그가 보여준 당시 방문자 수 및 수익 그래프에는 아무것도 표시돼있지 않았다. 아니,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았다. 자세히 보니 바닥에 줄이 그어져 있었다. 이용자 증가, 매출 증가가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사용자는 매우 느리게 유입되고 이탈은 매우 빨랐어요. 재구매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죠. 완벽한 실패였습니다.”


혹독한 구조조정

카카오페이지를 오픈하기 전 201211월 포도트리는 삼성벤처투자, 메가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70억원의 추가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 누적 금액이 100억원을 훌쩍 넘어 있었다. 서비스 출시 직후엔 중국의 텐센트로부터 70억원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서비스가 처참하게 실패한 것이다.


 그해 7월에는 심지어 가입자보다 이탈자가 더 많아지는 현상이 벌어졌다. 그는 최고경영자로서 결심을 했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그래도 판단이 빨랐습니다. 그게 제 장점이라고나 할까요? 하하시간이 지났으니 이제는 웃으며 말할 수 있지만 당시 그로선 사선을 달리고 있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다급했다. 어떻게 바꿔야 할까. 뭐가 문제일까. 시장에선 이미 카카오페이지가 망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고 있었다. 저작권자도, 소비자도 모두 불만이었다.


 이 대표와 포도트리가 분석한 카카오페이지의 실패 원인은 너무나 많았다. 콘텐츠를 찾기도 힘들고, 가격도 복잡하고 유료 모델은 불편했으며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어려웠다. 게다가 장르별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저작툴과 뷰어, 운영 방식 등으로 인해 저작자들도 불만이 폭주하고 있었다. 총체적인 실패인 셈이다.


 “그때 저희는 세 가지 되겠지신드롬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가 말하는 세 가지 되겠지신드롬이란 카카오니까 되겠지’, ‘새로우면 되겠지’, 그리고 추천하면 무료인데 되겠지였다.


 재빨리 개편에 나섰다. 20139월에 카카오페이지 2.0’ 버전이 오픈됐다. 핵심은 콘텐츠 분절 판매였다. “책과 만화를 전부 분절해서 올려놨습니다. 조금씩 볼 수 있게 한 거죠.”


 처음엔 출판사들과 저작권자들이 이를 좋아하지 않았다. 도움을 받기가 힘들어 동의만 얻고 책을 분절하는 작업을 직접 했다고 한다. 여기에 애니팡의 하트 소진과 충전 모델을 도입했다. 일단 효과는 있었다. 방문자 수가 늘었다. 결제를 하는 사람들도 확실히 늘어났다. 일 사용자 수가 기존 1000명 대 수준에서 이제는 2만명~3만명 수준으로 늘었다.

여전히 형편 없는 수준이었어요. 나아지긴 했죠. 하지만 그 수준에서는 회사가 지속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2014년이 밝았다. 상황은 비슷했다. 쓰는 돈에 비해 나가는 돈이 훨씬 많으니 실적 개선은 요원했다. 어느새 100명을 넘어선 인원에 대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다. 흔히들 눈에서 피눈물이 난다고 하는데, 그런 심정이었을까. “40~50명을 구조조정해야 했습니다. 정말 살면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어요.”


 그는 페이스북도, 트위터도, 모든 SNS를 다 끊었다. 회사가 이 지경인데 사람들과 온라인에서 희희덕거릴 마음이 나질 않았다. 회사가 잘 되지 않으면 그에겐 아무 의미가 없는 일이었다.


 급한대로 구조조정을 했지만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DAU 2~3만명 수준으로는 어림도 없었다. 무엇보다 잔존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계속 반복적으로 서비스 이용을 위해 방문하는 이들이 감소하고 있다는 거였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기다리면 무료...포도트리를 살린 BM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콘텐츠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좋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면서도 기꺼이 이들이 돈을 내게 함으로써 수익을 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대표가 마치 독백처럼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1인극처럼 자신에게 대답했다.

저는 다른 방법은 모르겠습니다. 저희는 기다리면 무료를 하지 않았으면 아마 성공하지 못했을 겁니다. 사라져버렸을 수도 있죠. 저희가 볼 때 이 방법 밖에 없었습니다.‘


 구조조정을 거친 뒤 20144월 카카오페이지는 세 번째 버전을 공개했다. 버전이 나올 때마다 운영방식과 비즈니스 모델이 달라졌다. 이번엔 웹소설과 웹툰을 도입했다. 웹소설과 웹툰이 들어오고 나서 매출과 트래픽이 동시에 늘어나는 우상향 성장이 시작됐다. 20144월 이전 꼼짝도 않던 성장 그래프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일일 사용자 수는 3만명에서 20만명으로, 월 매출은 6억원 안팎에서 13억원으로 늘었다.


<카카오페이지 월 결제액 및 일 이용자수 지표. 오른쪽은 일 사용자 수, 왼쪽은 월 결제액>


 그리고 그해 201411기다리면 무료’ BM이 도입됐다. 말 그대로 기다리면 무료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방식을 도입한 것. 사용권을 충전해야 잘게 쪼갠 콘텐츠를 계속해서 이어 볼 수 있는데 여기에 과감하게 일정 시간이 지나가면 무료로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무료로 볼 수 있는지 시간표시로 알려줬다. 예를 들어 24시간이 지나면 무료로 볼 수 있음을 소비자에게 알려주면서 시계처럼 보여주는 것이다. 23시간, 22시간...남아 있는 시간을 표시해주면서.


 “안에서 치열하게 논의를 했어요. 만일 전국민이 그냥 기다리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런 질문을 던진거죠. 물론 전국민이 다 기다리면 우리는 망하는 겁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랬다.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다. 기다리면 무료라는 걸 알지만 결국 결제를 했고, 여러 가지 콘텐츠를 보기 위해 습관적으로 들어왔다가, 잠시 기다려도 봤다가, 결국 결제를 하고 여러 콘텐츠를 봤다. 기다리면 무료 방식은 습관적인 재방문과 재구매를 유도했다.


 201411월까지 매달 적자를 면치 못했고, 하루하루 불안한 나날을 이어갔던 포도트리는 기다리면 무료 BM을 출시한 뒤 벌떡 일어났다. 201412월 월 단위로 바로 흑자전환을 했고, 폭발적으로 성장을 했다하루 이용자 수는 20만명에서 90만명으로, 월 거래 금액은 13~14억원에서 75억원으로 급증했다. 하루 거래 금액만 25000만원을 웃돌고 있다.


우리의 가장 큰 경쟁자는 '어제의 우리'

2015년 포도트리의 카카오페이지 연간 콘텐츠 거래액은 6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1000억원을 가뿐히 넘어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2010년 창업했을 때 제가 회사 슬로건 말했던 거 기억하세요?”

물론 기억하고 있다. “Apps that breathe”

맞아요. 제가 정했던 겁니다. 살아 숨쉬는 앱을 만들자는 의미였어요. 그만큼 생생하고 최고의 앱을 만들어서 세계 시장에서 승부를 보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뭘까요.”

내가 알 턱이 없다.

지금은 One Step More입니다. 이건 직원들이 지었어요. 한 걸음만 더. 여기서 만족하지 말고 한 걸음만 더 가자. 여기서 포기하지 말고 한 걸음만 더 가자. 주저앉지 말고 한 걸음만 더 가자. 이런 뜻이 담겨 있습니다. 어려운 시절을 겪으면서 우리가 깨달은 겁니다.”


<이진수 포도트리 대표의 최근 모습.>


 포도트리는 2015년말 큰 변화를 겪었다. 최대주주인 김범수 의장의 지분을 전량 카카오가 인수하고 이진수 대표의 지분도 절반 가량을 카카오에 넘겼다. 이제 김범수와 이진수의 회사가 아니라 카카오의 자회사가 된 것이다. 이제 포도트리 전체 지분 중 70%를 카카오가 갖고 있다. 이진수 대표는 여전히 포도트리의 대표이지만 카카오라는 더 큰 틀에서 움직여야 한다.


 포도트리는 올해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1000억원 거래를 예상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1조원짜리 회사. 그가 입버릇처럼 외는 말이다. “사업을 시작했으면 1조원짜리 회사는 만들어야죠!”


 그는 더 이상 201012월에 만났던, 당시 창업한 지 4개월짜리 회사를 이끌던 그 때의 이진수 대표가 아니었다. 여전히 섬세하고, 치밀하고, 주도면밀하지만, 실패와 좌절을 겪으며 시장을 배웠고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을 배웠다. 그와 장장 네 시간이 넘는 대화를 나눴지만 그의 마지막 말이 나에겐 가장 와닿았다.


 “우린 요즘 회사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우리의 가장 큰 경쟁자는 다른 경쟁사가 아니라 바로 어제의 우리, 지난 주의 우리, 그리고 한달 전의 우리라고 말입니다. 어제의 우리에겐 수도없이 깨졌고 지금도 깨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의 우리에게도 많이 졌습니다. 하지만 한 달 전의 우리에겐 결코 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35개월이 지났습니다. 35개월동안 우린 한 달 전의 우리의 모습보다 더 나은 실적, 더 나은 실력을 보여주면서 계속 성장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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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에 머무르는 배는 언제나 안전하다.하지만 그것은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니다”
 김범수 카카오 사장(NHN 공동창업자)은 NHN을 떠날 때의 심정을 이 말로 종종 표현하곤 한다.배의 존재 이유는 위험을 무릅쓰고 항해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그리고 그것은 어떻게 보면 모험가,탐험가 같은 기질을 지닌 김범수 사장이 지내기에 NHN이 너무나 안락했다는 뜻일 수도 있다.
 김범수 사장은 28일 광화문 어딕션플러스라는 곳에서 열린 포도트리 간담회에 나타나 직접 회사를 소개했다.그리고 NHN을 나온 직후부터 지금까지의 자신이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왔는지를 간략하게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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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의 CEO 육성
 세상에는 안전하고 편안한 곳에서 맘 편히 있는 것을 즐기는 사람과 좀 힘들어도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을 선택하는 사람이 있다.김범수 사장은 후자의 인물인 것 같다.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위험을 무릅쓰고 하지 않으면 그는 아마 좀이 쑤시든가,존재 이유를 찾아 방황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그런 사람이라도 그 좋은 직장에서 창업자라는 기득권을 누리고 있다가 나오면 쉽지 않았을 것이다.NHN에서 큰 성공을 거뒀기에 더욱 그럴 것이다.김 사장 역시 자신이 무엇을 할 지에 대해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그는 100명의 CEO를 발굴해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그가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자신이 사업을 하면서 겪은 시행착오가 떠올랐기 때문이다.좋은 벤처기업가를 발굴해 그가 NHN 창업 당시부터 생각했던 글로벌 진출의 꿈을 이루려는 뜻도 있다.“한 국가의 경제가 계속 발전하기 위해선 벤처기업이 계속 등장하면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업계에서 그의 말을 주목한 것은 그가 공개적으로 벤처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다.자본도 있고 경험도 풍부하고 인맥도 넓은 그가 어떤 식으로 벤처 지원에 나설 것인가가 관심사다.그는 지난해 그 첫 사례를 보여줬다.카카오가 그가 직접 설립한 회사라면 그가 조언하고 창업 자금을 지원한 포도트리는 그가 공언한 벤처기업인 100인 육성의 첫 사례다.포도트리는 프리챌,NHN 출신의 이진수 대표가 지난해 설립한 교육 관련 앱 개발사다.이진수 대표는 지난해 이 회사가 설립될 때부터 김범수 사장과 여러차례 만나 회사 설립과 자금 지원,사업 계획 등을 논의했다.김범수 사장은 직접 이 회사에 자금을 투자하고 이사회 의장이 됐다.

◆절박해서 도전했다
 100명의 CEO를 발굴하겠다고는 했지만 그는 직접 투자회사를 차리지는 않았다.벤처캐피탈의 길을 가지는 않은 것이다.그는 이에 대해 “그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짧게 말했다.그리고 자신의 방법으로 벤처기업인을 육성하는 방법을 찾았다고 한다.

 그가 찾은 방법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카카오와 포도트리에 투자하는 것이 김 사장이 말한 완성에 도달하는 하나의 과정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벤처기업인 육성 뿐 아니라 그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사업에 계속 도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승부사라는 별명이 너무나 잘 어울릴 정도로 그는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모바일에서 카카오와 포도트리라는 최고의 결정을 내렸다.그리고 이를 통해 인터넷에 이어 모바일에서도 새로운 시장에 첫 깃발을 꽂는 이가 될 태세다.  

 하지만 김범수 사장의 말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그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았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너무 절박했기 때문에 도전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이날 포도트리 간담회에서 자신의 지난 날을 간략히 언급하면서도 그는 왜 모바일에 도전하게 됐는지를 이렇게 설명했다.“2009년 아이폰으로 인해 국내에서도 불어닥친 스마트 이노베이션을 보면서 시대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괜챦겠다 이걸 해 보자가 아니었습니다.안하면 안되겠구나,큰 일 나겠구나 하는 절박함에서 기존에 하던 모든 프로젝트를 접고 카카오톡에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그는 카카오에서 스마트 이노베이션에 처음으로 도전했고 놀랄만한 성과를 이뤄냈다.그리고 두번째 포도트리를 통해 교육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김 사장은 포도트리에 대해 “사람과 아이템,자본,타이밍까지 절묘하게 결합되면서 폭발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내가 상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벤처 모델”이라고 말했다.그가 세번째로 인큐베이팅을 할 회사가 어떤 회사가 될 지 자못 기대가 된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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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말 ‘포도트리’라는 회사를 한국의 스타트업 코너에 소개한 적이 있었다.(참조 ; 한국의 스타트업-(25)포도트리 이진수 대표)

그때 올 초 포도트리에서 개발하는 태블릿PC 및 스마트폰 앱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했었는데,3월 현재 아직 앱이 출시되지 않았다.그 와중에 최근 3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아직 앱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투자를 유치했다? 포도트리는 원래 스타트업치고는 꽤 큰 자본금으로 시작한 회사였다.이진수 대표 본인 뿐 아니라 전 직원이 지분 참여를 했고 김범수 NHN 창업자(현 카카오 이사회 의장)가 상당 자금을 투자했기 때문이다.그런데 또 투자를 받았다면 분명 이 회사가 벌이고 있던 일이 더 커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마침 이진수 대표와 연락이 닿았다.그 동안 있었던 일과 앞으로의 진행 상황이 궁금했다.회사로 가서 직접 얘기를 들어봤다.

◆간지 & 크레이지
 그렇게 오랫만에 방문한 게 아닌데도 포도트리 직원은 그새 더 많아져 있었다.작년 처음 방문할 때 10명 남짓했던 이 회사는 점점 인원이 늘어나서 최근엔 35명이 됐다.1개층을 쓰다가 좁아서 2개층으로 사무실을 확장하고 지금도 계속 사람을 뽑고 있다.

 좁게 쓰던 사무실이 넓어져서 그런지 특유의 멋스러운 분위기는 더 강해졌다.포도트리는 대표 이사의 이미지와 사무실 분위기,회사 이름 등이 묘하게 어우러지는 회사다.(약간 네이버의 느낌도 나고 말이다) 이런 분위기를 한꺼번에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마땅히 생각이 나질 않던 와중에 블로거이자 한국의 스타트업 취재단의 일원으로서 함께 취재를 다니곤 하는 꼬날님은 포도트리를 함께 방문한 뒤 포도트리의 이미지에 대해 이렇게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간지 & 크레이지’ .

  정확한 표현 능력이나 특징을 잡아내는 점에서 나는 종종 꼬날님에게 두손 두발 다 들곤 하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간지와 크레이지라는 포도트리의 두 특징은 그들의 사무실부터 대표이사,제품,직원들 한명한명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통일된 이미지다.간지는 이 회사의 분위기를 뜻하고 크레이지는 일에 미쳐 있는 직원들의 분위기를 표현한 것 같다.
 내가 보기엔 디테일에 미쳐 있다는 점에서 크레이지를 하나 더 추가하고 싶다.아주 섬세하고 자세하게 끝까지 완벽을 추구해서 만든다는 것이 포도트리의 특징이다.아마 그래서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는 건지 모른다.완벽을 추구하다보면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포도트리가 타이밍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지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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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한국,5월 미국 등 해외 시장 출시
예전에도 소개한 바 있지만 포도트리가 내세우는 것은 놀라운 가격 0.99 달러에 최고 수준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그 기조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3월말 우선 ‘세계인물학습만화 WHO 시리즈’와 영어 학습 애플리케이션 ‘슈퍼 0.99’이 한국에서 선보인다.두 제품 다 0.99달러에 살 수 있다.
 큐브독(CUBE DOG)은 조금 달라졌다.아까 디테일에 대해서 말한 적이 있는데 큐브독과 앞으로 나올 오즈의 마법사 앱은 이 회사 디테일의 극단을 보여주는 제품인 것 같다.(사실 눈으로 봐야 해서 말로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많다)
 하여간 큐브독이 달라진 것은 무료 앱으로 제작되고 있다는 점이다.무료로 뿌리고 다른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할 생각이라고 한다.처음 봤을 때 놀라움을 줬던 오즈의 마법사 앱은 더 콘텐츠가 풍성해지고 가지고 놀 것이 많아졌다.포도트리는 여기에 더해 피터팬도 앱으로 준비하고 있었다.이것 역시 단순 옛날 동화책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 아니라 게임성을 가미해 앱을 가지고 놀면서 동화를 즐길 수 있게 구현하고 있다.큐브독과 오즈의 마법사는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5월 이후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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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버전은 따로 제작,대대적인 마케팅도 준비
 포도트리는 벤처기업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해외 시장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그 중 대표적인 것이 1등 상금 10만달러인 World Vocabulary Challenge다.총 상금은 15만 달러.올해 안에 전 세계의 슈퍼 0.9 유저들을 대상으로 영어 단어 경시대회같은 것을 열겠다는 것이다.
 슈퍼 0.99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영어 학습을 위해 만들어진 앱이다.전 세계에서 누가 영어 단어를 많이 아는지를 이 벤처기업이 상금을 걸고 대회를 열겠다고 하니 일단 그 큰 통에 기가 질리기까지 한다.

 슈퍼 0.99나 큐브독,오즈의 마법사 등 현재 출시를 앞두고 있는 포도트리의 앱들은 모두 디테일에 강하다는 것이 기본 컨셉이다.이는 해외 버전도 국내 버전의 번역 수준으로 내놓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슈퍼 0.99는 책 1000권의 분석 결과이고 WHO? 시리즈 역시 출판사가 한 영문 작업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네이티브들이 달라붙어서 따로 영문화 작업을 했다.

 이게 가능한 것은 미국와 일본 등 해외 시장에 특화된 인재가 있기 때문이다.창업멤버인 박종철 이사는 지진 피해의 와중에도 일본을 방문해 일본 출시 일정을 논의하고 있고 미국 쪽은 미국통인 김유진 이사가 담당하고 있다.미국 마케팅 에이전시를 구하기 위해 이진수 대표가 숱하게 미국 출장을 직접 다니며 영어로 발표를 하고 대상을 물색했다.

 바로 전에 소개했던 와플스토어는 지금까지 만난 어느 회사보다 디테일에 강한 회사이고 그것에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그런데 조지훈 와플스토어 대표도 이런 말을 했다.“디테일에 대해서만큼은 누구와 겨뤄도 자신있다고 생각하는데 유일하게 두려운 상대가 있다면 포도트리라고 말을 합니다.”
 이진수 대표 표정을 보니 시험 준비를 다 끝낸 것 같았다.이제 시장에서 평가받을 일만 남았다.아직 앱이 출시도 되기 전에 30억원을 투자한 투자회사들이 투자를 잘 했는지 곧 판가름이 날 것 같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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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그러니까 6월27일 오후에 NHN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사장을 만났을 때 모바일 분야에서 소셜네트워크 말고 어떤 쪽에 관심이 있는지 물어본 적이 있었다.그는 게임은 아니라고 했다.당시 이것을 정리한 블로그에서 이 얘길 자세히 적지는 않았지만 그는 당시 ‘교육’이라고 답했었다.

 김 사장은 그때 이미 교육 분야에서 사업을 상당히 진행하고 있었다.약 5개월 정도 지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그리고 그것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그런 방식이 아니었다.
 올 7월 설립된 포도트리는 김범수 사장이 당시 말했던 바로 그 교육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스타트업이다.김범수 사장이 절반의 지분을 갖고 있고 나머지는 이진수 대표를 비롯한 22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카카오와 좀 다른 점이 있다면 김범수 사장이 직접 경영 일선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더욱 큰 차이점은 사업 아이디어와 기획,그리고 집행에 이르기까지 이진수 대표를 비롯한 현 포도트리 창업진들이 모두 주도가 되서 했다는 점이다.이 대표는 창업 아이디어와 기획안을 들고 김범수 사장을 올 3월 찾아가 함께 인큐베이팅을 하기로 했다.내가 6월말에 김범수 사장을 찾아갔을 때 김 사장이 그렇게 말할 수 있었던 것도 이미 확정된 사업이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사설이 좀 길었지만 나에겐 이런 스토리를 좀 장황하게 나마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아마 그것은 계속 이어지는 스타트업 관련 글에서 따로 다시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

 김범수 사장은 카카오의 전신 아이위랩을 만들 때부터 벤처 기업 100개를 발굴해 투자하겠다고 했었다.아이위랩이 카카오로 명칭이 바뀌고 김범수 사장이 직접 뛰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포도트리는 아마 그가 말한 벤처 기업 100개 중 1호 벤처가 아닐까 싶다.어딘가 성경 말씀이 생각나기도 하고, 가지런하고 탄탄한 느낌을 주는 포도트리(podotree)라는 회사의 이진수 대표를 만나러 역삼동 사무실로 달려갔다.

◆치밀한 준비
12월이 되고 해서 올해 소개받은 스타트업을 한번 쭉 추려봤더니 족히 100개는 되는 것 같았다.물론 그 중에는 정말 아직 아이디어 차원인 곳도 있고 해서 일일이 다 카운트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하여간 스타트업을 만나면서 첫 만남에서 할 일이란 대개 뻔하다.회사에 대한 소개를 받는 것이다.아무리 자료를 들여다보고 홈페이지를 가서 공부를 해도 창업자를 만나서 회사의 비전과 수익 모델을 듣는 것보다 더 확실한 게 없기 때문이다.

 포도트리는 처음으로 회사를 방문했을 때의 강렬한 인상이 첫 손가락에 꼽을 만한 회사인 것 같다.무엇보다 놀란 것은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들의 엄청난 준비성이었다.(사실은 약간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계속 스타트업을 만나다보니 격식 없음과 즉흥성에 어느 정도 길들여져 있었는데 포도트리는 처음 찾아간 순간부터 달랐다.

<포도트리 이진수 대표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포도트리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목소리부터 범상치 않은(어딘가 방송 앵커를 연상케 하는 낭랑한 목소리) 이진수 대표는 첫 만남부터 스케줄을 짜 놓고 있었다.회사에 대한 전반적인 프레젠테이션,임원진 소개,스튜디오 탐방,그리고 마무리 발표 등 총 4단계로 이어지는 치밀한 회사 소개였다.이 대표는 이진영 이사,신종훈 CTO,차상훈 이사,박윤호 이사,박종철 이사,하성철 이사 등 창업 멤버를 일일이 다 소개했다.그리고 자신이 직접 나서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그가 직접 한 프레젠테이션에서 보여진 회사 관련 내용은 글의 뒷부분에서 다루도록 하고 일단 이들의 창업 스토리부터 간략히 들여다보는 게 좋을 듯 하다.

◆서울대-프리챌-NHN 네트워크
 서울대 경영학과 92학번인 이진수 대표는 제대후 복학했을 때부터 창업을 생각했다고 한다.그래서 그는 첫 직장으로 컨설팅 회사가 아닌 P&G를 택했다.1999년에는 전제완 사장이 창업한 프리챌에 합류해 마케팅을 총괄하게 된다.유료화 직전인 2002년 9월 IBM으로 옮긴 그는 2004년에 NHN으로 갔다. 그는 NHN에서 미국법인 전략마케팅그룹장, 광고상품기획실장, 마케팅센터장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프리챌 시절부터 그와 함께 일하며 창업을 논의했던 이진영 이사도 이때 NHN에 있었다.이 대표와 이 이사는 치열한 직장 생활 가운데 창업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한 ‘10년 전우’인 셈이다.

 이 대표는 창업 멤버들을 일일이 소개하며 “바닥부터 시작해 주요 보직을 경험하며 창업을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 온 탄탄한 인재들”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말은 과히 틀리지 않았다.이진영 이사는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프리챌,NHN,SK커뮤니케이션즈 등을 거치며 서비스 기획의 경력을 쌓아왔다.차상훈 이사 역시 서울대 경영학부를 졸업하고 NHN,KTF를 거쳐 올초 포도트리에 합류한 케이스다.김유진 이사는 미시간대를 나와 NHN에서 해외 사업 개발 및 해외퍼블리싱 업무를 맡아 했다.김범수 사장과 함께 미국 개척도 함께 한 ‘미국통’이다.

 포도트리의 창업멤버들은 서울대를 나와 프리챌-NHN등을 거치며 쌓은 노하우와 인맥으로 결합된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다.예외적인 인물인 신종훈 CTO는 카이스트 전산학과를 졸업했고 네오위즈에서 세이클럽 개발팀장을 역임한 뒤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경력을 쌓았다.박종철 이사는 연대경영학과 출신으로 이랜드전략기획실 출신으로 단신으로 건너가 5년간 일본에서 모바일사업관련 벤처를 창업했던 국내에서 찾기 힘든 독특한 경험의 소유자다.포도트리의 일본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인물이다.

◆아이폰을 써본 뒤 창업 결심
 창업을 오랫동안 고민해왔지만 직접적인 동기 부여가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이 대표는 NHN에 있던 지난해 하반기 아이폰을 구입한 뒤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아이폰을 구매하고 앱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로드받으며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인터넷 열풍이 불던 시절보다 더 큰 변화가 오고 있다.지금이 창업을 할 마지막 때다.지금 안 하면 평생 창업 못 한다.”

 그는 즉각 이진영 이사에게 연락을 했다.1초도 기다리지 않고 ‘OK’답이 나왔다.그리고 바로 전화를 돌렸다.신종훈,박종철,차상훈,김유진 이사 등에게 차례로 연락했다.모두가 참여하기로 했다.그리고 이 대표는 올 3월 카카오를 통해 모바일사업에 승부수를 준비 중이던 김범수 사장을 찾아갔고 김범수 사장의 후원과 코칭 속에서 모바일컨텐츠를 소재로한 사업기회 발굴과 상품모델, 그리고 회사에 대한 밑그림 작업을 4개월간 진행했고 7월에 포도트리 법인을 설립했다.

 이 대표는 창업에 영향을 미친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 프리챌 시절 전제완 사장과 NHN 시절 김범수 사장을 꼽았다.창업가로서의 롤모델을 전 사장이 제시했다면 비전과 구체적인 실행계획 등에 있어서 가장 최근까지 영향을 받고 도움을 받은 인물은 김범수 사장이다.

◆Studying-Books-Toys
 그는 창업 아이템으로 studying,books,toys를 뽑았다.한 가지에 대한 아이디어도 마련하기 쉽지 않은데 세 가지 씩이나?
 이 대표가 준비한 회사 소개 발표 자료는 마치 스티브 잡스가 애용하는 방식을 연상케 했다.포도트리가 추구한 사업은 ‘something common but global and huge’였다고 한다.이런 차원에서 학습과 책,그리고 장난감이 선택된 것이다.게임산업에 몸담았던 인물들로 구성된 창업진이 볼 때 한국은 게임을 제외하고는 콘텐츠에서 한번도 전 세계적인 도전을 하지 못했다.하지만 교육이나 책,장난감에 대한 수요,그리고 시장은 게임 못지 않을 것이란 게 이들의 판단이다.그렇다면 새로운 태블릿 PC나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새로운 도전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그래서 이들은 세가지 테마를 모두 영어 및 다국어 기반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각각의 사업 영역에서 하나의 스튜디오를 구축했으니 스튜디오가 3개인 셈이다.그리고 제작라인은 4개로 구성했다.가장 중점을 두는 플랫폼은 아이패드.기본적으로 각 스튜디오에서 아이패드용 앱을 개발해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것이다.

 포도트리는 어떤 목표를 갖고 있을까? 이 대표는 ‘5년내 10억 다운로드’라고 자신있게 말했다.그리고 앱 1회 다운로드 가격은 기본적으로 0.99$다. 이 대표는 이를 priceless 0.99$라고 표현했다.가격은 비록 1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지만 그 이전의 어떤 서비스나 앱과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는 뜻이다.

 앱의 가치를 정하는 포도트리의 슬로건은 ‘apps that breathe’로 정했다.살아 숨쉬는 앱이라 어떤 뜻일까? 아이패드가 됐건 갤럭시탭이 됐건,아이폰이 됐던 모바일과 태블릿이라는 환경에서 최적화된 그래서 마치 살아숨쉬는 것 같이 생생하고 사용자와 상호작용을 하는 앱을 만들겠다는 것이다.포도트리 기준에서 보면 기존의 제품이나 정보를 그대로 가져다 나열하는 것은 죽은 제품이나 다름없다.

◆Redesign
 말로 설명하자면 상당히 복잡해지지만 3개의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는 포도트리의 주요 앱들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Redesign’이다.한가지 예를 들어보면 이렇다.포도트리가 내년 3월 전 세계 앱스토어에서 판매할 예정인 오즈의 마법사 앱은 고전 ‘오즈의 마법사’의 스토리와 캐릭터를 담고 있지만 그것과는 전혀 다르게 새롭게 구성이 됐다.

 이진영 이사가 보여준 ‘오즈의 마법사 동화책’ 포도트리 버전은 어린이 뿐 아니라 어른들의 눈도 단숨에 사로잡을 만큼 멋졌다.수백페이지에 달하는 오즈의 마법사 원전을 해석해 80여페이지 분량으로 새롭게 구성했다.기본 줄거리는 유지하지만 각 등장인물의 특징과 개성을 보다 살리고 책을 보면서 이용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캐릭터들의 이미지를 (홍대 미대 출신으로 동화작가가 꿈인) 하성철 이사가 직접 손으로 그렸다.(그는 수천장에 달하는 손으로 그린 삽화를 보여줬다.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는 “고전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직접 손으로 삽화를 그렸다”고 설명했다.

 오즈의 마법사를 아이패드에서 다운로드 받아 이용한다고 해 보자.동화책이지만 게임적인 요소와 장난감같은 요소가 결합됐다.아이패드는 기울이거나 좌우로 흔들면 그에 따라 풍경이 바뀌고 캐릭터가 움직인다.도로시를 손을 클릭하면 움직이는가 하면 숨겨져 있는 아이템을 발견할 수 있다.그야말로 오즈의 마법사를 Redesign한 것이다.

 1월중 한국,중국,일본에서 출시될 iStudy 스튜디오의 영어 어휘 공부 앱 역시 기존 흔한, 하지만 꼭 필요하고 글로벌한 영역의 영어 공부 교재를 Redesign한 것이다.이 대표는 “세상에 제일 재미없는게 아마 영어 단어를 외우는 것일 것 같다”며 “그렇지만 이 앱은 사용자의 이런 경험을 redesign해서 영어 공부를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앱”이라고 설명했다.박종철 이사는 이 앱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했다.“최다 어휘,최고 디자인,놀라운 가격”
 “이 정도면 사람들이 사지 않겠습니까. 5년내 10억 다운로드가 결코 허황되지 않은 것 같죠?” 박 이사의 설명을 듣던 이 대표가 웃으며 말했다.

 iRead 스튜디오에서는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양질의 콘텐츠인 책을 모바일 환경에 옮겨놓은 앱이다.현재 다산북스의 ‘Who?’ (세계인물학습만화) 시리즈에 대한 작업이 완료된 상태다.이 제품은 12월 중순께 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모바일 직접 출판도 계획

 이 대표는 모바일 직접 출판에 대한 계획도 갖고 있다. “사람들이 비즈니스를 하면서 지식을 습득하는 방식은 책에서 습득하는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있습니다.그런데 그것을 꼭 정형화된 책 형태로만 가지고 가려고 하면 한계가 많죠.특히 모바일 환경에서 사람들이 그때그때 필요한 지식을 얻는 데는 그에 최적화된 방법이 필요할 겁니다.그 시장을 노리고 모바일 직접 출판을 시도하려고 합니다.”

 그의 아이디어는 너무 많아서 내가 일일이 그것을 거론하기 힘들 정도였다.이미 시간은 두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아직 남아있는 못다한 아이디어와 창업 스토리 등은 다음 기회를 기약하기로 했다.

 포도트리는 다음 주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소비자에게 처음 존재를 알릴 예정이다.12월중 Who 시리즈의 아이패드 버전이 출시되고 내년 1월에는 한,중,일에서 영어어휘앱이 공개된다.2월에는 영어를 비롯한 8개국 언어로 영어 학습 앱이 선보일 예정이다.디지털 강아지 캐릭터를 소재로 한 장난감 앱도 같은 시기 나온다.내년 3월에는 오즈의 마법사 동화책 앱을 필두로 재미있는 동화책 시리즈들도 선보인다.포도트리의 이 대표가 10년을 준비하며 갈고 닦은 실력을 조만간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

**포도트리의 브랜드 동영상을 직접 보시면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듯..

<포도트리의 전 직원이 모였다.스타트업 답게 밝고 활기찼다. 젊은 직원들로 구성돼 있어 카메라 앞에서도 자연스럽게 웃으며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 모습 그대로 카메라에 잡혔다. 앞줄 왼쪽에서 네번째 앉은 이가 이진수 대표.그의 오른쪽은 이진영 이사,왼쪽은 신종훈 CTO.사진은 유저스토리랩의 김봉간님께서 수고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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