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균 프라이머 대표. 그는 한국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분야의 시초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인물이다. 아직 벤처 전문 액셀러레이터란 개념조차 생소하던 시절에 스타 창업가들과 힘을 합쳐 프라이머를 설립하고 아이디어나 팀도 아직 제대로 구성되지 않은 창업팀에 멘토링과 투자를 병행하는 시도를 했다. 그게 2010년 이었다. 그 뒤 5년이 넘는 시간이 흐르면서 그와 프라이머가 겪은 도전과 성과, 그리고 시행착오가 고스란히 한국 스타트업 투자업의 판도를 바꾸는 새로운 역사가 됐다.

세월이 흘러 이제 어느덧 나이는 50줄이 넘었고 머리는 희끗희끗해졌지만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창업에 대한 열정으로 여전히 반짝이는 그의 눈빛과 크지 않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를 보고 느끼면서 창업과 혁신이라는 그의 인생의 도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걸 실감했다.

최근 권도균 대표를 보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그가 근자에 출간한 책 때문이었다. ‘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 수업이라는 책을 보면서 정말 대학교 등에서 수업 교재로 쓰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그가 책을 쓰게 된 계기도 수업 교재로 쓸 만한 책을 하나 만들고 싶다는 생각때문이었다고 한다.

대화는 책 이야기로 시작됐지만 5년째 프라이머를 운영하면서 든 생각과 앞으로의 계획,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견해 등으로 이야기가 옮겨갔다. 차분하면서도 벤처 비즈니스 전체를 아우르는 조리있는 설명, 사업의 성공과 실패를 직접 겪어본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통찰력, 그리고 스타트업에 대한 따스한 시선.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와 분위기에 빠져있다 보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스타트업을 만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엄청 바쁠텐데, 언제 이렇게 글을 쓰셨는지.

원래 이렇게 책을 낼려고 작정했던 것은 아니고 페이스북에 틈틈이 글을 올려놨었어요. 그동안 프라이머를 하면서 나름대로 스타트업 경영에 대한 생각을 했었거든요. 어느새 보니 60개나 되더라구요.”

그래도 책으로 내기는 쉽지 않은 작업이었을텐데요

그렇죠. 그 전에 전자신문에 칼럼 형태로 글을 기고하는 과정이 없었으면 엄두를 내지 못했을 거에요. 작년초부터 전자신문에 칼럼을 연재했어요. 요청이 들어왔을 때 가능할까 싶었는데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꽤 많으니까 할 수 있겠다 싶었죠. 그런데 신문에 글을 쓴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더군요. 안쓰다 쓰니까 주말 이틀 동안 꼬박 아무것도 못하고 글 쓰는 작업에만 몰두했어요.”

페이스북에 틈틈이 올린 60개의 칼럼에서 출발

칼럼을 그냥 모아놓은 건 아닌 듯 한데요

칼럼을 6개월 동안 81개를 썼어요. 매주 3개씩 썼죠. 연재가 끝나고 어떤 분을 만났는데, 이분이 직원들 교육용으로 제 글을 묶어서 활용하고 있다고 감사인사를 하더라구요. 그때 아 이걸 묶으면 스타트업을 위한 교재가 될 수도 있겠구나알게 됐죠. 그러면서 책으로 출간하기로 결정을 한 거에요. 그래도 사실 책을 내기 위해선 상당수 칼럼을 거의 다시 써야 했어요. 8개월이나 걸리더군요.”

고생 많이 하셨겠습니다.

글 쓰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다시 한 번 실감했죠. 그래도 이제 책도 내고 그랬으니 본업으로 돌아가야죠.”

프라이머가 어느덧 시즌3에 접어들었죠?

지난 7월로 시즌3가 끝났습니다. 2010년에 처음 시작해 시즌1때는 5억원을, 시즌2때는 7억원을 투자했어요. 합해서 27개 기업에 투자했는데 올해초 시작한 시즌37개월간 22개 기업에 2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규모도 커지고, 투자하는 회사고 부쩍 늘어나고 그랬죠.”

그만큼 좋은 회사가 많은가 봅니다.

저는 지금이 스타트업 캄브리아기라고 표현을 해요. 캄브리아기는 지질 시대 구분에서 고생대의 최초의 기간인데 이 시기에 생물군이 가장 많이 출현을 하는 대시기쟎아요. 스타트업의 최근 발흥이 이 시기와 비견될만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2~3년이 절정일 것 같아요.”

좋은 팀이 많으면 지원 프로그램도 확충해야겠네요.

저희가 엔턴십을 1년에 1회 진행해왔어요. 우선 서류로 지원을 받는데, 800팀이 지원을 합니다. 정말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많아요.올해 시즌3의 경우 22개팀에 투자를 했는데 10개는 엔턴십에 들어온 팀이었고 나머지 12개는 일반투자를 진행했습니다. 곧 시즌4를 시작할 계획인데 시즌4에서는 엔턴십을 연 2회로 늘리기로 했어요. 그만큼 좋은 팀이 많아서죠.”

"지금은 스타트업 캄브리아기...향후 2~3년 절정에 달할 것"

시즌4 투자금액은 어느 정도 될까요

“100억원 정도 할 예정입니다. 올 가을부터 시작되구요. 외부 자금을 받지 않고 파트너의 자금만으로 할 생각입니다.”

자체자금만으로 하는 이유가 있나요

프라이머를 그동안 운영하면서 느낀 게 Flexible이 중요하더군요. 이 업이 매우 불확실한 것에 투자하는 것이지만 의미있는 일을 찾아내는 건데, 그거려면 투자의 자유가 필요합니다. 투자의 규모보다는 그게 더 중요해요.”

파트너가 어떻게 구성돼 있나요. 프라이머 1기때는 장병규 네오위즈 창업자, 이택경 이재웅 다음 창업자, 송영길 부가벤처스 대표 등 쟁쟁한 인물들이 많이 포함돼 있었는데요.

우선 제가 있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싸지닷컴의 이기하 대표, 지란지교소프트 창업자 오치영 대표가 있습니다. 씽크리얼즈 창업자인 김재현 대표, 코스닥 상장사인 슈피겐의 김대영 대표, 그리고 대웅제약의 윤재승 대표도 참여합니다. 그리고 인포뱅크 두 분 대표 중 한 분과 스트롱벤처스도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100억원이라. 기존 투자금에 비해 상당히 많네요. 투자 기간이 있겠죠.

“3년간 매년 30억원에서 40억원 가량을 투자하게 됩니다. 지금 정말 창업하는 팀들이 많이 있지만 여전히 창업하기 좋은 시기인 것 같습니다. 모바일 비즈니스가 막 폭발하려는 이때, 창업을 해야 한다고 청년들에게 얘기하고 있어요.”

요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도 많이 생겼고, 정부 지원프로그램도 많이 있습니다. 프라이머의 역할은 뭐라고 보시는지요

한때 고민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주 초창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액셀러레이터들이 늘어나면서 프라이머는 얼리 스테이지(early stage)로 가야 하나 아니면 투자 금액을 올리고 좀 더 모델이 검증된 팀에 투자를 할 것인가를 고민한거죠. 그러다보니 팀을 선정할 때 그런 고민이 좀 엿보였습니다. 그래서 시즌2의 팀을 보면 아주 초창기 스타트업과 약간 성숙한 팀이 섞여 있습니다. 그런데 시즌3에 와서 다시 얼리 스테이지로 돌아왔어요. 저는 이것을 병아리 인큐베이팅에서 달걀 인큐베이팅으로 돌아왔다고 표현하곤 하는데, 그야말로 정말 초기 상태의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는 게 프라이머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프라이머가 어떤 팀을 뽑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저는 사람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장래성이 있는 사람과 그런 팀을 뽑는게 대단히 중요하죠. 흙 속에 묻혀 있는 인재를 발굴해서 키워내는 것. 항상 그런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사업이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장거리 경주같은 것. 조급해하지 말기를.."

액셀러레이팅이라는 게 뭘까요.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것?

피터 드러커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경영은 평범한 사람을 데리고 탁월한 결과를 내는 것이라고요. 인큐베이팅, 엑셀러레이팅도 마찬가지입니다. 훌륭한 사람을 데리고 훌륭한 결과를 내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한 것입니다. 사실 그 과정에서 엑셀러레이터가 어떤 가치를 더했는지 불확실하죠. 별로 한 게 없을 수 있습니다. 평범하지만 장래성이 있는 그런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 그래서 프라이머는 낮은 밸류로 적은 금액을 투자하지만 가치를 더해서 크게 키우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아주 바닥에서부터 시작하는 거죠. 사업이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장거리 경주와 같습니다.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죠. 그 장거리 경주를 할 수 있는 인재를 찾아내 함께 달리는 겁니다.”

요즘 창업이 붐처럼 되면서 거품이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거품일 수 있죠. 하지만 거품은 결국 발전을 낳습니다. 좋은 사람, 좋은 재원들이 모이면서 산업이 단단해지고 있는 걸 느낍니다. 돈이 된다는 생각에 잠재력이 있는 인재들이 창업으로 몰리는 거죠. 기존의 생각을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1990년대 웹 시대보다 훨씬 더 큰 문이 열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창업 문화 관련해 아쉬운 부분이 있을텐데요

주변에 노이즈가 너무 많다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등 식의 속설, 그와 관련된 너무 많은 잡음들. 어설픈 사람들의 조언. 이런 것 때문에 훌륭한 사업가, 자질있는 사람들이 흔들리고 엉뚱한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죠.”

"성공비결 운운하는 주위의 감언이설에 속지 말라...사업엔 성공비결따윈 없다"

성공비결이 없다는 말씀이지요

. 성공비결 따윈 없습니다. 우리는 그런 걸 가르치려고 하지 않습니다. 성공에 이르는 쉽고 빠른 길? 저는 그것을 사탄의 유혹이라고 부릅니다. 답은 경영자가 고객과 함께 찾아가는 겁니다. 쉬운 길은 없어요. 그런데 세상의 유혹이 너무 많죠. 프라이머는 그래서 경영자가 딴 짓을 못하게 합니다. 그렇게 하면서 경영이 무엇인지 체득하게 하는 거죠.”

프라이머의 지나온 5년을 돌이켜보신다면.

프라이머를 하면서 두 가지 목적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팅하면서 그들을 돕고 그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창업후 성공적으로 회사를 매각하거나 새로운 창업에 도전한 사업가들이 엔젤투자를 배울 수 있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엔젤투자 문화나 그런 그룹이 한국에 이전에 전혀 없다시피 했기 때문에 학습이 필요하다고 봤어요. 엔젤투자도 사실 배워야 합니다. 시행착오가 필요했죠. 함께 투자하면서 배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함께 했던 이택경 대표는 매쉬업엔젤스를 차려서 별도로 하고 계시고, 류중희 대표로 퓨처플레이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감사하고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라이머가 앞으로도 그런 역할을 해 낼 수 있도록 지치지 않고 창업가들을 찾아내는 일을 해야겠죠.”

 by wonkis

권도균은? (출판사 저자 소개에서 발췌)

대한민국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의 개척자이며 대표적인 멘토로 알려져 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11년간 컴퓨터 분야 엔지니어와 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35세에 독립해 5개의 회사를 창업했다. 이 중 1997년과 1998년에 각각 설립한 이니텍과 이니시스를 보안?전자 지불 분야 국내 1위 기업으로 성장시켰고, 2000년대 초반에 두 회사 모두 코스닥에 상장시켰다. 이후 사업의 본질에 충실한 경영으로 4000억 원이 넘는 기업 가치의 회사들로 성장시켰고, 새로운 일을 도모하기 위해 2008년 말 모든 경영권을 매각했다.

2010년 대한민국의 창업 환경에 적합한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프라이머를 벤처 1세대 창업가들과 함께 설립했다. 프라이머는 국내 대표적인 스타트업들을 발굴, 투자했으며 성공적인 기업들을 다수 탄생시켰다. ‘잠재적인 창업가들을 발견하고, 큰일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경영 지식과 지혜를 후배들에게 전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경영의 범주를 기업 이외의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 경영 지식으로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발견하고 잠재성을 발휘해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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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본격적인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민간 액셀러레이터 프라이머가 나왔다. 프라이머 출범 당시 이를 이끈 멤버들은 권도균 이니시스 창업자, 이택경 다음 창업자, 이재웅 다음 창업자, 송영길 부가벤처스 대표, 장병규 네오위즈 및 첫눈 창업자 등 쟁쟁한 인물들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프라이머의 파트너에는 조금씩 변화가 생겼지만 권도균 이택경 두 사람은 변함없이 프라이머를 이끌어왔다.

하지만 최근 변화가 생겼다. 이택경 대표가 프라이머를 나와 매쉬업엔젤스라는 새로운 초기벤처투자 및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5년 간의 프라이머 활동을 마치고 새출발을 한 이택경 대표를 만나 한국 스타트업의 현황과 투자 계획 등을 들었다.

프라이머와 매쉬업엔젤스를 병행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닌가봅니다.

여전히 프라이머 팀의 멘토링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2기까지만 그렇게 하고 있죠. 프라이머는 이미 지금 3기 프로그램에 들어가 있는데요, 저는 3기부터는 관여를 하지 않습니다.”

새롭게 시작한 이유가 있나요?

프라이머를 하면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엔턴십 프로그램을 했지만 투입하는 자원에 비해 성과가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엔턴십 프로그램과 같은 것이 필요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제가 그 분야에 전문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쪽보다는 멘토링이 저에게 더 적합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너무 기초를, 강의에 기반해서 다수에게 가르치려고 하는 것보다는 좀 더 중요한 포인트, 사업을 해나가는데 있어서 창업가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을 지적해주고 해결할 방법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이러는 과정이 더 나에게도 맞고 시장에서도 필요로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런 것을 전문적으로 하는 시스템을 하나 만들어보고 싶었던 거죠.”

오래전부터 구상을 해 온 일인가요.

다음을 나왔을 때 2가지 꿈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벤처인들, 특히 초창기에 이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주는 것이었구요. 이 부분은 프라이머를 만들어서 5년 동안 해 오면서 많이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하나는 엔지니어들의 저변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는 거였습니다. 2002년이던가, 그때 처음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대한민국에서 이공계의 위기가 왔다고. 왜냐하면 정말 우수한 개발자를 찾기 힘들어졌다는 느낌이 왔거든요.. 전자공학은 좀 낫지만 전산학과 쪽은 문제가 심각하다고 봤습니다.

과에 따라 상황이 다른가 봅니다.

사실 소프트웨어 쪽은 여전히 좋은 개발자가 많지 않습니다. 극소수인 좋은 개발자들은 정말 좋은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실력있는 개발자가 나오기 위해선 대학 시절부터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학쪽에 관심을 가지게 됐죠. 일단 저변을 넓히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보려고 합니다. 모교인 연세대학교에 기부를 좀 했는데 그래서 제가 쓸 수 있는 방이 2개가 생깁니다. 이것을 전산학 관련 동아리방으로 개방할 생각이에요. 관심있는 학생들이 몰려와서 있을 곳도 생기고 여기서 서로 얘기도 하고 토론하고 프로그래밍도 해 보면서 저변이 확대될 수 있을 거라 봅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해보고 싶은 일입니다. 일단 이렇게 시작해보고 다른 방법도 차차 찾아볼까 합니다.”

매쉬업엔젤스는 프라이머와 어떻게 다른가요. 아니 다른 VC나 액셀러레이터, 엔젤투자자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요?

매쉬업엔젤스는 상당히 오픈된, 플렉서블한 형태입니다. 법인도 아니고 투자조합도 결성하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엔젤투자자들의 느슨한 네트워크라고 보면 됩니다. 대표 외에 파트너 한 명이 동의하면 투자가 진행되는거죠. 보통 투자조합을 결성해 투자를 결정하는 시스템에서는 만장일치로 하든 다수의 동의를 받아야 투자가 진행이 됩니다. 그런데 매쉬업엔젤스는 그렇지 않습니다. 투자를 하기 싫은 엔젤투자자는 참가하지 않으면 되는 그런 방식입니다. 투자를 한 뒤에는 좀 더 밀착된 관계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엔젤투자자도 여러 가지 유형이 있을 수 있는데 예를 들어 그냥 투자만 하고 나머지는 알아서 하라고 할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도 연결해주고 여러 가지 조언도 해주고, 문제 해결 방식도 같이 고민하고 등등...저는 후자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다만 너무 초기단계의 기업가교육은 나와 맞지 않는 것 같아 새롭게 매쉬업엔젤스를 시작한 거라고 이해해주세요.”

투자 대상 기업을 이제 찾아야 하는 건가요?

아뇨, 벌써 포트폴리오를 27개 팀으로 구성해놨습니다. 버튼대리, 리멤버 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프라이머때 클럽을 한 해 6-7개 팀을 운영했는데 매쉬업엔젤스에서는 보다 공격적으로 할 계획입니다. 최소한 올해 12개 정도, 많으면 15개 정도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멘토링 등을 비롯한 서포트에 80%를 쓰고 나머지 20% 정도는 과거 엔턴십과 같은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스타트업을 도우는 일을 하려고 합니다.”

프라이머때부터 워낙 창업을 막 시작한, 그야말로 초창기 회사들을 많이 만나오셨는데, 요즘 분위기는 좀 어떤가요.

창업은 올해, 내년 정도가 피크가 될 것 같습니다. 요즘엔 정말 창업자들이 많아서, 예전에는 제가 왠만하면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데 기획자는 넘쳐나지만 좋은 개발자는 많지 않습니다.

20102차 벤처붐이 일어난 직후 흐름을 보면 처음에 대학생들 창업이 좀 있었고 네이버나 다음에서 일하다 나와서 창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다가 요즘에는 삼성이나 LG 다니다가 나와서 창업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컨설턴트 등 다양한 분야 출신의 창업가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죠. 하지만 여전히 훌륭한 개발자 출신이 CEO가 돼서 직접 창업을 하려고 하는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이를 위한 기반을 만들어주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확실한 건, 버블 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현재 한국의 창업붐은 2000년 당시와 달리 거품은 많지 않은 것 같다는 점입니다. 물론 일부에서 밸류에이션에 좀 과장이 있는 경우는 있지만, 그래도 15년전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그런데 중국 창업시장은 확실히 우리와 달리 거품이 좀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게 우리에게 얼마나,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입니다.”

핀테크 얘기를 많이 하는데, 실제 창업 사례를 좀 보셨나요?

지금 사실 국내에서 일고 있는 핀테크 열풍에 대해선 전 좀 회의적입니다. 규제 일변도인 금융위가 중심이 돼서 핀테크를 추진해봤자 일이 되기 힘들다고 봅니다.

사실 핀테크가 문제가 아니라 공인인증서는 정말 완전히 사라지는데 앞으로 10년쯤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외국에 나가서 일을 할 때 공인인증서를 설명해야 할 일이 있으면 사실 좀 너무 창피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거 빨리 없어져야 하는데 도무지 진척이 안되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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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TV를 보면서 스마트폰을 쓴 경험이 있는가. 아마 대부분 있을 것이다. 그때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했는지 떠올려보자. 카카오톡? 문자? 페이스북? 검색? 뉴스? 다양하겠지만 지금 보고 있는 TV 프로그램과 관계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 나 역시 얼마전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을 보다가 투탄카멘에 대한 프로를 열심히 본 기억이 난다. 당시에 TV를 보면서 스마트폰으로 열심히 관련 기사 등을 검색했었다. 사람에 따라서는 TV를 보면서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스마트폰으로 나누거나 드라마 주인공이 입고 있는 옷이나 배경 장소를 찾아볼 수도 있다. 하여간, 관련된 행동을 한다.

 이번에 소개할 텔레톡비라는 회사는 TV를 시청하는 중에 일어나는 이런 관련 행동에 관한 서비스다. 이왕 같은 프로그램을 본다면 그 사람들끼리 일종의 동일 프로그램에 대한 SNS가 형성돼 대화도 나누고 정보도 얻을 수 있다는 식이다. 여기에서 어떤 의미있는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까.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까. 텔레톡비는 이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을 갖고 시작됐다.

◆재수 시절 창업을 계획하다

서동준 대표는 아직 대학생이다. 홍익대 컴퓨터공학과에 재학중인 그는 대학에 입학하기 전부터 창업을 준비했다.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대학에 들어가면 창업을 하리라!’ 이런 류의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다. 재수를 할 때 그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 일종의 기숙사형 학원을 다녔다고 한다. 하루종일 갇혀 있다시피한 생활을 하면서 어찌 하루종일 공부만 하겠는가. 지쳤을 때, 지루할 때, 그는 틈만 나면 떠오른 아이디어를 메모했다. 어느새 방대한 아이디어가 차곡차곡 쌓여갔다. 그냥 기록만 남긴 게 아니라 이 중 한 아이디어를 갖고 그는 특허출원까지 했다.

 “친구들한테 돈을 빌리고 갖고 있는 돈도 끌어모아서 200만원을 갖고 특허 신청을 했어요.”

 “무엇에 대한 특허죠?”

 “휴대폰에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고 이 아바타가 위치기반 정보를 바탕으로 가상의 세계에서 현실의 나처럼 활동을 하는 그런 거였어요.”

 그럼 이 아이디어로 창업을 했을까. 그렇진 않았다. 특허 출원이 그에게 좋은 경험이 된 것은 특허 자체는 비즈니스와는 큰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것. 대학에 입학도 하기 전인 2012년 1월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과 창업을 했지만 다들 창업을 하겠다고 모여 앉아보니 한숨이 나왔다. “우리가 너무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사업을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아이디어를 어떻게 발전시켜 서비스를 만드는지, 개발은 어떻게 하는지 등의 문제에서부터 홍보는 어떻게 하는지,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만들어가면 되는지 등등 모르는 것 투성이라는 걸 알게됐다는 서 대표. 결국 창업 멤버들이 내린 결론은, ‘흩어져서 배우자, 그리고 다시 모이자’

 외부의 평가와 함께 경험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들은 외부의 각종 행사와 교육 프로그램 등에 적극 참여했다. 2012년 1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스타트업 위크엔드에서 2등에 올랐고, 2012년 5월 서울대에서 열린 스타트업 위크엔드에서는 1등에 뽑히기도 했다.  

 스타트업 위크엔드 서울대에서 이들이 발표한 아이템은 야구경기를 보면서 팬들끼리 채팅을 할 수 있는 그런 서비스였다. 그런데 기존 인터넷TV 또는 인터넷 동영상 포털 서비스와 다른 점은 경기를 보면서 곧 벌어질 경기 내용을 예측하는 게임 기능을 붙였다는 점. 즉 이번에 타석에 등장한 타자가 안타를 때릴 지, 삼진을 당할 지, 사구로 걸어나갈 지, 홈런을 칠 지 등을 4지선다형 또는 5지선다형으로 문제를 내고 맞추면 포인트를 쌓게끔 하는 그런 서비스였다.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한 텔레톡비 창업 멤버들. 왼쪽 뒷줄부터 시계방향으로 임선용, 김새샘, 박현아, 강대규. 앞쪽 가운데가 서동준 대표.>

◆프라이머와의 만남

이처럼 각종 대회에 나가고 외부 강연도 열심히 듣던 중 프라이머 인턴십 프로그램에 지원해 벤처기업 온오프믹스에서 일할 기회를 얻게 된 서 대표. “온오프믹스에서 일을 하면서 일을 배우는 게 너무 재미있더라구요. 이왕 경험을 쌓는 거 좀 더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1년 정도 일을 할까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엉덩이가 들썩이더라구요. 아무래도 나가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을 사업화하자고 결심했죠.”

 프라이머 창업자이자 스타트업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는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와 만나는 기회도 갖게 됐다. 물론 그가 개인적으로 권 대표를 알아서 그런 것은 아니고, ‘창업을 할 계획인데 투자를 받고 싶다’는 취지의 메일을 그가 권 대표에게 보낸 것. 그런데 권 대표는 화끈하게 ‘만나서 얘기합시다’라고 화답했고 바로 만나서 투자 결정이 이뤄졌다.

 프라이머를 만나면서 창업이 구체화됐다. 8월에 사무실을 구하고, 팀 빌딩에 대한 조언도 들었다. “팀은 아이템을 중심으로 모이는 게 아니더라구요. 사람 중심으로 모여야 일이 된다는 걸 알게됐습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텔레톡비는 우선 서비스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파악해보기로 했다. 어느 정도의 수요가 있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을 보이는지가 서비스의 방향에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2012년 10월, TV보면서 채팅을 즐길 수 있는 시범서비스를 출시했고 구글플레이를 통해 공개했다. 조용히 진행했지만 1200건이 다운로드됐고 채팅방만 5000개가 만들어졌다. 

 “가능성이 있다고 봤어요. 특히 채팅방이 활발하게 만들어지고 누가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열심히 쓰는 모습을 보면서 충분히 수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단 돈 5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프라이머로부터 2000만원의 투자를 받았고,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미래창조과학부가 주관하는 ‘창의도전형소프트웨어 R&D 지원사업’에 선정되는 행운도 있었다. 이 덕에 6개월 동안 7000만원이라는, 제법 큰 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일단 국내 소셜TV 1위가 목표

올 6월 28일 출시된 텔레톡비는 처음에 앱 형태로 나왔다. 이들이 노리는 것은 이른바 ‘소셜TV’ 시장. 소셜TV 시장은 TV를 시청하면서 감정이나 다양한 의견을 교환, 상호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이 글의 모두에서 비슷한 질문을 던졌지만 실제로 리서치 기관들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TV 시청 중 스마트폰으로 SNS 웹서핑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86%가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TV를 보면서도 누군가과 소통을 하고 싶어한다는 뜻이라고 텔레톡비는 해석한 것.

 텔레톡비 서비스는 간단하다. 앱을 설치하면 방송편성표를 기반으로 TV프로그램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러면 TV를 보면서 채팅을 할 수 있는 창이 든다. 실시간 방송이 아닌 경우엔 게시판을 이용하면 된다. 

 사용자의 이런 수요가 있다는 것을 물론 다른 회사들이라고 몰랐을 리 없다. SBS콘텐츠허브에서는 쏘티라는 서비스를 이미 제공하고 있다. 다만 이 서비스는 SBS 프로그램만 제공하고 주로 댓글달기에 치우쳐 있다. 캐치티비, 겟글루 등도 기존에 나온 서비스들이다. 캐치티비는 드라마와 관련된 프로그램만 있고 겟글루는 미국 최대 소셜TV 서비스이긴 하지만 국내 방송은 지원이 되질 않는다. 기존 서비스들에 비해 대화를 하는 기능을 강화한 것이 텔레톡비의 차이점이다.

 최근 약간의 변화를 겪고 있다. 앱을 지원하려는 차원에서 웹 페이지를 오픈했는데 앱보다 사람들이 더 많이 몰려들고 사용자들의 반응이 좋다는 것을 알게된 것. 그래서 이들은 일단 잘되는 웹 서비스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활성화하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앱은 주로 채팅서비스를 활성화하도록 키운다는 방침. 

 이들의 첫번째 목표는 소셜TV 1위가 되는 것. 수익 모델은 TV 프로그램과 관련된 다양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커머스와 연결하는 것을 고려중이다. 사용자들이 채팅을 많이 하는 등 감정 표현이 많은 시간대나 그런 부분을 분석, 데이터베이스화하면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갖고 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선 1등이 되야한다는 게 이들의 판단.

 “아직 시장이 초기 단계이지만 수요는 분명히 있습니다. 소셜TV 시장에선 사용자 10만명만 모아도 바로 1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장기적으로는 모바일에서 TV나 각종 동영상 프로그램과 관련된 정보도 제공하고 콘텐츠에 대한 다양한 소통이 집중되는 그런 서비스를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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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IT 기업들이 그동안 하드웨어만 집중해왔다고 이렇게 욕을 먹는 것은 이상합니다.외국 기업들도 좀 어리둥절해 합니다”

송영길(44) 부가벤처스 대표는 최근 한국의 소프트웨어 산업 경쟁력이 너무 뒤떨어져있다는 비판에 대해 “지나치게 과민한 반응”이라고 지적했다.구글의 모토로라 인수,HP의 PC 사업 분사 등으로 글로벌 IT 산업이 재편되고 있지만 이런 양상만으로 한국 전자산업의 경쟁력을 폄하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좋은 하드웨어입니다.지금 마치 하드웨어의 시대가 끝나가는 것처럼 말하지만 세상은 돌고도는 법.하드웨어의 시대는 조만간 또 다시 올 겁니다.”

 송 대표는 “애플도 곧 부족한 부분이 나올 것”이라며 “그 기회가 왔을 때 치고 나가려면 지금 우리가 갖고 강점을 잘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특히 하드웨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창의성과 상상력을 불어넣는 것이 소프트웨어 산업을 키우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기술만 갖고 승부를 보던 시대는 이제 끝났습니다.제품에도 인문학적인 가치와 상상력을 담아야 하는데 한국의 IT 리더 중에는 이런 부분에서 역량있는 인물이 없는 게 문제입니다.”


송 대표는 삼보컴퓨터 재직 시절인 1997년에 미국에 건너가 현지 컴퓨터 유통회사인 이머신즈를 공동 창업한 인물이다.
 이머신즈는 저가 데스크톱PC 돌풍을 일으키면서 9개월만에 100만대 판매를 돌파하고 미국 소매시장 3위에 오르는 대성공을 거두면서 2000년 3월 나스닥에 입성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미국 대형업체들의 공세로 끝까지 호조세를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송 대표는 이머신즈를 통해 미국 비즈니스 세계의 생리를 터득하는 경험을 쌓았다.
 2003년에는 제로클라이언트업체인 엔컴퓨팅을 미국에서 창업해 매출 500억원대의 회사로 키우면서 한국인으로는 드물게 실리콘밸리에서 창업 성공사례를 일궜다.

 자신의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수하기 위해 2009년 부가벤처스라는 엔젤투자회사를 실리콘밸리에 설립했고 작년에는 한국에서 권도균 이니시스 창업자,이재웅 다음 창업자,장병규 본앤젤스 대표,이택경 다음 창업자 등과 공동으로 출자해 벤처 인큐베이팅업체 프라이머를 만들었다.실리콘밸리 최대 한인 커뮤니티인 ‘Bay Area K-Group’의 회장이기도 하다.
 
  지금 현재 그가 하고 있는 공식적인 일만해도 엔컴퓨팅 대표,부가벤처스 대표,프라이머 공동 창업자,K-Group 회장 등 직함만 4개에 이른다.한국과 미국을 넘나들며 사업을 하고 있지만 그가 주로 있는 곳은 미국 실리콘밸리다.인사를 하면서 받은 그의 명함에도 주소가 팔로 알토로 찍혀 있었다.엔컴퓨팅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그가 이번에 한국에 들어온 주된 목적도 엔컴퓨팅을 위한 인재 채용이었다.“엔지니어 5명 정도가 급히 필요한데 솜씨가 좋은 한국 엔지니어들과 일하고 싶어 한국에서 채용을 하러 들어왔습니다.”
 
 그가 공동 창업한 프라이머의 데모데이에 참석하는 것도 주된 이유 중 하나였다.권도균 이택경 이재웅 대표 등 다른 프라이머 창업자들과 달리 그는 자신의 사업을 계속 하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었다.이날도 삼성동 커피숍에 앉아서 2시간여 대화를 나누는 동안 그는 자신의 사업 아이디어에 대해 차근차근히 설명을 했다.공학을 전공으로 했지만 정치,사회,환경 등 현실적인 이슈부터 문학,철학,예술 등 인문학적인 분야까지 호기심과 지식이 대단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가 계속 일을 하면서 엔젤투자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이유는 뭘까.그는 이에 대해 “숨가쁘게 변하는 IT 분야의 현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알아야 엔젤투자자 역할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예를 들어 과거 하드웨어 시절의 창업 노하우는 지금 소프트웨어가 지배하고 있는 시대에 적합하지 않은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현 상황에 맞는 조언을 해주고 그들과 함께 가기 위해선 저도 기업가로서 일을 계속 해야죠.”

 분명 엔젤투자자로서도 그는 그냥 수표나 써 주고 앉아서 잊어버리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었다.그는 자신의 상황을 “아직 젊은 스타트업 기업인들과 같이 경주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좋은 비즈니스를 하는 젊은이들을 만나면서 자극도 받고 그들의 발전을 위해 조언도 하고 돕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들과 같이 달리고 있다고 보는게 맞을 겁니다.경주를 하고 있는 거죠.제가 인큐베이팅 하는 회사들이 제가 직접 하는 것보다 서 성장성과 수익성이 좋아지면 저도 그때부터는 투자자로서의 역할만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송 대표는 한국의 젊은이들이나 기업들이 실리콘밸리에서 좀처럼 성공 모델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중국이나 인도,대만 등은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하거나 다양한 경험을 한 인재들이 본국으로 돌아가 IT산업을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한국은 그런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이민 1세와 그들의 자녀들이 대부분 변호사,의사,회계사 등의 전문직종을 선호하는 데다 그나마 있는 엔지니어들도 삼성,LG에 채용돼 한국으로 건너가버리기 때문입니다.”

송 대표는 이에 따라 지금이라도 보다 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해야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스마트·모바일 시대는 아이디어와 실행능력만 좋으면 작은 자본으로도 얼마든지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며 “특히 소프트웨어나 IT 서비스 분야의 경우 관련 노하우와 인재가 풍부한 미국시장이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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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하면서 생기는 문제의 90%는 돈문제가 아닙니다.”
  이택경 프라이머 대표는 ‘창업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 중 가장 힘든 일이 뭘까’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진짜 핵심적인 문제는 돈이 아닌데 벤처기업가들이 당장 눈 앞의 돈 문제에 연연해 핵심 과제를 놓치면서 사업이 어려움을 겪는다는게 그의 지적이었다.

 이 대표가 지난해 1월 권도균 전 이니시스 창업자(현 프라이머 공동대표),장병규 블루홀 이사회 의장,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송영길 부가벤처스 대표 등과 함께 설립한 프라이머는 스타트업(초기단계의 벤처)을 인큐베이팅하는 회사다.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스타트업을 발굴,컨설팅하고 지원하고 있는 이 대표가 생각하는 국내 벤처기업들의 문제는 뭘까.


◆우주볼펜이 아닌 우주선을 만들어야
 그는 이것을 세 가지로 명쾌하게 정리했다.‘돈보다 경영,재능보다 진정성,경험보다 자질’

 이 세가지는 프라이머가 인큐베이팅하려는 스타트업을 선정하는데 핵심 기준이기도 하다.이 대표는 특히 진정성과 자질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었다.이런 모든 것을 갖추고도 쉽지 않은 게 창업이다.특히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초반에 사업 방향을 잘못 잡으면 허송세월하기 쉽다.

 “우주볼펜 이야기를 아시나요?”
 인터뷰 도중 그가 갑자기 물었다.우주볼펜 이야기가 뭘까.그는 실제 있었던 일은 아니지만 창업과 관련해 많이 비유되는 일종의 우화라며 우주볼펜 이야기를 해줬다.“우주공간에 나가면 볼펜이 나오질 않습니다.중력이 없기 때문이죠.그래서 NASA(미 항공우주국)가 우주공간에서 쓸 수 있는 볼펜을 만들었습니다.시행착오를 겪으며 수십년에 걸쳐 볼펜을 만들었습니다.그러느라 우주선 개발이 늦어졌조.그 사이에 소련이 먼저 우주선을 만들어 우주에 보냈죠.우주볼펜을 완성한 NASA가 의기양양하게 소련에 물었습니다.‘너희는 볼펜 만들었어?’ ‘아니,우린 그냥 연필 써!’”

 그는 창업가들 중에 이런 경우가 많다고 했다.우주선은 못 만들고 우주볼펜만 만드느라 정작 밖으로는 한발짝도 못 나간다는 것이다.이들에게 방향을 잡아주고,우주볼펜을 만드는 게 아니라 우주선을 만들 수 있도록 조언해주는 게 프라이머의 역할이라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기존 경영학 교과서는 스타트업에 맞지 않다
 그가 이런 활동을 하는 것은 직접 창업을 해 본 자신의 경험때문이다.이 대표는 1995년 이재웅(현 다음 최대주주),박건희(작고)씨와 함께 다음을 창업한 인물이다.연세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이 대표는 학교 4년 선배인 이재웅 사장이 프랑스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만나 함께 다음커뮤니케이션을 만들었다.

 “구체적인 사업모델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다만 이재웅 사장이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며 함께 사업을 하자고 했죠.” 이재웅 사장의 아이디어는 이거였다.‘앞으로는 컴퓨터가 컴퓨팅 도구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도구가 될 것 같다.그 시대를 준비하자’

 방향은 맞았지만 그 뒤로 3∼4년 동안 정말 엄청나게 고생했다.창업 초기 단계에서 조언을 해주고,엔젤투자를 해주고,수익모델을 만들고 벤처캐피탈과 연결해주는,흔히 말하는 벤처 생태계가 있었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그에게 지금의 일을 하게 만들었다.이 대표는 “기존 경영학 교과서의 내용 중 상당수는 대기업의 성공사례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자본도 없고,경험도 없는 스타트업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프라이머는 현재 엔턴십과 인큐베이팅 등 2가지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엔턴십은 창업 아이디어 수준의 팀에게 사업화를 할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키는 것이다.작년 12개팀이었고 올해는 25팀이 참여하고 있다.인큐베이팅은 이미 사업을 시작한 팀이 대상이다.대부분 수익모델도 갖췄다.애드투페이퍼,위트스튜디오,모비틀,스타일쉐어,온오프믹스,핀포스터,퀵켓 등 7개 팀이다.

 프라이머는 인큐베이팅 7개팀과 엔턴십 중 7개팀 등 총 14개팀이 공개된 자리에서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들에게 발표하고 검증을 받는 데모데이를 이달 30일 실시할 예정이다.이 대표는 “실리콘밸리의 와이컴비네이터(Y combinator)처럼 그들이 주최하는 데모데이에서 발표만 해도 15만 달러 투자 유치가 보장되는 그런 인큐베이터가 되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라며 “장기적으로는 이런 노력으로 국내에서도 벤처생태계라는 것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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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균·이택경 대표가 국내 스타트업의 발굴·컨설팅·육성 등을 위해 설립한 프라이머에서 현재 인큐베이팅하고 있는 업체는 모두 7개.그 중 제일 먼저 만난 회사가 지난번 소개한 전해나 사장이 이끄는 애드투페이퍼였다.이번에는 김대욱 사장이 창업한 위트스튜디오라는 회사다.창업자가 모두 20대 초반의 젊은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두 회사는 공통점이 거의 없다.앞으로 순차적으로 프라이머의 인큐베이팅 스타트업들을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다른 회사들도 젊은 창업가들이 IT(정보기술) 분야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 말고는 공통점이 거의 없기는 마찬가지다.

 위트스튜디오는 오랜만에 등장하는 B2B 기반의 소프트웨어 개발사다.옛날 식으로 말하면 패키지를 팔아야 하는 회사다.분야도 모든 이들이 다 쓰는 대중적인 서비스라기 보다는 전문적인 영역에 가깝다.한국에서 쉽지 않은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프로그램 판매라는 분야로 사업을 시작한 위트스튜디오 멤버들을 만나봤다.

◆삼성 입사도 포기하고 창업
위트스튜디오의 창업 초기 이를 주도한 인물은 김대욱 대표와 채은석 이사.두 사람은 삼성소프트웨어멤버십에서 만났다.이 멤버십은 삼성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프로젝트다.전국의 주요 도시별로 구성되는데 두 사람은 수원 지역 멤버십에서 만났다.프로젝트에 따라 팀을 구성하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지만 아주대 컴퓨터공학과 07학번인 김대욱 대표는 한양대 영상디자인과 02학번 채은석 이사와의 만남이 특히 좋았다고 한다.채 이사는 수원지역 삼성소프트웨어멤버십 멤버 중 유일하게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이어서 서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원래 삼성소프트웨어 멤버십은 창업 코스는 아니다.오히려 삼성전자에 입사하는 등용문 정도로 인식되곤 한다.대학 시절부터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과 열정을 갖고 준비하는 학생들이 여기를 통해서 삼성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접하고 네트워크도 쌓은 후 삼성에 자연스럽게 입사하는 과정을 거친다.채 이사도 그랬다.물론 삼성소프트웨어 멤버십 출신 중에는 IT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창업가들도 있다.그래텍의 배인식 사장이나 지란지교소프트의 오치영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채은석 이사가 처음 삼성소프트웨어멤버십에 들어갈 때 창업을 염두에 두지는 않았다고 한다.김 대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하지만 이랬던 두 사람의 인생은 한 사람을 만나면서 급작스럽게 방향을 틀게 된다.

◆권도균 대표와의 만남
김대욱 대표는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 2회 졸업생이다.워낙 초기 졸업생이다보니 학교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그는 학교를 종종 찾아간다고 한다.그런데 작년 봄 학교를 찾아갔다가 선생님의 소개로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를 처음 만나게 됐다.일이 되려고 그랬는지 때 마침 이 자리에는 이 학교 졸업생이 아니지만 채은석 이사도 동행해 있었다.두 사람은 권 대표를 만나 자신들이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내용과 앞으로의 구상 등을 설명했다고 한다.

 이날 이들이 권 대표에게 설명한 프로젝트는 2가지.하나는 증강현실을 응용한 사업이었다.권 대표는 이에 대해 설익은 아이디어라고 적당치 않다고 지적했다.또 다른 하나가 이들이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이다.이 아이디어를 듣고 권 대표는 적극적으로 사업화를 권유했다고 한다.

 권 대표를 만난 날은 채 이사가 삼성전자 면접을 하루 앞두고 있는 날이었다.채 이사는 삼성전자 면접을 중단하고 김 대표와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대기업에 입사하는 안정된 삶을 그만두고 망망대해와도 같은 창업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하지만 누군가의 표현대로 대기업 입사가 꼭 안정된다고 보기도 힘들다.관점과 기질과 상황의 차이가 현격하기에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다.어쨋든 두 사람의 창업은 그렇게 시작됐다.

◆왜 UI디자인에는 포토샵밖에 없을까
위트스튜디오가 만든 코디네이터(Codinator)는 쉽게 말해 UI 디자인을 위한 툴이다.기존 UI 디자인을 위한 대표적인 도구에는 포토샵이 있다.“디자인의 다른 영역에는 다양한 디자인 프로그램이 있습니다.그런데 유독 UI 디자인 분야에서는 포토샵 말고는 쓸 만한 프로그램이 없더라구요.앞으로는 UI 디자인이 점점 더 널리 쓰이게 될 텐데 말이죠.그래서 이 분야에 대한 수요가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디자인을 전공한 채 이사의 설명이다.

 코디네이터는 이런 생각에서 출발해 포토샵의 그래픽UI 디자인 분야를 특화한 프로그램이다.이 프로그램이 출시된 데에는 스마트폰의 확산과 다양한 앱들의 개발로 UI 부문이 더욱 쓰임새가 넓어질 것을 감안할 때 향후 그래픽 UI 디자인 프로그램의 활용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깔려 있다.

 작년 초 회사를 설립한 뒤 6월에 프라이머의 투자를 유치하고 권도균,이택경 대표로부터 컨설팅 및 사업 노하우를 전수받았다.그리고 채은석 이사의 같은 학교,같은 과 동기 최중인 팀장을 영입한 뒤 회사의 핵심 제품을 위한 개발진 구성을 완료했다.회사가 설립된 지 거의 1년여만인 올 5월 코디네이터의 첫 버전이 출시됐다.

 코디네이터는 변해가는 개발 환경에 적응하고 싶어하는 기업들을 위해 만들어졌다.스마트폰용 앱 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트렌드가 굉장히 빨리 바뀌고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져나온다.디자인 부분에서 빠른 대응을 하기 원하는 기업들은 이 프로그램에 있는 기본 셋팅만 잘 활용해도 다양한 UI 디자인을 할 수 있다.

◆세계인이 쓰는 디자인 소프트웨어의 꿈
 코디네이터의 특징은 쉽고 빠르게 다양한 UI 디자인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완성된 디자인의 크기를 키우거나 모양을 변형해도 당초 원했던 동일한 느낌이 그대로 유지될 뿐 아니라 그래픽 디자인의 질도 그대로 유지된다.다양한 플랫폼 간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특히 한번 디자인을 작업해 놓으면 다양한 디바이스에 대응할 수 있어 N-스크린을 염두에 둔 앱이나 서
비스를 만들 때 유용하다.

 김대욱 대표는 “기존 UI툴에 비해 메모리 사용량이 적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예를 들어 비트맵 이미지 방식에 비해 코디네이터는 벡터 이미지 방식을 쓰기 때문에 메모리 사용량을 85%까지 줄인다.프로젝트 기간이나 UI 디자인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특히 중소기업에게는 크게 어필할 것으로 위트스튜디오는 기대하고 있다.

 “현재는 마이크로소프트 개발 환경에 의존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는 독립 툴을 개발완성 할 계획에 있습니다. 코디네이터로 제작한 디자인 결과물을 MFC, HTML5, iphone, Android 등 어떤 개발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언어의 장벽이 낮고 기술력과 편의성에 의해 승부가 갈리기 때문에 해외 시장을 무대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포토샵이라고 하면 전 세계의 디자이너들이 모두 쓰는 프로그램이 된 것처럼 저희도 코디네이터를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있는 제품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by won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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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사무실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 혹시 소꿉장난 같다고 생각할 지 모른다.왠 학생들이 자리를 하나씩 차지하고 앉아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그리고,실제로도 이들은 학생이다!!

 앳된 이들이지만 사업에 대한 비전과 열정,그리고 도전 정신은 꽤나 당차고 믿음직(?)스럽기까지했다.회사 소개서도 잘 만들고 보도자료도 능숙하게 작성했다.애드투페이퍼를 방문했을 때의 느낌은 굉장히 신선하다는 거였다.이들이 젊고 순수해 보였기 때문만은 아니었다.우리는 꿈에 대해선 차라리 쉽게,자주 얘기할 지 모른다.하지만 왜 사는가,지금 이렇게 사는 이유는 뭔가,나중에 (커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는 별로 얘기해 보지 못한 것 같다.

애드투페이퍼 전해나 대표와는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이들은 왜 창업을 했을까.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어하나.한국의 대표적인 스타트업이라고 소개하기에도 손색이 없는 애드투페이퍼를 방문,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대화는 3시간이 넘게 진행됐다.

<애드투페이퍼의 창업멤버들.왼쪽 아래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전해나 사장,오창훈 이사,장선향 이사 >

◆창업으로 의기투합한 두 명의 여대생
 고려대학교 산업정보디자인학과 07학번인 전해나 대표는 2009년 1학기에 ‘캠퍼스CEO’란 교양 과목을 하나 들었다.산학협력단이 선정해 정부 지원금으로 운영되는 이 수업은 그때까지 창업은 생각도 안 해봤던 전해나 대표의 인생을 바꿔놓는 계기가 된다.

 이 수업의 주제는 ‘기업가 정신’이었다.기업가 정신을 이론적으로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발제하고 시장 조사를 한 뒤 사업계획서를 완성하는 것으로 간접적이나마 체험해보는 것이 주된 주제였던 것 같다.이 수업은 심지어 마지막 시간에는 벤처캐피털(VC)을 모아놓고 IR 대회를 열기까지 했다.

 팀을 만들어서 하는 이 수업에서 전 대표는 자신의 팀에서 택한 아이템보다 다른 팀의 아이템이 더 마음에 들었다.그들의 발표를 본 그녀는 수업이 끝난 후 이 팀에 합류했다.이 팀이 선택한 아이템이 바로 지금 애드투페이퍼가 하고 있는 사업이었다.한동안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2009년 8월에는 서울시 청년창업프로젝트 2030 1기에 선정되기도 했다.그런데 갑자기 팀이 뿔뿔이 흩어졌다.“다들 미래가 불확실해서 그렇죠.그때까지만 해도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사업을 하기 위해 계속 버티기 힘들기도 했구요”

 전 대표만 남고 모두들 팀을 나갔다.그녀는 혼자가 됐다.그때 나타난 사람이 장선향 이사다.두 사람은 원래 2009년말 제일기획에서 하는 광고 공모전을 같이 준비한 적이 있었다.보기 좋게 떨어졌지만 사람은 남았다.2010년초 장 이사가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창업의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장 이사는 고려대 언론학부 06학번으로 오프라인 인쇄물 광고 사업을 준비하고 있던 전 대표에게 꼭 필요한 인물이었다.동갑내기 두 여대생은 그해 중소기업청에서 주관하는 예비기술창업자에 응모,시드 머니 3500만원을 받았다.그리고 이 자금은 진짜 창업의 시드머니가 됐다.

◆인쇄물의 여백에 광고를 삽입하면 어떨까?
 애드투페이퍼는 회사 이름과 이들의 서비스 이름이 동일하다.Add2Paper. 종이에 뭔가를 더한다는 뜻이다.그냥 발음만 듣기엔 종이에 광고를 한다는 뜻으로도 들린다.중의적인 의미를 다 가진 이름이다.

 회사 이름 그대로 애드투페이퍼는 종이에 광고를 하는 사업이다.어떤 종이에? 전국의 100만명이 넘는 대학생들이 각자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서 매번 문서를 출력한다.그때마다 장당 50원씩 돈을 내야 하는데 인쇄물에 광고를 실으면 출력을 무료로 할 수있게 해주는 것이다.

 사업 아이템은 아주 심플하다.어디 가서 설명하기가 그리 어려운 사업도 아니다.다만 아이디어가 썩 괜챦을 뿐이다.이것을 이용하기 위해선 애드투페이퍼가 제공하는 광고 프로그램을 플랫폼처럼 PC에 깔면 된다.학교를 찾아가 취지를 설명하면 된다.학교 입장에서는 나쁠게 없다.광고주가 됐던 누가 됐던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학생들은 당연히 땡큐다.돈 안내고 문서를 출력할 수 있는데 누가 그것을 마다하겠는가.어차피 개인적으로 들여다볼 출력 문서에 내용만 볼 수 있으면 광고가 100개쯤 있어도 상관없지 않을까.

 애드투페이퍼의 회사 소개서에는 이것을 이렇게 간단하게 표현하고 있다.‘누구나 웹광고서버(http://am.add2paper.co.kr)에서 광고를 등록하고,Add2paper의 클라이언트프로그램(ClientProgram)이 설치된 환경이라면 어디에서나 사용자들이 광고를접할 수있는 ‘광고플랫폼’ 비즈니스모델’

 이들은 작년 10월 본격적으로 법인을 설립했고 작년말 모교인 고려대학교를 시작으로 서울대,연세대,한양대,동국대 등 5개 학교에서 시범 서비스를 했다.그리고 올해 3월 14일,위의 학교에 숭실대가 추가돼 총 6개 학교에서 정식 서비스를 하기 시작했다.이 학교에서 프린트를 출력하면 인쇄물 하단이나 상단 여백에 광고가 실려 있다.그 대신 출력은 무료다.

◆가을께 23개 대학교로 서비스 확대
 “막상 사업을 하고 보니 어려움이 정말 많더라구요.”
 살아온 과정은 당차기 그지 없는 전해나 대표가 불쑥 이렇게 말했다.어떤 어려움이 있었을까.
 “플랫폼을 만든다고 했는데 막상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쉽지 않았죠.대학 영업을 뛰는 것도 저희가 아직 경험이 많지 않아서 어려운 일이었어요.투자 대비 얼마나 수익이 날지 모르기 때문에 돈을 조달하는 것도 당장 발등의 불이었죠.”

 결국 요약하면,프로그래머가 있어야 하고,영업을 잘 하는 사람도 필요했고,초기 지원받은 자금이 떨어지면서 누군가의 투자도 절실했다.그게 2010년 하반기 애드투페이퍼의 모습이었다.
 놀랍게도 이런 문제들은 하나씩 해결됐다.전 대표와 장 이사가 운이 좋았던 것일까.아니면 사업을 할 체질들이어서 그랬을까.그들의 노력과 진심이 주변 사람들을 움직여서였을까.

 제일 먼저 해결된 것은 프로그래머였다.동국대학교 전산통계학과를 졸업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한 경력을 가진 프리랜서 프로그래머 김국진씨가 합류하면서 프로그램 개발이 본격화될 수 있었다.그 다음에 해결된 것은 돈이었다.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이택경,권도균 대표가 하는 벤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프라미어에 지원,투자 자금을 받을 수 있었다.이택경,권도균 대표는 돈만 투자한 것이 아니었다.사업의 전반적인 모습을 봐주고 꼼꼼하게 챙겨주며 조언을 해 줬다.

 “프라이머의 이택경,권도균 대표님을 만나지 못했으면 아마 진작에 거리로 나 앉았거나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을 거에요” 꼼꼼하고 치밀한 성격의 장선향 이사는 이렇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풀린 것은 사람이었다.한림대학교에서 광고홍보를 전공하고 (04학번) 졸업후 대흥기획,한컴 등 광고대행사에서 일했던 오창훈씨가 올 4월에 합류했다.오창훈씨는 광고 영업을 맡았다.

 어려운 문제들이 하나씩 해결되면서 일도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지금 6개 학교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9월에는 서비스를 성신여대 경희대 한국외대 등 23개 학교로 확대할 예정이다.이미 학교들과는 계약을 마쳤다.이 정도 인쇄물을 감당하기 위해선 광고주가 확보되야 하기에 서비스 개시 일정을 시간을 좀 두고 있는 것이다.지금까지 다음,롯데칠성,엔비디아,카페베네,인크루트,롯데월드 등 12개 회사가 애드투페이퍼를 통해 광고를 집행했다.

 이들의 서비스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해외에서도 바로 통하지 않을까.해외 대학생들도 이런 것을 분명 좋아할텐데. “일단은 국내에서 인정을 받고 자리를 잡아야죠.하지만 해외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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