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반대하면 안돼나

뉴미디어 세상 2008. 6. 18. 22:28 Posted by wonkis
최근에 어떤 블로그를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촛불집회 얘기가 나왔다.그런데 이 분은 대뜸 이렇게 말했다.

'다음 아고라가 무서워요'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촛불집회란 주제에 대해 토론이 이뤄지고 있지만 그래도 역시 촛불집회와 관련된 논의가 많이 이뤄지고 있는 다음 아고라에 대한 생각을 말한 것 같다.

그런데 그 순간 왜 그렇게 공감이 갔을까.다음 아고라가 무섭다는 것은 그 곳의 분위기가 무섭다는 말이었다.촛불집회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말할 수 없는 분위기.다음 아고라는 하나의 예에 불과하다.정선희씨 사건이 하나의 예외적인 현상이길 간절히 바라지만,현실은 별로 그런 것 같지 않다.

촛불집회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나 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을 이해는 한다.방법론에 대한 비판을 빌미로 본질적인 논의를 흐리려고 하는 시도라고 판단할 수 있고 실제로 그런 시도를 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촛불집회 역시 성역은 아니라는 거다.촛불집회의 방식이나 거기서 나오는 주장에 대한 어떤 비판적인 의견에 대해 '알바'라는 둥,XXX당 이라는 둥,또는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한다면(주로 인터넷 게시판이나 블로그 댓글 등을 통해 나타나고 있지만) 촛불집회는 벌써 그 높은 뜻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주장하는 '행동하는 민주주의'로서의 정당성을 상당 부분 상실한 것이다.왜냐하면 민주주의란 것은 반대가 있기에 의미가 있기 떄문이다.

정치권력자들이,혹은 기존 언론이 촛불집회에 대해 인정하고 그 의미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만큼 촛불집회 참가자들 역시 이에 반대하거나 크게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그리고 왜 그런 목소리가 있는지,나의 주장이 혹시 일방적인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물론 이것은 애시당초 문제를 만든 이 나라의 대통령에게 더 가혹하게 들이대야할 잣대다.

나 역시 새 대통령에게 기대를 가졌던 사람으로서 그 기대가 무참히 깨져버린 데 대한 분노가 참기 힘들 정도지만,그것을 보여주는 방식이 반드시 촛불집회여만 한다고는 생각지 않는 사람이다.

내가 궁금한 것은 '왜 생각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일까?'이다.다.광우병 논란이나,공기업 민영화,표적감사 논란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한 논의보다 그게 더 궁금했다.촛불집회는 왜 반드시 성역이어야 할까.왜 반드시 모두가 지켜야할 참여 민주주의의 꽃이자 우리가 밝혀야 할 숭고한 가치라고 생각하는 걸까.
 촛불집회의 의미를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하지만 이에 대해 비판적이거나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그런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받아들였으면 한다.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그것은 어떠한 이름으로 포장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민주주의'는 아니다.

**나는 요즘에 굉장히 일방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 토론방의 글들을 보면서 다소 엉뚱한 생각도 들었다.정말 흔히들 말하는 '알바'란 것이 존재한다면,다양한 다른 의견에 대해 욕하고 매도하는 글을 다는 사람들 중에 '알바'가 숨어있지 않을까.촛불집회의 의미를 흐리고 이미지를 나쁘게 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랬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왜 일까.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욕한다면 이 얼마나 우울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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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댓글입니다

    2008.06.19 00:41
    • wonkis  수정/삭제

      100% 새로운 것은 아니라는 것에 동의.하지만 점점 심해지는 것 같지 않니? 이 극단화의 실체가 궁금할 따름이다.
      어찌보면 인터넷과 사회현상이라는 것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려는 사람에게는 한국에서 태어난 것이 축복일 수도 있겠다.

      2008.06.19 08:40
  2. 전직원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저도 디워 별로라고 썼다가 엄청난(?) 악플에 시달린 적이 있더랬어요~~ ㅋㅋㅋ
    내가 재미있게 못봤다고 하는데, 그걸 참지 못하더라구요~

    2008.06.19 10:29
    • wonkis  수정/삭제

      그쵸..디워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죠..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만..기본적인 현상 자체는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2008.06.19 23:11
  3. N사 원팀장  수정/삭제  댓글쓰기

    민주주의와 인터넷이라는 본질은 다양성에 있다고 봅니다. 염려스러운 것은 인터넷의 본질이 왜곡될 수록 소통의 공간은 점점 좁아지고 결국 이것이 자기(인터넷)가 자기발등을 찍는 참극(?)을 빚어내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2008.06.20 16:44
  4. 리크니스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습니다. 어째서 성역처럼 다뤄지고. 반대하거나 개선의 방향을 논하는 말 자체를 매도시키고,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는지 정말 모르겠군요.
    이게 바로 인터넷 문화의 악영향이겠지요.

    2008.06.22 09:02
    • wonkis  수정/삭제

      인터넷도 역시 사회적인 분위기나 현실을 반영한다고 봅니다..인터넷만 그런 것이 아니겠지요

      2008.06.22 14:59
  5. gmlakd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대 합나다.광우병고기 막먹고 대운하 만들고 의보민영화되고 5년후 울며 불며 후회하는 모습모며 웃어주고싶습니다.지금서울대생,연예인들처럼 자기이익이나 챙기고 자신의앞날만 걱정하며 살아갑시다.사랑하는촛불집회 참가자분들 죄송합니다,우리나라는 희망이 없는듯 합니다 .내실속이나 차리고 사는게 어떨런지요.

    2008.06.22 20:09
  6. 이명진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미있는 글인것 같습니다.임기자님,촛불집회라는 상징성을 제쳐두고라도 현재의 일방향적으로 흐르는 인터넷상의 기류는 분명 잘못된거죠.잘못된거는 잘못된거고 잘한거는 잘한거라고 인정해주는 그런 용기가 필요할듯 싶습니다.

    p.s최근 이것땜에 여친이랑 많이 다투는데 제가 이런말하면 쿨한척 하지말라고 하더군요.(--;;)

    2008.07.02 13:53
    • wonkis  수정/삭제

      헉...쿨한 척 하지마라...음,여친과 생각이 많이 다르시군요..
      전 얼마전에 몇몇 아는 사람들과 이 얘기를 하는데 그 중한 분은 촛불집회 많이 나가신 분인데,말씀을 하다가 갑자기 우시더군요...다들 당황했다는..

      2008.07.0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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