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새벽에-오전 5시 30분쯤?- 베이 브리지(Bay Bridge)를 넘어 샌프란시스코로 가곤 한다.내가 사는 Emeryville에서 샌프란시스코로 가기 위해 반드시 넘어가야 하는 이 다리를 갈 때마다 항상 놀라는 것은 그 이른 새벽에 차가 정말 많다는 것이다.아직 동이 트지도 않은-섬머타임때문에 이전 기준으로는 새벽 4시30분인 셈이다-새벽인데 베이 브리지의 5차선 도로가 차량들의 불빛으로 가득차 있다.어떨 때는 속도를 내기 힘들 정도다.

이 많은 사람들이 이 이른 시간에 다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이들은 어딜 향해 그렇게 열심히 달려가고 있을까.이 길고 긴 다리 너머에는 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어떤 존재가 있는 걸까.

미국 생활의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자기 자신을 많이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물론 그만큼 한국보다 외롭기는 하다.나처럼 가족과 함께 계속 같이 있는 사람은 좀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나 역시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삶(전화도 안 걸려오고,찾는 사람도 없고,별로 약속도 없는)을 살고 있다.가족도 없이 혼자 사는 사람들의 삶은 이보다 더할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여기서 만나는 사람들은 참으로 쓸쓸해보인다.아니 쓸쓸하기보다는 고독하고 강인해 보인다고 할까..모두가 외롭기 떄문에 각자 자기 자신의 내면에 깊이 몰입하고(그럴 시간이 많으니깐) 자아가 아주 단단해져 있다는 느낌도 받는다.누군가 남이 들어올 틈도 많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사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살아야 하는 곳이다.간섭도 많지 않고 자유롭다는 것은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그 아주 단순한 원리를 완전하게 실현하고 있기 때문이다.그 무거운 책임 떄문에 그 새벽부터 어딘가를 향해 질주하는 것일까.

한국에서는 바쁘다는 핑계-사실 구실에 불과하지만-로 애써 미뤄뒀던 그런 질문을 여기선 많이 하게 된다.지금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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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ndrew W. Chang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자주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어서 가끔 자괴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적당한 자기 반성이 도에 지나쳐 자기비하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생기도 합니다. 아마도 여긴 제가 부족한 탓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이란 사회는 내가 진정으로 힘이들 때 손을 내밀어 줄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다보니 미국 사회가 점점 더 차갑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이민자들은 이런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민자들은 영어가 완벽하지 않기에 도움을 요청하기 힘듭니다. 그리고 그들이 가진 대다수의 문제는 미국민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인과 공유가 되는 문제라 하여도 대화가 자유롭게 되지 않으면 무시를 받기 쉽습니다. 웃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들도 답답하겠지요. 그러다보니 처음부터 모든 문제가 없게 더욱 철저히 하게 되고 내 약점은 되도록 보이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자신만을 믿고 수 년을 지내다 보면 나의 의견이 최고라는 독단에 빠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고독하고 강인해 보인다고 하는 말이 참으로 씁쓸하게 이해가 갑니다.

    2009.05.08 08:18
    • wonkis  수정/삭제

      정말..공감이 가는 말씀입니다.그리고 이곳에서 오래 사신 분이기에 하실 수 있는 말씀이네요..

      2009.05.10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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