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아이디어와 창업에 대한 열정, 그리고 오랜 기간의 준비 과정과 경험을 통해 확보한 실행력. 많은 것을 갖춘 팀이다. 게다가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일을 한다는 대의명분까지 있다. 프로젝트 옥((PJT OK)의 창업자는 한국의 스타트업 코너에서 벌써 네번째 등장하는 사회적기업 동아리 넥스터스 대표 출신이다. 30대 초반이지만 벌써 두번째 창업이고, 두번째 사회적 기업이다. 그리고 창업을 거듭하면서 그가 만들어가는 사회적 기업의 모습도 진화해가고 있다. 소셜 하우징 ‘우주’(WOOZOO)를 첫 프로젝트로 시작한 김정헌 프로젝트 옥(PJT OK) 대표를 만났다.

◆고등학생때부터 창업을 꿈꾸다

김정헌 대표는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창업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가 꿈꾸던 창업은 여느 사업이 아니었다.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방법은 없을까.’ 이게 고등학생 김정헌이 하던 생각이었다. 

 그래서 그는 고2때 시민단체에서 일을 했다. 참여연대, 아름다운 재단 등을 거쳤다. 2002년 서강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뒤에도 그는 자신이 꿈꾸는 남다른 사업가의 길을 고민했다. 그런 그에게 미국의 사회적 기업 동향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2007년 미시간 주립대 연구소에서 인턴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1년 동안 그는 이 연구소에서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회적기업 자료와 실태를 보면서 공부를 했다.

 그리고 2008년 귀국했을 때 한국에서는 때마침 넥스터스(NEXTERS: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사람들)라는 사회적기업 동아리가 출범해 있었다. 넥스터스는 당시 연세대 경영학과에 재학중이던 한상엽 위즈돔 대표가 만든 국내 최초의 사회적 기업 대학생 연구 동아리. 한 대표와 면접을 보고 대학생 김상헌은 넥스터스에 들어갔고 2대 대표가 됐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그의 확신은 굳어졌다. “사업을 하고 싶다. 하지만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사업은 내 인생에 의미가 없다” 이렇게 생각한 김정헌 대표.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창업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에 대한 감이 없었다. 아무런 사회 활동 경험이 없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두려움이 좀 있었어요. 대학생으로서 바로 창업을 한다는 것이 자신이 없더라구요. ”

 그래서 그는 일단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했다. 하나은행에 입사해 기업금융팀에서 2년간 일을 한 그는 단기간에 가장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컨설팅 업체 아서디리틀(Arthur D. Little)에 입사해 컨설턴트 생활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 시절 그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창업도 동시에 준비하고 있었다. 역시 같은 넥스터스 출신의 김정현과 함께 딜라이트라는 회사를 차리고 보청기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사업 아이디어를 낸 김정현이 대표를 맡았고 컨설팅 회사에 있던 김정헌은 2012년초 아서디리틀을 나와 본격적으로 딜라이트 일을 함께 했다.

◆두번째 창업, ‘프로젝트 옥’

김정헌 대표가 딜라이트를 창업했던 것은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싶었기 때문. 첫 창업에서 그가 생각한 그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됐다. 그런데 회사가 순조롭게 성장하고 궤도에 오르자 그는 또 다른 일에 도전을 하고 싶어졌다. 그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른바 쉐어 하우스(Share house). 대학생은 대학생대로, 젊은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경기는 어려운데 주택 임대료는 치솟아 힘들어지는 상황을 해결해주는 사업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

 2012년 5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OECD 포럼에 참석했다가 대학생인 계현철(서강대 전자공학과 06학번)을 만나는 등 함께 창업할 만한 사람들을 알게 된 것도 그를 자극했다. 그의 계획은 흔히 생각하는 집을 짓고 어려운 사람들을 살게하는 그런 방식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 집을 활용하되 전세로 구한 뒤 리모델링을 해서 저렴한 가격에 대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 즉 집을 전세로 구한 뒤 이 집을 다시 임대하는 것인데, 그는 여기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기로 했다. 집만 임대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하자는 게 그의 기획이었다. 

그는 회사 이름을 '프로젝트 옥(屋)'이라고 명명했다. 옥은 한자로 집을 뜻하는 말인데 영어로 쓰면 OK로 쓸 수 있다. 어감이 좋다. 김정헌, 계현철, 이정호, 박형수 등 4명이 창업 멤버로 뭉쳤다. 

 프로젝트 옥은 말 그대로 집에 대한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하는 회사로 출발했다. 경영은 김정헌 대표가 맡았다. 나머지 창업 멤버인 계현철, 이정호, 박형수 등 3명은 아직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학생들이다. 그리고 모두들 어떤 형태로든 쉐어하우스를 경험해봤다는 공통점이 있다. 계현철은 런던과 파리에서도 쉐어하우스에 살아본 경험이 있다. 

“창업 멤버들이 모두 쉐어 하우스를 경험하면서 현재 전월세 주택이나 홈스테이 시스템의 문제점, 세입자들이 느끼는 어려움 등을 체험했다는 게 장점인 것 같습니다.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해당 일을 직접 겪어본 사람이 나서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젝트 옥은 첫번째 프로젝트로 우주(WOOZOO)를 기획했다. ‘우리들이 만들어가는 우리들의 집’이 표어다. 홈 페이지(http://woozoo.kr)도 최근 오픈했다. 우주는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우선 대학생들을 위한 공동주택을 기획했다. 등록금 부담에 갈수록 치솟는 집세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면서 사업적으로 돈도 된다는 게 김정헌 대표의 설명. 기존 집을 빌려 리모델링하고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는다. 이를 위해 전대사업자로 등록도 했다. 

◆우주, 2월15일까지 첫 입주자 모집

우주의 첫번째 집은 1층짜리 한옥을 개조한 집. 테마는 ‘창업’이다. 우주 프로젝트의 특징은 그냥 집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는 점. 즉 대학생들 중 아무나 오라고 하는 게 아니라 창업을 꿈꾸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모집을 한다. 왜 이런 테마를 삼았을까.

 “젊은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는 데 문제가 없을 수 없쟎아요. 하지만 공통의 관심사나 꿈을 갖고 있는 젊은이들이라면 서로 배우고 적응하면서 살기가 훨씬 수월하리라 판단했어요. 무엇보다 우주의 목표는 집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이런 쉐어하우스를 통해 경험과 지식도 공유하는 거거든요. ”

 2월15일까지 첫 입주자를 모집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2월12일 현재 41명이 신청했는데, 이 중에는 대학생이 아닌 사회 초년생 직장인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일단 이번 테마는 창업을 지향하는 대학생이기 때문에 직장인은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김정헌 대표는 곧 일반 직장인들, 외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주거 공간도 만들어갈 계획이다. 이번에 신청한 직장인들은 대기자 명단에 올라간다.

 신청자 중 3명을 뽑는다. 직접 면접도 실시하고 있다. 3명이 선정되면 이들은 한 달에 35만원을 내고 새집이나 다름없는 깨끗한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게 된다. 35만원에는 관리비, 가스비, 인터넷 등이 포함되고 빌트인 가구도 제공된다. 신촌 대학가 인근에 보증금 500만원 월세 40만원짜리 방이 간신히 한 사람이 살 만한 수준인 것에 비교하면 훨씬 환경이 좋다. 

 김정헌 대표는 이들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창업이 테마인 만큼 성공한 창업가나 멘토가 될만한 창업가를 선정해 대화를 나누고 강연을 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두번째, 세번째 테마도 곧이어 나온다. 두번째 테마는 미술 지망생들. 이들을 위한 남산 시민시범아파트를 이미 구해 리모델링 공사중이다. 이 집도 2월중 오픈한다.

 프로젝트 옥의 첫번째 프로젝트 우주는 전적으로 어려운 대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는다. 즉 대학생 구제 사업은 아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꿈을 갖고 있으면서도 주거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 직장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김정현 대표는 기업체들의 투자나 기부를 받을 계획이다. 가장 부담이 되는 게 전세보증금인데 기업들이 몇년 후 전세보증금을 고스란히 가져갈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즉 자금을 빌려주는 부담이 없다. 기업들이 요청할 경우 이자도 지급할 수 있다는 게 김정헌 대표의 설명. 

 “쉐어하우스는이미 미국이나 유럽, 이웃국가인 일본에서도 1인주거의 대안으로 널리 자리잡았습니다. 현재 1호점을 종로구 권농동에 오픈하고 홍보중인데요, 2월 말에 첫 입주자가 생기고 올 해 안에 10개의 집을 만들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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